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을 사는 부부를 위한 평화로운 안식처. 호주의 대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유기적 디자인과 올리브 톤 헴프 마감이 집 안팎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며, 가족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차분한 공간을 완성했다.
호주의 건축 스튜디오 스테이트 오브 킨 State of Kin이 서호주 수비아코 Subiaco의 유서 깊은 보존 지역에 위치한 집을 선보였다. 겉보기에는 단층처럼 보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서면 낮아진 바닥과 유려한 유리 천장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빛의 흐름 속에서 숨겨진 깊이와 여유로움이 드러난다. 이 집은 의사와 IT 전문가로서 바쁜 일상을 보내는 부부와 그들의 부모님을 위한 평온한 안식처로서 채광과 개방감이 가득한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부부의 꿈은 단순했다.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따뜻한 공간, 그리고 일상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차분하고 고요한 집을 원했다. 또한 낭비되는 공간 없이 가족과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는 열린 구조를 원했다. 프로젝트를 이끈 스테이트 오브 킨의 디렉터인 아라 살로몬 Ara Salomone과 알렉산드라 프렌치 Alessandra French는 과거의 전통적인 코티지 비율과 부피를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시대의 감각을 담아낸 유려한 평면을 완성했다.
외관에는 자연의 색을 닮은 올리브 톤의 헴프 외장재가 사용되어, 집을 감싸는 두 그루의 페퍼민트 나무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헴프 렌더는 3D 렌더링에 필요한 전통적인 플라스터 재료와 대마 줄기를 이용한 헴프 섬유를 결합한 것으로서, 자연적이고 원초적인 미적 감각을 유지하면서도 기능적 속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비율과 조합을 실험했다. “다양한 환경에서 마감재의 색조가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색상 연구를 진행했어요. 열 저항성과 방수성, 다양한 날씨 조건 등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평가했습니다.” 집의 모든 마감은 자연적인 흐름 속에서 이어지도록 세심하게 처리했으며, 주방 조리대부터 샤워실과 욕조까지 동일한 플라스터 마감이 적용되어 통일감을 더했다. 헴프 렌더는 단순히 미적 요소를 넘어서, 뛰어난 열 조절 능력과 냄새 흡수력, 음향 성능을 갖추고 있어 집을 한층 더 편안하게 만든다. 마치 집이 그 자체로 살아 숨쉬며, 시간에 따라 변하는 빛에 반응하는 듯했다.
실내는 산화된 콘크리트 슬래브와 브러시드 스테인리스 스틸, 자연석, 그리고 따뜻한 월넛 목재로 구성되어, 미니멀하면서도 감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재료들은 각기 다른 질감과 색감으로 공간에 생동감을 부여하며, 빛과 함께 어우러져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중앙 정원을 중심으로 배치된 공용 생활 공간은 햇살이 가득한 곳으로, 식물과 자연 바람이 자연스럽게 흐른다. 각 침실은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정원을 향해 열려 있어, 안팎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위층의 메자닌은 서재이자 게스트룸으로, 그 자체로 공간의 수직적 대화를 유도하며 집 안 곳곳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 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가구다. 클라이언트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매력을 가진 가구를 원했고, 이에 맞춰 패트리시아 우르퀴올라 Patricia Urquiola, 샬롯 페리앙 Charlotte Perriand, 요리스 포지올리 Joris Poggioli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공간에 조화를 이룬다. “조각적인 요소로는 맞춤형 아일랜드 벤치와 게릿 토마스 리트벨트 Gerrit Thomas Rietveld의 상징적인 ‘레드 앤드 블루 Red and Blue’ 의자를 두었어요. 이들은 집의 외관과 시각적 대화를 이루며 공간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특히 현지 예술가 엘르 캠벨 Elle Campbell이 제작한 4m 크기의 작품은 집 안에 생동감을 더하며, 예술과 삶이 함께 숨 쉬는 공간을 완성했다.
스테이트 오브 킨과 클라이언트의 신뢰와 소통이 빚어낸 이 주택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삶 속에서 평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안식처로 거듭났다. 이 집은 열린 구조 속에서 가족을 이어주고, 차분한 아늑함 속에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담아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