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브릭에서 영감을 얻은 향

패브릭에서 영감을 얻은 향

패브릭에서 영감을 얻은 향

로로피아나가 패브릭의 부드러운 감각을 표현한 향초 컬렉션을 출시한다. 미스틱 플리스, 캐시퍼 클라우드, 스모키 트위드의 세 가지 향은 메종의 대표 패브릭인 비쿠냐, 캐시퍼, 울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각 향초는 천연 소재로 제작되었으며, ‘퓨어 코튼 심지’를 사용해 깨끗하고 매끄러운 연소를 자랑한다. 미스틱 플리스는 비쿠냐 섬유를 얻는 과정의 경건함을 떠올리게 하는 깊고 은은한 향으로, 짙은 적갈색 마호가니와 조화를 이룬다. 캐시퍼 클라우드는 편백나무와 제비꽃에서 오는 싱그러움이 화이트 메이플의 순수함과 어우러지며, 스모키 트위드는 대지의 부드러운 흙내음을 담아 월넛 마감재와 따뜻한 매력을 전한다. 가까운 로로피아나 부티크에서 만나볼 수 있다. WEB www.loropia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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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빛과 그림자

거장의 빛과 그림자

거장의 빛과 그림자

명과 암이 극명했던 자신의 일생만큼이나 극적인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보이는 카라바조의 작품 세계.

카라바조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Boy Bitten by a Lizard>, 1595, 캔버스에 유채, 65.5×50cm, 개인 소장.

살인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뒤 도망자 신세로 말년을 보내다 사망한 화가 카라바조(본명 미켈란젤로 메리시). 그의 개인적인 삶에 대한 견해는 저마다의 가치관에 따라 평이 나뉠 수 있지만, 카라바조가 르네상스 이후 바로크 회화의 시대를 연 작가라는 사실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화풍으로 여겨지는 극적인 명암 대비와 일상적인 모습으로 치환된 종교적 주제, 이 둘의 시작점엔 카라바조가 있었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하는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은 사후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그의 주요 작품과 동료 화가, 그리고 훗날 대담하고 생생한 그의 기법에 영향을 받은 ‘카라바조주의자’에 대해 폭넓게 다룬다. 전시는 총 6가지 섹션으로 나뉜다. ‘카라바조의 예술적 뿌리를 찾아서’, ‘카라바조와 거장들의 작업실’, ‘정물화의 변모’, ‘온건한 고전주의’, ‘카라바조의 동료와 대립자들’, ‘카라바조의 유산과 카라바조주의자들’이라는 테마로 전개되는 섹션은 카라바조의 유년 시절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받아온 동시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함께 다룬다. 특히 ‘정물화의 변모’ 섹션 속 페데 갈리치아의 과일 정물화는 평소 동료 작가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아 명예훼손 소송까지 가기도 한 카라바조마저 감탄할 정도로 섬세한 묘사를 자랑한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명과 암이 극명했던 그의 일생만큼이나, 카라바조의 작품엔 빛과 그림자의 대비가 극명하다. 이런 대비는 대표작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카라바조의 얼굴이 투영된 소년의 고통스러운 표정은 어두운 배경 속 인물에게 강한 조명을 비추는 키아로스쿠로 기법을 통해 더욱 강조된다. 유리병 속 장미 줄기의 가시와 과일 속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도마뱀은 사랑의 쾌락을 단순간에 고통으로 바꾼다. 잔뜩 찌푸린 표정과 흐트러진 자세는 쾌락과 유혹의 부질없음을 보여준다. 실내 테니스 경기 도중 살인을 저지른 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카라바조의 표정이 이런 모습이었을까? 이후 교황의 사면을 기다리며 로마에서 도망쳐 이탈리아 곳곳을 떠돌던 그는 도망자 신세가 된 지 4년 만인 1610년, 포르토 에르콜레에서 사망했다. 사후 카라바조에 대한 평가는 비행과 범죄로 얼룩진 개인적인 삶으로 인해 다시 한 번 극명하게 갈리며, 그가 남긴 발자취는 오늘날까지 예술의 빛인 동시에 어둠으로 남았다. 미국의 미술사가 버나드 버렌슨은 “미켈란젤로 이후 이탈리아의 그 어떤 화가도 그만큼 영향을 미친 사람은 없었다”며 카라바조의 영향력을 평했다. 2025년 3월 27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만날 수 있다.

페데 갈리치아 <배가 있는 정물화 Still Life of Pears>, 1605, 패널 위 종이에 유채, 24×41cm, 밀라노, 파인아트 스튜디올로.

카라바조 <그리스도의 체포 The Taking of Christ>, 1602, 캔버스에 유채, 135×168cm, 우피치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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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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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 미학

곡선 미학

곡선 미학

곡선의 유쾌함과 원목의 따뜻함이 만나 독창적인 생명력을 가진 가구가 탄생했다. 아트 퍼니처 디자이너 고재효의 예술적 오브제들.

고재효 작가의 대표 시리즈를 볼 수 있는 작업실 전경.

독특한 조형미의 아트 퍼니처를 선보이고 있는 고재효 작가.

곡선이 살아 숨쉬는 원목 가구로 공간에 생동감을 더하는 고재효 작가. 그는 스튜디오 효시를 운영하며 독창적인 아트 퍼니처를 선보이고 있다. 곡선을 활용한 디자인 가구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고재효 작가의 작업은 유독 시선을 사로잡는다. 유머러스하고 귀여운 매력에 위트를 더한 그의 가구는 볼드한 실루엣과 강렬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단순히 실용적인 가구를 넘어 예술적 오브제로 자리 잡으며 아트 퍼니처 분야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확립해가고 있다. 효시라는 이름에는 ‘모든 것의 시작’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나무라는 재료의 본질에 집중하고 물성을 탐구하며, 새로운 표현 방법을 모색하려는 그의 철학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의 여정은 가구 회사에 몸담던 시절, 목공예의 개성을 찾고자 하는 갈증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을 방문하며 전환점을 맞는다. 단순한 생활 도구로 여겨지던 가구가 그곳에서는 예술적 표현의 도구로 확장된 세계를 보여주었다. 그는 가구를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마음먹는다.

새롭게 시도 중인 목업과 스케치를 붙여둔 작업실 벽면.

깔끔하게 정돈된 기계실.

“목공에서는 직선 위주의 가구가 많아요. 하지만 직선으로만 풀어내면 디자인의 한계가 있을 것 같아 곡선 작업을 시도하게 되었어요. 원하는 디자인을 먼저 구상한 뒤, 이를 목공으로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하며 접근합니다.” 고재효 작가의 작업은 이러한 과정에서 태어난 독창적인 형태들로 가득하다. 의자를 겹쳐 쌓은 모습에서 영감을 얻은 ‘오버랩 시리즈’, 나무가 유쾌한 나선형 곡선을 그리는 ‘컬리 시리즈’ 등 그의 가구는 단순히 기능적인 도구를 넘어 공간에 독특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컬리 시리즈는 그의 작업 세계를 대표하는 예로, ‘컬리 루프 Curly Loop’라는 키워드 아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며 디자인 철학과 실험적 접근을 압축적으로 담아냈다.

자투리 원목 소재로 만든 작은 가구 조각들. 

“컬리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개인적인 슬럼프를 극복하고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지금은 의자와 스툴 위주로 작업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작업이라 나 스스로도 기대가 큽니다.” 이 시리즈는 지난 7월 갤러리은에서 열린 아트 퍼니처 전시 <가구찬가>에서 한 단계 더 확장되었다. 곡선형 디자인을 기반으로 룸 디바이더와 스탠드 조명을 선보이며, 의자와 스툴 중심이던 작업에 변화를 주기 위한 첫 시도를 했다. 이 외에도 테이블이나 서랍장 같은 가구나 벽 조명, 조형 오브제 등을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 그는 과감한 색감과 나뭇결 텍스처를 살린 작업으로 또 다른 변화를 모색 중이다. 나뭇결에만 색을 입히는 기법을 통해 나무 고유의 질감을 살리면서도 블루, 버건디 같은 실험적인 색감을 더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이는 전통 원목 가구의 틀을 벗어나 새롭고 독창적인 표현을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이다. 오는 12월 공예트렌드페어에서는 컬리 시리즈의 확장된 작업과 더불어 한옥 지붕의 접상에서 영감을 받은 벽 조명을 선보일 계획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곡선처럼 그의 디자인 세계는 새로운 변주를 기다리고 있다. 고재효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가구는 단순한 생활 도구를 넘어, 공간에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생명력을 불어넣는 존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작업실 한쪽에 놓인 OLD 체어.

SPECIAL GIFT 고재효 작가에게 증정한 끌레드뽀 보떼의 더 세럼 II는 피부에 고르고 빠르게 흡수되어, 피부 본연의 힘을 일깨워주고 짧은 시간 안에 피부 속부터 빛나는 결빛 광채를 선사한다. 50mL, 34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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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류주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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