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아이들을 위해 실내외 경계를 허물고 소통을 넓힌 시드니 주택. 아렌트 & 파이크는 안과 밖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하루 종일 황금빛 온기가 머무는 가족의 무대를 완성했다.

“빛은 이 집의 가장 중요한 재료였어요.” 오후가 되면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집 안을 천천히 가로지른다. 밝은 오크와 머스터드 컬러, 따뜻한 질감의 마감재 위로 번진 빛은 공간 전체를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호주 디자인 스튜디오 아렌트 & 파이크 Arent & Pyke에서 이 프로젝트에 ‘골든 라이트’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다. 시드니에 위치한 이 집은 2007년 지어져 여섯 가족이 살아온 보금자리다. 약 605㎡ 규모의 넉넉한 면적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기존 구조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동선은 비효율적이었고, 실내외를 연결하는 점도 부족했다. 무엇보다 부모가 집 안에서 생활하는 동안 아이들이 정원과 수영장을 자유롭게 오가며 노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살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다.





아렌트 & 파이크는 집 구조를 재정비해 빛과 움직임의 흐름을 새롭게 기획했다. 현관에서 정원과 수영장까지 시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출입구 동선을 조정하고, 대형 유리 도어를 설치해 집 안 깊숙이 자연광이 스며들게 했다. 거실은 골든 톤의 유러피안 오크 천장과 솔리드 우드 빔으로 마감해서 넉넉한 규모에 아늑함을 더했다. 새롭게 조성한 테라스 라운지와 다이닝 공간은 실내외의 경계를 부드럽게 흐린다. 어두운 원목 바닥은 허니 톤의 헤링본 오크 플로어와 패턴 스톤으로 교체하고, 공간을 무겁게 만들던 천장 구조도 걷어냈다. 공간 전반에는 부드러운 곡선이 반복된다. 현관에서부터 다이닝 룸, 거실을 잇는 아치형 입구와 코브 몰딩은 공간에 온화한 리듬을 더하고, 새롭게 디자인한 계단과 곡선형 원목 난간은 구조적인 요소마저 부드럽게 느껴지게 한다.


집의 중심은 단연 주방이다. 가족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만큼 단순히 조리 공간을 넘어 집 전체를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유칼립투스 컬러 원목과 월넛, 밀키 톤의 칼라카타 보르기니 대리석이 어우러져 차분하면서도 풍요로운 분위기를 완성한다. 모든 가전은 버틀러 팬트리 안에 숨겨 깔끔한 인상을 유지했고, 라껑슈 오븐과 맞춤 제작한 조각적 후드가 공간의 중심을 장식한다. 넉넉한 아일랜드는 식사 준비와 숙제, 놀이가 자연스럽게 뒤섞이는 가족의 중심 공간이다. 아일랜드 옆 카운터와 야외 브렉퍼스트 바를 연결하는 슬라이딩 창 덕분에 정원에서 놀던 아이들에게 간식을 건네는 풍경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공간 곳곳에 자리한 예술 작품과 빈티지 가구, 오브제는 집 안에 깊이와 풍성함을 더한다.






“멜버른의 니콜라스 & 알리스테어에서 공수한 빈티지 사이드보드는 편안한 거실의 핵심이에요. 위에 걸린 귀도 마에스트리 작품을 안정적으로 받쳐주고, 주방과 아이들 놀이방 사이의 복도를 어색하지 않게 연결해주는 공간처럼 느껴지게 도와줍니다.” 아렌트가 말했다. 제임스 드링크워터와 로티 콘살보 등 호주 기반 작가들의 작품이 공간에 레이어를 더하고, 까시나의 브라만테 콘솔과 비앤비 이탈리아의 카멜레온다 소파가 서로 다른 시대의 미감을 연결한다. ‘골든 라이트’라는 이름처럼, 아렌트 & 파이크에서 완성한 이 집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에만 머물지 않는다. 변화된 구조는 가족의 동선을 바꾸었고, 그 동선은 다시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의 밀도를 높였다. 창을 통해 길게 들어오는 황금빛 햇살 아래서 아이들은 자라고, 부모의 시선은 언제나 따스하게 그 뒤를 쫓는다. 시대와 스타일을 넘나드는 가구와 예술품이 집의 연대기를 채워가듯, 여섯 가족의 새로운 매일도 이 빛나는 공간 위에서 더욱 풍성하게 익어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