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ful Bar

The Artful Bar

The Artful Bar

화려한 도시 속에서 특별한 한잔을 원한다면 이곳을 주목하자.

은밀한 미식과 예술의 성지에서 독창적인 칵테일이 새로운 감각을 선사한다.

 

라스베이거스, 더 볼트
화려한 엔터테인먼트의 정점에 선 도시, 라스베이거스. 그중에서도 벨라지오 호텔은 웅장한 규모와 럭셔리한 분수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로 그 카지노 플로어의 금빛 문 뒤에는 프라이빗 칵테일 바, 더 볼트 The Vault가 숨겨져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무라카미 다카시의 오리지널 작품이 손님을 반기며, 메인 호스트 스탠드는 거울과 골드 마블로 장식해 세련미와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하지만 더 볼트가 진정 특별한 이유는 희귀한 빈티지 컬렉션에 있다. 1930년대 레미 마틴 코냑 Rémy Martin Cognac부터 1960년대 바카디 Bacardi, 리카 베르무트 Ricard Vermouth 등 역사 속에나 존재할 법한 전설적인 주류들이 이곳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더 볼트의 시그니처 칵테일은 단순히 한잔을 넘어 하나의 작품에 가깝다. 클래식 맨해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리버티 토치 Liberty’s Torch’는 시트러스 향이 강조된 칵테일로, 특별 제작한 샤프란과 오렌지 스위트 베르무트, 그리고 바닐라 팅크가 더해져 우아한 감성을 자아낸다. 여기에 부드러운 A5 와규 산도, 캐비어를 듬뿍 올린 크림과 함께 즐기는 바삭한 포테이토 칩 등 미각을 사로잡는 럭셔리한 핑거 푸드까지 곁들여진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완벽한 경험이 될 것이다. ADD 3600 South Las Vegas Boulevard Las Vegas, Nevada, Las Vegas, NV, US INSTAGRAM @thevaultbellagio

뉴욕, 더블 치킨 플리즈
뉴욕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는 칵테일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공간, 더블 치킨 플리즈 Double Chicken Please가 자리한다. 공동 창립자 GN 찬과 페이 첸은 ‘디자인 해킹 Design Hacking’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칵테일 문화에 도전장을 던지고 새로운 미각 경험을 창조하고 있다. 특히 GN 찬은 선천적으로 술을 못 마시는 체질이지만, 오히려 상상력을 발휘해 더욱 독특한 재료 조합을 선보인다. 매장도 서로 다른 두 가지 컨셉트의 공간을 운영하는 독창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먼저 만나는 공간은 ‘프리 레인지 Free Range’다. 로어 이스트 사이드의 전통적인 사이더 탭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공간으로서, 예약 없이 가볍게 들러 캐주얼한 칵테일과 스낵을 즐길 수 있다. 내부에 숨겨진 미드센추리 스타일의 라운지, ‘더 쿱 The Coop’에서는 한층 더 실험적이고 감각적인 칵테일과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데킬라와 꿀을 곁들인 ‘콜드 피자 Cold Pizza’, 오이와 라임 주스, 바카디를 믹스해 만든 ‘재패니즈 콜드 누들 Japanese Cold Noodle’ 칵테일 등 더블 치킨 플리즈의 메뉴는 음료를 넘어 미식 탐험에 가깝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대만식 프라이드 치킨 샌드위치도 놓치지 말자. ADD 115 Allen St, New York, NY 10002, US INSTAGRAM @doublechickenpleasenyc

싱가포르, 아틀라스 바
싱가포르의 역사적인 부기스 중심부, 상징적인 건물중 하나인 파크뷰 스퀘어 1층에 자리한 아틀라스 바 Atlas Bar. 오픈하자마자 월드 50 베스트 바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 아시아 50 베스트 바 리스트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1920년대 유럽의 화려한 아르데코 문화와 재즈 시대에서 영감을 받은 이 공간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들어서자마자 눈을 사로잡는 것은 아틀라스의 상징적인 진 타워 Gin Tower. 높이가 무려 8m에 이르며, 전 세계에서 엄선된 진 1300여 병을 보유하고 있다. 시그니처 메뉴 역시 진을 베이스로 한 ‘아틀라스 마티니 Atlas Martini’. 런던 드라이 진과 암브라토 베르무트에 시트러스 향과 샴페인 비네거를 블렌딩해 부드러운 맛을 더했다. 진 타워 아래에는 로즈 골드 샴페인 룸이 자리하고 있으며, 200개 이상의 명품 빈티지와 세계적인 샴페인 하우스의 컬렉션도 볼 수 있다. 샴페인과 함께 즐기는 애프터눈 티도 운영해 오후부터 깊은 밤까지 정교하게 큐레이션된 다이닝과 드링킹을 경험할 수 있는 점도 특별하다. ADD Ground floor, 600 N Bridge Rd, Parkview Square, Singapore INSTAGRAM @atlasbarsg

홍콩, 바 레온
오픈한 지 1년 만에 2024년 아시아 최고의 바 Bar라는 영광을 차지한 바 레온 Bar Leone. 홍콩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믹솔로지스트 중 한 명인 로렌조 안티노리가 오픈한 곳으로, 이탈리아식 클래식 칵테일을 선보인다. 단숨에 1위를 차지한 비결은 클래식 칵테일의 정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바 레온은 전통적인 바텐딩 예술에 경의를 표하며, 클래식 칵테일을 저개입 방식, 즉 장비와 증류기를 사용하지 않고 단순하게 칵테일 재료에만 주목해 믹솔로지스트의 개성과 재료 본연의 맛을 강조한다. 또한 로렌조가 자란 로마의 아이덴티티가 자연스레 녹아 있다. 로마의 전통적인 로컬 바에서 영감을 얻어 버번 오렌지 컬러의 벤치와 마호가니 스탠딩 바를 만들었다. 빈티지 축구 유니폼 등 이탈리아 대중 문화를 기념하는 요소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대표 메뉴 역시 로렌조의 어린 시절 즐겨 먹던 로마식 모르타델라를 채운 포카치아다. 그 덕분에 이탈리아의 우아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분위기에 쉽게 몰입할 수 있다. ADD 11-15 Bridges St, Central, Hong Kong INSTAGRAM @barleone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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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of a K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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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of a Kind

과거의 경험이 쌓여 오늘날의 정체성이 될 수 있도록. 오스틴 강 셰프만이 풀어나갈 수 있는, 묵정의 단 하나뿐인 한식 이야기.

묵정의 오겹살 요리. 직접 만든 홍삼된장소스에 오겹살을 2~3일간 숙성시킨 뒤 참나무에 4시간가량 훈연한다. 함께 서빙되는 장아찌는 고수, 셀러리, 연근, 갓, 아스파라거스.

검은 우물을 형상화환 묵정 내부.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오스틴 강 셰프가 유년 시절 접한 한국 음식은 보통의 한국인이 생각하는 한식과는 조금 달랐다. 멕시코, 중국, 일본, 브라질 등 다양한 문화권 출신의 이웃, 친척과 함께 즐기던 김치, 전, 훈제갈비와 샐러드, 살사소스와 와인까지. 그것이 오스틴 강 셰프가 생각한 한정식이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한식을 풀어가는 것이 큰 숙제가 된 이유이자,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그의 정체성을 계속해서 요리에 반영하는 이유 또한 이 때문이다. 그러던 중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본업도 잘하는 남자’로 출연해 안성재 셰프에게 들었던 코멘트는 셰프로서 걸어온 지난 여정을 되돌아보게 했다. ‘여러 국가의 콘셉트를 너무 강요한다’는 것. “안성재 셰프님도 미국에서 오래 생활했다 보니, 제 입장을 잘 아셨을 거예요. 영어로 길게 대화를 나누고 나니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더라고요. 너무 급하게 임팩트만 생각한 맛이었던 거죠. 사실은 방송 촬영 전 새로운 레스토랑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 말을 곱씹은 뒤 처음부터 새롭게 리브랜딩을 했어요.”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지금의 묵정. 지난해 11월 중구 묵정동에 오픈했는데, 한국 발효음식에 서양식의 느낌을 가미한 퓨전 한식 레스토랑이다. 처음부터 다시 식당 준비를 하고 메뉴를 개발하는 동안, 그는 세 가지 질문을 머릿속에 품었다. 요리를 시작한 이유와 자신의 출신지, 그리고 앞으로 한국에서 하고 싶은 것.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은 두 가지였다. 건강한 식단의 음식을 만들고, 그 음식을 통해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제가 수영, 수구 선수 출신이기도 하고 모델 일도 하다 보니 식단에 대해 많이 생각하거든요. 음식을 보면 열량과 탄수화물, 단백질 비중부터 살피고 나서, 이것이 소화가 잘 될 음식인지, 다음날엔 얼마나 부을지 생각해요.”

묵정의 캐주얼한 유니폼을 입고 있는 오스틴 강 셰프.

항아리와 한지 조명으로 인테리어에 한국적 미감을 더했다.

마침 5년 전 후니 킴 셰프를 통해 한식 치유 공간 ‘오지나’의 백운 고문 가족과 인연을 가졌던 그였다. 당시 1년 동안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한식의 역사, 식재료의 농사법과 발효 과정은 물론 미생물과 유산균의 작용까지 공부했던 셰프는 김치, 멸치액젓, 홍삼 된장과 간장 등 한국의 발효 식재료들을 직접 담가가며 그 가능성을 봐왔다. 이를 활용해 메뉴로 개발할 당시 프렌치 식당을 운영한 경험을 살려 양식 조리법을 가미한 퓨전 요리를 선보이면서도, 한식에 대한 존중심을 담아 한국의 색을 더 살리기로 결정했다. ‘영양이 풍부하면서도, 많이 먹어도 불편하지 않은 요리’라는 키 테마는 자주 먹는데도 불구하고 깔끔하게 소화되는 스태프 밀에서 힌트를 얻었다. 한국의 발효 음식에 낯설어하는 외국인 손님을 위해 향이 강한 음식의 맛을 조절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과거 김치조차 먹기 힘들어했던 자신의 경험을 반영한 것이다. 그렇게 건강한 동시에,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오스틴 강 셰프의 경험과 정체성이 녹아든 메뉴들이 탄생했다. 참나무를 통해 훈연한 비프 립 요리나, 오겹살 메뉴도 그 일부. 훈연할 때 자주 쓰이는 미국의 사과나무 대신, 한국 참나무를 사용한 것도 의도한 바다.

묵정의 비프립 요리. 찹쌀고추장소스에 마리네이드한 립을 2~3일 숙성시키고 참나무에 4시간가량 훈제한다.

묵정의 2층 공간.

웰컴 드링크로 제공되는 콤부차.

묵정은 식당이 위치한 묵정동의 어원인 ‘검은 우물’에서 모티브를 따서 만든 공간이다. 1층엔 우물을 형상화한 공간이 있고, 웰컴 드링크 콤부차는 청정한 물을 의미하는 동시에 발효 음료라는 점에서 묵정의 아이덴티티를 잘 나타내기도 한다. ‘아이덴티티’라는 단어는 그와 대화하는 동안 반복해서 등장했다. 묵정을 오픈한 지 이제 약 3개월이 지난 시점, 오스틴 강 셰프는 그와 자신이 만든 요리의 정체성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까지 찾았을까? “실마리는 조금 찾았지만, 아직은 더 많이 찾아야 해요. 그래도 제가 지금까지 한 것 중 제일 재미있어요.” <마스터 셰프 코리아 4>로 대중 앞에 처음 등장해 9년이 흐른 지금, 앞으로 9년 뒤의 목표를 묻자 솔직하게 “망하지 않는 것”이라고 미소 지으며 말한 그다. 실제로 오스틴 강 셰프는 자신이 개발한 메뉴의 소화도와, 건강적인 효능 등을 측정해보기 위해서 한동안 묵정의 요리만 먹고 철인 3종 경기까지 직접 뛰었다고 한다. 그는 이 정도로 ‘본업’에 진심이다.

묵정의 빙수. 발효한 유기농 흑설탕 얼음에 직접 만든 연유를 올린 것이 특징.

오스틴 강 셰프.

요리를 훈연할 때 쓰이는 참나무 장작과 오븐.

묵정의 내부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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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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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경험하는 푸젠 다이닝

뉴욕에서 경험하는 푸젠 다이닝

뉴욕에서 경험하는 푸젠 다이닝

뉴욕 중식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푸젠 요리 전문점, 닌 하오.

신선한 해산물을 활용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 특징인 푸젠 요리.

테이크아웃 박스에 담긴 차이니즈 아메리칸 요리부터 정갈한 딤섬 브런치까지, 오늘날 뉴요커에게 중국요리는 피자나 베이글만큼 익숙한 음식이지만 미국에서 인기가 좋은 사천, 광둥 음식에 비해 푸젠 요리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 왔다. 그런 가운데 뉴욕 요식업을 오랫동안 지탱해온 푸젠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정면에 내세운 닌 하오 Nin Hao가 브루클린 프로스펙트 하이츠에 문을 열었다. 뉴욕 기반의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플랜 플랜 Plan Plan이 설계한 닌 하오는 차가운 알루미늄 패널과 따뜻한 질감의 목재가 뜻밖의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5m 높이의 천장을 따라 곡선을 그리며 내려오는 오스트리아 커튼은 낮에는 자연광을 부드럽게 걸러내고, 해가 지면 은은한 빛을 머금어 공간에 따뜻한 기운을 더한다. 곳곳에 세워진 콘크리트 기둥과 회색 시멘트 타일은 중국 전통 건축의 청고벽돌에서 영감을 받았다. 공간의 양 끝에는 긴 빨간 테이블과 밝은 초록색 원형 테이블이 자리해 생동감을 더하고,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커다란 용 벽화는 매년 새로운 작가가 덧칠하며 공간에 신선한 변화를 불어넣는다. 푸젠 요리는 단순해 보이지만, 신맛과 단맛의 섬세한 균형이 핵심인 음식이다.

알루미늄 패널과 목재, 무채색 콘크리트 기둥과 밝은 톤의 테이블이 조화를 이루는 인테리어. 벽지는 지역 아티스트의 작품.

닌 하오는 그 미묘한 조화를 살려 돼지고기를 우려 만든 완탕 수프, 바삭하게 튀긴 크리스피 쉬림프, 굴과 해산물을 넣어 노릇하게 구운 푸젠식 전 등 전통적인 맛을 정제된 형태로 선보인다. 여기에 중국 각 도시에서 영감을 받은 칵테일이 곁들여진다. 사천 후추와 중국 백주가 어우러진 ‘사천’, 금목서와 자두의 향이 감도는 ‘항저우’ 등 지역의 정수를 담은 칵테일은 시즌마다 새로운 조합으로 교체된다.  전통의 깊이를 살리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요리와 탁 트인 공간에서 느껴지는 환대의 마음. 이는 ‘니 하오’보다 한층 더 정중한 인사를 뜻하는 ‘닌 하오’라는 이름과도 닮았다. ADD 609 Dean St, Brooklyn, NY 11238 WEB ninhaonyc.com

브루클린 프로스펙트 하이츠의 주상복합 건물 코너에 자리한 닌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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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뉴욕 통신원)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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