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숨결을 빚은 세라믹 테이블웨어 4

자연의 숨결을 빚은 세라믹 테이블웨어 4

자연의 숨결을 빚은 세라믹 테이블웨어 4

자연에서 태어나 손끝에서 빚어진 네 브랜드의 세라믹 테이블웨어.

크럼즈 접시

크럼즈 대접

숨 컵앤소서

숨 접시

크럼즈 샐러드볼

소일베이커
‘흙을 굽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닌 소일베이커는 세라미스트, 디자이너, 요리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관점에서 해석한 그릇의 가치를 하나로 모은 테이블웨어 브랜드다. 모든 작품은 요리의 담음새와 상황별 쓰임을 고려하는 동시에, 오랜 시간에 걸쳐 자주 사용해도 변함 없는 품질에 대한 숙고 끝에 탄생한다. 국내외 유명 레스토랑, 카페와 협업을 통해 정체성을 확장해가는 라인들은 자체 보유한 여주의 도자기 공장에서 생산한다. 유려하고 견고한 그릇들에는 수작업으로 한 점씩 빚어낸 정성스러운 손길이 깃들어 있다. 자연이 지닌 색과 유기적 형태, 특유의 질감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숨 라인은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았다. 버려진 흙을 재활용해 만든 크럼즈 라인은 흙의 원초적인 질감을 그대로 살렸다. 이는 자연에서 온 재료로 만든 요리와 잘 어우러져 소박한 매력을 선사한다.

 

율 물컵

 

순 둥근접시

 

순 원볼

 

율 디저트볼

 

율 얼음통

 

순 정사각접시

 

율 화병

이도포터리
이도포터리는 이도도자기에서 파생한 테이블웨어 전문 브랜드로, 자연의 조화와 세라믹의 영속적 가치를 일상 속으로 끌어들인다. 장인과 디자이너들은 한국 도자의 역사와 철학을 탐구하며, 창의적인 기법과 형태를 통해 도자 디자인의 새로운 경계를 제시하고 있다. 제품군은 실용성과 조형미를 조화롭게 아우르며 윤슬, 율, 청연, 윤빛, 순, 오빌리크, 코넷, 센터피스 등 각 디자인의 특징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된다. 그중 순 라인은 절제된 선과 간결한 형태로 생활 속 여백의 미를 강조하고, 율 라인은 비정형 곡선과 유백 유약의 부드러운 조화를 통해 따뜻한 감성을 전달한다. 모든 제품은 장인의 손끝에서 정성스럽게 태어나며, 테이블 위의 예술로 자리 잡는다.

셸 트레이

에페 접시

에페 라이스 보울

셸 고블렛

셸 베이스

이악크래프트
이악크래프트는 2013년 세라미스트 전현지가 설립한 세라믹 디자인 스튜디오로서, 자연적 재료가 가진 힘을 바탕으로 오래도록 이어질 디자인을 제안해왔다. 일상의 오브제부터 예술적 감수성이 깃든 작품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아우르며, 특유의 예술적 안목과 장인정신을 통해 생활 속 높은 감도와 우수한 견고성을 제공한다. 에페와 셸 컬렉션은 이악크래프트의 정체성을 반영한 라인이다. 에페 컬렉션은 비 온 뒤의 신선한 공기와 우디한 향을 떠올리게 하는 감각적 해석으로, 정화와 회복의 서사를 흙의 질감과 색으로 표현한다. 셸 시리즈는 조개의 불규칙한 곡선과 나선형의 아름다움을 브랜드만의 감성으로 풀어낸 컬렉션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부터 풍요와 다산, 부와 명예를 상징해온 조개의 형상은 자연의 순환과 생명력을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파티나 베이스, 파피에 U 컵앤소서

파티나 슈거볼, 크리머, 컵앤소서

파피에 U 컵앤소서

파피에 고블렛

파티나 쇼트 플레이트

 

지승민의 공기
2014년 시작한 지승민의 공기는 도자 테이블웨어와 공예품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공예 미술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브랜드다. 고전과 실용의 균형을 탐구하며, 삶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 있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지승민 작가는 다양한 형태의 공예를 시도하면서도, 숙련된 제작 기법을 통해 높은 완성도를 선보인다. 파피에 컬렉션은 전통 백자를 기반으로, 공예 기법 파피에마쉐 Papier-mâché에서 착안한 시리즈다. 종이 질감을 떠올리게 하는 백자의 청아함과, 백색과 흑색 자기가 이루는 조형적 대비는 부드럽고 간결한 형태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파티나 컬렉션은 시간 흐름에 따라 돌과 금속 등 자연물의 표면 색이 변화하는 파티나 Patina 현상을 도자로 구현한 작업이다. 직접 개발한 유약으로 완성한 시리즈는 유일무이한 빛을 띠며 한국 전통의 미감을 계승하여 공예의 깊이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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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을 넘어선 건축, 세계의 랜드마크

차원을 넘어선 건축, 세계의 랜드마크

차원을 넘어선 건축, 세계의 랜드마크

자연과 기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사이 서 있는 대담한 건축의 세계.

푸른 포도밭 풍경과 어우러진 건물은 지면에 떠 있는 듯한 구조를 갖췄다. © Hufton+Crow

와인 보관과 압착, 병입, 라벨링 등의 제조 공정이 진행되는 건물 내부 공간. © Hufton+Crow

포도밭이 펼쳐진 파노라마 뷰를 통창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 Hufton+Crow

방문객을 위한 환대 공간은 따뜻한 우드 톤으로 꾸몄다. © Hufton+Crow

드넓은 포도밭을 내려다볼 수 있는 테라스. © Hufton+Crow

언덕 위 솟은 유리 돔,
사우스카 토카이 와이너리
헝가리 토카이-헤지알야 Tokaj-Hegyalja의 포도밭 위, 곡면 유리로 이루어진 구조물이 지면과 닿지 않은 듯 가볍게 솟아 있다. 건축사사무소 보드 아키텍처럴 스튜디오 Bord Architectural Studio가 설계한 사우스카 토카이 Sauska Tokaj 와이너리는 고대 화산 지형과 완만한 언덕 풍경 위에 얹힌 듯한 조형으로, ‘건축은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침범하지 않고, 그저 가볍게 얹혀 있어야 한다’는 건축 철학을 공간에 녹여냈다. 와이너리는 지름 36m의 두 렌즈 형태가 교차하는 구조를 갖췄다. 포도 수확과 와인 생산을 위한 기능 공간은 지하에, 방문객을 위한 레스토랑과 바는 지상에 배치했다. 얇은 강철 기둥 위에 들어올려진 렌즈형 매스는 햇빛을 아래쪽으로 미끄러뜨리며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만든다. 내부는 곡선 천장이 시야를 외부로 유도하며, 파노라마 테라스로 이어지는 동선은 토카이의 전통적인 포도밭 풍경을 정면으로 담아낸다. 지하에는 원형으로 배치된 발효조가 중심의 오크 숙성 공간을 둘러싸고 있다. 압착, 병입, 라벨링 등의 와인 제조 공정은 건물 중심축을 따라 배치된 긴 터널을 통해 진행되며, 이 터널은 물류 기능뿐 아니라 설비와 기계실로 활용된다. 차가운 금속 질감의 셀러 공간과 따뜻한 재료가 사용된 환대 공간이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와인의 탄생과 경험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나눈다. 사우스카 토카이는 지역의 풍경과 역사, 현대 건축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포도밭 위에 유유자적 떠 있는 이 구조물은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와인 문화를 제안하는 현대적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언덕 위에 캔틸레버 구조로 세워진 건물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인상을 자아낸다. 2 녹음과 목가적 전원 풍경에 감싸인 밸런싱 반. © Edmund Sumner

지역 건축 양식을 반영한 경사진 박공지붕 구조. © Edmund Sumner

공간 구석구석에서 감상할 수 있는 탁 트인 외부 전경. © Edmund Sumner

스튜디오 마킨 앤 베이 Studio Makkink & Bey가 목재와 패턴 타일을 활용해 완성한 실내 디자인. © Edmund Sumner

전원 속 은빛 헛간, 밸런싱 반
영국 시골 마을 서퍽 Suffolk의 목가적 풍경 속, 은빛으로 반짝이는 독특한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다. 철학자이자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이 설립한 비영리 단체 리빙 아키텍처 Living Architecture가 운영하는 휴가용 대여 주택 프로그램 중 하나인 밸런싱 반 Balancing Barn이다. 지역 농가의 박공지붕 구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헛간 형태의 숙소로, 실험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네덜란드 건축 그룹 MVRDV가 설계했다. 총 길이 30m에 달하는 이 건물은 절반이 경사면 위로 돌출되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인상을 자아낸다. 외관을 감싼 금속 시트는 언뜻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주변 풍경을 고스란히 반사하며 계절의 흐름과 자연의 리듬을 시각적으로 담아낸다. 건물은 고단열 외피, 열 회수 환기 시스템, 지열 히트펌프를 도입한 고효율 에너지 구조로 설계되었다. 내부는 침실 4개와 개별 욕실, 리빙 룸, 주방과 다이닝 룸, 숨은 정원 연결 통로 등으로 구성돼 사계절 내내 자연과 연결되는 체험이 가능하다. 내부 공간 역시 자연과의 연결에 집중해 설계되었다. 전면 슬라이딩 창과 천창을 통해 집 안 어디에서나 탁 트인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건물 중앙에 자리한계단은 야외 정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러한 혁신적인 건축적 접근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Red Dot Design Award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건축 및 도시 디자인’ 부문 상을 받았다.

세토 내해를 마주한 연못 위를 부유하듯 떠 있는 시모세 미술관. © SIMOSE

전면의 거울 유리 벽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빛과 풍경을 반사한다. © SIMOSE

에밀 갈레의 작품 80여 점이 전시된 미술관 내부. © SIMOSE

리셉션 공간을 채운 유기적인 우드 프레임 구조물. © SIMOSE

에밀 갈레의 유리공예에 등장하는 식물을 식재한 ‘에밀 갈레의 정원’. © SIMOSE

바다 위 그려낸 수채화, 시모세 미술관
일본 히로시마 세토 내해 연안에는 새로운 형태의 미술관이 있다. 건축가 반 시게루가 설계한 시모세 미술관은 바다와 연못을 활용해 고정된 건축 개념을 유연하게 풀어낸 공간이다. 2024년에는 세계적 건축 디자인 어워드인 프릭스 베르사유 Prix Versailles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선정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시모세 미술관의 가장 큰 특징은 이동 가능한 여덟 개의 전시 공간에 있다. 각각 10×10m 규모의 컨테이너 형태로 설계된 건축물은 바지선 위에 설치되어 있어 위치 조정이 가능하다. 전시 서사에 따라 구성 자체가 달라지는 유연한 공간은 조선 기술에서 착안한 부력 기반 플로팅 공법으로 구현됐다. 이색적인 외형의 갤러리들은 아르누보 예술가 에밀 갈레 Émile Gallé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여덟 가지 색의 유리가 감싸, 전면의 거울 유리 벽과 함께 시시각각 달라지는 빛과 풍경을 반사한다. 전시장 외에도 미술관 부지에는 각각 독립된 열 채의 빌라가 흩어져 있다. 그중 네 채는 반 시게루의 대표작을 재해석한 ‘종이의 집’, ‘가구의 집’, ‘더블 루프 하우스’, ‘벽 없는 집’으로 구성되었으며, ‘크로스 월 하우스’는 건축가 존 헤이덕에게 바치는 오마주로 설계되었다. 수변과 숲 사이에 배치된 이 빌라들은 건축 작품으로 기능하며, 전시 공간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확장된 경험을 제공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미술관 외부에 조성된 ‘에밀 갈레의 정원’이다. 갈레의 유리공예에 등장하는 식물을 세토 내해의 기후에 맞춰 식재한 이 정원은 미술관 컬렉션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건축과 자연, 예술의 경계를 허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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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스턴트 에디터

김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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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을 실현한 건축, 세계의 새로운 랜드마크

초현실을 실현한 건축, 세계의 새로운 랜드마크

초현실을 실현한 건축, 세계의 새로운 랜드마크

자연과 기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사이 서 있는 대담한 건축의 세계.

조경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의 설계에 따라 다양한 식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아파트 발코니.

조각을 연상케 하는 비정형 석재 구조로 완성된 밸리의 독창적인 외관.

건물 사이를 이어주는 연결 통로. © Ossip van Duivenbode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공 테라스로 이어지는 동선. © Ossip van Duivenbode

상공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마치 초록빛 계곡을 연상시킨다. © Ossip van Duivenbode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인상을 주는 입면 디자인. © Ossip van Duivenbode

건물 사이를 굽이치는 초록 계곡, 밸리
네덜란드의 건축 그룹 MVRDV가 암스테르담 자우다스 Zuidas에 선보인 밸리 Valley. 자연과 도시, 구조와 유기체의 경계를 허문 대담한 실루엣은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그 해 엠포리스 Emporis에서 ‘세계 최고 신축 마천루’로 선정되며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밸리는 상업 시설, 오피스, 주거 기능이 결합한 주상복합 건축물로서, 하나의 매스로 묶인 저층부 위로 67m, 81m, 100m 높이의 세 개 타워가 불규칙한 계단식 형태로 솟아오른다. 마치 거대한 암석 덩어리를 층층이 쌓아올린 듯한 독창적인 외형은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다양한 형태와 패턴을 도출하는 파라메트릭 Parametric 기법의 결과물이다. 외관뿐 아니라 내부 역시 석재로 마감된 바닥, 벽, 천장을 통해 일관된 조형미를 구현했다. IP 기반 빌딩 자동화 시스템과 실시간 에너지 모니터링 센서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저탄소 건축의 방향을 제시한다. 4층과 5층 사이에 조성된 공공 테라스는 외부 계단을 통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건물 전체는 영국의 친환경 건축 인증 제도인 BREEAM 인증을 획득하고, 에너지 성능 계수 –0.30을 달성하는 등 지속 가능한 고성능 건축으로서 기준도 만족시킨다. 건물 외곽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테라스와 발코니, 그리고 5층에 자리한 녹색 정원은 세계적인 조경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 Piet Oudolf의 섬세한 손길로 완성되었다. 1만3500여 그루의 식물과 나무가 빼곡히 심겨 있어 회색 도시 한복판에 자리한 푸른 오아시스이자 벌, 새, 곤충 등 도시 생태계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새로운 서식처가 되어준다.

9층 모던 타워 위에 전통 저택을 얹은 메종 헬러의 상징적 외관. 필립 스탁의 초현실적 구상이 도심에 기묘한 풍경을 만든다.

대리석 패널과 노출 콘크리트, 여성스러운 조명이 어우러진 객실 인테리어.

미니멀한 구조 속 아라 스탁의 스테인드글라스 디테일이 만프레드 헬러의 상상 속 세계로 이끈다.

하늘 위로 떠오른 저택, 메종 헬러
프랑스 메츠의 앙피테아트르 지구 한가운데, 9층 높이의 현대적 건물 위 전통 로렌 양식의 저택이 얹혀 있다. 필립 스탁이 설계한 메종 헬러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은 장면을 실현하며, ‘하늘로 떠오른 집’이라는 초현실적 상상을 건축으로 옮겨왔다. 이 호텔은 스탁이 직접 구상한 이야기 를 바탕으로 한다. 이야기 속 주인공 만프레드 헬러의 상상력과 사랑, 그리고 그의 집이 공중으로 부양하는 환상을 건물 전체에 녹여냈다. 외관은 현대적 모놀리스를 토대로 해 19세기 로렌 스타일의 저택을 얹은 형태로, 멀리서 바라보면 도시의 스카이라인 위에 한 장의 초현실주의 회화가 떠 있는 듯하다. 104개 객실과 스위트는 대리석 패널, 부드러운 카펫, 천연 가죽 등 ‘기능적 우아함’을 강조한 미니멀한 감각으로 꾸며졌다. 공간 곳곳에는 고대 동전, 시적인 문구, 비밀스러운 알파벳 같은 디테일이 숨겨져 있어, 투숙객이 만프레드의 세계를 탐험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호텔의 중심인 브라세리 ‘라 퀴진 드 로즈’는 만프레드의 사랑, 로즈를 향한 헌사를 담았다. 부드러운 핑크 톤과 짙은 목재 가구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현지 식재료로 만든 창의적인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최상층에 자리한 ‘라 메종 드 만프레드’는 가족의 집처럼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도시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다이닝 공간이다. 이곳을 수놓은 아라 스탁(필립스탁의 딸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빛을 받아 다채로운 색채를 도시 위로 흩뿌린다. 전통과 현대, 현실과 환상을 가로지르는 메종 헬러. 이곳에서 머무는 시간마저 초현실적인 상상의 공간에 들어선 듯하다.

홍해 위에 초승달 모양으로 펼쳐진 셰바라 리조트의 전경. © Red Sea Global 2025

유리처럼 반짝이는 외관과 전용 풀장이 인상적이다. © Red Sea Global 2025

바다 위에 떠 있는 구체형 셰바라 리조트. © Red Sea Global 2025

전용 풀과 바다가 이어지는 빌라의 거실과 유기적인 곡선 벽면이 인상적인 욕실. © Red Sea Global 2025

바다에 착륙한 우주선을 연상케 한다. © Red Sea Global 2025

홍해 위에 뜬 진주, 셰바라 리조트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홍해 한가운데, 유리처럼 반짝이는 은빛 구체들이 초승달 모양으로 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미래 관광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는 ‘비전 2030 프로젝트’ 중 하나인 셰바라 리조트는 두바이를 기반으로 한 건축 스튜디오 킬라 디자인 Killa Design이 설계했다. 이곳은 ‘에코투어리즘의 목적지’라는 말 그대로, 여행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자연을 보존하고 되살리는 경험이 되도록 설계됐다. 73개의 독립 빌라는 바다 위로 살짝 띄운 듯 설치되어, 발 아래로 산호초가 살아 숨 쉬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모든 건물은 스테인리스 스틸 외피로 둘러싸여 있어 하늘과 바다를 그대로 비추고, 보는 각도에 따라 색과 빛이 달라진다. 마치 건물이 사라지고 풍경만 남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시공 과정마저 자연을 위한 배려였다. 섬에서 공사를 벌이지 않고 모든 빌라를 해상에서 완성한 뒤 옮겨 설치해서 산호와 모래 언덕, 야생 서식지를 최대한 건드리지 않았다. 내부에 들어서면 곡선이 부드럽게 흐르는 벽과 창 너머의 바다가 맞닿아, ‘실내’와 ‘실외’의 경계가 무의미해진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셰바라는 태양광 발전소, 해수를 담수로 바꾸는 정수 시설, 100% 전기 운송수단을 갖춘 자급형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사실. 투숙객은 바다거북이 알을 낳는 모래사장을 지키고, 산호를 심고 해안 생태계의 핵심인 맹그로브 숲을 더 넓히는 활동에도 동참할 수 있다. 밤이 되면 바다 위 구체들이 별빛을 받아 은은히 빛나고, 낮에는 수평선과 구분되지 않는 환상의 건축물이 되는 셰바라 리조트. 이곳은 바다 위에서 꿈꾸는 미래를 현실로 만든 한 편의 영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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