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고 다듬어 매끈한 것이 더 많아지는 세상에서 자연에 대한 동경은 오히려 깊어진다. 본질 그리고 순수성의 다른 이름, 나무. 숲 속 정령들의 호위를 받으며 나무 가구는 그들의 시작점으로 돌아갔다.
Spirit of Craft
어디에서 왔을까. 장인의 손끝에서 선택되어 마무리되기까지 이 작은 소품들이 걸어온 길은 장인의 인생, 그것과도 닮았다. 길고 긴 인내의 시간 속에 고유의 이야기를 품게 된 작은 나무 소품은 테이블 위의 표정을 바꾼다.
장미목으로 만든 매끄한 단면의 접시는 서기열 작가의 작품으로 KCDF. 먹감나무의 색조화가 멋스러움을 더한 촛대는 반김. 옹이가 있는 캔들 홀더는 챕터원. 커다란 느릅나무와 산벗나무의 속을 파내 만든 함지박은 모두 김용회 작가의 작품으로 KCDF. 나무의 결을 살려 만든 블루레뇨 도마는 NNN에서 판매. 사각형 트레이는 김희수 작가의 작품으로 KCDF. 원목 그대로의 숨결이 느껴지는 차시는 김용회 작가의 작품으로 KCDF.
Travelling Chair
세상 사람들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한 의자. 지지대를 잡고 상판을 얹고 무게중심을 계산하는 지상 위의 최초의 건축물인 의자. 이토록 매력적인 나무 의자는 수많은 작가들의 연서를 받아왔고 지금도 탄생하고 있다.
가죽을 덧대 만든 참나무 소재의 한스 베그너 의자, CH29는 칼 한센&선스 제품으로 에이후스. 물푸레나무로 만든 의자는 땅뜨디자인. 버려진 폐 목재를 활용해 만든 의자는 피트 하인 이크 작품으로 에이후스. 성냥개비 모양의 조명은 에스갤러리. 원목으로 만든 그랑프리 의자는 아르네 야콥센 작품으로 프리츠한센 제품으로 에이후스.
Brotherhood in forest
서로 다른 탄생 비화를 품고 있지만 아무리 꾸미고 치장해도 나무라는 원형질은 이질적인 조형성을 하나로 묶어준다. 스쳐 지나가지 못할 강렬한 디자인, 그러나 몸을 기대고 등을 대면 나무는 나지막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크 뉴슨의 유기적인 디자인이 특징인 나무 의자는 카펠리니. 버려진 나뭇조각들로 만든 의자 파벨라는 캄파나 형제의 디자인. 에드라 제품으로 웰즈. 목 받침이 있어 편안한 시빌 이지 체어는 보쿠즈. 아프리카의 동물 가죽을 모티프로 디자인한 벽지는 엘리티스 제품으로 다브. 종이를 말아놓은 듯한 참나무 시계는 이헤베뜨.
Let it Slow
도시의 굉음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숲 속 세상. 시간의 흐름도, 공기의 흐름도 달라진다. 내밀한 공상이 피어나는 순간, 나무와 가구는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된다.
바 형태의 원형 목제 테이블과 커피 테이블, 스툴은 모두 스네드커 가든 제품으로 덴스크. 사람이 걸터앉아 있는 듯한 위트 있는 디자인의 테이블 램프는 에스갤러리. 닐스 홀거 무어만이 디자인한 사이드 테이블은 무어만 제품으로 인엔. 제비와 꽃잎이 날아다니는 서정적인 느낌의 원단은 장 폴 고티에 제품으로 다브. 원목 받침이 있는 유리 보관함은 메종드실비.
Empty Your Mind
나무는 일평생 서서 살지만 그것으로부터 비롯된 가구는 사람을 앉게 하고 채우게 한다. 그 유연함과 포용력은 완전한 비움까지도 허락한다. 비운 채로도 충만한 책상 위의 모습은 마음에 평정을 안겨준다.
오리가미에서 영감을 받아 마치 종이가 접힌 듯한 느낌의 패턴과 플라워 패턴이 입체감을 만드는 벽지는 엘리티스 제품으로 다브. 나무가 서 있는 모양의 코트랙은 카리모쿠 제품으로 리모드. 자연스러운 나무 테이블 램프는 프렌치헤리티지 제품. 아띠끄디자인. 나무로 만든 보관함은 디자이너이미지. 유기적인 디자인의 티크목 의자는 인엔. 다각형의 상판과 불규칙한 각도의 다리가 특징인 테이블은 프레그셋. 육각 형태의 간이 월넛 테이블은 땅뜨디자인.
Soulmate
책과 나무 책장. 이들의 탄생은 모두 나무에게 빚을 지고 있다. 우리는 숲 속의 나무를 집으로 가져올 수는 없지만 거실에서 또는 방 안에서 나무를 마주하며 살 수 있다. 나무에서 가구로, 책으로 이어지는 오래된 순환은 말 없는 정직한 친구처럼 생활 속에 자리한다.
기하학적 패턴이 돋보이는 패브릭은 데다 제품으로 유앤어스. 부드러운 곡선의 월넛 프레임과 알루미늄 판의 조화가 아름다운 선반은 양웅걸 작가의 작품으로 엘스토어. 집 모양의 캔들 홀더는 NNN. 삼각 큐브 형태의 단풍나무 소재 캔들 홀더는 루밍. 얇은 환봉을 이용하여 시각적인 경쾌함과 선반 특유의 안정감을 동시에 갖춘 책장은 타입파이브. 나무와 유리로 이루어진 조명은 에스갤러리. 꽃을 형상화한 리넨 소재의 쿠션은 엘리티스 제품으로 다브. 진한 남색 바탕에 다양한 식물과 동물 패턴이 어우러진 쿠션은 엘리티스 제품으로 다브. 3개의 다리가 안정감을 주는 원목 플로어 조명은 와츠. 기하학적 패턴이 만드는 입체에서 새어나오는 빛과 그림자가 아름다운 조명은 루밍. 사다리 형태의 장식 선반은 메종드실비.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임태준 | 스타일리스트 최지아 (가라지) | 어시스턴트 송유진·장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