켜켜이 쌓인 집

서울 속 한옥 라이프

서울 속 한옥 라이프

 

아파트 대신 선택한 48㎡의 한옥. 이제 막 서울 생활을 시작한 동갑내기 부부의 미니멀 라이프.

 

부부의 한옥은 큼직하게 난 창문을 통해 어디서나 운치 있는 자연 풍광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사랑채와 본채로 둘러싸인 중정에는 작은 백일홍이 심어져 있다.

 

성북구 삼선동 어느 골목길, 잠깐의 오르막길을 올라 마주한 작고 아담한 한옥이 정겹다. 주변의 다른 집들과 달리 아기자기한 분위기와 함께 깨소금 냄새가 나는 듯했다. 좁은 한옥의 목조 대문을 성큼 건너 안으로 들어서자 반려견 라니와 부부가 반갑게 맞이했다. 이곳에서는 미국 LA에서 결혼 생활을 해오던 3년 차 부부의 두 번째 막이 펼쳐지고 있었다. 2년 전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한국으로 들어온 부부는 갑갑한 아파트 생활을 피하기 위해 주택을 찾다 오래된 한옥을 선택했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현실적으로 너무 비쌌어요. 아파트의 특성상 리모델링도 제한적이고, 기존에 짜인 구조에 저희 부부의 삶을 녹이는 것도 어려웠죠. 부동산을 매일 찾아다니다 예산에 맞는 이 집을 발견했어요. 70여 년 된 오래된 한옥이었고 상태도 안 좋았지만, 저 뷰 때문에 결정했어요.”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그제서야 뒤를 돌아보니 아름다운 성곽 뷰가 집을 감싸고 있었다.

 

ㄱ자 구조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사각의 박스 형태로 된 욕실이 있다. 욕실을 감싸는 벽 뒤로 수납장이 있다.

 

침실로 향하는 복도에는 포켓 도어가 숨어 있다. 포켓 도어를 닫으면 공간 프레임과 맞아떨어져 벽처럼 느껴진다.

 

건축 디자이너인 집주인 손지훈 씨가 장장 6개월에 걸쳐 완성한 부부의 집은 다른 한옥과는 결을 달리한다. 작은 사랑방이 따로 있고, 그 옆으로 ㄱ자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처마 서까래 아래로는 사각형 박스가 끼여 있는 듯 공간이 앞으로 튀어나왔고, 내부 역시 박스 형태로 구획이 나뉘어 공간 안에 또 다른 공간이 있는 듯하다.
“기본 한옥의 뼈대는 남기고, 그 속에 우리의 현대적 삶을 끼워 넣자는 의도로 설계했어요. 서까래와 툇마루 사이에 모던한 공간을 디자인해 한옥같지 않은 공간을 재구성한 거죠. 이곳을 설계할 때 가장 영감을 받았던 부분은 기와, 처마, 그 아래 서까래와 평고대가 하나의 선처럼 느껴진 것이에요. 층층이 쌓여 있는 듯한 선이 이어지는 느낌을 극대화하고 싶었고요. 그래서 집을 칸으로 나누기보다 선을 중심으로 설계했어요. 외관을 보면 아랫 부분에는 그레이 톤, 윗부분은 화이트 톤으로 나눈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죠. 내부는 선이 최대한 돋보이도록 선 사이에 면을 끼어 넣는 개념의 박스 형태로 구성했어요.” 손지훈 씨의 설명처럼 ㄱ자 형태로 된 공간에는 벽으로 나뉘는 대신 포켓 도어를 설치해 침실을 구분하는가 하면, 큰 박스로 만든 화장실 구조가 신선하다.

 

사랑채에 앉아 있는 부부와 반려견 라니. 재택 근무가 많은 아내는 가끔 이곳으로 피해 휴식을 취한다.

 

사랑채는 서재 겸 훗날 태어날 아이의 방이 될 예정이다. 사랑채 문은 4등분으로 나누어 삼베로 만든 방충망과 한지로 된 문이 설치되어 다양한 옵션을 지닌다.

 

거실 겸 주방은 기존의 방을 터서 최대한 넓게 활용하도록 만들었고, 통유리로 마감해 앞으로 펼쳐지는 성곽 뷰를 파노라마처럼 즐길 수 있다. 또 주방의 상부장을 없애고 긴 선으로 이어지는 선반을 제작했다. “이 집은 저와 남편의 취향을 모두 반영했어요. 기존에 살던 곳보다 좁아져서 그간 사용했던 가구와 TV를 대부분 버렸어요. 과연 이렇게 살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막상 살아보니 지금까지는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요. 오히려 둘만의 시간을 온전히 보낼 수 있고,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바깥 풍경을 집 안으로 가져와서 즐길 수 있고요. 카페에 갈 필요 없이 집에 있는 시간이 즐거워요.” 아내의 말처럼 집 안에는 부부가 미국에서 사용하던 침대 와 다이닝 테이블, 의자, 한 켠에 놓인 라운지 체어가 전부였다. 하지만 공간의 구조를 고려해 엄선한 실내 건축자재의 조화가 단조로움을 지워낸다.

 

집 안 곳곳에 있는 오래된 나무 기둥이 멋스러운 오브제 역할을 한다.

 

부부가 최근에 구매한 정지원 작가의 도자기. 앞으로 부부의 취향으로 집 안을 채워 나갈 예정이다.

 

어머니가 선물한 LC1 체어가 한옥에 모던함을 더한다. 그 옆 아고 조명 역시 남편이 창문 너머 풍경을 해치지 않을 수 있게 다양한 형태를 고민한 결과 골랐다. 식탁은 통창문 앞으로 붙여 성곽 뷰를 즐길 수 있게 했다.

 

리노베이션 전 나무 기둥과 한옥의 서까래가 콘크리트에 묻혀 있어, 이를 되살리기 위해 기둥 앞으로 회벽 마감을 했다. 수평적으로 이어지는 선의 개념이 끊기지 않기 위함도 있다.

 

6개월 동안 집을 고치는 데 정성을 다한 이 집은 부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다. 이곳에 거주한 지 3개월밖에 안 됐지만 한국에 정착하면서 힘들었던 부부에게 집은 위로와 위안이 되어주고 있다. 남편의 설명처럼 부부의 모던 라이프를 한옥에 끼워 맞춰 집도, 부부도 서로 맞춰가고 있는 중이지만 이 작은 한옥집으로 인해 부부가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부부는 가끔 외식을 하듯 특별 이벤트로 사랑채에 앉아 밥을 먹기도 하고, 툇마루에 앉아 반려견 라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성곽 뷰를 바라본다. 그렇게 부부의 시간은 한옥에 매일매일 녹진히 물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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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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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스타일링 팁

인테리어 스타일링 팁

 

집 안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다.
일곱 곳의 매장에서 찾은 데코 아이디어를 통해 인테리어 스타일링 팁을 얻어보길.

 

시각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유연성까지 추가된 벨기에 몰딩 브랜드 올락 데코 ORac Décor.

 

 

구석의 미학, 벽지와 몰딩

기원전 4000년경, 종이의 가장 오래된 형태인 이집트 파피루스 이래 월페이퍼는 벽면 마감재의 영역을 더욱 넓게 확장했다. 장인의 실험정신을 기반으로 컴퓨터 기술과 접목시켜 아트피스와 가구는 물론이고 도어 등에 활용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몰딩 역시 고대 로마시대 때부터 역사가 시작되어 현재까지도 실내 구석의 미학을 여실히 보여준다. 가구와 달리 벽지와 몰딩은 자르고, 다듬고, 누르며 수직과 수평을 주관적으로 선정할 수 있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며 일상에서 가장 큰 벽면을 할애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수입 벽지를 전개하는 다브는 매장 지하를 보다 다채로운 몰딩과 월 커버링으로 채워 멋스럽게 펼쳐냈다. 시각적인 비율 중심의 몰딩에 유연성을 추가하여 영역을 넘나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는 벨기에 몰딩 브랜드 올락 데코 ORac Décor와 패브릭과 자연의 텍스처를 재현해 하나의 작품을 보는 듯한 월 커버링으로 이색적인 공간을 완성했다.

 

 

 

작품과 가구가 만났을 때

엄숙한 분위기의 갤러리에 진열된 고가의 작품을 바라보기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새하얀 벽면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스며든 작품은 가구와 만났을 때 서로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시너지 효과를 낸다. 장디자인아트에서 하이엔드 가구와 작품이 한데 어우러진 리빙 신을 연출했다. 프랑스의 거장 디자이너 피에르 폴랑이 1967년에 디자인한 라치비디나 LaCividina의 오사카 소파 뒤로 김시종 작가의 모던한 사진작품과 서용선 작가의 강렬한 색채와 질감이 묻어나는 작품을 배치함으로써 재미와 신선함을 강조했다. 또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차민영 작가의 미디어 작품은 집 안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 넣는다. 작품과 가구의 만남으로 일상에서 예술을 보다 자유롭게 즐기고 스타일링해볼 수 있는 좋은 예시다.

 

 

 

유머러스한 다이닝

북유럽 가구를 전개하는 편집숍 에잇컬러스에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데코 아이디어를 찾았다. 따스한 감성의 원목 가구로 연출한 다이닝 공간에 포인트가 되는 작품을 매치한 것. 뉴트럴 톤의 편안한 무드가 인기라지만 가끔은 확실한 존재감으로 색다른 효과를 줄 수 있는 작품을 들이는 것도 좋다. 점토를 주 소재로 은유적 생물체를 만들어내는 정지숙 작가의 작품으로 동심을 불러일으켜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무심한 듯 테이블과 선반에 툭툭 앉아 있는 오브제들은 마치 대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친근하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위트 있는 공간을 연출해볼 수 있는 방법이다.

 

앤드로진 다이닝 테이블과 레디 다이닝 체어, 하버 사이드 다이닝 테이블은 모두 메누 제품으로 에잇컬러스에서 판매. 테이블과 선반, 바닥에 놓인 오브제는 모두 정지숙 작가의 작품.

 

 

Warmth of Fabric

섬세하면서도 편안한 형태를 갖춘 제르바소니의 고스트 소파와 핸드메이드 패브릭 오브제를 만드는 이도경 작가의 작품이 만났다. 리넨, 펠트, 실크 등의 패브릭 소재로 고래와 백조, 고양이, 제비와 같은 오브제를 직접 제작하는 이도경 작가의 매혹적인 작품이 내추럴한 제르바소니의 감성과 조화를 이룬 것. 기지개를 켜는 듯한 고양이 오브제와 바닷속에서 뛰노는 푸른색 물고기를 연상시키는 작은 오브제는 금방이라도 나른한 휴식에 빠질 듯한 안락함을 선사한다. 이들의 만남은 화이트 큐브에서 멀찍이 바라보는 예술이 아닌 실제 일상이 이뤄지는 공간에서 조화를 이뤄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Colorful Art Carpet

과감한 색상을 시도해보고 싶지만 가구나 인테리어에 적용하기에는 마음처럼 쉽지 않다. 그럴 때는 소품이나 계절의 변화에 따라 교체할 수 있는 카펫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유앤어스의 아트 카펫은 일반 카펫과 비교했을 때 보다 가벼우며 직조 방식이 아닌 겉면에 프린트를 입혀 제작되어 관리와 세탁이 손쉽다.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와의 협업 제품인 만큼 회화작품이나 태피스트리처럼 벽에 걸어 연출할 수도 있어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벽에 걸어 연출하면 허전한 벽면도 채워주고 미술 작품을 건 듯한 효과를 낼 수 있으니 참고할 것.

 

바닥에 깔린 컬러풀한 색감의 러그는 WGNB 백종환 디자이너의 ‘유 메이 올소 라이크 You May also Like’, 원형 러그는 일러스트레이터 오하이오의 ‘스프링 이즈 커밍’, 천장에 걸린 러그는 김민범 작가의 ‘애프터눈’으로 모두 유앤어스에서 판매.

 

 

식탁을 수놓은 옛것의 미학

집에 지인을 초대하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때에도 어떻게 테이블을 세팅하느냐에 따라 식사 시간이 즐거울 수 있다.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기프트숍 하우스윤이 블랙&그레이의 모던한 식탁에 전통 식기와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조화롭게 세팅해 1인 테이블을 연출했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지리산 지역의 전통 기법으로 제작된 김전욱 작가의 거믄 목기와 이와 대조되는 윤그릇의 실버 식기가 인상적이다. 여기에 양유완 작가의 와인잔과 허명욱 작가와 윤그릇이 협업한 옻칠을 입힌 녹그릇이 더해져 색상이 더욱 풍성해졌다. 자칫 심심할 수 있는 블랙&실버 사이로 명도와 채도를 맞춘 컬러 옻칠 녹그릇을 더해 서로를 돋보이게 하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거실에서 찾은 고전적 아름다움

독일 하이엔드 주방 가구 라이히트를 비롯해 노빌리아, 코아, 이탈리아 주방 가구 발쿠치네 등을 소개하는 갤러리 D&D의 쇼룸에서 우리의 고전적 아름다움이 담긴 공간을 마주했다. 전통 장작가마에서 구워내 특유의 자유분방함이 느껴지는 광주요의 분청화기 작품이 모던한 리빙룸과 조화를 이룬다. 장식을 최소화한 간결한 라인이 특징인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코아의 제품과 고전적인 매력과 함께 모던한 형태를 지닌 분청화기가 서로 대조되면서도 자연스레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는 공간에 식물을 배치해 생기를 불어넣었다.

 

시각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유연성까지 추가된 벨기에 몰딩 브랜드 올락 데코 ORac Déc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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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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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떠나는 여행

가족의 시간을 채워주는 단독 주택

가족의 시간을 채워주는 단독 주택

 

스튜디오 코나 백예진 소장의 집은 자연을 벗삼아 여행의 설렘과 낭만을 건넨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테라스. 원래 차고였던 공간에 폴딩 창문을 만들고 아늑하게 꾸며서 테라스로 만들었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함께 사는 반려견 겨울이도 몹시 좋아하는 공간이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스튜디오 코나의 백예진 소장은 사무실과 가까운 곳으로 최근에 이사했다. 아이들을 위해 직접 설계한 이전 집처럼 이번에도 단독주택이다. 기존에 있던 집을 백예진 대표의 스타일로 리모델링했는데, 완전히 새로운 집이 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대문과 담벼락은 새로 만들었어요. 원래 이 집은 길가에서 바로 현관으로 진입이 가능했거든요. 사생활도 보호하고, 집의 경계가 필요했기 때문에 문과 담을 만들었죠. 현관으로 들어오기 전에 지나는 앞쪽 공간은 원래 차고였지만 테라스로 만들었고요.” 백예진 대표가 집을 소개했다.

 

버려진 마당 한 켠은 수영장이 됐다. 벽을 세워 외부에서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했다. 벽 일부를 원형으로 뚫어 답답함을 해소한 점도 영민하다.

 

1층에 위치한 주방. 대부분의 가전은 빌트인으로 설치했고, 세로로 긴 픽스창을 만들어 아이들이 수영장에서 노는 모습도 볼 수 있고, 빛도 잘 들어온다.

 

언덕배기에 위치해 전망이 좋은 이 집은 조금씩 톤은 다르지만 베이지색과 회색이 섞인 따뜻한 색감의 스페셜 페인팅으로 집 안 전체를 마감했고, 장식적인 요소는 최소화했다. 백예진 소장은 각 층마다 지니고 있는 매력을 최대한 살려 집이 지닌 본연의 장점이 드러날 수 있도록 했다. 1층에는 주방과 다이닝 공간이 자리잡았다. 벽에 녹색빛이 감돌 정도로 창문을 통해 우거진 나무들을 볼 수 있다. 그녀는 “손님이 왔을 때 주로 모이는 곳이 주방이기도 하고 장을 보거나 퇴근했을 때 가장 먼저 들어서는 곳이 주방 쪽이에요. 마당의 조경이나 아이들이 수영장에서 노는 것도 수시로 볼 수 있고요. 1층은 조도 때문에 어두울 수 있지만, 창문과 픽스창을 곳곳에 만들어 빛이 은은하게 잘 들어와요”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차고였던 외부 공간은 테라스로 탈바꿈했고 방치돼 있던 뒤쪽 마당은 샤워 시스템을 갖춘 수영장이 됐다. 특히 테라스에는 액자처럼 풍경을 잘 바라볼 수 있도록 가로로 긴 창문을 만들었고, 폴딩 시스템을 적용해 시야의 방해를 최소화했다.

 

부술 수 없는 내력벽은 모서리를 둥글게 굴려서 오히려 포인트가 됐다.

 

손님이 오면 가장 오래 머무는 다이닝 공간.

 

높은 천고를 살려 계단 공간에 라인 조명을 설치한 2층에는 아이들 방과 부부의 침실이 있다. 한창 활동적인 나이의 아이들을 위해 복층 구조의 방을 하나씩 만들었고, 복층은 서로 통할 수 있게 만들어 재미를 더한다. 부부 침실은 도심의 풍경을 적극 끌어들였다. 별다른 그림 작품을 걸지 않아도 될 만큼 방 안에 들어서면 고즈넉한 강북의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부드럽게 돌아가는 실링팬과 심플한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여행지의 호텔에 온 듯 여유롭고 이색적이다.

 

방 안에 들어서면 큰 창문을 통해 펼쳐지는 풍경에 감탄이 나온다. 이런 풍경 덕분에 부부 침실에는 별다른 장식 없이도 방 안이 꽉 차는 느낌이다.

 

아이들 방은 똑같이 복층 구조다. 다락방 같은 위층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터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바라본 모습. 미니멀한 건축과 잘 어울리는 라인 조명을 설치했다.

 

하지만 이 집의 백미는 지하다. 보통 지하층은 홈시어터 공간이나 창고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백예진 대표는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구조상 지하라고 하지만 반대편에서 바라보면 지상이고 큰 창문 덕분에 빛이 잘 들어온다. “아무래도 위층보다는 빛이 덜 들기 마련이라 바닥을 좀 더 밝게 마감했어요. 지하층은 가족 모두의 공간이에요. 가로막힌 기둥이 없어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고요. 벽면에는 간이 주방도 있어요. 그리고 반대편에는 서재와 욕실을 만들었죠. 서재와 욕실이 마주보고 있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서재 테이블에서 바라 보는 욕실이 이국적인 휴양지에 온 것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백예진 대표는 지하층이 이 집의 메인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이 집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넓은 욕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나무 덕분에 마치 숲속에 있는 욕실처럼 느껴진다. 오른쪽에는 간단한 사우나 시설도 만들었다. 백예진 대표가 서재에서 욕실을 바라보는 것이 힐링이 된다고 말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거실이나 가족 모두 애용하는 가족실. 영화도 보고 아이들이 공놀이도 하는 거실 역시 큰 창문을 만들어 바깥의 풍경을 적극 끌어들였다.

 

욕실 유리는 스마트 글라스로 시공해 프라이빗하게 사용할 수 있고 자잘한 물건 때문에 지저분해지기 쉬운 서재의 정리를 위해 수납공간을 벽면에 만들었다. 눈에 거슬리는 물건 없이 집 안이 늘 깔끔한 것은 오랜 경함과 노하우에서 얻은 이런 소소한 아이디어 덕분이다. 이전에도 단독주택에 살았던 백예진 소장에게 새로운 이 집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물었다. “이전 집도 기능적으로는 만족하는 좋은 집이었어요. 지금 집은 마당은 작아졌지만 대신 조망이 참 좋은 ‘뷰 맛집’이죠. 또 그동안 비용적인 면에서나 실용적인 부분 때문에 시도해 보지 못했던 소재를 마음껏 사용해볼 수 있었어요. 앞으로 하게 될 공간을 위한 실험실이 됐다고 할까요(웃음).” 그녀의 대답과 더불어 이곳은 집이 일상의 설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누군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감흥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나지만 스튜디오 코나 백예진 소장의 가족은 매일 집으로 여행을 떠난다.

 

욕실과 맞닿아 있는 서재. 노트북이나 자잘한 물건들 때문에 쉽게 지저분해지기 쉬운 서재를 깔끔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뒤편에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부드러운 아치 형태의 서재 입구.곡선의 계단 난간과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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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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