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에서 72시간 1

몰타에서 72시간 1

몰타에서 72시간 1

인테리어 디자이너 프란시스 술타나와 함께한 몰타 여행.

성 요한 기사단이 세운 수도, 라 발레트 La Valette의 웅장한 요새. 성벽 뒤에는 수많은 궁 있는데 그중 하나가 프란시스 술타나의 것이다.

옛날에 기사의 성이었던 저택에 사는 프란시스 술타나. 그는 몰타에서 재충전하고 몰타의 문화 발전을 위해 일하며 영감을 얻는다.

아트와 문화를 양분 삼아 천 개의 삶을 강렬하게 살고 있는 프란시스 술타나. 그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영국과 유럽, 미국, 중동의 명망 높은 고객을 위한 부티크, 호텔, 레지던스 인테리어를 하고 있다) 컬렉션 디자이너이고, 런던 갤러리 데이비드 길 David Gill의 아트디렉터이면서 회장, 그리고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 Victoria and Albert Museum의
디자인 파트 공동 설립자다. 2018년부터는 모국인 몰타 Malta의 문화 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시칠리아와 아프리카 사이에 자리한 군도, 몰타에서는 여러 문화의 영향과 섬 전체의 역사적 분위기로 인해 아주 독특하고 온화한 삶의 방식이 형성돼 있다. 여러 기관에서 아주 활발히 활동하는 프란시스는 몰타에 최근 오픈한 첫 번째 컨템퍼러리 아트센터 MICAS 설립을 위해 일했다. 그곳에서 이사이자 예술 카운셀러로 일하는 그는 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특별히 중요하게 여긴다. “몰타와 고조 Gozo는 영원히 제 마음속에 있습니다. 고조에서 보낸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와 우리나라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보는 기쁨이 큽니다.” 그에게 예술은 생명과 같으며몰타의 문화적 풍부함은 영감의 원천이기에 그는 개인적으로도 이와 관련된 활동을 한다. 가난한 젊은이들을 위해 몰타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두 가지 작업을 곧 선보일 계획이다. “예술과 문화는 우리 삶의 본질이며 그것이 지닌 교육적 가치를 믿습니다.” 그래서 그는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몰타에 있는 그의 바로크 궁(옛날 기사의 거주지였던 곳)에서 보내고 있다. 이번에 그는 몰타에서 고조로 이어지는 개인적인 여정을 우리에게 공개했다.

 IL-FUNTANA
TAT-TRITONI

라 발레트 입구에 있는 트리톤 분수는 빈센트 아팝 Vincent Apap과 빅토르 아나스타시 Victor Anastasi가 디자인한 작품인데 1959년 공개됐다. 조각을 새긴 석회암 받침대 위 3개의 브론즈 트리톤이 물을 뿜어내는 분수를 받치고 있다. 분수의 모던한 스타일이 라 발레트 요새의 엄숙한 건축과 대비를 이룬다. ADD Vjal Nelson, Il-Furjana, La Valette

 VILLA BOLOGNA

빌라 볼로냐에서는 이 장식적인 세라믹 공방의 보물들을 즐기면서 온종일 하루를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공방에서는 그 노하우를 발견하고, 숍에서는 몰타의 전통적인 장식과 형태를 지닌 작품을 구입한다. 정원의 포도덩굴 아래에서는 여러 맛이 혼합된 샐러드로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다. 매력적인 공간이다. ADD 30, Triq San Anton, Attard

 L-IMDINA

몰타 중심에 자리한 작은 중세 도시. ‘고요의 도시’로 불리는 곳인데 성벽으로 둘러싸이고 고대 해자에 에워싸여 있다. 이곳에는 13세기에 세워진 화려한 팔라초 팔손 Palazzo Falson(지금은 박물관)과 매력적인 성, 를래 에 샤토 사라 팔라스 Relais et Chateaux Sara Palace가 있다. 금색 돌로 된 멋진 파사드를 바라보며 좁은 골목길을 거닐기에 좋다. 프란시스가 태어난 섬, 고조의 성곽 입구에 있는 엠디나 글라스 Mdina Glass에서는 불로잉 기법으로 만든 유리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RUBINO

프란시스가 좋아하는 레스토랑 중 한 곳으로 그의 집에서 아주 가깝다. 1906년에 팔레르모의 제과사 빈센조 루비노가 오픈한 이곳은 2008년부터 디아코노 형제가 아주 훌륭한 레스토랑으로 운영하고 있다. 가정집처럼 편안한 인테리어에서 시칠리아 풍미를 강하게 가미한 풍성한 몰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보타르가 스파게티와 아몬드, 민트를 곁들인 농어 요리, 그리고 유명한 디저트, 설탕에 절인 과일을 넣고 얼린 카사타 Cassata를 꼭 맛볼 것. ADD 53, Old Bakery street, Il-Belt, La Valette

THE CO-CATHEDRAL
SAINT-JEAN

모든 면에서 인상적인 성 요한 공동 성당. 16세기에 성 요한 기사단이 세운 곳인데,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역사와 문화의 보물이다. 엄격한 외관은 내부의 화려한 바로크 장식과 대비를 이룬다. 금색 장식과 그림이 그려진 천장 아래에서 400명의 기사들로 화려하게 장식한 묘석으로 뒤덮인 중앙 홀 바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로마에서 도망쳐 몰타로 피신한 카라바조의 그림 두 점을 잊지 말고 꼭 감상할 것. ADD Triq san Gwann Il-Belt, La Valette

MICAS

몰타 컨템퍼러리 아트센터는 이 나라의 대형 문화 프로젝트로 올해 10월 27일에 개관한다. 프란시스는 이사회 회원이자 아트 컨설턴트, 문화 대사로서 개관에 폭넓게 기여했다. 라 발레트 요새 발치에 자리한 현대적 건축물에 상당한 컨템퍼러리 아트 영구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으며, 기획 전시를 비롯해 많은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방문해야 할 곳이다.
ADD Ospizio Complex, Bieb il-Pulverista, Triq Joseph J Mangion, Floriana

THE PARISH CHURCH OF NADUR IN GOZO

몰타의 메인 섬에서 페리로 20분 거리에 있는 고조는 프란시스가 태어난 섬이다. 프란시스는 고조의 나두르 마을 한가운데 우뚝 솟은 이 17세기 교회에 대해 아주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그가 어렸을 때 어머니가 데리고 간 교회로, 건축물의 어떤 디테일은 그의 디자인에 계속해서 영감을 주고 있다. ADD Pjazza 28, ta’April 1688, Nadur

HISTORIC HOUSE GRAN CASTELLO

고조 섬의 빅토리아 Victoria 성채 안 작은 골목길을 돌아가면 이곳의 민속을 주제로 한 박물관이 있다. 이곳에서는 섬 사람들의 소박하면서 단순한 일상생활 모습을 재현한 전시를 볼 수 있다. 또한 프란시스가 좋아하는 고조의 유명한 레이스 작업도 볼 수 있다. ADD Triq Melite Bernardo de Opuo, Ir-Rabat Gnawde, Victoria, Gozo

IL-KARTELL

프란시스는 고조 친구들과 함께 바다의 수평선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기 위해 이곳 해산물 레스토랑에 오는 걸 좋아한다. 이 섬에서는 유명한 토마토를 많이 넣은 지역 요리를 맛볼 수 있는데, 파스타와 생선요리, 굽거나 약한 불에서 천천히 익힌 문어, 채식요리, 그리고 소박한 와인을 활기찬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다. ADD Marina street, Marsalforn, Go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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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데노 Louise Des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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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al Wellb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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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들이 즐겨 찾는 사우나가 뉴요커의 새로운 힐링 스팟으로 떠오르고 있다. 감정적 웰빙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아더십을 소개한다.

금빛으로 물든 타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샤워실.

은은한 색 조명을 선택해 인테리어에 신경 썼다.

요즘, 잘 쉬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뉴욕의 사우나 문화는 한층 더 다양해지고 있다. 핀란드식 사우나, 한국식 찜질방, 그리고 명상과 결합한 퍼포먼스 사우나까지. 뉴요커들이 일상 속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우나를 찾는 모습은 이제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다. 이러한 사우나 인기의 중심에 자리한 아더십 Othership은 전통적인 사우나와 얼음 목욕의 경험을 세련되게 융합한 독특한 공간이다. 미드타운 플랫 아이언 근처에 위치한 아더십은 약 650㎡(약 197평)의 넓은 공간을 자랑하며, 9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사우나이다.

조도를 어둡게 설정해 명상의 시간에 잠길 수 있도록 돕는다.

동양적인 무드의 패브릭 월 데코로 멋스러움을 더했다.

북미에서 가장 차가운 냉탕 6개, 그리고 원형극장 스타일의 벽난로가 있는 티룸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따뜻하고 미적으로 만족스러운 요소들이 시각적 편안함을 주는 동시에 편안하고 이완된 경험을 조성하기 위한 공간으로 섬세하게 설계했다. 50명 이상의 사람들이 함께하는 클래스에서도 여유로운 공간감을 제공하며 사우나나 차가운 물에서 나와야 할 때는 벽난로를 중심으로 한 티룸에서 물이나 허브 블렌드를 즐기며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다. 아더십이 공간을 설계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몰입과 연결이다. 먼저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바깥 세계와는 완벽히 다른 느낌을 주는 공간으로 안내된다. 네온과 LED 조명, 깊은 베이스 음악, 그리고 에센셜 오일 향이 어우러져 오감 또한 공간 안으로 집중되게 한다. 또한 ‘업 Up’, ‘다운 Down’, ‘올 어라운드 All Around’ 등의 클래스는 사우나와 얼음목욕을 통해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탐색하도록 돕는다. 창립자 로버트와 에밀리 벤트는 캐나다에서 생활하면서 얼음목욕을 통해 사람들 간의 사회적, 감정적 장벽을 허물 수 있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커뮤니티 중심의 사우나인 아더십을 만들었다. 이곳은 참가자들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장려하여 소속감을 조성한다. 아더십은 감정적 웰빙을 위한 뉴욕인들의 오아시스로 자리 잡으며,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며 자신의 내면을 탐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ADD 23 W 20th St, New York, NY 10011 WEB othershi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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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그림(뉴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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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속에서 빛나는 예술의 도시들

경기 침체 속에서 빛나는 예술의 도시들

경기 침체 속에서 빛나는 예술의 도시들

브렉시트 이후 경제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며, 런던의 예술적 영향력이 도전을 받고 있다. 그 와중에 아트바젤 파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다양한 문화 행사를 통해 컬렉터들의 선택을 이끌어낸 두 도시의 대형 아트페어.

현대 커미션, 이미래 작가의 설치 장면. © Tate(Oliver Cowling with Lucy Green)

오르세 미술관에서 열린 귀스타브 카유보트 전시 장면. © Musée d’Orsay – Allison Bellido

키아프, 프리즈 서울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인 10월, 유럽에서는 거대한 두 개의 아트페어가 열렸다. 바로 21회를 맞이하는 프리즈 런던(10월 9~13일), 그리고 아트바젤 파리(10월 18~20일)다. 아트바젤 파리는 신생이지만 그 영향력은 만만치 않다. 시작과 동시에 프랑스의 오랜 아트페어 피악 Fiac을 밀어냈고, 2회차에는 런던보다 더 높은 판매 실적을 올렸다. 올해는 3회를 맞아, 그동안 써오던 ‘파리 플러스’라는 이름을 거두고 ‘아트바젤’을 전면에 내걸었다. 프리즈 런던에 꾸준히 참여하던 몇몇 갤러리는 프리즈에 불참하고 아트바젤 파리 참가를 결정하는가 하면, 프리즈 런던에 참여한 갤러리스트들은 모이기만 하면 바로 다음 주에 열릴 아트바젤 파리가 화젯거리였다. 프리즈는 신선한 변화와 화제성을 위해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포커스’ 섹션을 행사장 입구로 옮기는 등 지원정책을 펼쳤지만, 프리즈 런던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저조한 경기를 반영하며 마무리되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컬렉터들이 이미 검증받은 안전한 작가에게 투자하기 원한다. 이 현상은,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가 아실 고르키의 작품을 115억원에 판매하는 등 주로 유명 인기 작가를 확보한 몇몇 갤러리들의 성과로 드러났다. 현대미술을 이끌던 런던의 경쟁력이 낮아진 것은 영국의 전반적인 경제 성장 둔화와 관련이 있다. 브렉시트 이후 무역 개방도가 낮아지고 투자 환경이 악화되면서 경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작품을 구입했을 때 통관 절차도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게다가 세금정책의 변화 등으로 고액자산가가 영국을 떠나 새로운 정착지로 이주하고 있다. 대표적인 나라가 아랍에미레이트인데 ‘무세금’ 정책으로 3년 연속, 자산가 유입국 1위다. 그러나 백만장자가 자리 잡은 아랍에미레이트, 싱가포르, 호주 등이 갑자기 문화대국이 되지 못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문화를 융성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또한 자본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사회적 인프라와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프리즈 런던과 아트바젤 파리가 컬렉터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경쟁력은 각 도시에서 펼쳐지는 풍부한 문화행사에서 찾아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프리즈 런던 2024. © frieze 

프리즈의 리만 머핀 갤러리 부스에서 진행된 빌리 차일디시 Billy Childish의 작품 퍼포먼스. © frieze

먼저 런던은 내셔널갤러리 200주년을 맞이해, 소장품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중심으로 특별전을 마련했다. 그뿐만 아니라, 국립 초상화갤러리에서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두 전시 모두 2025년 1월 19일까지 진행되어, 올겨울 런던 여행을 계획 중인 이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전시다. 현대미술 소식을 더하면,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는 현대차 프로젝트, 이미래 작가의 대규모 설치 작품을 볼 수 있고, 헤이워드 갤러리에서는 양혜규 작가의 전시회가 열리는데 100점이 넘는 작품을 선보이는 대형 회고전이다. 한편 파리의 전시회 라인업도 만만치 않다. 아트바젤 기간 중 방돔 광장, 튈리리 정원 등 시내 곳곳에 설치한 퍼블릭 아트 프로젝트는 아트페어가 열리는 그랑팔레 주변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명품가 및 샹젤리제 거리로 연결되는 이 부근은 지난해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가 새롭게 파리 지점을 여는 등 럭셔리한 갤러리 타운으로 떠오르는 곳이기도 하다. 오르세 미술관에서는 인상주의 시대의 작가이자 후원자인 귀스타브 카유보트 서거 130주년 특별전을, 피카소 미술관에서는 잭슨 폴록을, 그리고 부르스 드 코메르스에서는 아르테 포베라를 준비했다. 런던과 파리에서의 아트페어가 끝나고 나면 다음 시즌은 미주 대륙이다. 올해 12월 초에는 아트바젤 마이애미, 내년 2월에는 프리즈 LA가 있다. 경기 침체, 미국 대선, 최근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태풍 등의 이유로 두 행사 모두 판매 실적은 뚜껑을 열어봐야 할 듯하다. 그러나 연계 전시회를 얼마나 풍성하게 잘 준비했는지에 따라 컬렉터의 선택이 갈릴 수도 있기에, 당분간 아트페어가 열리는 도시를 중심으로 풍성한 문화 행사는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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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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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이안아트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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