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COMPLETE SERE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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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하고 흥분으로 가득한 일상으로부터의 휴식. 스튜디오 XAG의 젬마와 자비에는 밝은 젠 스타일의 집을 꿈꾸었다.
금색 나무를 사용하고 벽을 회반죽 도료로 심플하게 마감해 고요함을 채웠다.

집 뒤에 확장한 공간. 유리와 태운 나무로 만들었다. 테이블은 무토 Muuto, 리니아 Linea에서 구입. 벽에 길게 놓은 벤치는 돌로 만들었다. 

“좋은 책을 읽으면서 이 창 앞에 앉아 있는 걸 좋아해요.” 쿠션은 패브릭 자투리로 젬마가 만들었다. 주방 가구는 주문 제작, 오블리크 퍼니처 Oblique Furniture. 조리대 위의 나무 도마는 알렉산더 화이트 Alexander White. 나무 테이블은 주문 제작. 의자는 빈테리어 Vinterior.

오블리크 퍼니처에서 주문 제작한 떡갈나무 수납장이 주방을 금빛으로 채운다. 개수대는 인더키친 Inderkitchen. 상부장 위에 놓은 꽃병 컬렉션은 H&M 홈. 나무 도마는 알렉산더 화이트. 벽등 ‘일리오스 Illios’는 아틀리에 아레티 Atelier Areti. 아일랜드 바는 주문 제작. 찻잔은 리차드 우즈 Richard Woods. 높은 빈티지 타부레는 빈테리어.

젬마와 자비에는 클라이언트를 위해 선택하는 컬러풀한 디자인과 달리, 집에는 고요한 컬러를 사용하고 싶었다. 

여기 삼거리가 아니면 안 됐어요!” 젬마 루즈와 자비에 셰리프가 회상하며 이야기한다. 이벤트 디자인 에이전시 스튜디오 XAG를 함께 운영하는 부부는 첫아이 라파엘이 태어나자 새로운가족을위한집을갖고싶었다. 그리고그집을어디에서찾아 야 할지 알고 있었다. 바로 런던 클랩튼 Clapton 지역의 아주 뚜렷한 삼각 지대 안이었다. 그들은 특별히 넓고 천장이 높은 이 빅토리아 시대의 집에서살고싶었다. 인테리어에대해서도세세한아이디어를갖고있었다. 평상시 일할 때에는 시선을 사로잡는 컬러풀한 디자인을 선호하지만 집 인테리어는 뉴트럴 톤으로 구성해 평온하고 살기 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분 좋고 질리지 않는 집을 갖고 싶었어요. 집에서 오래 머물고 싶거든요.” 그들은 벽을 회반죽 도료로 마감했는데, 그 덕에 부드러움과 거친 마감의 불완전함이 주는 생동감을 얻을 수 있었다. 새 집에 대한 두 사람의 열정에 드리운 유일한 그늘은 “공사 기간을 너무 짧게 잡은 것!” 프라허&핀들레이 Fraher&Findlay의 건축가 조와 리지의 도움으로 부부는 완벽한 리노베이션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들은 지붕 층, 집 뒤와 옆 등 세 곳을 확장해 새 공간을 만들었다. 이 세 공간을 연결하기 위해 건축가는 패티오 역할을하는일본식작은정원, 쓰보니와 Tsubo-niwa를제안했다. “거의 모든 공간에서 정원을 볼 수 있어요. 빛의 우물 같은 공간이죠.” 작은 정원 이이집의젠스타일을부각한다.

“거실에 페인트를 칠하려고 했지만 결국에는 이 베이스 도료 컬러가 좋아서 그대로 두었어요.” 파란 카나페는 디자이너스 길드 Designers Guild, 또 다른 카나페는 가족 유산인데 카라반 Caravane 쿠션을 올려놓았다. 낮은 테이블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플로어 램프는 Made.com. 태피스트리는 라 르두트 앵테리외르 La Redoute Interieurs. 샹들리에는 엣시 Etsy에서 구입.

그래픽적이고 시크한 부부 침실. 침대 헤드보드는 패브릭 ‘그라피토 Graffito’(켈리 웨어슬러 Kelly Wearstler)로 주문 제작했다. 침구는 카라반. 담요는 이안 스노 Ian Snow. 펜던트 조명 ‘포마카미 Formakami’는 하이메 아욘 Jaime Hayon 디자인, 앤트래디션 &Tradition. 무라노 유리 벽등은 빈티지. 꽃병은 H&M 홈. 벽에 건 올라퍼 엘리아손 Olafur Eliasson의 설치작품 포스터는 테이트 모던 Tate Modern에서 구입. 검은색 타부레와 태피스트리는 라 르두트 앵테리외르. 부부 욕실에 있는 가구는 주문 제작. 개수대 ‘혼드 배솔트 오발 스톤 Honed Basalt Oval Stone’은 마블모자익스 Marblemosaics. 수전은 스튜디오 원 Studio One. 거울은 Made.com. 벽등은 다이크&딘 Dyke&Dean. 

암체어는 가족 유산. 쿠션은 H&M 홈. 담요는 콜드 피크닉 Cold Picnic. 화분은 다크룸 Darkroom.

기하학에 빠진 가족 욕실. 검은색과 흰색 대리석(카피에트라 Ca’Pietra)으로 마감했다. 욕조는 애스턴 매튜스 Aston Matthews. 수전은 애스트라 워커 Astra Walker. 벽등은 다이크&딘.

황동 프레임에 도자와 블로잉 기법으로 만든 무라노 유리 디퓨저가 달린 샹들리에 ‘피상리 Pissenlit’. 빌라리 Villari, 아르트메스트 Artemest에서 판매. 지름 100 ×높이 130cm. 가격 문의.

광택 마감을 한 대리석 타일 ‘몬탈치노 프라토 룩스 Montalcino Prato Lux’. 마르모 Marmo 컬렉션. 비사자 Bisazza. 24.8 × 24.8cm. 1㎡에 435유로.

패턴 있는 실크 쿠션 커버 ‘멜바 Melba’. 엘리티스 Elitis. 50 × 50cm. 155유로.

리넨과 면 침대 커버 ‘마호아 Mahoa’. 카라반. 170 × 260cm. 195유로.

스테인드 스틸과 열가소성 레진으로 된 주전자 ‘9093’. 마이클 그레이브스 Michael Graves 디자인. 알레시 Alessi. 지름 22 ×높이 22.5cm. 149유로.

벨벳 카나페 ‘스테비아 Stevia’. 알리네아 Alinea. 가로 213 ×깊이 102 ×높이 83cm. 1799유로.

높은 타부레 ‘미 루 Mi Lou’. 시트는 재활용 플라스틱, 다리는 열처리한 스틸. 그레고리 시버트 Gregory Cibert 디자인. 팁토 Tiptoe, 실베라 Silvera에서 판매. 지름 30 ×높이 66cm. 329유로.

CREDIT

에디터

베네딕트 드뤼몽 Benedicte Drummond

WRITER

발레리 샤리에 Valerie Cha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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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TIC C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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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라와 피에르는 마침내 메제브에 그들만의 오두막을 갖게 되었다. 듀오 건축가 프리드만&베르사체가 전통과 모더니티를 조합해 리노베이션한 오두막은 진부함과는 거리가 먼 알프스의 안식처이다.

유약을 바른 파이앙스 벽난로(세라미크 뒤 보졸레 Ceramiques du Beaujolais에서 주문 제작)는 이 오두막집(La Ferme Megeve, 렌트 가능)의 거실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이다. 암체어와 플로어 스탠드는 프리드만&베르사체. 낮은 테이블은 알프레드 뉴월 Alfred Newall. 태피스트리는 모리스&코 Morris&Co. 쿠션은 엘리티스 Elitis. 나무 기둥 아래의 콘크리트 버팀벽에는 산속 꽃이 그려져 있다.

메인 룸에 딸린 TV룸. 카나페 ‘졸리 21 Jolis 21’은 제즈+로브 Jehs+Laub 디자인, 아인리흐텐 디자인 Einrichten Design. 낮은 빈티지 테이블 트리오는 셀랑시 Selency.

빛이 잘 드는 테라스. 벤치는 소목장 디디에 빌랑셰르 Didier Villancher 제작. 쿠션과 낮은 테이블, 카나페 테이블은 앙젤 데 몽타뉴 Angel des Montagnes.

알레산드라와 피에르에게는 메제브 Megeve뿐이다. 다른 곳은 없다! 이 부부는 네 자녀와 함께 여름과 겨울이면 이곳으로 향한다. “메제브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어요.” 알레산드라가 말했다. 사람들을 기분좋게 하는 이탈리아인인 알레산드라는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는 일을 좋아한다.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는 곳도 이번 산속 오두막 프로젝트에 포함돼 있어요.” 이벤트 오거나이저로서 체계적인 그는 세기에 지어진 이 오래된 농가를 구입하자마자 건축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SNS에서 진정성과 모더니티를 결합한 델핀 베르사체와 비르지니 프리드만의 작업을 발견했다. “바로 제가 원하던 거였어요!” 세심하게 리노베이션한 나무 들보 외에도 듀오 건축가는 이 지역의 아이덴티티를 여럿 담아냈다. 바의 오닉스 상판은 급류를, 빨간색 톤은 알프스의 작은 야생 열매를, 그리고 세라믹 벽난로는 숲을 연상시켰다. “주방 그릇장까지도 산에 약초를 채집하러 가는 수도사를 참고해 디자인했어요.” 이 집을 채운 가구 대부분은 프리드만&베르사체가 디자인한 것으로서 컨템퍼러리한 원형을 보여준다. 축제 시간이 오면 친구들과 호스트는 길이가 m나 되는 커다란 나무 바에 둘러앉는다. 조용히 있고 싶다면 독서와 TV 시청을 위한 작은 거실 두 개가 마련돼 있다. 거실에 놓은 거대한 벽난로는 스키장이 폐장하면 스키어들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즐거운 모임의 장소. 큰 나무 테이블과 의자(프리드만&베르사체)에서 식사한 다음에는 카나페에서 즐거운 시간을 이어간다. 카나페 ‘줄렙 Julep’은 요나스 바겔 Jonas Wagell 디자인으로 타치니 Tacchini. 낮은 테이블과 암체어, 플로어 램프는 프리드만&베르사체 디자인. 꽃무늬 패브릭 쿠션은 슈마커 Schumacher, 타탄 체크 쿠션은 멀버리 Mulberry.

파티 타임! 주문 제작한 큰 바는 친구들을 훌륭하게 맞이한다. 오닉스 상판은 아틀리에 르메트르 Ateliers Lemaitre, 옹이 있는 호두나무로 만든 아랫부분은 소목장 디디에 빌랑셰르 제작. 타부레는 프리드만&베르사체 디자인, 커버링한 패브릭은 찰스 버거 Charles Burger.

평범하지 않은 주방. 그릇장은 소목장 디디에 빌랑셰르 제작. 아일랜드와 나무 타부레는 주문 제작, 커버링한 패브릭은 앙투안 달비우스 Antoine d’Albiousse.

평범하지 않은 주방. 그릇장은 소목장 디디에 빌랑셰르 제작. 아일랜드와 나무 타부레는 주문 제작, 커버링한 패브릭은 앙투안 달비우스 Antoine d’Albiousse.

산에 대한 경의. 앙투안 달비우스 패브릭으로 만든 침대 헤드보드는 알프스의 동식물과 꽃을 연상시킨다. 사이드 테이블 ‘보뱅 Bobbin’은 첼시 텍스타일스 Chelsea Textiles. 조명 ‘바리 Bari’는 소호 홈 Soho Home. 벽지는 소안 브리탱 Soane Britain. 벽등 ‘프레리 Prairie’는 휴이 라이트숍 Huey Lightshop.

각 침실에는 욕실이 마련돼 있다. 주문 제작한 세면대는 프리드만&베르사체. 세면대 위의 빈티지 거울은 퍼스트딥스 1stDibs, 들보에 건 거울 ‘보뱅’은 버톨라 홈 스튜디오 Bertola Home Studio. 벽등 ‘디오스큐리 Dioscuri’는 아르테미데 Artemide.

로맨틱한 침대 헤드보드는 슈마커의 자수 패브릭으로 만들었다. 벽지는 소안 브리탱. 사이드 테이블 ‘보뱅’은 첼시 텍스타일스. 벽등 ‘시레뉘즈 Sirenuse’는 프리드만&베르사체.

시크한 다락. 들보 아래의 욕실. 벽과 바닥은 셀리나 Selina 돌로 마감했다. 주문 제작한 세면대는 소목장 디디에 빌랑셰르 제작. 빈티지 거울은 퍼스트딥스. 의자는 빈티지.

면과 아크릴, 자카드 직조 쿠션 커버 ‘스코틀랜드 Scotland’는 줄 팡쉬 Jules Pansu. 45 × 45cm, 70유로.

떡갈나무 의자 ‘마우 앵프리메 Mawu Imprime’. 등받이와 시트는 패브릭. 로라 곤잘레즈 Laura Gonzalez. 45 × 52 × 90cm, 가격 문의.

메탈과 망고나무로 된 플로어 스탠드 ‘블랙 스월 Black Swirl’. 전등갓은 패브릭. 셰오마 Chehoma 제품. 45 × 153cm, 489유로.

벽지 ‘밀리 Millie’는 제인 처칠 Jane Churchill. 폭 52cm. 10m 1롤당 115유로.

손으로 짠 100% 양모 태피스트리 ‘버드 Bird’는 모리스&코 Morris&Co 제품으로 Etoffe.com에서 판매. 140 × 200cm, 829유로.

망고나무 낮은 테이블 ‘스컬프트 Sculpt’는 웨스트윙 Westwing. 90 × 34cm, 749유로.

패브릭 카나페 ‘클라랑스 Clarence’. 다리는 아주 반짝이는 래커를 칠한 나무. 빅토리아 마리아 Victoria Maria 디자인으로 히마트 Heimat. 240 × 90 × 75cm, 9877유로부터.

CREDIT

에디터

코린 쿠페르베르그 Corinne Kuperberg

포토그래퍼

베네딕트 드뤼몽 Benedicte Drum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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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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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이 베를린을 편애하는 이유는 뭘까? 미술가 레이코 이케무라와 건축가 필립 폰 마트 부부가 마음의 평안을 얻는 베를린의 안식처를 소개한다.

작업실과 거주 공간을 함깨 갖춘 레이코 이케무라의 아틀리에 하우스 1층. © PhvM, Photo- Anita Back

그녀의 예술적 영감은 아틀리에 하우스에서 나온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 Leiko Ikemura & PhvM, Photo- Anita Back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한 레이코 이케무라. © Robert Schittko

미술가 레이코 이케무라 Leiko Ikemura의 베를린 집은 그녀의 작품을 닮았다. 이 곳은 작품을 만들고 전시의 영감을 떠올리는 작가의 아틀리에 하우스이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작가는 30년 전 베를린미술대학 교수로 임명되면서 베를린에 왔다. 알려져 있다시피 베를린은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이 몰려드는 역동적인 도시다. 전쟁과 통일을 경험한 베를린의 에너지는 예술가의 창의력을 북돋우고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레이코 이케무라는 남편이자 건축가인 필립 폰 마트 Philipp Von Matt가 설계한 이 집에서 2016년부터 살고 있다. “얼마 전 대전 헤레디움 미술관에서 열린 나의 전시 <수평선 위의 빛 Light on the Horizon>가 막을 내렸습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린 전시이기 때문에 의미가 깊었어요. 작품 세계의 중요한 모티브인 ‘수평선’을 주제로 대표작을 보여주었으며, 평원을 염원하는 위로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 전시로 인해 한국 미술 애호가들과 만날 수 있게 되어 즐거웠습니다. 또한 100년 전, 일제 시대에 만들어진 헤레디움 건물의 역사는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에 희망을 주려는 작가적 태도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작업실에서 정원을 바라보는 레이코 이케무라. © Leiko Ikemura & PhvM, photo- artitious.com

레이코 이케무라는 전시를 위해 남편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그녀는 일본에서 태어나 스페인에서 미술 공부를 했고, 스위스에서 작가 활동을 시작해 독일에서 살고 있는 진정한 코스모폴리탄이다. 남편 또한 스위스 출신이니, 이러한 국제적 배경은 그녀의 작품 세계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녀의 아틀리에 하우스에도 이러한 특징을 잘 찾아볼 수 있다. “1층에 6m 높이의 작업실이 있고, 2층에는 거주 공간이 있어요. 예술과 건축에 대한 우리 부부의 창조적 관심은 이상적 아틀리에 하우스를 만드는 것을 넘어 건축적 가치가 있는 공간을 완성하자는 것에 의견 일치를 이루었습니다. 예술과 삶의 조화는 우리의 아틀리에 하우스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지요. 일본 교토 전통 스타일의 작은 정원은 작업실 중심입니다. 사무실과 서재, 필립의 작업실과 거실은 위층에 있어요. 공간마다 빛과 구성이 적절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였고, 각 방은 분리되어 있지만 한편으론 연결되어 있기도 하지요.”

건축가 필립 폰 마트의 설계 스케치.

아름다운 나선형 계단. © PhvM, Photo- Anita Back

© PhvM, Photo- Anita Back

햇살이 잘 비추는 거실. © PhvM photo Anita Back

레이코는 이 아틀리에 하우스의 모든 곳을 예찬한다. 공간마다 고유한 특징과 특별한 빛, 그림자가 있기 때문에 가장 좋아하는 곳을 하나만 꼽을 수 없다. “이전의 집은 작업실과 거실이 멀리 떨어져 있고, 필립의 작업실도 분리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필립은 이 아틀리에 하우스를 새롭게 설계하면서 일하는 것과 사는 것, 내부와 외부 세계 사이의 연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작업에만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 어시스턴트가 작품을 관리하는 아카이브를 집 외부에 운영하고 있으며, 그곳에서는 작품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미술가에게는 아카이브가 중요합니다.”

색깔이 환상적인 그녀의 회화 작품 ‘Face in blue’. © Jochen Littkemann

부부의 생활 공간에서는 그녀의 작품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 흥미롭다.

레이코는 자신의 작품은 작업실과 아카이브에만 두고 있으며, 독일 사진가 칸디다 회퍼의 작품 등 몇몇 동료의 작품을 생활 공간에 설치했다. 헤레디움 전시에서 인상적인 작품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수평선 그림, 기도하는 토끼 조각, 소녀 조각, 산수화 연작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항상 새로운 예술적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유리와 같은 다양한 재료로 여러 주제를 실험하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추상화를 작업 중이다.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종류의 생물을 관찰하고 광활한 자연을 경험하며, 영화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바다에서 위로를 받곤 한다. 그녀의 명상적 작품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는 관람객이 많았다. 그녀 스스로도 작품 활동을 통해 위로를 받고 있는 걸까? “네, 그렇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예술은 인간의 어두운 면을 탐구할 수 있습니다. 예술의 은유하는 힘을 기대하며 이를 통해 작가의 메시지가 관람객의 감정에 닿기 바랍니다. 작품 활동은 나 자신에게 고군분투하는 행위이지만 때로는 예술적으로 성취하는 것을 의미하지요.”

남편이자 이 집을 설계한 건축가 필립은 “아틀리에 하우스는 미술관 디자인과 일종의 공통점을 갖는다”고 말한다. 이곳을 소유한 예술가의 자유가 우선이기 때문에 건축 과정에서부터 방해받지 않고 공간과 시간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것. 또한 그는 베를린 도시 전체에서 이 건축물이 어우러지는 것까지 고려했다. 세월의 흔적이 깃든 도시 맥락에 근거해 외관은 회반죽을 입힌 벽돌 석조 건물로 마감했다. 그렇게 외관은 단순하고 내부는 독창성을 가진 건축물이 최종 완성되었다. 현관은 도시와 완전히 다른 두 세계 사이를 잇는 완충 역할을 하며, 무겁고 두꺼운 벽으로 인해 한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공기를 품는다. 현관에 들어오자마자 펼쳐지는 6m의 천고는 방문객의 찬사를 자아낼 것.

작업실의 천고는 6m에 이른다.

이 집의 특징은 자연 채광과 조명인데, 햇빛이 적정하지 않다면 예술 작품에 독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순수한 일광은 아틀리에 하우스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공간마다 빛과 그림자는 신중하게 계산되어 있으며, 여러 종류의 유리와 창문을 사용해 용도에 맞게 적용했다. 집에서 쉴 때나 작업실에서 작품을 만들 때 자연스러운 빛을 만끽할 수 있다면 이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예술과 건축의 동거는 단숨에 붕괴될 수밖에 없을 것. 또한 작업실의 창문 디자인은 대단히 절제되었는데, 이는 창 밖으로 시선을 뺏기지 않을 작가의 집중력을 위한 선택이었다. 작업실 벽은 자유롭게 못을 박아 그림을 걸 수 있을 만큼 두껍고 간결하다. 하지만 레이코는 자신처럼 작업실과 거주 공간을 갖춘 아틀리에 하우스를 만들고 싶은 독자에게 조언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모두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무언가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별한 아틀리에 하우스를 통해 오랫동안 꿈꾸던 욕망을 실현하고 꿈을 펼치고 싶은 계획을 가진 사람들이 한국에도 많을 것 같습니다. 우리 집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바랍니다.”

자연광이 매력적인 욕실 풍경. © photo- PhvM

레이코 이케무라 부부과 인근에서 놀러온 강아지. © Photo Yumiko Urae

기도하는 토끼 소녀 조각은 우리에게 위로를 선사한다.

사진 ‘broken flowers’가 걸려 있는 공간. © LI & PhvM photo- PhvM

국립도쿄아트센터에서 선보인 그녀의 환상적인 회화 작품. © Leiko Ikemura, Our Planet Earth and Stars photo PhvM – 92 von 139

그녀는 주목받는 미술가로서 올해 여러 전시를 선보였고, 2025년 열릴 전시 준비로 더욱 분주하다. “얼마 전 열린 프리즈 런던에서 리슨갤러리와 함께 전시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독일 쿤스트할레 엠덴 Kunsthalle Emden과 일본 도쿄도 현대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Art Tokyo에서 개인전이 열립니다. 2025년에도 기대하는 전시들이 있어요. 5월에는 리슨갤러리 뉴욕에서 개인전이 열리고,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의 미술관에서도 전시가 열립니다.” 베를린의 겨울은 혹독하지만, 열정으로 가득 찬 그녀 집에서만큼은 이를 느낄 수 없다. 레이코 이케무라의 아름다운 영감은 아틀리에 하우스에서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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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이소영

포토그래퍼

필리프 폰 마트&아니타 바크 Philipp von Matt&Anita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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