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레트로 감성과 현대적 요소가 어우러진 집. 빈티지의 따뜻함 속에 시간이 멈춘 듯 편안한 여운을 남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의 바이런 베이에 위치한 적벽돌 주택은 마치 시간여 행을 떠나 온 듯한 느낌이다. 시드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YSG 스튜디오는 해변가 오래된 집에 다양한 시대의 빈티지 스타일을 불어넣었다. 무거운 목재 구조와 1970년대 레트로 감성이 어우러져,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 느긋한 유토피아를 꿈꾸게 한다. 이 집은 단순히 외부로 열린 공간이 아닌, 내부로 시선을 돌려 기억 속 향수와 연결된 감각적인 여정을 제공한다.
거실에 들어서면 1950년대 이탈리아의 우아함과 1970년대의 활기 넘치는 빈티지 가구들이 펼쳐진다. 클라이언트가 좋아하는 짙은 갈색과 빈티지 가구에 맞춰 레트로한 크롬 디테일을 더한 개성 있는 가구를 배치했다. 파리에서 들여온 초록색 체커보드 암체어는 창가 옆에서 은은한 빛을 받으며 마치 작은 갤러리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디렉터 야스민 고니엠 Yasmine Ghoniem은 빈티지 가구와 어울리도록 기존 화이트 하우스에서 벗어나 우드 톤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비치 하우스의 클래식한 경사 지붕이 돋보이는 거실이었어요. 1층은 무게감 있는 목재 요소를 사용해 시선을 공간에 집중시키고자 했습니다. 정면에 위치한 오래된 목재 창은 없애고, 원형 창문으로 리듬감을 줬어요.” 아이들 침실로 이어지는 프라이빗한 통로는 단순한 이동 공간을 넘어서 집 안의 이야기를 더해주는 듯하다. 사선형의 벽으로 재미를 주면서도, 거실과 다이닝에서 침실과 욕실의 출입구를 보이지 않게 감추는 역할도 한다.
주방은 단순한 요리 공간이 아니라 가족이 모여 웃음을 나누는 따뜻한 장소로 변신한다. 가족이 모일 수 있는 넓은 공간을 원한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따라 주방을 전면 개조해 크기를 두 배로 늘렸다. 반쯤 감춰진 갤리 주방에는 L자형 카운터를 추가해 배열을 길게 확장했다. 진줏빛 대리석으로 마감된 원형 아일랜드와 줄무늬 베니어 장식의 원목 수납장이 빈티지한 감성을 더하며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견고한 목재 기둥과 주방 수납장을 연결하는 크롬 난간은 옛날 스케이트 파크에서 영감을 얻었다. 아일랜드 주변에 둘러앉아 음료를 마시며 편히 기댈 수 있는 캐주얼한 공간을 상상하며 넣은 요소다. 메탈 소재는 맞춤형으로 제작한 크롬 수납장 손잡이로 이어지며, 부드러운 갈색 가죽과 분홍색 스티칭이 돋보인다. 맞은편에 위치한 거실의 아연 도금 강철 기둥은 두꺼운 목재 기둥을 대체해 빛을 반사시킨다. 다이닝 옆으로는 1970년대 스타일의 선큰 라운지를 구성했다. 사암색 마이크로 시멘트로 마감한 L자형 소파는 집 안의 중심이자 포근함을 상징한다. 부드러운 반짝임을 지닌 마감재는 바닥까지 이어지며, 주방의 벽과 천장, 마스터 스위트룸의 침대 머리맡, 게스트 욕실에서도 통일감을 준다. 높은 천장에 달린 커다란 달 모양의 유리섬유 조명은 맞춤 제작한 것.집의 고유한 독창성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했으며, 밤이 되면 은은한 빛으로 모두를 감싼다.
손으로 짠 폴리네시아식 벽걸이와 실크 벽지가 침실에 우아함을 더하고, 정사각형 테라코타 타일과 체크무늬 바닥재는 집 안 곳곳에 리듬을 부여하며 발길을 이끈다. 모든 패턴과 재료는 공간을 풍부하게 하고, 그 속에서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 이 집은 단순히 거주공간을 넘어, 과거의 향수를 현재의 삶 속에서 새롭게 풀어낸 예술적인 유토피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