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s Paradise

Kid´s Paradise

Kid´s Paradise

아이들의 공간은 어른들의 공간처럼 주어진 기능에 얽매이지 않는다. 때로는 작은 우주이고 때로는 요새이며 때로는 놀이터다. 그런 아이들의 바람과 엄마의 사랑이 만난 다섯 개의 공간을 소개한다.

개구쟁이 형제를 위한 해법

↑ 형제가 한 방에서도 1, 2층으로 나눠 각자의 공간을 가질 수 있게 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웃음이 많은 세윤이와 성윤 형제에게 침실은 비밀 놀이터와도 같다. 언뜻 보기에는 2층 침대처럼 보이지만 1층과 2층에 각각 문과 창문을 내어 각자의 공간을 만들어준 것 또한 비밀기지를 좋아하는 두 형제들의 눈높이에 맞춘 시도. 형제는 커다란 장난감 상자 같은 공간을 오르내리며 까르륵까르륵 웃어가며 놀이를 즐긴다. 각자의 방에는 파랑과 흰색의 체크무늬 침구를 두었고 여러 형태의 쿠션으로 포인트도 잊지 않았다. 또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읽을 수 있는 책과 장난감을 놓을 수 있는 수납함을 만들었고, 아이 방에 어울리는 아늑한 분위기를 위해 조명도 설치했다. 침대 공간 옆으로는 투명한 캐비닛을 쌓아올린 수납공간이 있는데, 수납장 크기에 맞는 원목 테이블을 제작해 테이블 밑으로 캐비닛을 수납하자 위로는 작은 소품을 올려놓을 수 있는 공간을 덤으로 얻었다. 그 옆으로는 방의 색상에 맞춰 사각지대 없이 수납이 가능한 옷장을 제작했다. 벽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상으로 만든 스티커를 장식해 발랄한 분위기를 더했다.

왼쪽 형제가 한 방에서도 1, 2층으로 나눠 각자의 공간을 가질 수 있게 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오른쪽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상으로 만든 스티커로 장식했다.

위, 아래 체크 무늬 침구와 여러 형태의 쿠션으로 포인트를 준 침실.

시공 및 디자인 멜랑꼴리 판타스틱 스페이스 리타 www.spacelita.com

엄마의 손길이 닿은 넓은 놀이방

왼쪽 조용하고 어른스러운 성격의 7살 세현이. 핑크색보다는 파란색을 좋아한다고.
오른쪽 벽에 뭔가를 그리기 좋아하는 4살 연진이.

7살 세현이와 4살 연진이의 놀이방은 집에서 가장 큰 방으로 꾸몄다. 3살 터울이 나는 자매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미술을 전공한 엄마는 직접 포인트 벽지를 바르고 칠판을 설치한 후 그 위에 페인트를 발라 아이들이 언제든 그림을 그리거나 자유롭게 낙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디자인 제품을 많이 구입하기보다는 엄마가 직접 만든 조명, 숨바꼭질을 할 수 있는 인디언 텐트, 앉아서 블록을 가지고 놀 수 있는 낮고 널찍한 테이블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놀이방을 만들었다. 베란다를 확장하지 않아서 텐트를 비롯한 장난감 등을 둘 수 있는 공간이 생겼기 때문에 아이들만의 공간이 더욱 넓어질 수 있었던 것도 장점이다. 가구는 엄마가 결혼 전부터 사용하던 서랍장과 수납장 등을 페인트칠만 새롭게 해서 재활용한 것으로 더욱 의미가 있으며 방에는 작은 화장실도 딸려 있어서 온전히 자매만을 위한 작은 파라다이스로 손색이 없다.

↑ 아이들이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칠판 벽과 낮고 긴 테이블 등이 놓인 세현이와 연진이의 놀이방.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 낮은 테이블을 두어 아이들이 앉아서 블록을 가지고 놀거나 그림을 그리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 벽의 반 정도만 포인트 벽지를 발라서 꾸미고 가구는 엄마가 사용하던 것을 페인트칠을 새롭게 해서 재활용하고 있다.
– 베란다를 확장하지 않아서 아이들만의 공간이 넓어졌다.
– 방에 작은 화장실이 딸려 있어서 편리하다.

컬러의 틀을 깬 중성적인 방

↑ 하얀 별 무늬 벽지와 하늘색 가구가 어우러져 사랑스러운 5살 윤성이의 방. 가구 모서리에 다치지 않도록 보호캡을 씌웠다.

5살 윤성이 방은 언뜻 보면 남자아이의 방인지 여자아이의 방인지 알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방을 구성하는 색깔만으로는 아이의 성별을 잘 알 수 없어서 오히려 매력적이다. 엄마는 중성적인 방의 느낌을 위해 벽지나 가구, 소품 색깔에 제한을 두지 않았으며 하얀색 별 무늬의 베이지 컬러 벽지와 나무 액자로 장식한 벽, 주방놀이 기구 등 남자아이 방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요소를 더했다. 방에는 작은 소파도 있어 엄마와 함께 책을 읽기에도 편안하며 책과 장난감 등은 윤성이 키에 맞게 꽂거나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때문에 가구들의 높이가 대부분 낮아서 그 위로 소품을 장식해도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유난히 공룡을 좋아하는 윤성이를 위해 수납장 위는 다양한 공룡을 전시할 수 있도록 했고, 북유럽 스타일의 소품들로 포인트를 주었다. 자작나무로 제작한 펜던트 조명과 신하루 작가의 사슴뿔 옷걸이, 그리고 여러 개의 갈런드를 늘어뜨려 장식한 창가가 아기자기한 느낌을 준다.

↑ 공룡을 사랑하는 윤성이. 화산과 공룡 숲으로 이뤄진 장난감을 가장 좋아한다.

왼쪽 신하루 작가의 사슴뿔 옷걸이에는 전구 펜던트 조명을 걸어두었다.
오른쪽 창가에 늘어뜨린 갈런드와 자작나무 소재의 조명, 엄마와 함께 책 읽기에 편안한 작은 소파를 두었다.

아이디어 가구로 기능을 살린 놀이방

왼쪽 연필, 가위 등 자질구레한 책상 소품을 유텐실로 수납장에 정리해놓은 모습.
오른쪽 동물 모티프의 훅을 활용해 가방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태명을 그대로 딴 독특한 이름, 코코아. 또래 여자아이들 취향이 대부분 핑크색이라면 민트색을 좋아할 만큼 남다른 취향의 코코아는 9살 여자아이다. 때문에 이 방을 디자인할 때에도 코코아의 의견이 반영되었다. 일본인인 엄마의 영향으로 한국어,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코코아의 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몇 안 되는 일본어 동화책. 아이가 있는 여느 집과 달리 집에 책이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책을 이고 지고 살기보다는 집 근처 도서관을 활용하자는 엄마의 교육 철학 때문. 덕분에 숙제를 하고 친구들을 불러 종이접기를 할 수 있는 심플한 놀이방으로도 충분했다. 책상은 식탁으로 사용하던 것으로 아이와 어른이 함께 앉아도 불편함이 없도록 다리를 잘라 키를 낮추고 아직 키가 작은 아이가 편안하게 앉을 수 있도록 난간을 만들어준 배려심도 눈여겨볼 점. 테이블은 확장할 수 있어 여러 명의 친구들이 앉아서 그림을 그리며 놀 수 있다. 벽에는 낙서를 할 수 있는 검정색 보드와 오픈 수납 시스템 유텐실로를 설치해 포인트를 주었다.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벽면 한쪽에는 다이아몬드 패턴의 벽지를 시공해 율동감을 주었고, 의자에 방석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천을 활용해 커튼에 포인트를 주어 생동감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 독특한 이름 때문에 학교에서도 유명한 9살 코코아.

식탁으로 사용했던 테이블은 노란색 받침대를 달아 아이가 앉아도 불편함이 없다. 테이블은 필요에 따라 확장할 수 있어 친구들이 놀러오면 함께 앉아 종이접기를 하고 그림도 그린다.
아래 코코아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동화책이 꽂혀 있는 책장.

수줍은 아가씨의 비밀 기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 컬러풀한 도나 윌슨 인형은 엄마가 오래전부터 모았던 것들이다.
– H&M HOME의 텐트에 들어가서 놀기 좋아하는 4살 하진이.
– 이스태블리시드앤선즈의 벽시계, 무어만 잡지꽂이, LC 소파를 본뜬 소파 등 디자인 아이템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 자주 입는 옷들을 행어에 가지런히 걸어서 방이 쇼룸 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짙은 파란 색깔의 벽으로 둘러싸인 이 방은 이제 4살이 된 하진이의 방이다. 하진이의 방을 꾸미기에 앞서 엄마는 과하고 중후한 멋을 풍기는 벽지와 몰딩 때문에 고민했다. 주로 부부 침실로 사용하는 방이어서 클래식한 무늬의 벽지가 발려 있었던 것. 엄마는 과감하게 벽지 위에 진한 남색 페인트를 칠했다. 그래서 자세히 보면 벽지의 줄무늬 패턴이 미세하게 보이는데 이마저도 일부러 연출한 듯 재미있다. 벽 색깔도 그렇고 하얀색 스트링 선반과 판텔라 조명, H&M HOME의 플레이 하우스 텐트 등 방을 구성하는 가구는 흰색이나 어두운 색으로 선택했고 대신에 침구나 인형, 소품의 색깔을 다채롭게 했다. 이스태블리시드앤선즈의 벽시계나 무어만의 잡지꽂이, LC 소파의 디자인을 그대로 본뜬 어린이 소파에도 어릴 때부터 디자인 가구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기를 바라는 엄마의 바람이 담겨 있다. 또 행어에는 하진이의 겉옷류를 걸어두었는데 소재와 컬러가 제각각인 하진이의 옷들이 방을 색다른 분위기로 만든다.

↑ 벽지 위에 짙은 색 페인트를 발라 차분해 보이는 하진이의 방. 대신 소품이나 페르몹의 유아용 의자에는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다.

에디터 박명주 · 신진수ㅣ포토그래퍼 임태준 · 이과용ㅣ일러스트레이터 최시은 · 최가은
출처 〈MAISON〉 2014년 5월호

CREDIT
아이를 알면 공간이 보인다

아이를 알면 공간이 보인다

아이를 알면 공간이 보인다

엄마의 만족을 위한 예쁜 인테리어가 아닌 육아에 도움이 되는 공간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이 필요하다. 온전히 아이만을 위한 방을 만들어주기 위해 육아 전문가, 디자이너, 건축가가 조언을 건넸다.

Q 소심하고 내성적이거나 호기롭고 잘 싸우는 등 아이의 성격을 보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아이들은 저마다 개성과 부모가 생각지 못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아이의 잠재력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편안한 환경에서 가장 잘 발휘되므로 부모는 아이를 존중하고 아이가 스스로 삶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내성적인 아이는 혼자 책 읽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책상을 배치해 스스로 책을 선택하도록 도와준다. 또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훈련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숙명여대 아동심리치료 박사,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이향숙 소장

Q 아이에게 좋은 공간은 어떤 곳인가?
누구나 어렸을 때 책상 밑이나 벽장 또는 다락방에서 놀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혼자만의 비밀 장소에서는 온전히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따라서 아이에게 좋은 공간이라고 하면 그 크기나 모양이 한눈에 짐작되지 않고 자꾸 들여다보고 싶은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닥이나 천장의 높낮이가 다르고 창문도 여러 크기가 있어 각각의 창에서 보는 풍경이 다양하면 아이에게는 더없이 흥미롭고 편안한 공간이 될 것이다. 이삼유치원 설계, 디자인23건축사사무소 김재영 소장

↑ 이삼유치원 내부.

Q 책상에 컴퓨터를 함께 놓으니 아이가 자꾸 게임을 하려고 한다.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없을까?
연령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린아이에게 컴퓨터가 있는 책상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책상에 컴퓨터를 놓게 되면 시각적 사고력만 발달하는 ‘스크린 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스크린 증후군이 생기면 보는 것에는 익숙해지지만 사고력과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유아의 책상에 컴퓨터를 함께 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만 5세의 경우 아이들의 집중력은 20분 정도다. 집중한 후에도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거나 보상을 받고 싶어하기 때문에 공부방을 아무리 좋게 꾸며주어도 부모가 관심을 갖고 공간 안에서 상호작용을 해야 효과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화성에서 온 엄마 금성에서 온 아이> 저자, 자녀 교육 전문가 이미화

Q 남매를 키우고 있는데 아직 어려서 같이 방을 쓰고 있다. 언제부터 따로 지내게 하는 것이 좋을까?
남매의 나이 차이가 몇 살이냐에 따라서 다르다. 예를 들어 오빠가 초등학교 고학년이고 여동생이 저학년이라면 따로 지내도록 하는 것을 권한다. 반대로 누나가 초등학교 고학년이고 남동생이 저학년이라면 남매의 의견을 들어본 후 결정하도록 한다. 이 기준이 꼭 맞다고 할 수 없지만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들의 정체성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3년 미만의 터울인 아이들이 한 방에서 지내게 되면 서로 의견 차이가 발생해 자주 싸운다. 또 서로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남매가 한 방을 사용하는 것은 불편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초등학교 3학년 이후부터는 남매와 의견을 조율해 따로 방을 쓰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화성에서 온 엄마 금성에서 온 아이> 저자, 자녀 교육 전문가 이미화

Q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벽에 낙서를 하지 말라고 마냥 금지할 수만은 없다. 대안이 있을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벽에 낙서를 하는 것이 옳다고 가르칠 수는 없다. 어렸을 때부터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낙서를 금지하는 것이 맞다. 대안책이 있다면 한쪽 공간에 전지 크기의 큰 종이를 붙여 이곳에서만 낙서를 할 수 있음을 명확하게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면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도 갖게 되고 아이가 원하는 낙서도 할 수 있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스케치북이나 낙서장을 곳곳에 두어 아이가 어디서나 쉽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주면 더욱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화성에서 온 엄마 금성에서 온 아이> 저자, 자녀 교육 전문가 이미화

↑ 아이들이 마음껏 색칠하기 좋은 일러스트는 챕터원에서 판매.

Q 아이 방에 벽지나 바닥재를 시공할 때 친환경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벽지 시공 시 포르말린 방부제가 포함되지 않은 천연 도배풀을 사용하면 아토피나 곰팡이 발생을 예방하기 때문에 민감한 아이의 피부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다. 바닥재는 마루의 경우 전면에 접착제를 사용하는 반면 장판의 경우 시공 면적의 테두리 부분에만 접착제를 사용하므로 접착제의 유해성에 대한 우려가 적다. 단 어떤 접착제를 사용하는지가 관건인데 제품은 친환경 장판을 선택하고 상업용 접착제를 잘못 사용하면 냄새나 유해 물질에 노출될 우려가 있으니 반드시 친환경 수성 접착제를 사용하도록 한다. LG하우시스 디자인센터 홍다영

왼쪽 LG하우시스 소리잠 바닥재를 시공한 아이 방
오른쪽 LG하우시스 지아벽지를 시공한 방

Q 아이 방에 취침용 조명이 필요할까?
이제 막 혼자 방을 쓰기 시작한 5~8세의 미취학 아동은 혼자 잠드는 것을 지나치게 무서워하거나 밤늦게까지 잠들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다. 아이에게 친근한 캐릭터가 그려진 조명을 곁에 두고 숙면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은은하게 조도를 유지하면 취침 시 스트레스나 정서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유난히 잠을 설치거나 생활 패턴이 불규칙한 아이라면 잠잘 시간에 적절한 조도 조절을 통해 최상의 수면 환경을 만들어주도록 한다. 최소한 취침 1시간 전에는 기본 조명을 모두 소등하고 간접조명만 켜서 아이에게 잠잘 시간이 다가왔다는 것을 미리 인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필립스 조명사업부 마케팅팀 박소영

Q 아이 방에 적당한 조도는?
평소에는 150룩스(lux) 이하로 방 전체를 밝혀주는 조명을 사용하되 침대 옆이나 방 모서리 등에 150에서 300룩스 정도의 간접조명을 설치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자는 동안 밝은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원활하게 분비되지 않아 깊이 잠들기 어렵고 성호르몬 분비가 활성화되어 성 조숙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아이가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책상에는 색 온도 6500캘빈(K)의 주광색 조명을 선택하며 밝기는 1000룩스 정도가 적당하다. 또 백열전구보다는 눈부심과 빛의 깜박임 현상이 없고 광량이 고른 LED 램프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필립스 조명사업부 마케팅팀 박소영

↑ 필립스 조명의 키즈플레이스 제품.

Q 아이 가구를 고를 때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안정성과 내구성을 따져봐야 하며 아이의 성장에 맞는 가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앉는 자세와 몸의 균형, 움직임 등 신체 발달에 맞는 디자인을 선택해야 하며 다양한 감각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오감을 자극하는 제품이 좋은 어린이 가구라고 볼 수 있다. 성장에 맞게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은 구조가 여러 개로 나뉘어 있다는 것인데, 그럴 경우 안정성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큰 틀 안에서 어느 정도 약간만 조절이 가능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유아 가구 브랜드 티톳 디렉터, 산업디자이너 최중호

↑ 티톳의 의자와 테이블.

Q 아이 방을 꾸며줄 때 유용한 아이템을 추천한다면?
자석 칠판은 아이들이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창의력을 자극하기 좋은 제품이다. 한 벽을 채울 수 있는 크기면 더욱 좋겠지만 작은 크기의 칠판이라도 상관 없다. 또 4인 이상이 앉을 수 있는 큰 테이블은 아이가 친구, 선생님,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유대감을 쌓기에 좋다. 한번 구입해서 오랫동안 쓸 수 있는 아이템으로 많은 용품을 세련되게 수납할 수 있는 비트라의 유텐실로를 추천한다. 다양한 컬러의 바스켓은 종류별로 장난감을 분류할 때 유용하며 아이가 스스로 장난감을 정리하는 습관을 키울 수 있어 좋다. 짐블랑 김은희 대표

↑ 다양한 물건을 수납하기 좋은 유텐실로는 비트라 제품

Q 예민한 사춘기 아이를 위한 방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사춘기 시기는 성인으로 들어가는 관문의 시작점으로 신체적 변화에 따른 정신적 변화 또한 나타나게 된다. 이때는 아이의 돌발 행동도 아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입장에서 보고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적절한 관심을 표현하며 대화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사춘기 시기의 아이에게 어느 정도 책임감을 부여하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줄 수 있다. 때문에 본인이 스스로 공간을 꾸밀 수 있도록 자율성을 주고 그 공간에 대한 책임을 일러주면서 아이가 한 단계 더 성장하도록 도와준다. 숙명여대 아동심리치료 박사, 한국 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이향숙 소장

↑ 수납 바구니는 챕터원

에디터 신진수 · 최고은 | 어시스턴트 이현재 | 포토그래퍼 조용기
출처 〈MAISON〉 2014년 5월호

CREDIT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디자인의 가치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디자인의 가치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디자인의 가치

핀란드 디자인은 20세기의 디자인이 세월을 뛰어넘어 지금까지도 여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지속 가능성을 증명한다. 핀란드가 디자인 강국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데에는 빈티지 디자인의 가치를 알아보고 현대 기술로 재생산하는 데 힘써온 유하니 르메티 같은 인물이 있었던 덕분이다.

르메티가 살고 있는 5층 건물의 아파트.
아래 6개의 방을 시원하게 터서 넓은 공간으로 레노베이션했다.

비슷한 시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가 터져나온다. 언어가 달라도 서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경험도 심심찮다. 그중 한 사람이 세계 최대의 알바 알토 컬렉터이자 핀란드 아르텍의 사업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유하니 르메티 Juhani Lemmetti이다. 디자인 강국이 주는 매력 때문에도 핀란드를 방문해보고 싶었지만 나처럼 취미로 시작해 디자인으로 일생을 채운 그를 꼭 만나보고 싶었다. 그의 컬렉션과 인생관을 직접 듣고 싶었고 무엇보다 그가 살고 있는 공간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핀란드는 단순하면서도 기능적인, 지속 가능한 디자인의 시초 격인 나라다. 예술과 삶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문화를 지녔는데 동네에 있는 작은 카페의 의자 하나와 머그컵마저도 자연적인 소재를 최대한 사용해 기능성과 아름다움을 모두 겸비한 디자인 감성을 보여준다.

기본에 충실하려는 그답게 흰색 도화지 같은 인테리어에 무채색이나 투명한 소재의 소품을 매치해 장식성을 최대한 자제했다.
아래 왼쪽 세계 최대의 알바 알토 컬렉터인 그는 집 안 곳곳에 빈티지 가구들을 배치했다.
아래 오른쪽 아파트 내부 계단.

그해 여름 헬싱키는 유난히 뜨거운 햇살로 달아오르고 있었다. 백야가 진행되는 한여름의 북유럽은 늘 나의 가슴을 요동치게 한다. 하루라는 정해진 시간에서 더 오랫동안 나의 촉수가 활기차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싱그러운 여름공기가 가득한 날, 그토록 그리던 그를 만났다. 핀란드 빈티지 가구가 좋아서 수집하던 그는 일마리 타피오바라의 가치를 알게 된 후 알바 알토, 타피오 비르칼라 등의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한데 모아놓았던 ‘에어로 디자인 퍼니처 숍 Aero Design Furniture Shop’을 운영하다가 2010년 아르텍에 모두 매각했다. 그런 다음 아르텍의 사업개발 디렉터로 일하면서 자신의 빈티지 컬렉션을 보관 중인 창고를 2011년 ‘아르텍 두 번째 사이클A rtek 2nd Cycle’로 대중에게 공개했다. ‘좋은 디자인이란 인간의 삶을 위해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르메티는 자신의 집에도 디자인 철학을 반영해 기본에 충실한 단순함에 훌륭한 기능을 갖춘 요소들로 가득 채웠다.

그해 여름 헬싱키는 유난히 뜨거운 햇살로 달아오르고 있었다. 백야가 진행되는 한여름의 북유럽은 늘 나의 가슴을 요동치게 한다. 하루라는 정해진 시간에서 더 오랫동안 나의 촉수가 활기차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싱그러운 여름 공기가 가득한 날, 그토록 그리던 그를 만났다. 핀란드 빈티지 가구가 좋아서 수집하던 그는 일마리 타피오바라의 가치를 알게 된 후 알바 알토, 타피오 비르칼라 등의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한데 모아놓았던 ‘에어로 디자인 퍼니처 숍 Aero Design Furniture Shop’을 운영하다가 2010년 아르텍에 모두 매각했다. 그런 다음 아르텍의 사업개발 디렉터로 일하면서 자신의 빈티지 컬렉션을 보관 중인 창고를 2011년 ‘아르텍 두 번째 사이클A rtek 2nd Cycle’로 대중에게 공개했다. ‘좋은 디자인이란 인간의 삶을 위해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르메티는 자신의 집에도 디자인 철학을 반영해 기본에 충실한 단순함에 훌륭한 기능을 갖춘 요소들로 가득 채웠다.

1 르 코르뷔지에 LC체어에 앉아 있는 유하니 르메티.
2, 3 기본에 충실하려는 그답게 흰색 도화지 같은 인테리어에 무채색이나 투명한 소재의 소품을 매치해 장식성을 최대한 자제했다.
4 알바 알토의 파이미오 의자.

한국의 독자들에게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유하니 르메티 Juhani Lemmetti이고 53세입니다. 저는 1980년대 초 빈티지 컬렉터 겸 딜러로 일을 하다가 1994년 헬싱키에 빈티지 숍 ‘에어로 Aero’를 설립하고 2000년에는 ‘컨템포러리 숍’을 오픈했습니다. 2003년부터는 일마리 타피오바라 Ilmari Tapiovaara의 가구를 제작하기 시작했고, 2009년에 타피오바라 제품의 저작권을 획득한 후 2010년 10월에 저작권과 함께 에어로 디자인 퍼니처 Aero Design Furniture를 아르텍 Artek에 매각했습니다. 지금은 아르텍에서 사업개발 디렉터로 일하고 있어요.

지금 하는 일이 어렸을 적 꿈꾸어온 일과 일치하나요?
저는 스스로를 매우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취미로 삼았던 일로 제 삶을 일구어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르텍과의 사업 또한 저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저는 그저 삶이 이끄는 대로 가던 중 디자인에 매우 흥미를 느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엄청난 양의 빈티지 가구를 수집한다고 들었습니다. 빈티지 가구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빈티지 가구는 우리로 하여금 현대에서 이루어지는 ‘혁신’의 근본을 볼 수 있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세상에 단 하나밖에 남지 않은 가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무척 황홀한 경험입니다.

핀란드 디자인의 정체성을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핀란드인들은 언제나 땅을 딛고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오랜 원시성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핀란드 디자인은 바우하우스의 기능성을 바탕으로 단순하면서도 편안하고 유기적인 형태의 심미성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흥미로운 일이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아르텍에서 사업개발 디렉터로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단히 재미있는 작업을 진행 중이니 앞으로 지켜봐주세요.

아르텍의 사업개발 디렉터가 된 이후 2011년에 아르텍 두 번째 사이클 Artek 2nd Cycle을 오픈했는데 무엇을 추구하였나요?
제품들의 수명을 연장시켜주는 것이었습니다. 지속 가능성 sustainability과 영구성 timelessness은 수많은 세대 동안 지켜온 우리의 디자인 철학이지요. 디자인과 가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겸비한 이들도 이곳을 찾겠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더 많은 대중에게 좋은 디자인을 소개하고 그들의 선택이 조금이라도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철학을 어떤 방법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나요?
지속 가능한 디자인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알바 알토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가격으로 책정했지요. 높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판매하기 때문에 건축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알토 체어 69’를 100개씩 주문하곤 합니다.

세계 최대의 알바 알토 컬렉션을 소유하고 있는데 어떤 작품을 가장 특별하게 생각하나요?
건축물로는 바우하우스가 강조하는 기능성과 핀란드의 자연이 혼합된 알토의 ‘빌라 마이레아 Villa Mairea’를 꼽을 수 있습니다. 가구는 자작나무로 만든 ‘파이미오 암 체어 Paimio Armchair’와 다리가 3개인 ‘스툴 60’입니다. 특히 스툴 60은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테이블로도 사용할 수 있는 점에서 흥미롭지요. 여유롭고 충만한 삶을 원한다면, 아늑한 침대와 초 그리고 이 스툴이면 충분합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디자인은 무엇입니까?
가장 기본적인 요소, 기능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많은 디자이너들은 새로움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지요. 매년 수천 개의 새로운 의자가 생산되는 것만 봐도 디자인 산업은 아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교통 문제, 주택난, 정신적인 삶에 대한 논의는 충분이 거론되고 있지 않지요. 디자이너들은 이러한 근본적인 면에 대해 더 많은 고찰을 해야 합니다.

당신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기쁜가요?
많은 사람에게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주는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고민 중입니다만 저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3세계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에디터 최고은│인터뷰 김명한(aA디자인뮤지엄 대표)
구술정리 레이문│사진 레이문
출처 〈MAISON〉 2014년 5월호

CRE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