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rgeous Trans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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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설문에서도 알 수 있듯, 인테리어 시공에서 가장 큰 기대주는 벽지, 패브릭, 페인트 등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본 마감만 잘 이용해도 공간은 180도 다른 변신이 가능한 것이 사실. 당신의 인테리어 센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줄 트렌드와 아이템을 소개한다.

Refresh Colors
“지난 시즌 부드러운 핑크가 유행했다면 올해는 퍼플이 섞인 선명한 핑크와 레드가 유행할 전망입니다. 트렌드를 중시하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오렌지 컬러가 섞인 노랑색 계열과 신비로운 비치 컬러의 영향을 받은 아쿠아 블루, 부드러운 아쿠아 그린과 검정색이 조금 가미된 딥 그린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케엠케 색채연구소 소장 김민경

1 은은한 핑크빛 DE5047 러브레터 컬러 페인트.
2 새싹같이 밝은 그린색 DE5222 패러키트 페인트.
3 화사한 옐로 DE5405 서머 썬 페인트.
4 딥 톤 그린색 DE5636 갯 업 앤 고 페인트.
5 진한 푸른빛의 DE5844 스플리시 스플래시 페인트.
6 형광빛을 머금은 옐로 DE5515 라이프 피어 페인트.
7 밝은 하늘색 DE5834 아주르 스카이 페인트.
8 퍼플이 가미된 핑크색 DE5027 래절다즐 페인트.
9 오렌지 마멀레이드색의 DE5222 페인트.

모두 미국 브랜드 던에드워드의 슈프리마 무광 페인트로 나무와 사람들에서 판매.

Pastel with Neon
“공간에 소품을 매치하거나 페인트칠을 할 때 컬러 매치에 두려움을 느끼는 분이 많습니다. 이때 적용하기 좋은 색이 파스텔 컬러입니다. 컬러 대비를 극대화하기 위해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 두 가지를 섞고 컬러 분할을 달리하면 한결 화사하고 생동감 있는 공간을 완성할 수 있죠. 이때 네온 컬러를 포인트로 사용하면 즐거움은 두 배로 커집니다.”스타일리스트 심필영

오렌지 원형 오브제는 이노메싸에서 판매. 오렌지 텀블러와 티스푼은 모두 더리빙팩토리 제품으로 챕터원에서 판매. 건축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그레이 볼은 이노메싸에서 판매. 도나윌슨의 목각 인형은 에이치픽스에서 판매. 기하학적인 오렌지 테이프는 에잇컬러스에서 판매. 민트 컬러 박스는 루밍에서 판매. 파스텔 핑크색의 원형 훅은 이노메싸에서 판매. 민트색 테이프는 에잇컬러스에서 판매. 그레이 박스는 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Exotic & Illusted Pattern
“단순하고 세련된 미니멀리즘이 유행하면서 이와 반대로 과감한 패턴의 벽지도 동시에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의 문화유산과 전통, 원시적인 자연미를 입은 에스닉 패턴, 이국적인 풍경을 담은 벽지들이 인기인데,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부여해 공간에 재미를 더해줍니다. 요즘은 스케치나 실사 프린트, 텍스처를 즐길 수 있는 패브릭을 입힌 벽지 등 표현 방법도 다양해진 것이 특징입니다.” 다브 이사 조은정

1 인디언 문양의 VP844 벽지는 엘리티스의 메모리스. 다브에서 판매.
2 원단에 흡수된 자연스러운 색감과 질감을 느낄 수 있는 패브릭 벽지. VP844 팔레모는 엘리티스 제품. 다브에서 판매.
3 새의 깃털을 프린트한 유라굴로 RM815 벽지는 엘리티스 제품. 다브에서 판매
4,10 아기자기한 집을 프린트한 벽지 라파엘은 샌드버그 제품. 다브에서 판매.
5 고대의 건축물을 프린트한 H8709-4 바빌론 터쿼이즈 벽지는 프랑스 토미 헤르만 디자인 제품. DID에서 판매.
6,7 아프리칸 스타일의 토템 VP657 벽지는 모두 엘리티스 제품. 다브에서 판매.
8 아시아 시골의 전원 풍경을 담은 하이리시지 609-09 뮤럴 벽지는 샌드버그 제품. 다브에서 판매.
9 책을 프린트한 리브로 모노 45339-1 벽지는 영국 심포지움 디자인 제품. DID에서 판매.
11 보이스 컨트롤 알람시계는 브라운 제품. 코발트샵에서 판매.
12 항해하는 배가 시원하게 펼쳐진 실론 벽지는 월퀘스트 제품. 동궁에서 판매.
13 빈티지 티크 수납장은 모벨랩에서 판매.
14,15 3차원 입체 패턴의 골드&실버 벽지는 동궁에서 판매.
16 그린색 원단을 입은 스툴은 모벨랩에서 판매.
17 베이지색 섀기 러그는 더얀에서 판매.

Flower & Natural wallpapers
“간결한 인테리어가 인기를 끌면서 유행의 중심에 무지 벽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패턴들이 강세이죠. 손으로 그린 것 같은 섬세한 꽃 프린트, 북유럽의 대자연을 입은 패턴, 한 땀 한 땀 자수를 놓은 허브 문양 등 도심 속 정원을 연상시키듯 인공적이지만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아름다움을 추구합니다. 소재 면에서는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친환경 벽지와 아이 방에 연출하기 좋은 엠보싱 벽지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LG하우시스 장식재 벽지 TA팀 구수형

1 아이비 마블 벽지는 휘앙세 컬렉션 중 49304-1. LG 지인에서 판매.
2 알래스카의 자연을 그래픽적으로 프린트한 로하스 87270-1 실크 벽지는 개나리벽지에서 판매.
3 꽃잎의 줄기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샹뗄 벽지는 동궁에서 판매.
4 열대의 자연을 그대로 옮긴 듯한 벽지는 새생활장식에서 판매.
5 청록색 열대림이 그려진 벽지는 콜앤선 제품. 다브에서 판매.
6 그린색 탱크 테이블 램프는 이스태블리스드&선즈 제품. HL1991에서 판매.
7 오렌지 꽃을 포인트로 새긴 벽지는 동궁에서 판매.
8,9,11 사슴과 식물을 그래픽적으로 프린트한 벽지는 모두 DID에서 판매.
10 기하학적인 식물 패턴 벽지는 새생활장식에서 판매.
12 꽃을 모던하게 형상화한 포스토모던 아이보리 49183-1벽지는 LG지인에서 판매.
13 화조도 벽지 마티스 머스터드 45344-1은 DID에서 판매.
14 단아한 꽃이 새겨진 메리벨 87277-2 로하스 벽지는 개나리벽지에서 판매.
15 바람에 나무가 흩날리는 모습을 포착한 윈드 플라워 벽지는 동궁에서 판매.
16 난쟁이 오브제는 챕터원에서 판매.
17 풍성한 꽃 패턴의 아트 오브 에덴 벽지는 동궁에서 판매.
18 나무 패턴 벽지는 새생활장식에서 판매.
19 컬러풀한 식물 패턴 벽지는 새생활장식에서 판매.

Colorful Fabrics
“패브릭 샘플만으로 집 안에 어울리는 컬러나 프린트를 고르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원하는 것을 골랐다고 하더라도 소재나 재질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생기기도 해 공간 전체에 시공하고 나면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라 낭패를 보기도 하고요. 커튼, 쿠션, 소파 업홀스터리 등 규모 있는 홈드레싱이라면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셀프 인테리어라면 분위기를 예상할 수 있게 샘플 원단을 노트에 붙여 전체적인 조화를 가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유엔어스 디자이너 박은지

1 은은한 광택이 있는 옐로 원단은 데다 제품으로 유앤어스에서판매.
2 내추럴한 조직감이 특징인 바이올렛 원단은 프랑스 린지 파티큘레에의 리넨 컬렉션 중 리넨 스카프. 챕터원에서 판매.
3 청명한 하늘이 연상되는 블루 원단 카우린은 다브에서 판매.
4 오렌지 과즙처럼 싱그러운 컬러를 머금은 커튼은 새생활장식에서 판매.
5 하얀 패턴이 새겨진 옐로 원단은 데다의 유니버소. 유앤어스에서 판매.
6 이국적인 스트라이프 패턴 원단은 크리에이션 바우만의 에콜로. 유앤어스에서 판매.
7 자연스러운 주름이 특징인 진한 오렌지색 원단은 챕터원에서 판매.
8 올리브 그린 색상의 커튼은 새생활장식에서 판매.
9 딥 톤의 바이올렛 타이백은 프랑스 아울 제품으로 유앤어스에서 판매.
10 옐로 쿠션은 주미네에서 판매.
11 토마스 헤더윅이 디자인한 마지스의 스펀 체어는 더플레이스에서 판매.
12 바이올렛 색상의 원단은 챕터원에서 판매.
13 상판을 트레이로 사용할 수 있는 미니폼의 티테이블은 더플레이스에서 판매
14 각도 조절이 가능한 미드 그린 색상의 앵글포이즈 테이블 램프는 리모드에서 판매.

Artistic Pattern
“아티스트의 그림을 보는 듯한 회화적인 패브릭은 그것만으로도 공간을 드라마틱하게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패턴을 보다 다채롭게 즐기려면 믹스매치가 관건이지요. 공간을 스케치북 삼아 밑그림을 그리고 컨셉트에 맞는 컬러나 패턴을 매치하면 재미있는 공간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스타일리스트 김보경

1 아프리칸 스타일의 쿠션 커버는 새생활장식에서 판매.
2 자연스런 붓 터치감이 특징인 리넨 패브릭은 라테라에서 판매.
3,5,9 잔디를 모티프로 제작한 자이언트 글라스 쿠션은 모두 주미네에서 판매.
4 배 모양의 오브제는 루밍에서 판매.
6 참새가 지나간 듯 작은 발자국이 새겨진 원단은 영국의 패브릭 브랜드 사이언 제품. 예원 AID에서 판매.
7 도나윌슨의 목각 인형 우든 돌은 에이치픽스에서 판매.
8 새 모티프 오브제는 로젠달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10 여인의 프린트된 이그조틱한 분위기의 쿠션은 영국 브랜드 징크 제품으로 예원 AID에서 판매.
11 수채화 느낌의 꽃 패턴 쿠션은 새생활장식에서 판매.
12 장인이 손으로 직조한 옐로 쿠션은 아키트에서 판매.
13 기하학적인 패턴의 원단은 영국 브랜드 빌라노바 제품으로 예원 AID에서 판매.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김우진
스타일리스트 심필영(스타일 내음)ㅣ어시스턴트 | 조아라, 김지봉
출처 〈MAISON〉2013년 3월호

CREDIT
이유 있는 여백

이유 있는 여백

이유 있는 여백

감추고, 가리면서도 멋을 낸다. 거추장스러운 장식을 걷어내고 공간에 여백을 살리면서 실속을 챙기기란 쉽지 않은 법. 여기에 집주인의 감각이 드러나는 가구와 소품까지 더해져 보는 즐거움이 있는 집을 만났다.

↑ 부부를 위한 콤팩트한 다이닝 공간. 주방에는 빌트인 형식의 수납장을 짜 넣어 그릇과 커트러리 등을 수납했으며 주방 싱크대 쪽 벽에 창문을 만들어 단독주택 같은 느낌을 살렸다.

눈에 익숙한 북유럽 브랜드의 가구 몇 점만으로 이 집을 ‘북유럽 스타일’이라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 한 가지 스타일로 규정짓기엔 아까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푸드 스타일리스트인 아내와 패션 업계에 몸을 담고 있는 남편, 출장이 잦은 부부의 직업상 해외에 나갈 때마다 카페나 숍 등 멋진 공간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그리고 결혼한 지 2년이 지나 새로운 집을 갖게 되면서 그동안 머릿속에만 담아뒀던 그들의 취향을 반영한 집을 꾸미기로 결심했다.

푸드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적인 특성 때문에 주방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집주인 김지현 씨. 그런데 시중에 출시된 주방 시스템 가구는 주로 화이트나 블랙 컬러 계열로 나뉘는 것이 문제였다. 그레이 컬러를 좋아하는 그녀는 그레이 톤의 주방 시스템을 갖춘 집을 우연히 보게 됐고, 그 집을 디자인한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김은정 실장과 연을 맺게 됐다. “디자이너와 저의 취향이 비슷해서 깜짝 놀랐어요. 서로 동시에 같은 가구 사진을 보냈을 때도 있었죠. 원래 미니멀한 스타일을 좋아했는데 이번에 이사하면서 클래식한 느낌으로 집을 꾸며볼까 고민했었어요. 그래서 처음에 보낸 시안은 화려한 몰딩과 앤티크한 가구들이 어우러진 사진들이었죠.” 하지만 김은정 실장은 그녀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이 미니멀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마음에 들었던 가구가 대부분 심플함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가구와 소품을 베이식한 디자인으로 고르되 집이 차가워 보이지 않도록 바닥을 헤링본 패턴으로 시공하고, 걸레받이도 일반적인 높이보다 높게 만들어 클래식한 요소를 가미했다.

1 직업 특성상 그릇이 많은 아내를 위해 주방 곳곳에 수납장을 만들었다.
2 헤링본 패턴의 바닥재와 북유럽 스타일의 가구들이 어우러진 거실. 다이닝 공간이 좁기 때문에 손님이 왔을 때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식탁 용도의 테이블을 거실에 두었다.
3 입구에서 바라본 현관. 오른쪽 문을 열면 보이는 ㄷ자형 선반에 신발을 수납한다.
4 앞으로 태어날 아이를 위한 방은 남편이 종종 사용하는 전자피아노와 사이즈가 큰 모빌을 달아 사용하고 있다.

40평형대인 이 아파트는 방이 4개다. 입구 쪽 2개의 방은 드레스룸과 서재로, 하나는 침실로, 남은 방은 앞으로 생길 아이를 위한 방으로 남겨뒀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모든 방과 공간이 새롭게 바뀌었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구조의 주방이었다는 사실은 의뢰인도 미처 몰랐던 사실이었다. 삼각형 모양의 싱크대 구조가 독특한 주방에는 창문도 만들었다. 집 안 어딘가에 매트한 느낌의 블랙 프레임 창문을 만들고 싶었던 집주인의 바람이 실현된 공간이다. “그레이 톤의 주방 가구, 매트한 블랙 프레임의 창문을 달고 싶었는데 이를 반영한 김은정 실장님 댁의 주방과 아이 방 사진을 보고 쾌재를 불렀죠. 두 가지 요소를 반영한 꼭 맞는 사례를 찾았으니까요. 주방 벽에 창문을 달았을 뿐인데 창문을 통해 서재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고, 단독주택 같은 느낌도 들어서 여러모로 만족스럽습니다.”

식탁 맞은편은 깔끔한 우드 패널 벽처럼 보이지만 문을 열면 그 안에 수많은 그릇과 커트러리, 패브릭이 정갈하고 빼곡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사를 하면서도 차마 버리지 못한 애정 있는 아이템들이어서 어떻게든 수납하기 위해 선반을 더 짜 넣기도 했다. 밖에서는 전혀 눈치챌 수 없는 반전 있는 코너로 문을 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고. 남편이 좋아하는 서재는 자유롭게 꽂은 책들이 멋스러운 오픈형 책장과 캔들과 조명, 꽃을 꽂은 벽 수납함 등이 산뜻한 느낌을 주는 공간이다. 가구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제작했고, 대신 소품과 조명에 예산을 투자했다. 맞은편의 드레스룸 또한 군더더기가 없다. ㄷ자형 드레스룸은 문에 전신 거울을 달아 편리하며 공간이 넓어 보이는 반사 효과도 누릴 수 있다.

↑ 일반 매트리스의 2배 정도 되는 높이의 침대. 안방에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창문을 달고 황동 소재의 사이드 조명을 달아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집주인이 처음에 생각했던 클래식한 느낌이 반영된 곳은 침실. 높이가 높은 매트리스도 그렇고 창살이 빼곡한 화이트 컬러 창문, 대리석과 원형 거울로 마무리한 욕실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침실의 자투리 공간도 알차게 사용했다. 헤드보드와 같은 컬러로 칠해진 슬라이딩 도어를 열고 들어가면 간이 드레스룸이 나오는데 옷과 액세서리가 많은 부부를 위한 또 하나의 숨은 공간이다. 여행용 가방처럼 어딘가에 세워두기에도 애매한 아이템을 감쪽같이 수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김지현 씨네 집은 겉으로 보이는 가구와 소품은 적재적소에서 빛을 발하면서도 실생활을 고려한 실용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다. “집 안이 뭔가 허전해 보인다고 하는 분도 있지만 살면서 여백은 필요한 것 같아요. 바닥이나 벽, 몰딩 등을 베이식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시공했기 때문에 언젠가 다른 스타일의 가구가 들어와도 잘 어울릴 수 있죠. 북유럽 가구를 특별히 좋아해서 고른 것은 아녔어요. 최대한 심플한 것을 예산에 맞춰 찾다 보니 그렇게 된 거죠. 정말 마음에 들었던 소파는 아주 고가여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다 보니 북유럽 브랜드 가구들이 많아졌네요.” 집주인은 공사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변하는 집의 모습을 지켜보며 집을 가꿔가는 재미를 알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 기쁨과 재미를 잊지 못해 다시 이사 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하지만 부부는 그런 즐거움을 곱씹으며 취향과 비움의 미학을 이유 있게 실현한 이 집에서 한동안 행복할 것이다.

1 대리석과 타일로 마감한 욕실. 블랙 펜던트 조명으로 포인트를 주고 헤이의 거울을 달아 깔끔하게 연출했다.
2, 3 아기자기한 요소가 있는 서재. 책상과 책장은 모두 제작했다. 주로 아내가 즐겨 보는 요리 관련 책을 꽂았으며 좋아하는 캔들, 소품 등으로 책상을 꾸몄다. 벽에는 자석으로 붙일 수 있는 수납함을 달아 식물을 꽂거나 스테이셔너리를 보관한다.
4 양 옆으로 평행하게 설치한 옷장 시스템. 문에 거울을 달아 공간이 넓어보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에디터 신진수 | 포토그래퍼 김덕창(스튜디오 다) | 디자인 및 시공 스타일리스트 김은정(Blog.naver.com/0612kim)
출처 〈MAISON〉2013년 3월호

CREDIT
Just Another Paradise

Just Another Paradise

Just Another Paradise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NR디자인이 과천에 위치한 알레 434농장 한 켠에 새 둥지를 틀었다. 나무처럼 편안하고 자유롭지만 밀도 있는 사무실을 찾았다.

↑ 각 지역에서 온 빈티지 가구들이 조화를 이룬 김나리 실장의 사무실. 알바 알토의 조명 A330 아래 요시모토 나라의 ‘아오모리의 개’가 눈에 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나리 대표에게 남아도는 시간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아침부터 자정까지 매일 계속되는 바쁜 일정이기에 그녀는 자신만의 은신처가 더욱 절실했다. 바로 사무실이다. “논현동 사무실에서 과천으로 이사 오기까지 1년 정도 고민한 것 같아요. 직업상 도심을 오갈 일이 많지만 10여 년 동안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아 한 박자 쉬어갈 공간이 필요했어요. 아름다운 농장이 있는 이곳에서 좋아하는 요리도 만들고, 책도 보며 휴식을 취하고 일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이사하게 되었어요.”

2003년 오픈한 NR디자인은 인테리어 디자인 설계,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그동안 레스토랑 그랑시엘과 시오코나 라보, 카페 코코브루니, 나폴레옹 베이커리 등 상업 공간의 디자인을 비롯해 건축가와 협업한 아트 센터 나비, SK 최태원 회장의 개인 주택, 그리고 최근에 완성한 SK의 MS연구소도 김나리 대표의 손끝에서 비롯되었다. 대학에서는 주거학을 전공했지만 어린 시절 부모님의 영향으로 그림이나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인테리어를 접할 일이 많았다. 그리고 내재된 미술 감각과 예민한 감수성으로 지난 10년간 공간에 아름다움을 불어넣는 작업을 계속해올 수 있었던 것. “옴니 디자인의 이종환 사장님과 모노콜렉션의 장응복 선생님은 저를 이끌어주신 스승이세요. 옴니 디자인에서 8년, 모노콜렉션에서 1년 동안 일하면서 두 스승님이 가지고 있는 좋은 디자인 감각을 배울 수 있었어요.”

왼쪽 너른 창문 앞에 만든 한식 공간.
오른쪽 클래식한 저그와 작은 화병을 활용한 꽃 장식.

NR디자인은 여느 디자인 사무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사무 공간보다는 커다란 그릇장과 아일랜드 공간의 비중이 큰 것이 새롭다. 오븐을 갖춘 작은 주방과 아일랜드 주변으로 여러 개의 테이블을 배치해서 언뜻 보면 쿠킹 스튜디오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 ”이사를 계획하면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책을 모아놓을 수 있는 공간과 그동안 컬렉션해온 그릇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 커다란 아일랜드 식탁을 만들어 지인들과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했고요.” 그동안 컬렉션해온 그릇과 부모님께 물려받은 한식기의 양만 봐도 요리 전문 스튜디오가 부럽지 않을 정도. 그리고 연말 파티 때 보여준 요리 솜씨와 테이블 세팅에서도 요리에 대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간은 크게 사무실, 창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개인 공간으로 나뉜다.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김나리 대표의 사무 공간과 오른쪽 뒤로는 원목 문으로 차단된 개인 룸이 자리한다. 자질구레한 소품을 모아둔 창고와 주방, 개인 공간으로 통하는 입구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서로 소통하는 구조를 띤다. ”폐쇄적인 공간 구성을 선호하지 않아요. 구조 자체가 가지고 있는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을 좋아해요. 예컨대 직원들의 공간과 제 사무실이 기둥 하나로 시선을 살짝 피할 수 있는 것처럼요.” 중첩된 레이아웃과 원목 가구, 한국적인 소품, 현대의 디자인이 믹스&매치된 사무실은 한마디로 규정짓기 어려운 김나리 대표만의 스타일로 채워졌다. 시간의 더께를 입은 가구와 소품들은 곳곳에서 훈훈함을 더하고 있고, 마하람의 폴스미스 원단과 미나 피호넨의 패브릭으로 제작한 의자와 스툴은 현대적인 디자인 가구와 어우러져 포인트 역할을 하고 있다. “책상 옆에 있는 찬장은 근대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부모님이 물려주신 거예요. 책을 수납한 수납장은 북유럽의 근대 제품, 그리고 책장은 30년 전 아버지가 쓰시던 리바트 책장이에요. 이 공간은 각 지역의 빈티지들이 모여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창문 너머로 보이는 자연, 빛으로 충만한 사무실.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곳은 그녀만의 파라다이스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곳을 오가는 많은 사람에게까지 좋은 영감을 나눠줄 공간으로 자리할 것 같다.

↑ NR디자인의 김나리 대표.

위 왼쪽 비트라 뮤지엄에서 사온 미니어처.
위 오른쪽 책상 반대편에 놓인 메모 보드.
아래 요리 전문 스튜디오 부럽지 않은 사무실. 너른 수납장 안에는 컬렉션해온 그릇들이 가득하다.

에디터 박명주 l 포토그래퍼 박성훈(달링하버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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