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윈터플레이의 트럼펫터 이주한과 광고 프로덕션 대표 재키곽 부부가 만든 보금자리. 틀에 갇히기를 거부하는 재즈처럼 자유로운 감성이 흐르는 한남동 빌라를 찾았다.

↑ 자식과도 같은 반려견 오스카와 심바. 유기견이었던 오스카는 부부의 사랑을 듬뿍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자라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뮤지션으로 활동해온 윈터플레이의 트럼펫터 이주한과 광고 프로덕션 숏컷 필름과 라우드피그의 대표를 맡고 있는 프로듀서 재키곽의 집으로 들어섰다. 인테리어를 재즈로 표현한다면 이 집이 정답일 듯, 스타일과 틀을 벗은 집은 자유로운 개성으로 이방인을 압도했다. 개성이 뚜렷한 작사가와 작곡가가 만났을 때 차별화된 음악이 탄생하듯 새로운 음악과 비주얼을 만들어내는 두 프로듀서의 손길이 닿아서인지 흔히 보는 집과는 많이 달랐다. 마치 정형화된 틀을 깬 변주와 엇박을 넘나드는 재즈의 잼 세션 같은 느낌이랄까. 자연스러움과 세련됨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공간에서 집주인의 감각이 고스란히 읽혔다.

↑ 메자닌 구조의 2층에는 작은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

↑ 시원하게 소통하고 있는 거실 천장에 매단 펜던트 조명은 기존 주인이 사용했던 것인데 다브에서 구입한 원단을 입혀 새것처럼 사용하고 있다.

이주한은 2007년 결성한 팝 재즈 그룹 윈터플레이의 리더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자신의 솔로 앨범 활동은 물론, 굵직한 가요 앨범의 세션 연주자로도 참여해왔다. 또한 4월부터 방영될 MBC 드라마 <앵그리맘>에서 재즈 뮤지션 최초로 안방극장의 음악 감독을 맡게 되었다고. “모든 곡을 직접 작곡하고 프로듀싱했어요. 뉴올리언스 재즈에서부터 컨템포러리 재즈까지, 빅 밴드와 소규모 밴드의 다양한 편성으로 녹음된 새로운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1 로버트 드 니로의 영화사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는 재키곽은 재주가 다양하다. 오래전 그녀가 촬영한 흑백사진들이 벽을 장식하고 있다. 2 11자 형태를 이루고 있는 주방. 3 구조 변경으로 확장감 있게 변신한 베란다. 거실과 베란다 사이에는 폴딩 도어를 달았다.

재키곽은 두 개의 광고 프로덕션을 거느리고 있는 대표 겸 프로듀서로 종횡무진하며 삼성, LG, 기아 등 국내 대기업들의 광고 제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동시에 윈터플레이의 제작자로도 활동하며 외조와 내조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어 두 사람의 달력은 빈틈을 찾기 어렵다.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각자의 삶을 살아온 그들은 6년의 열애 끝에 4년 전 결혼한 동갑내기 부부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해온 부부는 공장처럼 찍어낸 천편일률적인 구조의 집과 맞지 않아 이사를 결심했는데 우연히 박공지붕을 가진 천장 높은 집을 만나게 됐다고. “평소 꿈꿔왔던 로프트 하우스를 만들기에 최적의 집이라는 판단 아래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빛이 가득한 집 그리고 공간끼리 소통하는 집은 가족에게 긍정적이고 즐거운 에너지를 준다고 생각해요.” 평소 재키곽이 가지고 있던 집에 대한 신념은 아기자기했던 기존 구조를 없애고 시원하게 소통하는 집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레노베이션에 들어가기 전 부부가 세운 계획은 의외로 심플했다. “함께 살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였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 박공지붕 아래 아늑한 메자닌 구조를 가지고 있는 230㎡의 집을 단장하는 데 그들은 일반적인 인테리어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 집 안의 벽 마감재로 붉은색 벽돌과 송치 원단을 부분적으로 사용한 것도 그렇지만,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육중하고 커다란 문과 집 한가운데에 자리한 오픈 욕실은 이 집의 강렬한 인상에 방점을 찍고 있다. “저희 부부와 애견 심바와 오스카, 네 식구만 사는 집이라 방이 많이 필요하진 않았어요. 가끔 집에서도 리조트에 온 듯한 기분을 만끽하고 싶어 과감히 오픈된 구조의 욕실을 만들었어요.”

↑ 둥근 모양의 창문은 재키곽이 이 집에서 공들인 또 하나의 공간. 가을에는 창문 너머 보이는 초록빛 세상을 동그란 창문을 통해 들여다 보는것을 즐긴다.

↑ 거실과 이웃해 있는 다이닝. 식탁 밑에 깐 카펫은 시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것이다.

트럼펫터 이주한과 광고 프로덕션 대표 재키곽 부부의 모습. 2 오픈된 욕실 한가운데에 배치한 욕조는 아가페 제품을 선택했다. 폴딩 도어와 블라인드를 시공해 때에 따라 차단될 수 있게 했다.

↑ 닫혀 있을 때는 완벽하게 벽으로 보였던 공간이 문으로 바뀐다. 이 육중한 문은 부부가 공사를 하기 전 가장 원했던 독립된 공간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

욕실과 부부 침실은 T자형 구조를 띠며 작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이어진다. 복도 중간쯤에서 열리는 육중한 문을 열고 나가면 소파가 놓인 거실로 이어지는데, 이 문이 닫히면 부부 침실과 거실은 완벽하게 차단된다. 프라이빗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부분. 베란다는 확장을 통해 기존의 답답했던 문을 없애고 접이식 문을 달아 개방감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거실에는 나뚜찌에서 구입한 빛바랜 남색 소파 앞에 박스터에서 구입한 두 개의 라운지 체어를 두었다. 거실과 이웃한 다이닝 공간은 여러 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원목 식탁을 배치했고 그 너머로는 주방이 있다. 주방은 입구에서 보면 좁다란 복도처럼 생긴 11자형. 부엌 가구는 기성품 대신 부부가 설계한 수납 가구로 대신했고 바닥에는 직조 비닐 바닥재인 볼론 카펫을 깔았다. “부엌 가구뿐 아니라 부부 침실에 원형 창문을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했어요. 남들이 하지 않는 스타일을 추구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시공자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녹다운이 되더라고요.”(웃음)
요리하는 것을 즐기는 이주한 씨는 기회가 된다면 주방을 새롭게 바꾸고 싶다고 한다. 지금의 주방은 보기에는 예쁘지만 실용성이 떨어진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행착오가 대수랴. 부부가 손수 꾸미고 구상한 집은 그들의 창의적인 발상이 만든 음악과 비주얼을 닮아 공간이 주는 영감의 원천으로도 충분한 것을. 밝음과 고요함이 경계 없이 공존하는 이 집은 이주한, 재키곽 부부에게 가장 어울리는 공간이었다.

*에스터로더에서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리커버리 콤플렉스Ⅱ와 마이크로 에센스 스킨 액티베이팅 트리트먼트 로션을 집주인께 선물로 증정했습니다.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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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지 않을 추억

시들지 않을 추억

시들지 않을 추억

자연 소재 혹은 자연에서 모티프를 얻은 액자 속에 추억을 담아보자.

1 칠이 살짝 벗겨져 빈티지한 느낌을 주는 액자는 까사미아에서 판매. 2만2천원. 2 진한 녹색 바탕에 식물이 그려진 앤티크한 액자는 나탈리니 제품으로 그랑지에서 판매. 9만8천원. 3 흰색 산호 모양의 동그란 액자는 자라홈에서 판매. 2만9천원. 4 초록색 나뭇잎이 싱그러운 상아 소재 액자는 투스컴퍼니 제품으로 더패브에서 판매. 5만5천원. 5 대나무 마디를 연상케 하는 금색 액자는 자라홈에서 판매. 4만9천원. 6 대나무 소재로 만든 자연스러운 형태의 액자는 베카라 제품으로 선혁구디에서 판매. 17만1천원. 7 나무 틀에 하늘색 도형으로 포인트를 준 액자는 투스 컴퍼니 제품으로 더패브에서 판매. 7만6천5백원. 8 금색 나뭇잎 장식이 고급스러운 액자는 카틴 제품으로 선혁구디에서 판매. 24만원. 9 은은한 베이지색 패브릭에 꽃무늬를 더한 액자는 부솔라리 제품으로 디자이너이미지에서 판매. 10만원. 10 잔잔하고 화려한 꽃무늬를 가득 채운 액자는 카레에서 판매. 5만원.

에디터 신진수 | 포토그래퍼 신국범 | 어시스턴트 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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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ric Fantasy

Fabric Fantasy

Fabric Fantasy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원단은 자연보다 풍부한 표현력으로 더 넓고 깊은 상상으로 이끈다. 허상과 실제를 오가는 신비로운 환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봄을 부르는 색
언 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과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꽃망울이 수줍게 하나 둘씩 고개를 내밀면 메말랐던 세상은 어느새 환한 빛으로 채워진다. 마치 고운 꿈결 속을 걷고 있는 것처럼.

↑ 시적인 봄의 단상이 프린트된 속이 비치는 원단은 유앤어스에서 판매.

정글 탐험
원초적인 생명이 꿈틀대는 정글. 싱그러운 야자수 가지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초록 앵무새. 깊숙이 묻어둔 동심을 한껏 끌어올리는 밀림 속 세상.

↑ 울창한 정글을 입은 원단 와일드 정글은 카바소 제품으로 데코야에서 판매. 깃털 원단은 리더토털컬렉션에서 판매. 트라이앵글은 더마뉴팩처에서 판매. 모델로 나선 앵무새 초록이는 황국 씨의 반려새다.

나비의 꿈
화사한 꽃밭으로 이어지는 몽환적인 정경. 잠에서 깨면 연기처럼 사라지는 꿈처럼 봄날은 아스라이 사라진다.

↑ 철제 버밍엄 캐비닛은 플랜그룹에서 판매. 손 모양 장식품은 아스티에 드 빌라트 제품으로 피숀에서 판매. 흰색 도자기 병은 세라믹 플로우에서 판매. 분홍색 컵은 에이치픽스에서 판매. 나비 패턴의 리넨 커튼은 자라홈에서 판매. 세바스찬 헤크너가 디자인한 오다 조명은 풀포 제품으로 보에에서 판매. 매트한 질감의 도자기 병은 세라믹 플로어에서 판매. 벽은 던에드워드 dea 180, 바닥은 de 5418로 시공했다.

비밀의 화원
땅끝으로 길게 뿌리를 내린 구근식물과 알을 낳고 자리를 뜨는 커다란 새에 관한 초자연적 상상.

↑ 자연스러운 나무 기둥 모양의 버치 보틀은 폴아브릴에서 판매. 식물의 뿌리를 감싼 원단은 이정자 작가의 작품으로 위티앤티에서 판매. 커다란 새가 프린트된 원단 브리즈 딤 209T는 몽시느에서 판매. 집성목으로 제작한 원형 오브제는 더마뉴팩처에서 판매.

바람에 날려
미풍에 몸을 실은 원단이 꽃과 함께 날개를 펼친다. 앞다퉈 피어나는 꽃으로 세상이 온통 꽃 대궐이 되는 찬란한 봄날, 여행은 시작된다.

↑ 다채로운 봄 색상을 물들인 스펙터 리넨 원단은 예원aid에서 판매. 땅에 핀 꽃을 묘사한 원단은 예원aid에서 판매. 주황색 원단은 메종텍스타일에서 판매.

맛있는 원단
식재료가 그려진 원단은 헐렁한 식탁을 풍성하게 만드는 마법사와도 같다.

↑ 열매가 프린트된 원단 브리지 딤 770BE와 견과류 문양의 보태닉 가든 원단은 모두 몽시느 제품. 바나나 볼은 루밍에서 판매. 파란색 컵은 이형만 작가의 작품으로 한국문화진흥원에서 판매. 검은색 접시는 에이치픽스에서 판매.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임태준 | 스타일리스트 최지아(가라지) | 스타일링 어시스턴트 박소영, 전해인, 권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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