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딕슨이 만들어낸 조형적 기념비
거대한 화강암 벽이 척추처럼 건물을 감싸며 강렬한 재료와 디자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곳.
건축사무소 A31 아키텍츠와 톰 딕슨이 만들어낸 조형적 기념비다.

거실과 테라스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슬라이딩 글라스를 통해 바다와 대지를 거대한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키클라데스 제도의 농부들이 쌓아온 건식 돌담에서 영감을 받아 거대한 바위를 계단 위에 설치했다.

브루탈리즘 스타일의 실내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외부와 연결된다.
그리스 미코노스 섬의 거친 바람과 태양 아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독보적인 건축물이 탄생했다. 아이마시아 AIMASIA 레지던스는 그리스 키클라데스 제도의 자연과 역사적 맥락을 품은 공간으로서, A31 건축사무소와 톰 딕슨이 협력하여 만들어낸 작품이다. 이 프로젝트는 건축적 조형미와 기능적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실현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미코노스의 경관을 지배하는 요소는 단연 화강암과 돌담이다. 아이마시아라는 이름도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는데, 키클라데스 제도의 가파르고 건조한 땅에서 농부들이 곡물, 포도, 밀, 채소 등을 재배하기 위해 쌓아온 건식 돌담을 의미한다. 이런 전통적 요소를 현대 건축 어법으로 해석한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건물은 실내외의 경계를 허물고 자연과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대지의 윤곽을 따라 62m 길이의 현지 화강암 벽을 세웠습니다. 이 벽은 단순히 구조물의 역할을 넘어 건축의 ‘척추’로 기능하며, 건물 전체를 자연스럽게 감싸고 있습니다.” A31의 건축가 프락시텔리스 콘딜리스 Praxitelis Kondylis가 말했다.

추상적인 조각과 극단적인 텍스처를 지닌 벽면 아트피스가 돋보인다.

톰 딕슨의 대표 작품 중 하나인 파일론 체어 Pylon Chair가 구조적 아름다움을 더한다.

건축 마감재, 넓은 공간, 풍부한 자연광 덕분에 미술관 같은 분위기가 완성됐다.
이 프로젝트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미코노스의 가파르고 거친 지형을 건축적으로 풀어낸 방식에 있다. 급격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 대지를 건축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큰 도전 과제였다. A31은 건물을 인위적으로 대지에 얹는 방식이 아닌, 지형을 따라 흐르는 형태로 배치했다. “마치 경관 속에서 자연스럽게 태어난 것처럼 보이도록 설계했어요. 건축과 환경이 대립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유기적 시스템처럼 작동시키려 했어요.” A31 팀이 말했다. 건물은 남향으로 배치되어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하며,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허무는 슬라이딩 글라스 시스템을 통해 미코노스의 광활한 바다를 끊김 없이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재료의 선택 또한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졌다. 건축의 주된 구조는 저탄소 시멘트를 활용한 현장 타설 콘크리트로 구성되었으며, 모든 외벽에는 단열 처리가 적용된 백색 플라스터 마감이 사용되었다. 그 덕분에 여름철 태양열의 흡수를 최소화하면서도 열 저장 기능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얻었다. 또한 건물의 모든 지붕에는 지역 토착 식물로 조성된 녹색 지붕이 적용되었다. 이는 단순히 친환경적 제스처를 넘어, ‘건축이 자연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지속 가능한 재료를 사용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건물 자체가 환경 속에서 기능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 이 말했다.

대지의 윤곽을 따라 62m 길이의 석벽을 쌓아 올렸다.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건물의 가장 중요한 척추 역할을 한다.

화강암을 활용해 맞춤 제작한 주방.

부드러운 텍스타일과 곡선형 가구를 배치해 대비감을 극대화한 침실.

강렬한 텍스처를 강조한 콘크리트와 석재 마감이 적용된 욕실. 플로어 조명은 톰 딕슨의 멜트 콘 조명이다.

광활한 자연을 한 폭의 그림처럼 품고 있는 침실. 유기적 형태가 돋보이는 의자는 톰 딕슨의 S 체어다.
건물은 남향으로 배치되어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하며,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허무는 슬라이딩 글라스 시스템을 통해 미코노스의 광활한 바다를 끊김 없이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재료의 선택 또한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졌다. 건축의 주된 구조는 저탄소 시멘트를 활용한 현장 타설 콘크리트로 구성되었으며, 모든 외벽에는 단열 처리가 적용된 백색 플라스터 마감이 사용되었다. 그 덕분에 여름철 태양열의 흡수를 최소화하면서도 열 저장 기능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얻었다. 또한 건물의 모든 지붕에는 지역 토착 식물로 조성된 녹색 지붕이 적용되었다. 이는 단순히 친환경적 제스처를 넘어, ‘건축이 자연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지속 가능한 재료를 사용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건물 자체가 환경 속에서 기능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

장대한 바위를 계단 위에 설치하는 과정은 예상보다 훨씬 어렵고 위험한 과제였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이 레지던스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다를 향해 완전히 열려 있는 뷰를 자랑한다.

아케토포 스튜디오는 조각하듯 세심히 조경을 설계했다.
실내는 영국 디자이너 톰 딕슨 Tom Dixon과 런던 기반의 디자인 리서치 스튜디오 Design Research Studio가, 조경 설계는 아테네 기반의 스튜디오 아케토포 Archetopo가 맡았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다, 햇빛, 그리고 수백만 년 동안 침식되어 형성된 웅장한 화강암 바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질학’을 테마로 삼고, 가상의 국제적인 예술 수집가를 클라이언트로 설정해 디자인을 구상했습니다.” 톰 딕슨이 말했다. 주방은 화강암을 활용한 커스텀 디자인으로 완성되었으며, 욕실은 강렬한 텍스처를 강조한 콘크리트와 석재 마감이 적용되었다. 반면, 침실과 거실은 부드러운 텍스타일과 곡선형 가구를 배치해 대비감을 극대화했다. “건축 마감재, 넓은 공간, 풍부한 자연광 덕분에 이곳은 본질적으로 하나의 전시 공간처럼 작동합니다. 우리는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오브제 하나하나가 공간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신중하게 배치했습니다.” 그가 덧붙였다.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공간의 흐름이다. L자형 구조를 통해 실내 공간과 테라스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슬라이딩 글라스를 통해 바다와 대지를 거대한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모든 요소는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한 채, 자연과 건축이 대화하는 방식으로 배치되었다. “아이마시아 레지던스는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프로젝트 중에서도 가장 본질적인 건축적 질문을 던집니다. 건축은 자연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그리고 공간은 시간을 초월할 수 있는가?” 프락시텔리스 콘딜리스의 말처럼, 이 프로젝트는 건축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 그 자체였다. 역사와 현대, 자연과 건축, 기능과 예술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는 아이마시아 레지던스는 건축 역사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테라스를 통해 시야가 자연스럽게 바다와 연결되도록 설계한 인피니티 풀.

해가 지고 밤이 되면 또 다른 매력으로 미코노스 섬을 환히 밝히는 아이마시아 레지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