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헤리티지

피에르 폴랑의 디자인 유산

피에르 폴랑의 디자인 유산

 

모더니즘 가구의 대명사 피에르 폴랑의 유산이 이어지는 공간 속으로.

 

1969년 10월 국가에서 관리하는 가구 수납고인 모빌리에 나쇼날 Mobilier National을 방문한 조르주 퐁피두 프랑스 대통령은 이탈리아가 모던 가구 시장을 독점하지 않도록 프랑스도 디자인 연구에 집중할 것을 당부하면서 엘리제 궁에서 사용할 새로운 가구를 의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엘리제 궁 1층을 새롭게 단장할 가구 디자이너가 공식적으로 선임된다. 그가 바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모더니즘 가구의 대명사 피에르 폴랑 Pierre Paulin이다. 비록 2009년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수 많은 디자인은 그의 아내 마이야 폴랑과 아들 벤자민 폴랑 그리고 며느리인 알리스 르모안이 이끄는 가족 프로젝트 ‘폴랑 폴랑 폴랑 Paulin Paulin Paulin’에 의해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생산과 보존이 유지되고 있다.

 

빅 Big C 소파, 문 Moon 테이블의 둥근 라인과 직선의 계단이 형성하는 콘트라스트. 오렌지색과 대비를 이루는 파란색 그림은 미국 작가 래리 벨 Larry Bell의 작품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폴랑’이라는 이름은 이제 세상에 없는 오마주의 대상이 되었어요. 제 입장에서 디자인은 여전히 숨 쉬고 있고 사라지지 않는 존재인데, 그렇게 죽은 사람 취급하며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싫었죠. 그래서 ‘폴랑 폴랑 폴랑’이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메아리처럼 멀리 퍼져나가는 듯한 단어의 반복은 세대 간 계승을 의미해요. 사람들은 저와 아내, 어머니 세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착각하곤 하는데 그런 의미는 전혀 아니고요.” 벤자민과 알리스 부부는 지난해 파리 12구의 주택으로 이사하면서 파리+아트바젤 기간 동안 집의 일부 공간을 현대미술 전시를 위해 외부에 공개했다. 파리에서 보기 드문 현대식 주택 건물에 폴랑 가구로 채워진 내부는 당시 가장 주목받는 전시로 입소문을 탔는데, 그도 그럴 것이 피에르 폴랑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한번에 이만큼 많이 볼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막내딸을 안고 있는 벤자민 폴랑과 그의 아내 알리스 르모안.

 

그리고 작년 가을 이후 다시 방문한 이곳은 가구의 배치가 조금 바뀐 것과 2살짜리 막내딸을 안고 편안한 복장으로 맞이해준 부부의 모습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전설적인 유산이 내뿜는 모던한 아우라가 감탄사를 이끌어냈다. 대문을 열고 중전을 지나 건물로 들어서면 1층은 주방과 거실, 2층은 사무실, 3층은 가족 침실이 있는 구조다. 지하에는 영화를 볼 수 있는 프로 젝션룸과 여러 손님과 만찬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1980년, 프랑스 건축가 피에르-루이 팔로치 Pierre-Louis Faloci와 장-미셸 빌모트 Jean-Michel Wilmotte에 의해 지어진 이 건물은 장-미셸 빌모트가 42년간 거주했으며, 최근 빌모트로부터 이 집을 구입하면서 지금은 폴랑 가족의 쉼터가 되었는데 여기에는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다.

 

각 층으로 연결되는 직선 계단이 보여주는 공간 분할로도 팔로치와 빌모트가 설계한 건물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거실에 놓인 베이지 빅 C 소파와 파란색의 클럽 Club C, 노란색 F572 의자의 조화가 아름답다.

 

알리스가 가장 선호하는 현관의 모습. 벽난로 앞 데클리브 Déclive n°3 롱 체어에 보내는 시간을 좋아한다.

 

거실 계단 아래 책장 옆 공간에 타피-시에주 소파를 놓아 아이들이 편안하게 독서와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사를 위해 집을 알아보던 중 알리스가 이 집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찾아 가보니 신기하게도 어릴 적 놀러가본 친구네 집이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친구의 아버지가 살고 계셨던 거였죠. 훌륭한 건축가가 지은 건물인 만큼 우리가 원하는 구조와 공간을 갖추고 있어 바로 이사를 결정했고 약간의 리노베이션을 거쳐 아주 만족스럽게 지내고 있어요.” 빅C, 베이비 C 소파를 비롯해 많은 의자가 놓인 거실은 벤자민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며, 알리스는 빛이 잘 드는 현관의 벽난로 옆 롱 체어에 기대어 있는 걸 선호한다.

물론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야외 중전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곳에는 2014년 마이애미에서 열린 루이 비통 전시 때 제작된 마이애미 Miami 테이블이 있어 가족이 모두 이곳에 둘러앉아 놀이와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거실 책장 앞 타피-시에주 Tapis-Siège 소파 위에서 자유롭게 뒹굴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도 이 집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광경이다. 타피-시에주는 프로토타입이 퐁피두 센터에 소장되어 있고 피에르 폴랑 살아생전에 제품화되지 않은 디자인이기 때문에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세 명의 자녀와 함께 생활하는 지극히 사적인 가족 공간이지만 이전에 전시를 선보였던 것처럼 일부 공간은 외부에 공개해 피에르 폴랑 가구가 실생활에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주려는 계획도 이들 부부는 가지고 있다. 하지만 쇼룸으로 불리거나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장소가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 폴랑 폴랑 폴랑 프로젝트의 목적은 피에르 폴랑 디자인의 가치를 오래동안 지속시키는 것.

 

알파 Alpha 소파, 알파 클럽 Alpha Club 체어와 로자스 Rosace 커피 테이블을 매치했다. 벽에는 한지에 골드 페인팅한 프랑스 작가 베르나 오베르탕 Bernard Aubertin의 작품을 걸었다.

 

프로젝션룸에는 듄 앙상블과 붉은색 엘리제 조명을 놓았다. 가족들이 정기적으로 이곳에 모여 영화를 관람한다. 뒷면의 사진은 독일 사진가 칸디다 호퍼 Candida Hofer가 찍은 루브르의 모습이다. 사진 속 원형 소파 역시 피에르 폴랑이 디자인했다.

 

듄 앙상블 Dune Ensemble 반대편으로 피에르 폴랑의 빈티지 제품인 뮐티모 Multimo 소파와 엘리제 테이블이 보인다. 그림은 스웨덴 작가 벵트 린드스트룀 Bengt Lindström의 작품.

 

노란색 캬테드랄 Cathédrale 테이블, 파란색 F050 의자와 어울리는 스위스 작가 필립 데크로자 Philippe Decrauzat의 작품. 책장은 모듈 렉탕글 Module Rectangle.

 

그래서 직접 운영하는 공방 제작 시스템을 통해 무분별한 생산과 판매를 차단하고, 유통 역시 가치를 알아보는 사용자에게만 갈 수 있도록 구입 목적과 제품이 놓일 장소까지 세세히 알아본다고 한다. 마치 갤러리에서 예술 작품을 다루듯 말이다. 그렇다고 이를 편협한 운영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전 세계를 이동하며 전통 가옥에 폴랑 가구를 전시해 체험할 수 있는 ‘템포러리 Temporary 홈’ 프로젝트는 작년 일본을 시작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다음은 멕시코를 염두에 두고 있다. 판매실적을 높이는 것이 아닌 가치를 높이는 방법으로 벤자민과 알리스는 자신들의 다음 세대와 그 다음 세대로까지 아버지 피에르 폴랑의 디자인 유산이 명성과 함께 이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중정을 통해 바라보는 거실의 창

 

대문을 열고 중정에서 집 안으로 들어올 때 보이는 현관 모습.

WEB paulinpaulinpaul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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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양윤정

포토그래퍼

Jean-Pierre Vaillancou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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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담는 함

뮤지엄한미에서의 시간 여행

뮤지엄한미에서의 시간 여행

 

성년을 맞은 한미사진미술관이 그동안 쌓아온 시간과 사진 예술의 확장을 꿈꾸며 ‘뮤지엄한미’로 새롭게 태어났다. 압축된 시간과 그 밀도의 힘으로 가득 찬 공간은 자체로 반짝거렸다.

 

해가 중천을 넘어갈 즈음, 뮤지엄한미 2층에는 빛의 태피스트리가 펼쳐진다. 강운구, 주명덕 사진가가 기증한 LP 음반이 벽을 장식했다.

 

고즈넉한 풍경과 다정한 분위기가 마음을 설레게 하는 삼청동길을 한가로이 산책하다 보면 그 길의 끝자락, 우리나라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 ‘뮤지엄한미’를 만나게 된다. 본래 한미사진미술관 별관이 있던 곳 바로 옆이다. 밝은 색 벽돌로 올린 네모반듯한 건물이 북악산 자락의 풍경과 어우러져 원래 그 자리에 있은 듯 자연스럽게 자리했다. 단정하고 깔끔한 인상을 주는 여러 개의 건물은 바깥에서 보면 분명하게 구획되어 있지만, 실내로 들어오면 각각의 건물이 하나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세 개의 동이 3차원으로 교직하는 구조는 흐름에 따라 관람객으로 하여금 순환하게 하는 기오헌 건축사사무소 민현식 건축가의 설계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중정인 물의 정원이 있다. “미술관이란 특성상 관람객을 수용해야 하는 공공성을 띠어요. 강압적으로 동선을 제한하기보다 좀 더 자유롭게 영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어요.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물의 정원을 중심축으로 선회하는 동선은 작품뿐만 아니라 건물 전체를 향유할 수 있게 합니다.” 뮤지엄한미의 김지현 학예연구관이 말했다.

 

푸른 하늘 아래 북악산과 조화롭게 자리한 뮤지엄한미.

 

삼청동은 한옥보존구역과 자연경관보존구역 등 각종 건축 규제가 엄격한 편이다. 특히 고도제한구역으로 지정돼 높이 8m가 넘는 건물은 지을 수 없다. 뮤지엄한미 역시 최대 높이가 7m로 제약을 받았지만, 모든 건물에 박공지붕 양식을 차용해 최대한 공간감을 살렸다. 책을 엎어놓은 모양처럼 뾰족한 지붕은 뮤지엄한미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이다. 전시가 시작되는 1전시실은 미술관의 높은 층고를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박공지붕 형태를 잘 드러낸다. 휴먼 스케일을 넘어선 이곳은 시간과 공간이 규정되지 않은 확장된 장소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절로 압도 되는 공간 속에서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생각과 영감까지 무한히 확장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최대 층고 7m를 자랑하는 전시실. 실내에서도 박공지붕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역사의 장면들이 프레임 안에서 꿈틀거린다.

 

이어지는 전시실에서는 뮤지엄한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개방 수장고를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의 역할은 전시뿐만 아니라 소장품 수집과 작품의 보존 및 연구까지 포괄한다. 이런 이유로 한미사진미술관이 지난 20년간 수집한 2만여 점에 달하는 사진 소장품의 보존을 위해 국내 최초로 저온 수장고와 냉장 수장고를 구축했다. “우리 미술관 소장품 중에는 빈티지 사진이 많아요. 역사적 가치가 큰 작품들이지만 대개 이미 수명이 지나버렸죠. 그렇지만 지금 상태로라도 최대한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도록 사진에 최적화된 설비를 갖췄습니다. 15℃에 상대습도 35%의 저온 수장고에서는 150년을, 5℃에 상대습도 35%의 냉장 수장고 에서는 500년 이상의 수명이 보장돼요.” 현재 전시 중인 작품으로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사진을 도입한 황철이 촬영한 1880년대 사진부터 고종의 초상 사진, 흥선대원군의 초상 사진 원본이 있다. 교과서나 미디어에서 누구나 한 번쯤 봤을 법한 익숙한 사진들이다.

 

유리 벽을 통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개방 수장고.

 

 

실제로 이들 사진은 실온에서는 전시될 수 없다. 빛과 온도, 습도에 예민해서 쉽게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귀중한 작품을 수장고 문을 걸어 잠그고 냉장고 안에서만 유폐시킬 수는 없는 노릇. 뮤지엄한미는 저온 수장고의 한쪽 벽을 유리로 개방해 전시장과 연결된 개방 수장고를 만들었다. 이처럼 개방 수장고는 일반 대중의 시선이 역사적인 작품에 가까이 닿을 수 있게 하려는 뮤지엄한미의 상징적인 전시 장치일 것이다.

 

멀티홀에서 바라본 실내 브리지.

 

지하 1층 멀티홀은 공간의 목적이나 사용을 규정하지 않은 열린 광장으로 기능한다. 영상과 사운드를 수용하는 공간으로 대형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7m 높이의 전시 벽과 콘서트홀에 뒤지지 않는 음향 설비를 갖췄다. 공연과 음악회, 아티스트 토크, 영화 상영 등 어떠한 형태의 프로그램도 수행할 수 있다. 2층은 다목적 공간으로 구성했다. 자연광을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천장을 오픈하고 외관은 목재 루버를 박공 형태로 마감했다. 내부는 볼트 구조체 양식으로 장식해 천장에 있는 갖가지 복잡다단한 선이 조형적으로 교차하도록 유도했다.

 

1층에서 내려다본 멀티홀에서는 전시 프로그램에 따라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점심이 지나 해가 뉘엿뉘엿 질 즈음, 빛과 그림자의 향연이 펼쳐져요. 휘황찬란한 패턴이 온 벽과 바닥을 화려하게 채색하죠. 이 공간에 가만 앉아 해가 완전히 넘어갈 때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흐름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평온해져요. 민현식 건축가는 여기를 빛의 태피스트리로 물들이겠다고 말했습니다.” 뮤지엄한미는 미술관 하면 떠오르는 화이트 큐브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끊임없이 관람객과 반응하며 소통하는 하나의 유기체와 같다. 오는 4월 16일까지 열리는 뮤지엄한미 삼청 개관전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1929~1982>에서 전시된 작품 역시 미술관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라운지 뒤로 보이는 물의 정원.

 

사진은 시간을 기록하고, 시간은 쉼 없이 흘러 오늘까지 이어졌다. 역사의 한 장면을 포착한 사진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눈 앞에 자르르 펼쳐지고, 관람객은 시간 여행하듯 직접 작품 앞을 걸어다니며 그 흐름을 짚어나간다. 역사의 장면과 과거의 기록, 어린 나의 기억과 지나간 날의 추억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뮤지엄한미는 그런 시간이 모인 소중한 보물 상자가 아닐까.

 

분명하게 구획된 각각의 건물은 실내에서 모두 하나로 이어진다.

 

 

뮤지엄한미를 설계한 건축가 민현식은 서울대 건축과를 졸업하고 한국 현대 건축의 선구자 김수근과 원도시 건축 연구소의 윤승증 문하에서 건축을 수련하고 실무를 익혔다. 1992년 민현식 건축연구소 기오헌 寄傲軒을 설립하여 독자적인 건축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의 전통사상과 전통건축에서 도출한 ‘비움의 구축’이란 독창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건축적 실천에 몰두했고, 공간대상 건축상과 김수근 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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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YOUR HOME GYM ②

다양한 홈트레이닝 인테리어 아이디어 ②

다양한 홈트레이닝 인테리어 아이디어 ②

 

건강한 삶을 위해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장소는 더 이상 헬스장으로 제한되지 않는다. 거실, 서재, 드레스룸 등 집 안 곳곳이 홈트를 위한 공간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국내외 12명의 인테리어 전문가가 미적 감각을 더해 완성한 개성 있는 홈 짐을 살펴보자.

 

골퍼를 위한 패밀리룸

© Katemarkerinteriors

골프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사적인 퍼팅 존을 꿈꿔봤을 것이다. 미국 일리노이 주 배링턴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케이트 마커 Kate Marker는 골퍼를 위한 패밀리룸을 완성했다. 커다란 가죽 소파와 사이드 테이블, 러그 등으로 얼핏 평범한 거실처럼 보이지만, 기존보다 한두 단 낮은 작은 선큰을 만들어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퍼팅 존을 만들었다. 단순히 운동만을 위해 분리된 공간이 아닌 거실 내에 퍼팅 존을 만듦으로써 휴식과 취미 활동을 동시에 가능토록 한 것. 손님들이 드나드는 메인 거실에 적용하기 부담스럽다면 서브 거실이나 서재 등의 알파룸에 적용해봐도 좋겠다.
WEB www.katemarkerinteriors.com

 

퓨처리스틱 피트니스

© BODES studio

체코 프라하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보즈 Bodes는 어두운 공간을 유니크한 조명으로 장식해 미래지향적인 인테리어를 선보였다. 사각형의 천장 테두리를 따라 은은하게 발산하는 분홍색 간접조명이 마치 우주선 내에 있는 체육관을 떠올리게 한다. 측면에는 커다란 창이 있어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을 온전하게 받아들이고, 직관적인 선과 도형으로 이루어진 각종 운동 도구와 첨단 디자인의 트레드밀이 미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차분한 톤의 벽과 미끄럼 방지 기능의 바닥은 시선을 부산스럽지 않게 만들어주며,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홈 짐을 만들고자 하는 장소가 다소 좁다면 한쪽 벽면을 전부 거울로 마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좁은 공간을 두 배로 넓어 보이게 연출하면서도, 조명과 창문의 개수가 많아 보이는 효과가 있어 더욱 밝고 쾌적하게 완성할 수 있다.
WEB bodesstudio.com

 

안전과 공간 확보를 책임지는 오픈 수납

크고 단단한 철과 덤벨로 가득 찬 회색빛 헬스장에서도 스타일을 놓칠 수 없다. 무거운 쇠만 봐도 심장이 뜨거워지는 헬스 중독자라면 각종 운동 도구와 기구를 가리고 숨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터. 손쉽게 넣고 뺄 수 있으면서도, 가지런히 정리된 인상을 주는 오픈 수납형 가구는 홈 짐에 최적화된 아이템이 아닐까. 몬스트럭쳐 모듈러 시스템 큐브는 폴딩 자전거를 수납하거나, 라켓이나 축구공 등의 스포츠 용품을 보관할 수도 있으며 스트랩과 벨트, 운동화 등 보조 장비를 정리하기에도 유용하다. 지금까지 벽에 걸거나 기대어두는 것이 불안했다면 오픈 수납형 가구를 이용해볼 것. 수납은 안전과도 직결된다. 아무렇게나 바닥에 내려놓은 단단한 기구로 인해 자칫 부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 이로써 호텔의 트레이닝룸이나, 쇼룸을 보는 듯한 정돈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전한 운동과 쾌적한 환경을 위해서도 수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WEB monstructure.com

 

예술이 숨 쉬는 홈 짐

© Marea Clark © Isabelle Eubanks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마레아 클라크 Marea Clark는 헬스장이 갖춰야 할 기본 요소는 가져가되 기능적이면서도 날렵한 인테리어를 구상했다. 시각적 안정감과 몰입도를 위해 차분한 그레이 컬러로 벽면을 칠했으며 다른 한쪽에는 대형 거울을 설치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미국의 전설적인 배우 말론 브란도의 흑백사진. 마레아는 예술적 감각을 불어넣기 위해 사진 작품을 선택했다. 이외에도 운동 시간의 지루함을 덜어주는 TV를 벽면에 매립하고 각종 운동 기기와 타월, 텀블러 등을 보관할 수 있는 낮은 나무 선반 그리고 평행 발레봉을 달아 격한 유산소운동 뒤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사용자의 운동 동선을 고려했다.
WEB mareaclarkinteriors.com

 

정원을 바라보는 야외 운동실

야외 정원이 딸린 주택에 거주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아이디어다. 건설회사를 이끌고 있는 박대선 씨는 사각형의 콘크리트 박스 안에 정원을 쉽게 넘나들 수 있는 야외의 열린 운동실을 마련했다. 정원을 바라보고 있어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자연의 싱그러움과 햇살을 받으며 휴식을 취하기에 더없이 좋다. 또 풋풋한 향이 감도는 편백나무로 마감해 더욱이 힐링 같은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옷걸이의 용도로 출시된 헤이의 훅을 벽면에 달아 각종 운동 시 필요한 소품을 보관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여유 공간이 없다면 차고를 개조해 개방적인 운동실을 만들어봐도 좋겠다.

 

스타일별로 구획 나누기

© Carly Madhvani © NW3 Interiors

영국 런던 북부에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NW3는 운동이 절로 하고 싶어지는 인테리어를 제안한다. 홈 짐은 365일 24시간 문을 닫지 않는 체육관이다. 일상 곁에 운동이 언제나 함께하려면 기능뿐만 아니라 심미적인 부분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SNS에 #오운완 사진이라도 찍어 올리려면 말이다. NW3는 공간 전체를 3등분으로 구획해 3분의1은 플레인, 3분의1은 패턴, 3분의1은 텍스처로 구성했다. 부드러운 갈색 석고 벽과 헤링본 무늬의 원목 마루, 노출된 벽돌 벽이 그것. 밀집된 도시의 번잡스러움과 과격한 운동으로 인한 체력 소모로부터 차분하고 안정된 마음을 유지하도록 도움을 주는 인테리어다. 환기를 위해 공기가 잘 통하는 벽돌을 사용했고, 측면엔 창을 냈다. 무거운 운동기구에도 내구성이 좋은 패턴이 있는 원목 마루를 시공했고, 마루 밑에는 방음재를 덧대어 층간 소음에도 신경 썼다. 조명 역시 밝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요가나 명상에도 적절한 조도를 유지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원목 운동기구 브랜드 노르드 Nohrd의 제품을 사용해 통일감을 주었다.
WEB nw3interiorsltd.com

 

운동의 완성은 휴식

© Cass + Nico Studio © Bess Friday Photography

샌프란시스코의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 카스+니코 스튜디오는 홈 짐에서 운동과 휴식의 균형을 강조한다. 나의 건강과 쉼을 위한 장소인 만큼 기능과 미학,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간 전체에 꽃이 그려진 패턴 벽지를 사용했다. 추상적인 꽃은 이곳을 대변하는 패턴으로 액션, 움직임, 아름다움의 균형을 담았고 공간 구성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오크 선반과 콘솔을 설치했다. 발레 바가 있는 벽면 반대쪽에 화이트 오크 선반을 달아 기능적이면서도 미학적인 장식을 완성한 것. 선반 위에는 오브제를 올려두어 장식했고, 그 아래에는 빈티지 가죽 펀칭백을 두어 언제든지 운동을 하다가도 편히 앉아 쉴 수 있도록 했다. 음악을 듣고 책을 읽거나, 숨을 고를 수 있는 휴식까지도 운동의 연장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WEB cassnico.com

 

CREDIT

에디터

어시스턴트 에디터

강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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