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남쪽, 옛 무굴제국의 수도에 샤 자한 황제가 사랑하는 왕비를 위해 지은 대리석 건축물이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샬리마르 정원과 거울의 궁전, 시시 마할은 아그라의 타지 마할처럼 왕비를 영원히 기념하며 여전히 우리를 매혹한다.
라자스탄 Rajasthan의 대리석으로 지은 기둥과 아치 뒤에 있는 ‘시시 마할’의 넓은 홀. 1631년 라호르 성벽 꼭대기에 지어진 이 궁전은 왕비 뭄타즈 마할이 거주하던 곳이다. 뭄타즈 마할은 페르시아어로 ‘궁전의 영광’을 뜻한다.
오른쪽 페이지 궁전이 수천 개의 둥근 보석 장식으로 빛난다. 이 보석 장식 프레임 안에는 크리슈나 신의 일생을 이야기하는 목가적인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고 보석 장식 중간 중간에는 마노와 비취, 전기석, 청금석 등을 박아 넣은 꽃 문양과 다른 기하학적인 문양으로 기둥 아래까지 장식돼 있다.
어느날 밤, 라호르 성벽의 테라스를 산책하고 있을 때 무굴제국의 샤 자한 황제는 약혼녀에게 자신의 모든 맹세를 바치겠노라 약속했다. 약혼녀는 검은 눈동자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며 부탁했다. 달 말고 하늘의 모든 별을 가져다달라고. 그래서 황제는 페르시아어로 ‘궁전의 영광’을 뜻하는 ‘뭄타즈 마할 Mumtaz-i-Mahal’이라는 애칭을 붙여준 그녀를 위해 시시 마할 Shish Mahal의 건축에 착수한다. 이 ‘빛의 궁전’은 수천 개의 거울을 품고 세상의 빛나는 모든 것을 비추게 된다.
황제는 이 젊은 여인에게 홀딱 빠져 있었다. 그가 어린 왕자인 쿠람 Khurram이고 그녀가 페르시안 귀족 가문의 예쁜 공주였을 때 만나 서로 첫눈에 반했을 때부터 말이다. 그들은 아직 성인이 아니었고, 결혼하기 위해 6년을 기다렸다. 그 당시 왕좌를 이어받는 후계자는 외교적인 이유와 왕조의 원칙에 따라 두 명의 배우자를 얻어야 했다. 자항기르 황제의 아들이며 전쟁을 용감히 치른 군주이고 당대의 훌륭한 건축물을 많이 세운 그는 라호르 성벽을 지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성채로 바꾸고 싶었다. 눈을 멀게 할 정도로 새하얀 대리석으로 우아한 건축물을 지어 올려 인도와 이슬람, 페르시안 스타일을 한데 모으는 것이었다.
자신의 왕국의 수도를 완성하기 위해 큰 계획을 세운 그는 가장 사랑하는 부인과 함께 감미로운 정원을 만들 꿈을 꾸었다. 그 결과 완성한 샬리마르 Shalimar 정원에는 수많은 분수가 있어 외부보다 시원하다. 분수의 차가운 물은 이 나라를 경계 짓는 산들의 시원함을 정원에 퍼뜨린다. 그런데 각종 의전부터 군대 원정까지 남편을 따라다니고 14명의 자녀를 낳아준 젊은 왕비는 그들의 지상낙원이 만개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출산 중에 세상을 떠났다. 절망에 빠진 샤 자한 황제는 애도의 상복을 입고 그들의 사랑을 기념하기 위해 미래의 무덤에 대해 생각한다. 이 무덤이 바로 불후의 타지 마할이다.
샤 자한 황제가 기쁨과 친절, 삶에 바치는 상징적인 선물인 샬리마르 정원. 정원의 테라스 주변에 있는 410개의 분수가 연못 위를 향해 물줄기를 쏘아 올린다. 정원 주변에서 자라는 망고나무, 레몬나무, 석류나무는 물론이고 산책하는 사람들을 시원하게 만든다.
왕비는 이 방에서 성채 아래에 흐르는 라비 Ravi 강둑에 있는 백성들을 눈에 띠지 않게 조용히 살펴보았다. 왕비가 서 있던 커다란 ‘잘리 Jali’, 즉 흰색 대리석으로 만든 격자 창이 달린 돌출 발코니에는 기하학적인 문양과 식물 문양이 장식돼 있다.
황제 부부는 대리석으로 지은 완벽한 사각 공간, 디완이카스 Diwan-e-Khas의 기둥들과 궁륭 아래에서 무굴제국의 고관들과 대부호들, 몽골족의 칸, 인도의 마하라자를 접견했다. 디완이 카스는 빛의 궁전 주변을 향기롭게 만드는 여성들의 정원에서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해가 질 무렵 분수의 물줄기가 멈추고 샬리마르 정원의 연못 가운데에 있는 붉은색 사암의 파빌리온 정원 앞에 분수 댄서들이
나타나 매끈한 물 위에 모습을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