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효율적으로 분할한 38평형 아파트 레노베이션. 집주인의 감각을 엿볼 수 있는 가구와 소품 또한 집 안에 온기를 더한다.
J씨네 가족은 친정부모님이 사시던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됐다. 지은지 30년 가까운 오래된 아파트였지만 동네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에 집을 수리해서 살기로 한 것.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공간도 가족들의 생활에 맞게 바뀌었다. 얌전한 고양이 베키와 대학생과 초등학생 딸, 부부가 함께 사는 38평형의 집에 바닥 및 배관 공사와 주방 구조 변경, 천장을 높이는 공사 등이 진행됐다. J씨는 시공 사례를 보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옐로플라스틱에 디자인과 시공을 의뢰했다.
여자만 셋인 집이라 옷도 많았고, 남편과 아내가 모으는 만화책과 향수 등 수납할 거리가 많은 것이 가장 큰 해결 요소였다. 그래서 주방과 맞닿아 있는 작은 방의 크기를 줄여 드레스룸으로 만든 대신 주방이 좀더 넓어져 ㄷ자형 구조가 될 수 있었다. 또 오래된 아파트라 부부 침실이 많이 넓은 편이라 방에 ㄱ자로 벽을 세워 드레스룸을 만들고 방에 딸린 화장실도 욕실을 없애고 일부를 건식으로 만들어 파우더룸으로 꾸몄다. 가지고 있던 가구를 활용하되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한 것도 탁월한 선택이었다. 기본적으로 회색이 많은 집이지만 가구와 소품의 컬러 배합으로 차가워 보이지 않는 네 식구의 보금자리다.
▲ Living Room
거실이 넓지 않기 때문에 가구는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가죽 소파와 새로 구입한 사이드 보드장만 두었다. 아파트 꼭대기 층이어서 천장 확장 공사를 진행한 결과, 아담한 거실이지만 답답함을 줄일 수 있었다. 한창 학업에 열중할 나이인 아이들을 위해 TV를 없애고 대신 소파 쪽 넓은 벽에는 우여곡절 끝에 구입한 강준영 작가의 그림을 걸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베란다를 터서 확장한 공간에는 함께 사는 고양이 베키를 위한 캣타워를 두었다.
▲ Bed Room
화장실이 딸려 있는 넓은 안방은 부부가 잠만 자는 공간이기 때문에 침대와 책상만을 두어도 충분했다. 대신 ㄱ자 형태의 벽을 세워 옷장을 넣고 다양한 소품류를 수납할 수 있는 미니 드레스룸을 만들었다. 이렇게 생긴 드레스룸은 욕실의 일부 공간을 건식 공간으로 만든 파우더룸과 이어져 남편이 출장을 다녀올 때마다 선물한 향수나 가방, 화장품을 수납하기에 넉넉한 공간이 됐다.
▲ Kitchen
주방 쪽에 맞닿아 있는 방의 크기를 줄여 여분의 옷가지를 수납하는 방으로 꾸미면서 주방이 좀더 넓어졌다. ㄷ자 구조의 주방 구조로 설거지를 하거나 음식을 준비하면서 식탁과 거실 쪽이 두루 보이는 점이 편리하다. 냉장고부터 수납장도 모두 제작해서 살림살이를 꼭 맞게 넣었고 다용도실이 없어서 주방에 세탁기를 두고 위에 수납공간을 만들어 수납을 해결했다. 집의 중심 컬러가 회색이기 때문에 차가워 보이지 않도록 식탁은 나무 소재로 구입했으며 식탁 의자도 오렌지, 밝은 블루 등의 컬러를 선택했다. 아예 없애려고 했던 TV는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때 볼 수 있도록 주방 벽에 작은 것으로 달았다.
▲ Kids Room
초등학생과 대학생인 두 딸의 방. 침구는 모두 그래픽 패턴으로 고르되 초등학생 딸은 좀더 알록달록한 컬러로, 대학생인 딸의 방은 채도가 낮은 모노톤의 컬러를 많이 사용했다. 벽에 설치한 행잇올, 책상 쪽 벽에 붙인 자석 메모보드나 그림 등 취향이 다른 딸들의 느낌을 최대한 반영한 요소가 눈에 띈다.
Details
1 자주 사용하는 가방이나 액세서리는 벽에 훅을 달아 보관하면 공간 효율성이 높아진다.
2 아날로그적인 느낌의 에디슨 전구를 현관에 달아 입구부터 아늑한 느낌을 준다.
3 ㄴ자 모양의 거울을 제작해 거울로 사용하면서 선반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4 요즘 유행하는 헤링본 패턴으로 바닥재를 시공하는 대신 바닥재를 사선으로 깔아 집이 넓어 보이도록 했다.
위치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형태 아파트 125㎡
목적 오래된 아파트의 답답한 구조에서 벗어나 각 공간의 특징을 최대화시킨 레노베이션
비용 7천 9백만원 (전체 창호 교체, 시스템 냉난방기 공사, 전기 배선 교체 및 조정, 도어 리폼 및 일부 신설, 가구 제작 및 목공 작업, 욕실 공사, 디자인 가구 구입 및 스타일링)
장점 불필요한 공간을 최소화함으로써 빈도수가 높은 공간의 실용성을 높여주는 인테리어 사례
단점 거실과 주방의 바닥 난방이 없어 방에 비해 바닥이 다소 차가운 편
결론 각 공간의 특성을 살려 공간 활용을 높여주며 디자인 가구와 소품의 조화로 심플하되 차갑지 않은 아늑한 공간으로 거듭남
디자인 및 시공 옐로플라스틱(www.yellowplastic.co.kr)
에디터 신진수│포토그래퍼 박성훈(달링 하버 스튜디오)
출처 〈MAISON〉 2014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