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테니앤씨의 아트 디렉터 건축가 빈센트 반 듀이센이 만든 팔라초 몰테니. 단순한 쇼룸이 아닌
건축과 인테리어, 가구와 예술적 감각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공간을 소개한다.

신고전주의 양식의 미감이 돋보이는 팔라초 몰테니 외관.

중정의 유리 지붕 아래 자리한 우아한 미감의 몰테니앤씨 가구.
밀라노 스칼라 광장에서 단 몇 걸음 떨어진 만조니 거리 9번지, 도시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이곳에 몰테니앤씨가 새로운 거점 ‘팔라초 몰테니’를 열었다. 신고전주의적 골격 위에 부드러운 곡선과 장식이 더해진 이 건물은, 이탈리아식 아르누보로 불리는 ‘리버티 스타일’의 정수를 담고 있다. 마치 한 편의 시처럼 도시의 시간을 품은 이 팔라초는, 예술가의 집처럼 방문자를 맞이한다. 19세기 후반, 이곳은 밀라노의 저명한 기업가이자 자선가인 프로스페로 모이제 로리아의 개인 저택이었다. 이후 여러 차례 리노베이션을 거친 이 건물은 1922년 건축가 주세페 멘타스티와 스테파노 리소니의 손길을 통해 오늘날의 아름다움을 갖추었다. 절제된 고전미와 화려한 장식이 공존하는 외관은, 이후 보수 작업과 공간 확장을 통해 고전과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현재 모습으로 완성됐다.
몰테니앤씨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빈센트 반 듀이센은 이곳을 ‘집의 우주’라 표현하며 총 7개 층, 3000㎡ 규모의 공간을 감각적인 여정으로 설계했다. 각 층은 저마다 다른 이야기와 분위기를 품은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밀라노’, ‘피로스카포’, ‘파피로’, ‘지오폰티 아카이브’, ‘몽크’ 등이라고 방마다 이름을 붙인 것은 브랜드와 함께 디자인 여정을 걸어온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에게 바치는 헌정이자 기록이다. 이 공간은 방문자를 쇼핑객이 아닌 탐험가로 이끈다. 고전적인 피아노 노빌레의 응접실과 프라이빗한 통로, 예상치 못한 야외 테라스와 옥상 정원까지 이어지는 동선은 밀라노 건축의 내밀하고 세밀한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다. 깊숙이 들어갈수록 도시 풍경이 서서히 펼쳐지며, 특히 상층에서는 밀라노를 새로운 시선으로 조망 할 수 있다. 중정 위로는 커다란 유리 지붕으로 덮여 있어 자연광이 부드럽게 흘러 들고, 그 아래 펼쳐진 공간은 미니멀하면서도 세밀하게 구성되었다. 곡선과 기하학적 패턴이 천장에서부터 바닥을 잇는 구조 안에서, 소재와 디테일은 절제된 조화를 이룬다. 중심에는 빈센트 반 듀이센이 디자인한 아우구스토 소파가 기념비적으로 자리해, 집의 편안함과 정제된 미감을 동시에 보여준다. 특히 오목한 천장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이어져온 전통 장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서, 내부 곳곳에 반복되는 기하학적 모티프와 함께 공간을 하나의 통합된 예술로 완성한다. 그린 대리석, 커피색 오크 패널, 트라버틴 석재와 석고 벽면의 대비가 시각적인 깊이를 더한다. 그리고 다양한 재료의 질감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공간에 고유한 울림을 부여한다. 빈센트 반 듀이센은 “팔라초 몰테니는 밀라노의 정수를 담은 공간이자, 감각과 놀라움이 깃든 ‘집의 우주’”라고 말한다. 과거와 현재, 내밀함과 개방성,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이곳은 예술가의 집처럼 언제든 재해석될 수 있는 유연함을 품고 있다. 시간이 스며든 공간, 가능성이 머무는 집. 팔라초 몰테니는 그렇게 오늘의 밀라노를 품고 있다.

격자무늬의 오목한 천장은 르네상스 시절의 전통 장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

대리석과 우드 등 물성의 조화와 구조적인 건축미가 돋보이는 팔라초 몰테니 입구와 계단.

크리스토프 델쿠르가 디자인한 에밀 소파와 마일리스 커피 테이블.

곡선형 팔걸이가 아름다운 리아 암체어.

글리스 마스터 옷장 시스템 유닛으로 구성된 공간.

유리 천장의 환한 자연광 아래 자리한 컨티뉴엄 D.163.7 암체어.

프레임 너머 안쪽 공간에 놓인 듀 포리에 D.157.6 소파는 지오 폰티 디자인.

세련된 실루엣과 비건 가죽 마감의 데스크 아리아. 의자는 몽크 체어.

커다란 아치형 창문 너머로 고전적인 건물 외관이 비친다. 중정의 유리 천장을 통해 외관이 반사되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마주할 수 있다.

선명한 오렌지 컬러의 테이블 마테오는 빈센트 반 듀이센 디자인, 함께 배치한 포르타 볼타 체어는 헤르조그 & 드 뫼롱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