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K-뷰티, K-푸드, K-콘텐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곧 가장 힙한 것으로 통하는 지금, 국가유산진흥원이 ‘2025년 K-문화상품 공모전’의 1차 당선작을 발표했다.
조선시대 선비의 정신을 상징하는 갓에서 영감을 받은 갓잔. 잔을 뒤집어 잔받침 위에 올려두면 갓을 닮은 우아한 실루엣을 연출할 수 있다. ©K-헤리티지
국가유산진흥원은 매년 ‘K-문화상품 공모전’을 통해 한국 고유의 정수와 미감을 담은 우수 문화상품을 발굴하고, 그 유통과 소비를 활성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 7월, 이들이 운영하는 문화상품 브랜드 K-헤리티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5년 공모전의 1차 선정작이 공개됐다. 올해는 일월오봉도, 떡살, 호랑이 등 ‘길상(좋은 뜻을 담은 상징)’의 뜻을 품은 작품들이 특히 주목받았다. 계승과 재해석의 경계에서 전통을 오늘의 언어로 풀어낸 ‘힙한 유산’들을 만나보자.
일월오봉도 클리어키링
©K-헤리티지
왕권의 위엄과 백성의 평안을 염원하던 일월오봉도가 일상의 오브제로 다시 태어났다. 이 키링은 다섯 개의 산봉우리와 붉은 해 등 기존의 상징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도, 파스텔 톤의 카키색 배경과 자개로 표현한 달 같은 디테일한 변주로 새로운 미감을 완성했다. 프레임 속 오일은 유동적으로 움직이며 빛을 반사해 각도에 따라 다채로운 광택과 깊이를 선사한다. 가방이나 파우치에 살짝 달기만 해도 센스 있는 포인트가 되어줄 것이다.
포커카드 길상화

©K-헤리티지
조선 민화의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2013년에 설립된 브랜드 디자인가안채의 ‘한국의 문화유산’ 시리즈 중 하나. 신귀도, 십장생도, 모란도, 백동자도 등 총 54장의 길상화를 카드에 담았다. 스페이드는 공명과 입신출세, 다이아몬드는 벽사와 평안, 하트는 사랑과 부부 화합, 클로버는 부귀영화와 장수를 상징하는 길상화로 구성된 디테일에서도 세심한 기획 의도가 엿보인다. 놀이를 통해 한국 문화유산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어 외국인 친구에게 선물하기에도 제격이다.
떡살디퓨저&향 드롭퍼 세트
©취
옛 선조들은 집집마다 떡에 살을 박아 길흉화복을 나누며 마음을 전하곤 했다. 프래그런스 브랜드 취 Chwi는 이러한 선조의 철학과 지혜를 한국적인 향과 결합해, 오늘날의 일상 속에서도 그 의미를 이어간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떡살 디퓨저&향 드롭퍼 세트다. 떡에 문양을 새기던 전통 떡살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석고 디퓨저에 향 오일을 떨어뜨려 향기와 함께 전통의 미감을 즐길 수 있다. 향은 대나무, 사찰, 오디 세 가지 타입 중 선택할 수 있다.
복북어 문종
©K-헤리티지
예부터 북어는 밝은 눈과 벌어진 입으로 좋은 기운이 들어온다고 여겨져, 길상을 바라는 이들에게 애용 받았다. 복북어 문종은 이러한 민간신앙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북어 모양으로 성형한 목조각 위에 꽃, 색동, 부엉이 세 가지 테마의 원화를 그려 넣어 완성했다. 이름처럼 몸통에는 황동으로 제작한 종이 달려 있어, 문이 열릴 때마다 맑고 청아한 울림을 전한다. 집 안에 은은한 행운과 따뜻한 기운을 더하고 싶다면, 이 작은 오브제를 눈여겨보자.
복 백팩
©K-헤리티지
여인의 기품을 담아낸 전통 장신구로 사용되던 노리개의 미감이 복을 상징하는 복주머니에 스며들었다. 복 백팩은 허리에 차던 복주머니의 의미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가방으로, 어깨에 메는 방식으로 변주한 디자인에 노리개의 디테일을 위트 있게 녹여냈다. 호박과 나비 장식을 모티프로 한 호박나비 노리개, 전통 꽃 문양을 감각적으로 재구성한 꽃 노리개, 두 가지 패턴으로 만나볼 수 있다. 그야말로 전통과 스타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아이템이다.
호작도 머그&리드 SET
©K-헤리티지
조선시대 민화 ‘호작도’의 상징이 앙증맞은 피규어로 장식된 머그&리드 세트. 길운과 희소식을 전하는 까치, 집안을 지키며 액운을 막아주는 호랑이, 두 존재가 단아한 백색 리드 위에 자리 잡고 있다. 리드 위의 도자기 피규어는 작가의 손에서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빚어진 것. 표정과 색감, 크기가 조금씩 달라 제품마다 고유한 개성을 품고 있다. 250ml의 컴팩트한 용량으로 집은 물론, 사무실과 야외에서도 휴대하기 간편하다.
국가무형유산 한지장인 안치용이 닥나무로 만든 전통 한지로 완성한 고려청자 한지조명. ©K-헤리티지
이 외에도 전통 옻칠 기법으로 자개와 일월오봉도, 융횽배 문양을 정교하게 담아낸 손거울, 신라시대 왕비의 귀금속 장식에서 영감을 얻은 트윌리 스카프, 고려 청자 상감욱한문 매병을 전통 한지로 재해석한 한지 조명까지. 옛것에 새로운 숨결을 더한 다채로운 작품을 K-헤리티지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WEB khstor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