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의 유쾌함과 원목의 따뜻함이 만나 독창적인 생명력을 가진 가구가 탄생했다. 아트 퍼니처 디자이너 고재효의 예술적 오브제들.

고재효 작가의 대표 시리즈를 볼 수 있는 작업실 전경.

독특한 조형미의 아트 퍼니처를 선보이고 있는 고재효 작가.
곡선이 살아 숨쉬는 원목 가구로 공간에 생동감을 더하는 고재효 작가. 그는 스튜디오 효시를 운영하며 독창적인 아트 퍼니처를 선보이고 있다. 곡선을 활용한 디자인 가구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고재효 작가의 작업은 유독 시선을 사로잡는다. 유머러스하고 귀여운 매력에 위트를 더한 그의 가구는 볼드한 실루엣과 강렬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단순히 실용적인 가구를 넘어 예술적 오브제로 자리 잡으며 아트 퍼니처 분야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확립해가고 있다. 효시라는 이름에는 ‘모든 것의 시작’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나무라는 재료의 본질에 집중하고 물성을 탐구하며, 새로운 표현 방법을 모색하려는 그의 철학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의 여정은 가구 회사에 몸담던 시절, 목공예의 개성을 찾고자 하는 갈증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을 방문하며 전환점을 맞는다. 단순한 생활 도구로 여겨지던 가구가 그곳에서는 예술적 표현의 도구로 확장된 세계를 보여주었다. 그는 가구를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마음먹는다.

새롭게 시도 중인 목업과 스케치를 붙여둔 작업실 벽면.

깔끔하게 정돈된 기계실.
“목공에서는 직선 위주의 가구가 많아요. 하지만 직선으로만 풀어내면 디자인의 한계가 있을 것 같아 곡선 작업을 시도하게 되었어요. 원하는 디자인을 먼저 구상한 뒤, 이를 목공으로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하며 접근합니다.” 고재효 작가의 작업은 이러한 과정에서 태어난 독창적인 형태들로 가득하다. 의자를 겹쳐 쌓은 모습에서 영감을 얻은 ‘오버랩 시리즈’, 나무가 유쾌한 나선형 곡선을 그리는 ‘컬리 시리즈’ 등 그의 가구는 단순히 기능적인 도구를 넘어 공간에 독특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컬리 시리즈는 그의 작업 세계를 대표하는 예로, ‘컬리 루프 Curly Loop’라는 키워드 아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며 디자인 철학과 실험적 접근을 압축적으로 담아냈다.

자투리 원목 소재로 만든 작은 가구 조각들.
“컬리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개인적인 슬럼프를 극복하고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지금은 의자와 스툴 위주로 작업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작업이라 나 스스로도 기대가 큽니다.” 이 시리즈는 지난 7월 갤러리은에서 열린 아트 퍼니처 전시 <가구찬가>에서 한 단계 더 확장되었다. 곡선형 디자인을 기반으로 룸 디바이더와 스탠드 조명을 선보이며, 의자와 스툴 중심이던 작업에 변화를 주기 위한 첫 시도를 했다. 이 외에도 테이블이나 서랍장 같은 가구나 벽 조명, 조형 오브제 등을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 그는 과감한 색감과 나뭇결 텍스처를 살린 작업으로 또 다른 변화를 모색 중이다. 나뭇결에만 색을 입히는 기법을 통해 나무 고유의 질감을 살리면서도 블루, 버건디 같은 실험적인 색감을 더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이는 전통 원목 가구의 틀을 벗어나 새롭고 독창적인 표현을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이다. 오는 12월 공예트렌드페어에서는 컬리 시리즈의 확장된 작업과 더불어 한옥 지붕의 접상에서 영감을 받은 벽 조명을 선보일 계획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곡선처럼 그의 디자인 세계는 새로운 변주를 기다리고 있다. 고재효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가구는 단순한 생활 도구를 넘어, 공간에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생명력을 불어넣는 존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작업실 한쪽에 놓인 OLD 체어.

SPECIAL GIFT 고재효 작가에게 증정한 끌레드뽀 보떼의 더 세럼 II는 피부에 고르고 빠르게 흡수되어, 피부 본연의 힘을 일깨워주고 짧은 시간 안에 피부 속부터 빛나는 결빛 광채를 선사한다. 50mL, 34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