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의 중세 도시 히바 Khiva의 변방에 세워진 누룰라 바이 Nurulla Bay 궁. 19세기 말, 칸이 자신의 아들과 게스트들을 위해 건축한 이곳은 볼셰비키 혁명에 의해 전복되는 운명을 맞았다. 현재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인 이곳은 러시아 황제가 선물한 샹들리에가 여전히 빛나는 가운데 한때 퇴색했던 웅장함과 영광을 조금씩 되찾고 있다.
화려하게 장식된 살롱과 리셉션 홀에는 서로 다른 문화가 섞여 있다. 서양의 정신과 우즈베키스탄 아트, 러시아 기술로 완성된 장식이 공존한다.
무함마드 라힘 칸 Muhammad Rahim Khan은 1896년, 그의 후계인 아들 스펜디야르 칸 Sfendiyar-Khan을 위해 중세 요새 도시 히바 변방에 누룰라 바이 궁을 짓기 시작했다. 그 당시 칸이 지배한 히바는 카라코움 Karakoum과 투르크메니스탄Turkmenistan의 사막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자리한 실크로드 교역지면서 융성한 오아시스였다. 따라서 명성 높은 외국 손님들을 맞아들이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었다. 이 궁은 동양과 서양의 스타일이 결합된 전대미문의 독특한 건축양식과 우즈베키스탄 아트를 가미한 기묘한 장식 기법, 특히 금색과 다양한 컬러를 넣은 아라베스크 문양의 회반죽 장식으로 지어졌다. 궁 내부에는 네 개의 안뜰이 있고 이를 중심으로 메인 건물과 이슬람교 신학교, 100여 개의 방을 갖춘 건물, 하렘, 마구간 등이 지어졌다. 메인 건물에는 적어도 7개의 호화로운 살롱이 갖춰져 있다.
누룰라 바이 궁을 짓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동원됐다. 독일에서 온 장인과 기술자가 궁의 천장과 창, 바닥을 만들었고 리셉션 홀에 있는 나무 벽난로를 장식하기 위해 생페테르부르크에서 파이앙스 타일을 가져왔다. 러시아 황제 니콜라스 2세가 앞으로 이곳을 방문할 손님을 위해 호화로운 크리스털 샹들리에 두 개를 증정했는데 이를 밝히기 위해 히바에는 없던 전기선을 새로 설치해야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렇지만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면서 러시아 황제가 이 ‘위대한 모더니티의 선물’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현재 복원 공사가 진행되면서 궁은 원래의 웅장함을 되찾고 있다. 도시를 한 바퀴 도는 전형적인 여행 말고 이 독특한 건축물 안에 있는 화려한 방들을 방문해보자. 히바의 다른 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복구가 진행되고 있는 텅 빈 궁 안. 생페테르부르크에서 가져온 웅장한 샹들리에가 깊은 인상을 준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러시아 황제 니콜라스 2세가 이곳을 공식적으로 방문하기 전에 샹들리에를 증정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스타일과 다양한 미학적 효과의 공존. 벽난로를 장식한 파이앙스 타일은 러시아의 전통적인 스타일로 생페테르부르크의 장인들이 만들었다. 여전히 아름다운 컬러를 지니고 있다.
특별히 모스크바에서 온 건축가가 작업 과정을 지켜봤다. 다양한 컬러로 그린 그림과 파이앙스 타일, 금박으로 장식한 리센셥 홀의 완벽한 디테일이 눈길을 끈다.
샹들리에가 제자리를 잡기 전까지 전기 설비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 전기 발전기는 러시아 황제의 방문을 대비해 설치됐다. 그렇지만 볼셰비키 혁명은 황제의 방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벽에 있는 두 개의 큰 거울이 햇빛을 실내로 끌어들인다. 천장은 공사를 돕기 위해 독일에서 온 장인들의 손길로 완성됐다. 카펫과 태피스트리를 덮은 나무 바닥은 원래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화려하고 컬러풀한 회반죽 장식은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기법으로 벽에 유니크한 입체감을 부여한다. 금박으로 작업한 부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