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드는 방식이 다르듯 침실 분위기도 제각각이다. 브랜드가 제안하는 10가지 침실 풍경과 6가지 페르소나 속에서 쉼의 다양한 얼굴을 들여다봤다.

01 Midnight Palette

깊고 짙은 블루가 천천히 번지는 밤하늘을 닮은 침실. 닐루파가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선보인 필리포 카란디니의 침실은 푸른색과 초록, 노란빛이 겹쳐지는 꿈같은 색에서 출발했다. 손으로 직접 채색한 ‘네페 Nephe’ 침대는 고대 그리스어로 ‘구름’을 뜻하는 이름처럼 하나의 회화 같은 장면을 만든다. 벽면까지 짙은 블루 톤으로 감싸고, 브론즈나 실버 같은 금속 소재를 작은 별빛처럼 더하면 밤하늘을 닮은 침실을 연출할 수 있다.
02 Puffed Shelter

각진 실루엣 대신 두툼한 곡선이 침실을 감쌀 때면, 방의 분위기는 한층 포근해진다. 톰 딕슨이 디자인한 바이스프링의 ‘팻 Fat’ 베드는 둥글게 부푼 실루엣과 두툼한 헤드보드, 풋보드로 침대를 한층 부드럽게 감싼다. 톰 딕슨 특유의 조형적이지만 과장되지 않은 형태에 더해진 바이스프링의 기술은 안락한 쉼을 완성한다. 크림 톤의 패브릭과 구릿빛으로 번지는 은은한 샹들리에는 따뜻함을 배가하며 작지만 온전한 피난처를 완성해줄 것이다.
03 Quiet Shadows

짙은 목재 패널과 차분한 리넨이 만들어내는 고요한 풍경. 케이지 아시자와와 놈 아키텍츠가 설계하고 가리모쿠 케이스가 함께한 아자부 힐스 레지던스의 침실은 절제된 소재와 균형 잡힌 비례로 깊은 안정감을 전한다. 침대 헤드보드와 수납장, 책장을 동일한 목재로 연결해 공간에 일관된 리듬을 만들고, 작은 나무 한 그루와 각진 벽부등만으로 담백한 포인트를 더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드리운 얇은 커튼은 부드럽게 빛을 걸러내며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화려한 장식 대신 소재와 그림자의 아름다움에 집중한 침실이다.
04 Rounded Curves

반듯하게 정돈된 침대보다, 자연스레 주름진 침대가 더 편안해 보일 때가 있다. 폴트로나 프라우의 ‘라이로 LieLow’ 베드는 둥근 헤드보드와 두툼한 프레임으로 침대에 하나의 부드러운 물성감을 부여했다. 팽팽하게 마감한 표면 대신 주름진 가죽과 짧은 다리는 침실 분위기를 한결 느슨하게 낮추는 역할을 한다. 곡선 형태의 사이드 테이블과 우드 패널, 톤 다운된 컬러의 침구로 하루의 끝을 마무리하는 아늑한 공간을 연출해보자.
05 Soft Boundary

침실과 거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에서, 구역을 나누는 기준선이 되는 건 결국 침대다. 제르바소니의 밀라노 쇼룸에선 ‘고스트 80’ 베드를 거실과 맞닿은 침실 영역의 중심에 배치한 장면을 볼 수 있다. 패브릭 프레임과 낮은 헤드보드는 공간을 부드럽게 나누고, 패브릭의 거친 패턴은 벽면의 질감과 맞물려 한층 깊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비슷한 톤의 사이드 테이블과 의자로 전체적인 통일감을 유지하면서도 조형적인 조명을 더하면, 느슨해진 경계 위 시선이 머무는 포인트가 생긴다.
06 Red Nest

붉은 노을이 번지는 듯한 그러데이션 벽면 앞에 낮게 자리한 깊은 와인 컬러의 침대.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가 디자인한 ‘몽니드 Mon-Nid’는 이름 그대로 둥지처럼 몸을 감싸안는 포근한 안식처를 제안한다. 침대를 따라 드러난 섬세한 스티치 디테일은 형태의 부드러움을 더욱 강조한다. 카락터 × 까시나의 780/783 테이블과 페레올 바뱅의 래커 조명이 양옆에서 레드 톤의 리듬을 이어가고, 천장에는 찰스 & 레이 임스의 ‘닷 패턴 라이트’가 별자리처럼 흩어져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07 Architectural Synergy

구조적인 프레임 하나만으로도 침실 풍경은 한결 또렷해진다. 감프라테시가 디자인한 뽀로의 ‘이로 Iro’ 침대는 낮게 뻗은 프레임과 두 개의 헤드 쿠션으로 침실의 중심선을 단단하게 잡는다. 알프스 목조 주택과 일본식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코너 접합 디테일은 간결한 실루엣 속 섬세한 구조미를 강조한다. 뒤편의 스토리지 시스템은 반사되는 표면을 통해 개방감과 깊이감을 더했다. 짙은 원목과 크림 톤 패브릭, 블랙 레더를 함께 두면 구조와 질감이 균형을 이루는 침실을 연출할 수 있다.
08 Dressed in Denim

모로소와 디젤 리빙이 침실에 데님을 입혔다. 글렌 마틴스와 디자인 스튜디오 콘트로벤토가 협업한 ‘배기 컬렉션 Baggy Collection’은 패션의 언어를 공간으로 옮겨놓은 듯하다. 넉넉한 볼륨과 유연한 곡선으로 완성한 침대는 오버사이즈 데님처럼 느슨하고 여유로운 무드를 자아낸다. 이번 컬렉션을 위해 특별 제작한 데님 효과의 자카드 패브릭과 정교한 스티칭 디테일은 공간에 입체적인 표정을 더한다. 같은 언어로 디자인한 사이드 테이블은 부드러운 실루엣 속에 수납 공간을 감춰 기능과 조형미를 모두 갖췄다.
09 Soft Minimalism

잠들기 직전의 고요를 닮은 침실. 도시의 소음에서 한 걸음 비켜난 침실은 의외로 단순한 장면에서 시작된다. 코펜하겐 브랜드 라이 RYE는 3daysofdesign에서 운영 중인 주차장 안을 고요한 휴식의 공간으로 바꾼 전시, <At the Threshold of Rest>를 선보였다. 로컬 원목으로 만든 침대와 낮은 가구, 천연 소재의 옅은 블루 컬러의 베딩으로 잠들기 직전의 고요한 순간을 연출한 것. 벽면과 가구는 비슷한 톤의 나무로 통일하고, 손으로 만든 도자기와 오브제를 자연스럽게 곁들였다. 적은 요소만으로도 충분히 편안한 침실이 완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0 Garden Alcove

토스카나의 정원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상상. 우르조완 알샤리프가 디자인한 이 알코브는 피렌체의 유서 깊은 빌라와 장인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이다. 공간 중심에는 발도의 ‘리스피 Rispi’ 캐노피 침대가 자리하며, 부드러운 패브릭과 철제 프레임이 어우러져 고전적인 침실의 낭만을 현대적으로 해석한다. 벽면을 감싼 스튜디오 마모의 핸드페인티드 월페이퍼는 꽃이 만개한 정원을 연상시키며 공간에 서정적인 깊이를 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