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감각을 입고 새롭게 태어난 전통 한식 디저트.

개성주악

레몬 유자 양갱

흑임자 화과자, 개성 약과, 금귤정과
한입에 담긴 계절, 믜요
아담한 접시에 차와 어울리는 다과를 정갈히 담아내는 연남동 티룸, 믜요. 한식 다과를 폭넓게 맛보고 싶다면 들러볼 만하다. 개성주악부터 약과, 양갱, 정과까지 정성스레 빚어낸 디저트가 찻잔 옆에 가지런히 놓인다. 6가지 다과를 맛볼 수 있는 ‘다정한 세트’를 선택했다. 특히 이곳의 양갱은 계절마다 달라지는 과일을 활용해 맛과 형태에서 재미를 더한다. 과실의 산뜻한 풍미를 살린 양갱은 보기에도 사랑스럽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레몬 유자 양갱. 산 모양을 닮은 삼각형 형태에 노란 꽃이 피어난 듯한 모습이 시선을 끈다. 백앙금 위에 얹힌 투명한 유자 양갱은 빛깔부터 은은하고, 맛은 상큼하게 입안을 채운다. 식감은 예상보다 단단하지만, 과하게 달지 않아 부담없이 즐기기 좋다. 개성 모약과 역시 인상적이다. 한입 크기의 네모난 약과는 겹겹이 쌓인 반죽이 입 안에서 바스러지며 생강 조청의 고소한 풍미를 전한다. 다만, 위에 뿌려진 가루는 다소 텁텁하게 느껴졌다. 개성주악은 겉코팅이 꽤 단단해 포크로 집기 어려울 정도. 도넛에 가까운 식감이 예상과 달라 아쉬웠다. 이 외에도 금귤 정과, 흑임자 화과자, 피칸 강정이 함께 제공된다. 일부 다과는 현장 구매도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예약제로 운영되니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한식 디저트를 오롯이 즐기고 싶을 때, 믜요는 조용히 찾아가고 싶은 공간이다.
INSTAGRAM @muiyo___ EDITOR 원하영

푸른뱀 세트 2025 에디션
약과의 변신, 골든피스
최근 케이터링이나 브랜드 행사에서 약과를 선물로 받는 일이 잦아졌다. 이게 요즘 유행인가 싶어 궁금하던 차, 한남동 골든피스를 찾아가봤다. 카페처럼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일 거라 짐작했지만, 예약 픽업 위주로 운영되는 곳이었다. 낱개로 구매하는 건 가능하지만, 틴케이스 패키지를 원한다면 사전 예약이 필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 인테리어는 꽤 신경 쓴 모습이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약과를 닮은 곡선형 황금 데스크. 은은한 조명과 클래식한 디스플레이, 틴케이스를 줄지어 진열한 벽면은 전통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려는 브랜드의 의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토끼, 사슴, 푸른뱀의 3가지 세트 구성을 판매하는데, 올해의 시그니처 맛 ‘푸른뱀 세트 2025 에디션(12개입)’을 골랐다. 참깨, 흑임자 같은 익숙한 재료부터 레몬 요거트, 얼그레이처럼 낯선 조합까지 전통과 트렌드를 적절히 혼합한 구성이 인상적이다. 맛은 예상대로 쫀득하고 달콤하다. 다만, 약과 자체가 가진 기름짐은 여전히 존재하니, 여러 개를 한꺼번에 먹기보다는 천천히 나눠 즐기기를 추천한다. 최근에는 찹쌀, 초코 약과를 더한 시즈널 우유 아이스크림 메뉴도 판매하니 색다른 방식으로 즐겨봐도 좋을 듯! ‘할머니 입맛’이라 불리던 약과의 변신이 궁금하다면, 골든피스를 방문해보기를.
INSTAGRAM @goldenpiece_korea EDITOR 원지은

밤, 말차, 사과, 밀크티 양갱

팥빙수
전통 재료의 현대적 해석, 무원
세라믹 테이블웨어 브랜드 무자기와 프리미엄 양갱을 선보이는 적당의 김태형 셰프가 차린 무원은 한국 곳곳의 식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이는 곳이다. 경산 대추를 이용한 대추 휘낭시에, 서산 감태를 이용한 감태 휘낭시에, 전북 부안의 팥을 갈아 만든 팥빙수와 수제 양갱, 앙버터설기 등 전통 식재료엔 현대적 기법이 가미되어 있다. 특히 인상적인 메뉴는 팥빙수다. 팥알이 전혀 씹히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간 크림이 얇고 고운 우유얼음 위에 수북이 쌓여 나온다. 평소 팥을 활용한 음식을 즐기는 편이 아니었기에 별 기대 없이 주문했지만, 팥의 떫거나 쓴맛보다는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극대화되어 취향을 타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맛이었다. 양갱은 가게를 방문할 당시 남아 있던 밤, 사과, 말차, 밀크티 4개를 골고루 주문했다. 사과 양갱은 젤리처럼 반투명한 질감을 가졌는데, 한입 베어 물었을 때 퍼지는 산뜻한 향과 가벼운 산미가 퍼져 기존 양갱과는 색다른 느낌을 선사했다. 그에 비해 밤 양갱은 한결 전통적인 구조를 따르고 있었는데, 고운 밤 앙금 안에 작은 밤 조각이 박혀 있어 단조롭지 않은 텍스처가 인상적이었다. 말차와 밀크티 양갱은 평소 단맛을 즐기지 않는 내겐 살짝 달게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재료 본연의 깊은 풍미가 살아 있어 충분히 만족스러운 디저트였다. 다음에는 부모님과 함께 방문하고 싶다.
INSTAGRAM @cafe.muwon EDITOR 문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