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 시설의 아동은 만 18세가 되면 국가의 보호가 종료돼 시설을 떠나야만 한다.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청년들을 위해 종킴디자인스튜디오가 발벗고 나섰다. 공간 디자인의 힘을 믿는 이들이 함께 모여 자립 청년들의 공간을 무료로 리모델링하는 자원봉사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사연을 응모 받고, 공간을 선정하고, 시공하는 데에만 두 달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공간은 동작구 청운보육원에서 운영 중인 임시 청년거주시설.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잠시 거쳐가는 곳으로, 현재는 세 명의 청년이 거주 중이다.

“보호종료 아동들이 시설을 떠나 집을 얻는 과정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요. 저희는 거주 공간을 원동력으로 삼아 사회에 첫발을 잘 내디딜 수 있도록 응원하는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일회성이 아닌 정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프로젝트를 총괄한 김종완 대표의 말이다. 기존 공간은 노후화가 심한 욕실, 곰팡이 핀 벽지 등으로 인해 다소 열악한 환경이었던 것이 사실. 3천만원이라는 한정된 예산에서 공간 리모델링과 가구까지 바꿔주기 위해 오랜 시간 발품을 팔았고,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과감한 컬러 사용을 택했다. 입주 당일에는 스튜디오 문을 닫고 25명의 팀원이 총출동했다. 아침부터 시작된 고된 스케줄이었음에도 팀원들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고, 문 밖으로 끊임없이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이케아에서 픽업한 가구를 조립하고 청소를 하는 데만 반나절이 소요됐다. 공간 곳곳 패브릭과 식물로 포인트를 더하자 집 안에 온기가 제법 돌기 시작했다. 환골탈태한 공간을 처음으로 마주한 청년들의 얼굴에도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좋은 공간이 이룩할 변화의 시작이 벌써부터 전해지는 듯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