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명의 캠퍼가 말하는 캠핑의 매력

네 명의 캠퍼가 말하는 캠핑의 매력

네 명의 캠퍼가 말하는 캠핑의 매력

공기가 선선해지면 자연은 다시 초대장을 건넨다. 각기 다른
스타일을 가진 캠퍼 네 명이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 머무는 법.

크루드 화로장갑

사이러스 9 화로대

자연 사이 낸 길
박하름
프리랜서

캠핑 스타일
미니멀 캠핑, 백패킹, 부시크래프트, 오버랜딩.
캠핑을 시작한 계기 첫 캠핑은 일본 여행 중 우연히 떠난 백패킹. 그때의 좋은 기억이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매력을 일깨워주었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캠핑을 하게 되었다.
캠핑의 매력 하루를 천천히 흘려 보내는 것. 번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의 새소리와 탁 트인 풍경, 맑은 공기 속에서 온전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나만의 캠핑 특징 단순히 목적지에 도달하는 여행이 아니라, 여정 그 자체를 즐기고 자연을 탐험하는 과정에 의미를 둔다.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정해진 길 없이 나만의 길을 개척해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추천 캠핑 아이템 사이러스 9의 화로대, 네이처하이크의 CW400 후드다운 침낭, 크루드의 화로장갑. 특히 CW400 후드다운 침낭은 무게, 크기, 보온성 모두 만족스러워 캠핑에 늘 함께한다.
나만의 캠핑 노하우 무엇을 더 챙길지보다, 무엇을 빼도 될지를 먼저 고민한다. 최소한의 장비로 캠핑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캠핑 경험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존 뮤어 트레일을 따라 9박10일간 백패킹했었다. 그 속에서 마주한 대자연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웅장했다. 그때 처음으로 자연 앞에선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다.
입문자를 위한 조언 야외에서는 모든 환경이 완벽할 수 없기에, 갑작스러운 비나 벌레가 많은 날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캠핑 정보를 얻는 방법 캠핑은 SNS보다 직접 만나 소통할 때 더 친밀해지는 것 같다. 커뮤니티에 가입한 캠퍼들과 정기 모임에서 함께 캠핑하며 장소, 관련 정보, 지식 등을 더욱 풍부하게 나눌 수 있다. INSTAGRAM @hami.road

키카푸 스튜디오 코카인 테이블

와일드와일드웨스트 W 스토브 화목난로

빈티지로 완성하는 와일드 캠핑
박민우 와인바 그린퍼센트 대표

캠핑 스타일 와일드 캠핑.
캠핑을 시작한 계기 보이스카우트 시절, 운동장에서 야영하기 전날 느끼던 설렘을 다시 느끼고 싶어 캠핑을 시작하게 됐다. 물론 가족과 함께한 캠핑의 추억도 한몫 했다. 아버지 차에 항상 텐트와 버너가 실려 있던 기억이 여전히 살아 있다.
캠핑의 매력 다른 모든 것을 잊고 오직 캠핑에만 몰입할 수 있다는 점. 장비, 장소, 음식 등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해결하다 보면 하루가 정말 짧게 느껴진다.
나만의 캠핑 특징 러프하고 빈티지한 캠핑 용품을 좋아한다. 빈티지 캠핑 장비는 쉽게 구할 수 없지만, 그런 만큼 값어치가 있다. 사용감과 색감 변화, 디자인적 요소가 주는 매력은 새 장비와 비교할 수 없다.
추천 캠핑 아이템 키카푸 스튜디오 코카인 테이블, 와일드와일드웨스트 W 스토브 화목난로, 빈티지 밀크박스. 빈티지 밀크박스는 구하기 쉽지 않지만, 빈티지 숍에서 하나씩 갖고 있을 만큼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캠핑 경험 아무래도 처음 캠핑을 시작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오래되어 심 실링이 다 떨어진 텐트를 들고 갔는데, 비가 쏟아지자 텐트안이 물바다가 됐다. 결국 한밤중에 차로 피신해서 잔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도전해보고 싶은 캠핑 장소 몽골이나 키르기스스탄에서 승마 캠핑을 해보고 싶다. 대자연 속에서 말을 타고 이동하며 즐기는 캠핑은 상상만 해도 설렌다.
입문자를 위한 조언 옷도 입어봐야 어울리는지 알 듯이, 캠핑도 직접 경험해봐야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한 번 한 번 즐기다보면 자신만의 색과 방향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계절별 캠핑의 매력 봄과 가을은 어디든 가도 좋은 계절로, 무조건 나가야 하는 시즌이다. 내게 최고의 캠핑 시즌은 겨울이다. 티피 텐트와 화목난로의 조합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INSTAGRAM @campercent

웨버 트래블러 가스 그릴

헤리터 과도

비알레띠 모카포트

미식으로 물들인 풍경
박재현 외식업 대표, 서울모닝커피클럽 파운더

캠핑 스타일 로컬 식재료로 만든 미식 캠핑을 좋아하는 트레일러 캠퍼.
캠핑을 시작한 계기 운영중인 식당 미미옥이 경영난으로 힘들던 시기에, 캠핑을 통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게 되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오로지 나를 위한, 온전히 쉬고 숨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캠핑의 매력 정신건강 치료. 혼자 ‘불멍’하며 마음이 차분해지는 순간도 있고, 좋은 사람들과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으며 힐링할 때도 있다. 캠핑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생활의 속도’를 바꿔주는 경험이라 생각한다.
나만의 캠핑 특징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미식 캠핑을 즐긴다. 각 지역 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해 현장에서 바로 요리하고, 좋은 와인이나 커피를 곁들인다.
추천 캠핑 아이템 보물 1호 까발로 트레일러, 웨버 트래블러 가스 그릴, 헤리터 과도, 비알레띠 모카포트.
나의 캠핑 노하우 캠핑 지역의 특산물을 알아보고 그 재료를 활용해서 요리하는걸 즐긴다. 캠핑장 가는 길에 지역 시장에 들러 지역 특산물을 구매하면 내용이 풍부해지는 느낌이 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캠핑 경험 한겨울 눈이 펑펑 내리는 날 강원도 평창에 가서 등유난로 옆에서 벌벌 떨며 쌀국수를 먹던 때.
입문자를 위한 조언 장비에 너무 집착하지 말 것. 처음엔 빌리거나 최소한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사람과 음식이다. 장비에 대한 욕심 조절이 어렵다면, 좋은 장비로 구매할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중복투자가 없다.
계절별 캠핑의 매력 날씨가 가장 좋은 봄이 장비를 풀 세팅하기 좋은 최고의 계절이라면, 여름은 흔히 캠핑 비수기라고 한다. 가을엔 단풍을 보러 산 근처 캠핑장을 즐기고, 겨울엔 화목난로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INSTAGRAM @campingman_official

툴레 어프로치 루프톱 텐트

힐레베르그 알락

지도를 벗어난 가족여행
박수빈 브랜드 마케터

캠핑 스타일 오버랜딩, 백패킹.
캠핑을 시작한 계기 100대 명산을 오르며 종종 백패커들을 마주했다. 그때마다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모습이 낭만적이고 멋져 보였다.
캠핑의 매력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에 신선한 환기를 불어넣어준다는 점. 매번 다른 장소에서 새로운 모험을 즐기며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나만의 캠핑 특징 배낭 하나로 어디든 떠날 수 있는 백패킹과 오프로드를 따라 자연 깊숙이 들어가는 오버랜딩. 두 방식 모두 지도에 없는 노지 캠핑지를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추천 캠핑 아이템 툴레 어프로치 루프톱 텐트, ARB 어닝, 힐레베르그 알락 백패킹 텐트.
나만의 캠핑 노하우 틈틈이 위성지도로 박지(텐트를 치고 하룻밤 묵을 수 있는 장소)를 탐색한다. 불확실함이 있긴 하지만, 바로 그 과정이 모험의 시작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캠핑 경험 아이가 생후 7개월일 때 뉴질랜드로 9일간 캠핑카 여행을 다녀왔다. 끝없이 펼쳐지는 지평선과 쏟아지는 별빛 아래, 아늑한 바퀴 달린 집에서 육아하며 보낸 그 시간은 다른 어느 캠핑보다 특별했다.
캠핑 정보를 얻는 방법 특정 브랜드나 장비에 대한 심도 있는 지식은 해당 브랜드 유저들이 모여 있는 네이버 카페나 커뮤니티에서 도움받는 것이 좋다.
계절별 캠핑의 매력 봄은 푸릇하게 차오르는 생기와 기분 좋은 설렘이 가득하다. 여름은 빗소리를 실컷 들을 수 있는 우중캠핑의 계절이자, 계곡이나 바다 근처에서 물놀이를 즐기며 더위를 잊을 수 있는 시기다. 가을은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불멍을 즐기기에 제격. 겨울은 ‘캠핑의 꽃’이라 불릴 만큼 즐길거리가 많다. 따뜻한 난로 앞에 옹기종기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즐거움은 겨울
캠핑의 매력 중 하나다. INSTAGRAM @hiker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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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스턴트 에디터

김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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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숨결을 빚은 세라믹 테이블웨어 4

자연의 숨결을 빚은 세라믹 테이블웨어 4

자연의 숨결을 빚은 세라믹 테이블웨어 4

자연에서 태어나 손끝에서 빚어진 네 브랜드의 세라믹 테이블웨어.

크럼즈 접시

크럼즈 대접

숨 컵앤소서

숨 접시

크럼즈 샐러드볼

소일베이커
‘흙을 굽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닌 소일베이커는 세라미스트, 디자이너, 요리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관점에서 해석한 그릇의 가치를 하나로 모은 테이블웨어 브랜드다. 모든 작품은 요리의 담음새와 상황별 쓰임을 고려하는 동시에, 오랜 시간에 걸쳐 자주 사용해도 변함 없는 품질에 대한 숙고 끝에 탄생한다. 국내외 유명 레스토랑, 카페와 협업을 통해 정체성을 확장해가는 라인들은 자체 보유한 여주의 도자기 공장에서 생산한다. 유려하고 견고한 그릇들에는 수작업으로 한 점씩 빚어낸 정성스러운 손길이 깃들어 있다. 자연이 지닌 색과 유기적 형태, 특유의 질감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숨 라인은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았다. 버려진 흙을 재활용해 만든 크럼즈 라인은 흙의 원초적인 질감을 그대로 살렸다. 이는 자연에서 온 재료로 만든 요리와 잘 어우러져 소박한 매력을 선사한다.

 

율 물컵

 

순 둥근접시

 

순 원볼

 

율 디저트볼

 

율 얼음통

 

순 정사각접시

 

율 화병

이도포터리
이도포터리는 이도도자기에서 파생한 테이블웨어 전문 브랜드로, 자연의 조화와 세라믹의 영속적 가치를 일상 속으로 끌어들인다. 장인과 디자이너들은 한국 도자의 역사와 철학을 탐구하며, 창의적인 기법과 형태를 통해 도자 디자인의 새로운 경계를 제시하고 있다. 제품군은 실용성과 조형미를 조화롭게 아우르며 윤슬, 율, 청연, 윤빛, 순, 오빌리크, 코넷, 센터피스 등 각 디자인의 특징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된다. 그중 순 라인은 절제된 선과 간결한 형태로 생활 속 여백의 미를 강조하고, 율 라인은 비정형 곡선과 유백 유약의 부드러운 조화를 통해 따뜻한 감성을 전달한다. 모든 제품은 장인의 손끝에서 정성스럽게 태어나며, 테이블 위의 예술로 자리 잡는다.

셸 트레이

에페 접시

에페 라이스 보울

셸 고블렛

셸 베이스

이악크래프트
이악크래프트는 2013년 세라미스트 전현지가 설립한 세라믹 디자인 스튜디오로서, 자연적 재료가 가진 힘을 바탕으로 오래도록 이어질 디자인을 제안해왔다. 일상의 오브제부터 예술적 감수성이 깃든 작품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아우르며, 특유의 예술적 안목과 장인정신을 통해 생활 속 높은 감도와 우수한 견고성을 제공한다. 에페와 셸 컬렉션은 이악크래프트의 정체성을 반영한 라인이다. 에페 컬렉션은 비 온 뒤의 신선한 공기와 우디한 향을 떠올리게 하는 감각적 해석으로, 정화와 회복의 서사를 흙의 질감과 색으로 표현한다. 셸 시리즈는 조개의 불규칙한 곡선과 나선형의 아름다움을 브랜드만의 감성으로 풀어낸 컬렉션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부터 풍요와 다산, 부와 명예를 상징해온 조개의 형상은 자연의 순환과 생명력을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파티나 베이스, 파피에 U 컵앤소서

파티나 슈거볼, 크리머, 컵앤소서

파피에 U 컵앤소서

파피에 고블렛

파티나 쇼트 플레이트

 

지승민의 공기
2014년 시작한 지승민의 공기는 도자 테이블웨어와 공예품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공예 미술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브랜드다. 고전과 실용의 균형을 탐구하며, 삶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 있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지승민 작가는 다양한 형태의 공예를 시도하면서도, 숙련된 제작 기법을 통해 높은 완성도를 선보인다. 파피에 컬렉션은 전통 백자를 기반으로, 공예 기법 파피에마쉐 Papier-mâché에서 착안한 시리즈다. 종이 질감을 떠올리게 하는 백자의 청아함과, 백색과 흑색 자기가 이루는 조형적 대비는 부드럽고 간결한 형태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파티나 컬렉션은 시간 흐름에 따라 돌과 금속 등 자연물의 표면 색이 변화하는 파티나 Patina 현상을 도자로 구현한 작업이다. 직접 개발한 유약으로 완성한 시리즈는 유일무이한 빛을 띠며 한국 전통의 미감을 계승하여 공예의 깊이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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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을 넘어선 건축, 세계의 랜드마크

차원을 넘어선 건축, 세계의 랜드마크

차원을 넘어선 건축, 세계의 랜드마크

자연과 기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사이 서 있는 대담한 건축의 세계.

푸른 포도밭 풍경과 어우러진 건물은 지면에 떠 있는 듯한 구조를 갖췄다. © Hufton+Crow

와인 보관과 압착, 병입, 라벨링 등의 제조 공정이 진행되는 건물 내부 공간. © Hufton+Crow

포도밭이 펼쳐진 파노라마 뷰를 통창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 Hufton+Crow

방문객을 위한 환대 공간은 따뜻한 우드 톤으로 꾸몄다. © Hufton+Crow

드넓은 포도밭을 내려다볼 수 있는 테라스. © Hufton+Crow

언덕 위 솟은 유리 돔,
사우스카 토카이 와이너리
헝가리 토카이-헤지알야 Tokaj-Hegyalja의 포도밭 위, 곡면 유리로 이루어진 구조물이 지면과 닿지 않은 듯 가볍게 솟아 있다. 건축사사무소 보드 아키텍처럴 스튜디오 Bord Architectural Studio가 설계한 사우스카 토카이 Sauska Tokaj 와이너리는 고대 화산 지형과 완만한 언덕 풍경 위에 얹힌 듯한 조형으로, ‘건축은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침범하지 않고, 그저 가볍게 얹혀 있어야 한다’는 건축 철학을 공간에 녹여냈다. 와이너리는 지름 36m의 두 렌즈 형태가 교차하는 구조를 갖췄다. 포도 수확과 와인 생산을 위한 기능 공간은 지하에, 방문객을 위한 레스토랑과 바는 지상에 배치했다. 얇은 강철 기둥 위에 들어올려진 렌즈형 매스는 햇빛을 아래쪽으로 미끄러뜨리며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만든다. 내부는 곡선 천장이 시야를 외부로 유도하며, 파노라마 테라스로 이어지는 동선은 토카이의 전통적인 포도밭 풍경을 정면으로 담아낸다. 지하에는 원형으로 배치된 발효조가 중심의 오크 숙성 공간을 둘러싸고 있다. 압착, 병입, 라벨링 등의 와인 제조 공정은 건물 중심축을 따라 배치된 긴 터널을 통해 진행되며, 이 터널은 물류 기능뿐 아니라 설비와 기계실로 활용된다. 차가운 금속 질감의 셀러 공간과 따뜻한 재료가 사용된 환대 공간이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와인의 탄생과 경험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나눈다. 사우스카 토카이는 지역의 풍경과 역사, 현대 건축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포도밭 위에 유유자적 떠 있는 이 구조물은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와인 문화를 제안하는 현대적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언덕 위에 캔틸레버 구조로 세워진 건물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인상을 자아낸다. 2 녹음과 목가적 전원 풍경에 감싸인 밸런싱 반. © Edmund Sumner

지역 건축 양식을 반영한 경사진 박공지붕 구조. © Edmund Sumner

공간 구석구석에서 감상할 수 있는 탁 트인 외부 전경. © Edmund Sumner

스튜디오 마킨 앤 베이 Studio Makkink & Bey가 목재와 패턴 타일을 활용해 완성한 실내 디자인. © Edmund Sumner

전원 속 은빛 헛간, 밸런싱 반
영국 시골 마을 서퍽 Suffolk의 목가적 풍경 속, 은빛으로 반짝이는 독특한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다. 철학자이자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이 설립한 비영리 단체 리빙 아키텍처 Living Architecture가 운영하는 휴가용 대여 주택 프로그램 중 하나인 밸런싱 반 Balancing Barn이다. 지역 농가의 박공지붕 구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헛간 형태의 숙소로, 실험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네덜란드 건축 그룹 MVRDV가 설계했다. 총 길이 30m에 달하는 이 건물은 절반이 경사면 위로 돌출되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인상을 자아낸다. 외관을 감싼 금속 시트는 언뜻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주변 풍경을 고스란히 반사하며 계절의 흐름과 자연의 리듬을 시각적으로 담아낸다. 건물은 고단열 외피, 열 회수 환기 시스템, 지열 히트펌프를 도입한 고효율 에너지 구조로 설계되었다. 내부는 침실 4개와 개별 욕실, 리빙 룸, 주방과 다이닝 룸, 숨은 정원 연결 통로 등으로 구성돼 사계절 내내 자연과 연결되는 체험이 가능하다. 내부 공간 역시 자연과의 연결에 집중해 설계되었다. 전면 슬라이딩 창과 천창을 통해 집 안 어디에서나 탁 트인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건물 중앙에 자리한계단은 야외 정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러한 혁신적인 건축적 접근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Red Dot Design Award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건축 및 도시 디자인’ 부문 상을 받았다.

세토 내해를 마주한 연못 위를 부유하듯 떠 있는 시모세 미술관. © SIMOSE

전면의 거울 유리 벽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빛과 풍경을 반사한다. © SIMOSE

에밀 갈레의 작품 80여 점이 전시된 미술관 내부. © SIMOSE

리셉션 공간을 채운 유기적인 우드 프레임 구조물. © SIMOSE

에밀 갈레의 유리공예에 등장하는 식물을 식재한 ‘에밀 갈레의 정원’. © SIMOSE

바다 위 그려낸 수채화, 시모세 미술관
일본 히로시마 세토 내해 연안에는 새로운 형태의 미술관이 있다. 건축가 반 시게루가 설계한 시모세 미술관은 바다와 연못을 활용해 고정된 건축 개념을 유연하게 풀어낸 공간이다. 2024년에는 세계적 건축 디자인 어워드인 프릭스 베르사유 Prix Versailles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선정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시모세 미술관의 가장 큰 특징은 이동 가능한 여덟 개의 전시 공간에 있다. 각각 10×10m 규모의 컨테이너 형태로 설계된 건축물은 바지선 위에 설치되어 있어 위치 조정이 가능하다. 전시 서사에 따라 구성 자체가 달라지는 유연한 공간은 조선 기술에서 착안한 부력 기반 플로팅 공법으로 구현됐다. 이색적인 외형의 갤러리들은 아르누보 예술가 에밀 갈레 Émile Gallé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여덟 가지 색의 유리가 감싸, 전면의 거울 유리 벽과 함께 시시각각 달라지는 빛과 풍경을 반사한다. 전시장 외에도 미술관 부지에는 각각 독립된 열 채의 빌라가 흩어져 있다. 그중 네 채는 반 시게루의 대표작을 재해석한 ‘종이의 집’, ‘가구의 집’, ‘더블 루프 하우스’, ‘벽 없는 집’으로 구성되었으며, ‘크로스 월 하우스’는 건축가 존 헤이덕에게 바치는 오마주로 설계되었다. 수변과 숲 사이에 배치된 이 빌라들은 건축 작품으로 기능하며, 전시 공간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확장된 경험을 제공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미술관 외부에 조성된 ‘에밀 갈레의 정원’이다. 갈레의 유리공예에 등장하는 식물을 세토 내해의 기후에 맞춰 식재한 이 정원은 미술관 컬렉션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건축과 자연, 예술의 경계를 허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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