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으로 만나는 휴식

디자인으로 만나는 휴식

디자인으로 만나는 휴식

가구 브랜드 오스토 Osto가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안락한 ‘휴식’을 선사하는 가구를 선보이는 오스토는 기능성을 바탕으로 거실이나 서재 등 휴식이 필요한 공간이면 어디든 두어도 잘 어우러지는 디자인 가구를 소개한다. 플래그십 스토어 1층은 브랜드의 시그니처 제품과 소재를 둘러볼 수 있으며, 2층은 거실의 새로운 레이아웃을 제안할 라운지 체어와 기능성 리클라이너 등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휴식을 위한 가구는 편안함이 필수다. 오스토 플래그십 스토어는 제품을 실제 공간처럼 연출해 구입 전에 체험해보고 가구 배치 팁도 얻을 수 있다. 브랜드 론칭을 기념해 1인 리클라이너 제품 할인 이벤트을 진행하니 휴식이 필요한 이들이라면 방문해볼 것. TEL 031-8027-6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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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LANCE EDITOR

신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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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균되지 않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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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부드러운 종이에 기도하듯 쌓아올린 얼굴들. 신민 작가가 완성한 단단한 여성 연대의 이야기.

신민 작가의 개인전 <으웩! 음식에서 머리카락!>은 P21 갤러리에서 5월 17일까지 진행한다.

인터뷰에 앞서 아트 바젤 홍콩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MGM 디스커버리즈 아트 어워즈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어워즈의 첫 수상자가 되신 만큼 더 뜻깊을 것 같아요. P21 직원들의 기민한 팀워크 덕에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제 작업이 해외에서 어떻게 읽힐지 긴장했어요. 해외 유수 기관의 심사위원이 최종 3인에 선정해준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수상자로 불릴 땐 해외에서 인정받게 되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소셜 미디어는 작가님의 작업 세계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하죠. 모두가 볼 수 있는 대외적인 계정에 솔직한 마음 상태를 작성하시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저는 소셜 미디어가 관객에게 전시장 밖의 ‘디렉터스 컷’, ‘코멘터리’ 같은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과거엔 방명록을 수집하는 즐거움이 컸는데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시장에 올 여유가 없기도 하잖아요. 이제는 DM 등을 통해 소셜 미디어가 관람객의 내밀한 코멘트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방명록이자 광장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번 진지하고 통찰력 있는 작품 세계와 대비되는 전시명을 택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으웩! 음식에서 머리카락!>은 소비자 입장에선 구역질을 동반하는 대사이지만, 노동자 입장에선 오금이 저리고 등골이 오싹해지는 대사예요. 노동자인 동시에 소비자인 우리에 관한 작업을 표현하기에 좋은 제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안 그래도 삶이 지치고 힘든데, 진지하고 심각한 분위기의 작업으로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없다고 생각해서 유머와 위트 속에 질문을 던지는 작업을 하려 애쓰는 편이에요. 제 작업이 다양한 표정을 담고 있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 때문입니다. 서비스업에 종사 하는 여성들이 알고리즘을 통해, 우연히 제 작업을 보고 통쾌하게 웃기 바랐어요.
지속적으로 여성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아오고 계시죠. 이번엔 특히 머리카락이 입체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그중에서는 리본을 달고 있는 가닥들도 있고요. 일할 때 착용하는 머리망은 지저분한 제 외모를 멸균해주는 물건이었습니다. 머리망은 제 외모를 미적으로 멸균해줍니다. 맨얼굴, 보랏빛 입술, 새까만 딸기코, 기름진 얼굴을 검정 새틴 리본과 동그란 머리그물이 정리하고 소독해주죠. 머리망의 멸균 효과는 제가 문제시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제품에서 발견되는 노동자 머리카락의 역겨움과 끔찍함을 통해 우리 속에 내재된 노동자 혐오, 그리고 멸균될 수 없는 우리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전시명만큼이나 위트 있는 신민 작가의 모습.

작가님의 작업을 보며 알베르 카뮈의 “나는 반항한다. 고로 우리는 존재한다”는 글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노동자들이 서명하는 계약서와 서약서는 대부분 ‘갑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 ‘갑의 부조리함에 침묵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죠. 제 작업의 목적지는 그런 사람들이에요. 너무 많은 계약서와 서약서에 서명하며, 본인의 속마음을 쉽게 표현할 수 없는 이들에게 닿기 바랍니다.
많은 요소 중 특히 종이를 작업 도구로 삼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종이의 재료는 나무죠. 종이는 혼이 잘 통합니다. 신당에 가면 종이에 부적을 적어주기도 하고요. 종이와 연필은 우리 삶에 밀접한 소재이기도 해요. 우리가 늙고 병들 듯이 종이도 늙고 병이 듭니다. 제 작품은 돌이나 금속으로 만든 작품과는 물성이 달라요. 그래서 생명력이 넘치죠. 종이는 잘 찢어지고, 물에 녹고, 약하지만 계속 붙이다 보면 단단해집니다. 작업을 하며 종이를 손으로 쓰다듬으면, 펄프가 솜털처럼 일어나는데, 이는 정말 사람 피부를 닮기도 했습니다. 사람의 기운과 가장 가까운 물성을 가진 소재가 종이라고 생각해 이를 통해 사람을 만들고 있습니다.
종이를 붙여가는 과정에서 여러 기도를 하신다고요. 이번 작업에는 특히 어떤 기도를 하셨나요? ‘우리끼리 미워하지 않는다’, ‘나는 내 동료를 미워하지 않는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힘든 근무환경에서 일하다 보면, 서로 어깨만 살짝 스쳐도 짜증이 확 나죠. 그러다가도 누군가가 생리대가 필요하다고 말했을 때 미워하는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이를 건네주곤 하잖아요. 일터에서 만나는 동료들은 정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작은 것에도 쉽게 예민해지지만, 어떤 일이 있을 때면 갑자기 전우애가 타올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연대를 하는 거죠.
여성 노동자로서 겪은 경험에 이어, 여성 아티스트로서 국내 미술신에 등장하면서도 많은 고민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아보면 어떠신가요? ‘나는 미술계로부터 인정받고 관심 받기 위해 작업하는 걸까’ 라고 끊임없이 질문해가며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잘 버틴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재주와 시각 작업을 통해 여성으로서 겪는 차별을 쟁점화하는 동시에, 여성 문제를 거대 담론에 포함시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종이와 연필로 강렬한 표정의 사람 조형물을 만들어 세상 부조리에 대한 분노와 저항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나 사람을 작업을 통해 수면 위로 끌어올려 주목받게 하고, 그것을 사람들이 느끼게 해서 세상을 바꾸는 데 조금 거드는 것이 제 작업의 본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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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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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 To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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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본능적인 아름다움과 생동감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오브제. 동물 패턴이
가구와 오브제, 패브릭에 스며들며 공간에 야생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노르딕 노츠 nordicknots.com 닐루파(로베르토 시로니 스튜디오) nilufar.com 돌체 & 가바나 www.dolcegabbana.com 랄프 로렌 홈 www.ralphlauren.co.kr 아도르노(오디티) adorno.design 인비저블 컬렉션(가체&디모프스키, 로라 곤잘레즈) theinvisiblecollection.com

 

1 로라 곤잘레즈 Laura Gonzalez, 콜로세오 암체어 × 데다 Colosseo Armchair × Dedar 편안하게 몸을 감싸는 클럽 안락의자에 데다의 ‘타이거 마운틴’ 패브릭을 사용해 유쾌하게 재해석했다. 단단한 오크로 만든 피봇 회전대 위에서 섬세하게 흐르는 유기적인 형태가 우아함을 더한다.

2 랄프 로렌 홈 Ralph Lauren Home, 켄달 디너 플레이트 Kendall Dinner Plate 랄프로렌 컬렉션의 사파리 룩에서 영감을 얻은 얼룩말 프린트 플레이트. 핸드 페인팅한 브론즈 테두리가 자연의 생동감에 우아한 광택을 더한다.

3 로베르토 시로니 스튜디오 Roberto Sironi Studio, 벤치 아파네스 Bench Aphanès 선사시대 고인돌에서 영감을 받은 아파네스 컬렉션. 조각처럼 단순한 실루엣에 희귀한 대리석의 질감을 입혀, 원시성과 세련미가 공존하는 존재감을 완성했다.

4 노르딕 노츠 Nordic Knots, 티그리스 Tigris 짙은 적갈색과 황금빛 톤 위로 호랑이와 얼룩말의 무드를 섞은 패턴 프린트를 넣어 공간에 생기를 더하는 러그. 건축적인 기하학과 과감한 애니멀 프린트의 조화가 시선을 머무르게 한다.

5 오디티 Odditi, 장고 오토만 Django Ottoman 복슬한 동물 다리를 닮은 둥근 실루엣의 오토만. 선명한 벨벳 컬러와 말랑한 터치감이 시각과 촉각을 동시에 자극한다.

6 돌체 & 가바나 Dolce & Gabbana, 에스티아 커피 테이블 Estia Coffee Table 상판과 원통형 베이스를 잇는 세련된 교차 구조가 시선을 사로잡는 커피 테이블. 까사 컬렉션 특유의 그래픽 패턴을 입힌 광택 래커 상판에는 트레이 커버와 분리형 오브제 홀더가 내장되어 있다.

7 가체 & 디모프스키 Garce & Dimofski, 프레드 체어 레오파드 Fred Chair Leopard 장인이 조각한 밤나무 다리 위에 비정형 쿠션이 얹힌 구조. 불균형에서 오는 조형미가 돋보이며, 메종 피셰 Maison Fichet의 프린티드 카프 헤어 패브릭이 감각적인 터치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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