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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해안 마을 몬탁에 인테리어 디자이너 니나 프루덴버거가 가족을 위한 여름 집을 완성했다. 자연과 시간이 스며드는 공간에는 그녀가 오랫동안 이야기해온 ‘살아가는 집’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몬탁 호수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침실 발코니. 마블 사이드 테이블은 메누 디자인 숍, 카라페는 호킨스, 라운지 체어는 이케아 빈티지 제품.
따뜻한 원목 톤과 화이트 패브릭이 어우러진 거실. 소파는 중앙 기둥과 연결되는 빌트인 형태로 제작했다. 앞에 놓인 스툴은 프랭크 게리의 위글 스툴.

몬탁은 오래전부터 뉴욕의 예술가와 서퍼들이 사랑해온 해안 마을이다. 거친 바다와 호수, 숲이 공존하는 풍경은 화려한 햄프턴과는 또 다른 여유를 품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니나 프루덴버거 Nina Freudenberger는 바로 이곳에서 가족만을 위한 여름 집을 완성했다.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ISD)에서 건축을 공부한 그녀는 주거와 호텔 프로젝트를 넘나들며 편안하면서도 깊이 있는 공간을 만들어왔다. 특히 그가 저술한 베스트셀러 인테리어 디자인 도서 <Surf Shack>와 <Bibliostyle>를 통해 사람들이 살아가는 집과 라이프스타일을 기록하며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을 구축했다. ‘쇼룸처럼 완벽한 공간보다 시간이 흐르며 삶의 흔적이 켜켜이 쌓이는 집’. 몬탁의 가족 별장은 그의 철학이 가장 솔직하게 드러난 프로젝트다. 클라이언트를 위한 작업이 아닌, 자신의 가족을 위해 설계한 집이기 때문이다. “격식을 내려놓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아직 열 살이 채 안 된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만큼, 아이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여름날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집이기 바랐어요.” 가족과 함께 동부 해안의 여름 별장을 찾던 중 만난 이 집은 몬탁 호수를 마주한 보기 드문 현대식 주택이었다. 높은 층고와 시원한 전망은 매력적이었지만 어딘가 차갑고 개성이 부족했다. 니나는 기존 건축이 가진 기하학적 구조는 유지하면서 공간에 온기와 이야기를 더하는 데 집중했다. 거실은 확장하고 주방과 욕실은 새롭게 구성했으며, 화이트 오크 패널과 맞춤형 빌트인을 더해 집 전체를 하나의 풍경처럼 이어지도록 만들었다. 침실 다섯 개와 욕실 여덟 개를 갖춘 집은 넓은 잔디와 수영장, 자생 식물로 둘러싸인 정원을 통해 자연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몬탁이라는 장소였다.

주방에 선 니나와 남편 마이크 라로카, 그리고 두 아들.
거실의 빌트인 소파. 패브릭은 데이비드 서덜랜드, 쿠션은 슈마허.
박공지붕 아래 자리한 부부 침실. 침대는 맞춤 제작. 빈티지 러너는 아밀리아 타르베, 테이블 램프는 산타 & 콜. 
서재의 책장과 연결된 데스크는 모두 맞춤 제작했으며, 마블 커피 테이블은 에네미 홈에서 구입한 빈티지 제품. 러그는 루루 앤 조지아.

원목 패널링 벽과 맞춤 제작한 테이블이 조화를 이루는 다이닝 룸. 펜던트 조명은 이사무 노구치의 아카리 L3.
주방 싱크에는 대리석을 적용해 포인트를 더했다.  
패밀리 룸에는 다양한 컬러로 업홀스터리한 빈티지 가구를 배치했다. 쿠션은 슈마허, 체크 패턴 오토만은 니키 케호.

서로 다른 스타일로 꾸민 게스트 침실. 해안 도시의 여유로움과 따스함이 느껴진다.

서재 코너에 둔 프랭크 게리의 크로스 체크 체어와 플로스의 치아라 램프. 러그는 루루 앤 조지아.

 솔리드 오크 패널과 핑크빛 대리석으로 마감한 욕실. 수전은 판티니. 

두 아들을 위한 2층 침대. 조명은 펌 리빙, 러그는 모로코 빈티지, 침구는 존 로브쇼, 데이베드 패브릭은 랄프 로렌.

해양 문화와 거친 해안선, 오랫동안 예술가들이 머물던 역사에서 영감을 얻었다. 해변 별장이라는 전형적인 이미지보다는 한층 담백하다. 매끈한 대리석 대신 흙빛 타일을 선택하고, 파우더룸은 코르크로 감쌌으며, 곳곳에는 샬롯 페리앙에게서 영감을 받은 선명한 붉은 벽등을 배치했다. 따뜻한 목재와 과감한 컬러가 만드는 긴장감은 공간에 생기를 더하면서도 몬탁 특유의 소박한 분위기를 잃지 않는다. “이 집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오직 몬탁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집처럼 느껴지기 바랐습니다.” 가구 역시 같은 방식으로 채워졌다. 자연광이 하루 동안 어떻게 움직이는지, 가족이 어떤 방식으로 생활하는지 먼저 고려한 뒤 맞춤 제작 가구와 빈티지 피스, 현대적인 디자인을 겹겹이 쌓았다. 완성된 인테리어가 아니라 오랜 시간 살아오며 자연스럽게 모인 집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그의 방식이다. 두 아들을 위해 제작한 빌트인 2층 침대와 드레서, 빈티지 아트워크, 개성 있는 패브릭은 집에 유쾌한 리듬을 더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은 주방이다. 올리브 그린 타일을 적용한 아일랜드는 1970년대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고, 조형적인 대리석 싱크와 맞춤 제작 하드웨어를 더해 하나의 가구처럼 완성했다. 가족을 위한 집이었기에 가능한 자유로운 실험이었다.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우리 가족의 삶에 맞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아름다워지는 집이 좋은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말하는 아름다운 집은 처음부터 완벽한 공간이 아니다. 나무와 코르크 같은 천연 소재는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러운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은 곧 가족의 기억이 된다. 하루 종일 실내를 가로지르는 빛과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 역시 집의 일부다. “가장 의미 있는 집은 결국 그 안에 사는 사람을 닮은 집입니다. 진정성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만들어줍니다.” 몬탁의 이 집은 화려한 스타일링보다 삶의 방식을 먼저 담아낸다. 자연과 가족, 그리고 시간이 함께 완성하는 공간. 니나 프루덴버거가 오랫동안 이야기해온 ‘살아가는 집’의 의미가 이곳에서 가장 설득력 있게 구현된다.

강렬한 레드 마블이 시선을 끄는 게스트 욕실. 조명은 샬롯 페리앙.

아이들 욕실. 작은 연두색 매트 타일로 생기를 더했다.
 벙커 베드와 옷장을 갖춘 아이 놀이방. 패브릭 커튼은 가스통 이 다니엘라 크바드랏, 오토만은 니키 케호, 러그는 펌 리빙.
몬탁 호수를 바라보는 집. 야외 수영장 옆에는 별도의 야외 샤워 공간을 마련했다. 

EDITOR | 원하영
PHOTOGRAPHER | 크리스 모탈리니 Chris Mottal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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