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회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 Salone Internazionale del Mobile가 지난 4월 8일부터 13일까지 로 피에라 Rho Fiera에서 열렸다. `From Luxury to Simplicity`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박람회에서 건진 13개의 키워드와 밀라노 시내 곳곳에서 열리는 장외 전시, 푸오리 살로네 Fuori Salone의 하이라이트를 모았다.
07 Outdoor Sensation
아웃도어 가구의 영역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인도어와 아웃도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제품이 대부분이었지만 아웃도어 전문 가구 브랜드에서는 오브제 역할을 하는 제품들을 약속이라도 한 듯 출시했다. 데돈 Dedon은 히트 작인 스윙 레스트에 캐노피를 결합한 스윙 어스를 출시했고, 저스트 원 피스는 Just One piece 꼬마 유령 캐스퍼를 닮은 재기 발랄한 디자인을 내놓았다. 명품 가구 브랜드는 담담한 디자인을 선호했다. 카펠리니 Capellini는 제스퍼 모리슨이 디자인한 심킹 맨스 체어를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했고, 막살토 maxalto 에서는 간편하게 접어 사용할 수 있는 간결한 의자를선보였다. 아웃도어 가구 전문 브랜드 엑스포밈 Expormim에서는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프레임에 발수막 원단을 덧대 만든 인&아웃도어 의자도 만날 수 있었다.
1 익스포밈의 행잉 체어.
2 저스트 원의 캐스퍼 소파.
3 막살토의 미르토 체어.
4 스페인 아웃도어 브랜드 간디아발라스코의 가든 체어.
5 B&B 이탈리아의 라벨 소파.
6 데돈의 달라 침대.
08 Artistic Wallpaper
듀오 디자이너 스튜디오 욥 Studio Job이 네덜란드의 벽지 전문 회사 NLXL과 협업해 벽지 컬렉션을 선보였다. NLXL은 파리의 멀티숍 메르시에서 처녀작인 브루클린 틴트 Brooklyn Tint 벽지를 선보인 후 피트 본 Piet Boon과 피트 하인 이크 Piet Hein Eek의 벽지도 만든 바 있다. 박람회 기간 동안 발표한 벽지는 스튜디오 욥의 아카이브 컬렉션으로 화려하고 팝아트적인 그래피티를 입은 7가지의 개성 넘치는 패턴으로 이뤄져 있다. 아르마니까사 Armanicasa 역시 벽지 컬렉션을 새롭게 출시했는데, 야자수나 대리석의 질감 등이 고급스럽게 표현되어 공간 전체에 적용하더라도 부담스럽지 않게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었다.
09 유리 소재의 무한 가능성
한 판의 유리를 잘라 구부려 만든 디자인은 유연하고 투명하지만 강한 오라를 발산한다. 이탈리아 유리 가구 브랜드 피암 Fiam이 대표적인 브랜드로 개성 있는 신작 버터플라이와 세라라카를 선보였다. 드리아데와 보날도와 같은 빅 브랜드에서도 거대한 크기의 강화유리를 상판으로 얹은 테이블을 선보여 시선을 모았다.
1,2 피암의 세라라카 커피 테이블과 버터플라이 테이블.
3 드리아데의 아나포 테이블.
10 살로네 사텔리테에서 만난 신진 디자이너
젊은 디자이너들의 등용문과도 같은 살로네 사텔리테 Salone Satellite 전시는 새로운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고자 하는 바이어와 기자들로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는 디자인, 혁신 + 장인 정신을 주제로 32개국의 신진 디자이너 650여 명 이 참가했다. 살로네 사텔리테를 찾는 이유는 상상력 넘치고 재기발랄한 디자인을 보기 위함이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기성품과 크게 바를 바 없는 디자인이 많아 아쉬웠다.
올해 수상자는 기다란 막대 모양의 LED 램프를 선보인 이탈리아의 트리오 디자이너 From Industrial Design 팀이 선정되었다.
▲ 2위를 차지한 ATOS 램프.
11 물듦의 미학
모로소 Moroso와 아르텍 Artek, 미쏘니 Missoni에서는 서서히 물들어가는 효과로 부스를 디자인했고, 로쉐 보보아 Roche Bobois는 마치 리트머스종이가 색을 흡수하듯 소파에 그러데이션을 주었다. 시적인 느낌을 주는 염색 기법은 당분간 가구나 패브릭에서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1 로쉐 보보아의 나라 카나페 소파.
2 영국 브랜드 에콜의 소파.
3 모로소의 알루미늄 체어.
12 Coming Soon!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는 세계 유수의 가구업계에서 매년 신작을 선보이는 박람회다. 국내 숍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브랜드 중 눈에 띄는 제품들을 리스트 업했다.
1 옐로와 그레이의 대비감이 돋보이는 오데온 아웃도어 체어. 에이후스에서 판매.
2 아이들도 쉽게 의자를 끌고 다닐 수 있게 고안했다. 마지스 제품으로 더플레이스에서 판매.
3 와이어에 대리석 상판을 끼워 넣은 듯한 위트와 율동감 있는 디자인이 멋스러운 듀나 테이블. 밀라노디자인빌리지에서 판매.
4 넨도의 재치가 엿보이는, 뼈대가 등받이를 뚫고 나온 의자는 카펠리니 제품으로 밀라노디자인빌리지에서 판매.
5 테이블이 3단으로 겹쳐진 아칠 원목 테이블은 로쉐 보보아에서 판매.
6 독일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양가죽 소파는 롤프 벤츠 제품으로 영동가구에서 판매.
7 원단처럼 가벼워 보이는 가죽을 입힌 침대. 박스터 제품으로 에이스 애비뉴에서 판매.
13 Euro Cucina
올해로 20회를 맞이하는 유로 쿠치나. 올해는 주방을 위한 기술 Technology for the kitchen, FTK’관을 신설해 혁신적인 빌트인 가전제품도 함께 만나볼 수 있었다. 주방 가구만을 보여주던 딱딱한 전시에서 벗어나 직접 요리를 시연해 관람객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풍경과 거실과 이어지는 주방의 모습을 함께 보여주는 공간 구성이 돋보였다. 실내의 라이프스타일이 거실에서 주방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증명하듯 전시장은 수많은 관람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독일의 주방 가구 브랜드 라이히트 Leicht가 발표한 2014~15년 주방 가구 트렌드에서는 주방 가구의 디자인 흐름을 함축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마감재는 나무, 칠기, 유리, 라미네이트가 조화를 이룬 수직, 수평이 잘 맞는 주방을 꼽았다. 색상은 자연에서 추출한 연한 파스텔 색, 예를 들면 모헤어에서 착안한 흰색, 현무암에서 회색이 유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이히트가 점친대로 가구의 마감재는 원목이 대세를 이뤘지만 대리석이나 빈티지 스틸, 표면이 시멘트처럼 보이는 소재, 다양한 패턴을 입은 로 만든 가구들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세자르 Cesar는 원목과 대리석 감이 조화로운 주방 야라 Yara를 발표했고, 이탈리아 발쿠치네 Valcucine는 기하학적인 무늬를 입은 유리 글라스 도어를 단 가구를 선보였다. 라이히트는 자동으로 개폐가 가능한 블라인드 스타일의 도어를 선보였고, 특히 발쿠치네에서 보았던 티슈처럼 뜯어서 쓸수 있는 파이버 Fiber 도어가 눈길을 끌었다. 탈취의 기능뿐 아니라 공간을 꾸미는 오브제로도 발전하고 있는 다양한 후드 디자인과 에너지 절감 장치부터 PC, 휴대전화, 태블릿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신기술이 적용된 미래의 주방을 엿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
1 이탈리아 키친 브랜드 스키피니의 메사 시스템 가구.
2 티슈처럼 뜯어서 쓸 수 있는 파이버 도어, 발쿠치네 제품.
3 콘크리트 질감의 냉장고 도어를 단 라꼬르뉴 주방.
4 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 피아트와 스메그가 합작해 만든 홈바 형 냉장고.
5 라꼬르뉴의 1908 시리즈.
6 알프스의 스틸 주방.
7 발쿠치네 뉴 로지카 시스템.
8 Ftk의 현장 모습.
9 라이히트 글라스 키친.
에디터 박명주
출처 〈MAISON〉 2014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