절제미를 선호하는 독자 김새봄 씨는 자신의 취향과 클래식, 빈티지를 좋아하는 남편의 취향을 절충해 집을 꾸몄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여백을 메워 따스하게 연출한 두 번째 오픈 하우스.
일본 유학 시절, 남편을 만나 결혼 후 한국으로 돌아온 김새봄 씨는 두 돌이 갓 지난 딸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2년째 머물고 있는 경기도 양평의 주상복합 아파트는 182㎡의 넓은 면적이지만 공간 분할이 잘 되어 있어서 집 안에 가구가 많지 않아도 허전하지 않은 구조다. 젠 스타일을 좋아하던 그녀는 남편과 살면서 취향이 조금씩 변했다. 클래식하고 우아한 분위기의 가구를 선택하는 대신 컬러는 절제했다. 가구는 오래 써도 질리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으로 선택하고 패브릭과 꽃으로 포인트를 줬다. 패션 디자인을 공부한 그녀는 전공을 살려 동대문 원단 시장에서 직접 패브릭을 골라 쿠션, 커튼, 침구 등을 제작했다. 원단 시장 지하 1층에서는 간단한 박음질을 해주는데 적은 비용으로도 쿠션, 커튼 정도는 금방 만들 수 있다. 또 미술을 사랑하는 부부는 현대 작가의 작품으로 집 안 벽면 곳곳을 장식했는데, 현대갤러리에서 운영하는 K옥션 온라인 경매를 이용한다고. 유화 작품보다 비교적 가격대가 저렴한 판화나 사진 작품이 실내 곳곳에서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존재감을 발하고 있다.
사색하는 소파
거실 오른쪽에 둔 2.5인용 소파는 남한강과 양평 시내를 전망할 수 있도록 창문과 마주 보게 배치했다. 거실 중앙에 있는 큰 소파는 편안하게 앉아 TV를 감상할 수 있는데 책을 읽거나 생각을 정리할 때, 남편과 담소를 나눌 때는 이 작은 소파를 애용한다. 소파 위에 걸어놓은 판화 작품은 옥션에서 구입한 것. 키티버니포니에서 구입한 블랙 스트라이프 쿠션과 함께 매치해 모던한 느낌을 더했다.
모던클래식 스타일의 다이닝 공간
나무 소재의 테이블이 지겨울 때는 식탁보를 씌워 분위기를 바꾸곤 한다. 원형 대리석 위에 양초와 유리 화병을 올려놓은 아이디어는 인테리어 잡지를 참고한 것. 벽면에 걸어놓은 판화 작품은 평소 눈여겨보던 황규백 작가의 작품으로 K옥션을 통해 낙찰 받았고, 샹들리에는 최대한 심플하고 모던한 형태의 제품을 와츠에서 주문 제작했다.
화사한 분위기의 침실
우아한 곡선이 특징인 침대는 장미나 리본 등 과한 장식이 없어서 선택했다. 침대와 사이드 테이블, 커튼은 모두 아이보리색으로 통일하고 베딩은 화이트 컬러로 단정하게 연출했다. 밝은 그레이의 벽지 때문에 침구가 더 깨끗해 보인다. 스탠드 램프와 의자 등 꼭 필요한 가구는 투명한 소재의 카르텔 제품으로 골라 자칫 과할 수 있는 요소를 최소화했다.
수납에 집중한 아이 방
아이의 장난감이 대부분 알록달록하기 때문에 최대한 숨겨놓을 수 있도록 수납에 신경 썼다. 짐은 ‘최대한 늘리지 말자’는 생각이기 때문에 아이의 연령에 따라 필요한 장난감은 대여해 썼고 꼭 사야 한다면 되도록 오래 써도 좋은 원목 장난감을 구입했다. 작은 장난감들은 선반에 가지런히 정리하거나 주머니 안에 넣어 보관하며, 장난감 주머니와 침구는 직접 만들었다.
다정한 서재
남편과 함께 사용하기 위해 책상 두 개를 나란히 놓았다. 한쪽 벽면에는 책장을 놓고 각종 서적과 CD를 수납했고, 오른쪽 벽에는 수납장 하나만 놓고 자잘한 소품들을 정리했다. 책장에 꽂아놓은 책들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책상, 의자, 수납장, 스탠드 램프는 물론 양초 등 소품까지 모두 흰색으로 통일했다.
에디터 최고은│포토그래퍼 김대형
출처 〈MAISON〉 2014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