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기법에서 탈피해 예술적 자유에 대한 꿈을 꾸던 모더니즘 예술가들의 황금기, 1900년대 비엔나에 대한 이야기.

<수풀 속 여인>, 구스타프 클림트, 1898년경, 캔버스에 유화, 32.4 × 24.0cm.

<원탁, 제49회 비엔나 분리파 전시회 포스터>, 에곤 실레, 1918년, 종이에 석판화, 67.4 × 53.3cm, 개인 소장.
구스타프 클림트에서 에곤 실레까지, 모더니즘 예술가들이 활동하던 1900년대의 비엔나는 당대 유럽의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통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전환기, 과거 합스부르크 왕가 시절의 문화 부흥기를 회복하기 위한 프란츠 요제프 1세 황제가 이룬 노력의 결실이었다. 그가 명령한 ‘비엔나 대도시 확장 프로젝트’는 아티스트들에게 기존 예술의 틀을 깨고 실험과 도전정신을 부추기는 도화선이 되었고, 그 덕분에 비엔나는 세기가 전환하는 짧은 시기에 예술적 혁신의 중심이 될 수 있었다. ‘황금의 화가’로만 알려진 구스타프 클림트가 당대 비엔나 예술가들의 구심점이 되어 혁신가와 같은 면모를 보인 것도 이때였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은 변화의 시기 비엔나를 무대로 해 자유와 변화를 꿈꾸던 예술가들을 소개하며, 당시 비엔나가 지니는 문화사적 의미를 재조명한다.

<제14회 비엔나 분리파 전시회 포스터>, 알프레트 롤러, 1902년, 종이에 다색 석판화, 203.8 × 80.3cm.
전시 작품은 오스트리아 모더니즘 미술의 애호가 루돌프 레오폴트와 엘리자베트 레오폴트의 컬렉션을 바탕으로 설립된 레오폴트미술관의 소장품들로 구성됐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외에 총 5부로 구성된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프롤로그부터 3부까지는 구스타프 클림트와 전통적인 아카데미의 보수성에서 탈피해 새로운 예술적 형식을 찾고자 한, 비엔나 분리파의 이야기를 다룬다. 4부와 5부는 에곤 실레로 대표되는 젊은 예술가들의 표현주의적 경향과 특징을 살펴본다. 에곤 실레의 대표작 <꽈리 열매가 있는 자화상>은 5부 전시장에 마련되어 있다.

<블타바강 가의 크루마우 (작은 마을 IV)>, 에곤 실레, 1914년, 캔버스에 유화, 검은 분필, 99.5 ×120.5cm.

<꽈리 열매가 있는 자화상>, 에곤 실레, 1912년, 패널에 유화 및 불투명 채색, 32.2 × 39.8㎝.
전통적인 아카데미 화법을 구사하던 클림트가 인물화에 다양한 구도를 실험하고 인상주의 같은 유럽 미술 기법을 수용하려 하지 않았다면, 비엔나 모더니즘 예술의 토대는 처음부터 마련되지 않았을 것이다. 전시명에 쓰인 ‘꿈꾸는 예술가들’은 그의 영향 덕에 예술적 자유에 대해 사유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예술로 표현한 당대 미술인을 표현하는 수식어가 되어 그들의 업적과 고뇌를 더욱 빛나게 한다. 전시는 3월 3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1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자료제공: 국립중앙박물관, 비엔나 클림트 재단, 레오폴트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