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의 여왕

선물의 여왕

선물의 여왕

벚꽃이 흩날리는 봄의 절정, 4월입니다. 조금씩 올라가는 기온에 마음은 급해집니다. 그러나 아직은 남은 봄을 충분히 즐기고 싶은 <메종> 편집부의 쇼핑 리스트를 공개합니다.

빛나는 조명
촬영 차 들른 챕터원에서 플루멘 조명의 새로운 버전을 보았는데 뒤틀려 꼬여 있는 전구에 연결된 황동 보디와 갈색 전선이 고급스러워 보였다. 친한 선배 집들이 선물로 좋겠다 싶어 구입했다. 선물과 함께 보낼 카드에 제품설명서도 함께 넣어주고 싶다. 일반 전구보다 에너지 소비량이 80% 낮은 데다 수명이 8배나 길어 친환경적이며, 모마와 런던 빅토리아&알버트 뮤지엄에도 전시되어 있는 이 제품은 12만원에 구입. 에디터 박명주

꽃이 머무는 곳
작년 말부터 무토의 ‘엘리베이트’ 꽃병이 입고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회색과 녹색, 빨간색 중 어떤 것을 사야 할지 고민했다. 그래도 다양한 꽃을 무난하게 소화해줄 회색이 당첨! 떨리는 마음으로 구입한 후 박스를 열어보니 일체형 꽃병인 줄 알았는데 아래는 나무 재질, 위는 유리 재질로 분리가 가능했다. 덕분에 꽃병을 닦거나 물을 받기에도 훨씬 편해진 것. 그냥 어딘가에 올려두어도 예쁜 이 꽃병에 처음 꽂고 싶은 꽃은 동양적인 느낌의 노란색 모카라다. 이노메싸에서 구입. 20만원. 에디터 신진수

봄의 여유
봄바람 스치자마자 비바베니타의 그릇들을 만났다. 정작 밥상도 못 차리는데 왜 자꾸 그릇에 눈이 가는지 모르겠으나, 간결한 디자인과 감성적인 패턴 거기에 매우(!) 합리적인 가격대까지 갖춘 이 그릇들은 봄 타는 나를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마감이 끝나면 머그컵을 꺼내 마당에 앉아 차 마시며 봄을 만끽하고 접시에는 좋아하는 간식거리와 과일을 가득 올려 굶주린 배도 양껏 채워야겠다. 비바베니타에서 구입, 머그컵 1만3천원, 접시 작은 것 1만3천원, 큰 것 1만8천원. 에디터 기지혜

아이를 위한 선물
죽마고우가 결혼한 지도 벌써 2년. 아빠를 똑닮은 남자아이와 뱃속의 아기까지 아이 둘을 가진 엄마가 되었다. 그런 친구가 3개월 뒤면 남편을 따라 홍콩으로 간다. 소중한 벗과 그의 아들 준우를 못 볼 생각에 벌써부터 눈물이 핑 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준우를 위한 턱받이. 유연하고 부드러운 실리콘 턱받이로 떨어지는 음식물을 받는 홈이 있는 것이 특징. 또 흐르는 물에 후딱 씻으면 되니 세탁이 간편하다. 목 둘레에 맞춰 끈 조절이 가능하고 100% 무독성 실리콘 소재로 민감함 피부에도 사용 가능하다. 멀리 홍콩에서도 즐거운 식사를 하며 무럭무럭 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무겐 인터내셔널 쇼핑몰에서 구입. 4만8천원. 에디터 이경현

<메종> 편집부 | 포토그래퍼 조용기
출처 〈MAISON〉 201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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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의 공존

극단의 공존

극단의 공존

와이어로 간단히 화분을 만들어 캔버스에 달면 독특하면서도 멋스러운 벽걸이 화병을 만들 수 있다. 알루미늄, 천, 식물 등 서로 다른 물성의 공존을 즐겨보자.

가느다란 철사를 이용해 입체감 있는 형태를 잡아가는 와이어 공예는 바구니, 새장 등 인테리어 소품이나 액세서리 거치대 같은 다양한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다. 와이어는 공예 재료 상점이나 철물점에서 구입 가능하며, 특히 공예용 와이어는 어린아이도 쉽게 구부릴 만큼 잘 휘므로 손재주에 자신 없는 이들도 시도해볼 만하다.

또 철사와 니퍼, 펜치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재료비 부담도 적다. 공예용 와이어는 다양한 두께와 종류가 있으며 원하는 색이 없을 때는 컬러 스프레이로 색을 바꿀 수 있다.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는 결속선 와이어를 써도 무방한데, 결속선 와이어는 두께가 얇으면서도 공예용보다 더욱 단단해서 힘있고 탄력 있는 모양을 완성할 수가 있다. 복잡한 모양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면 캔버스에 와이어를 부착해 만드는 벽걸이 화병에 도전해보자. 작은 시약병이나 유리병을 넣어 만든 화병에는 작은 꽃이나 가지치기를 하고 남은 가지를 꽂아두어도 멋스러우며, 화단 등 주변에서 얻은 꽃과 가지로도 얼마든지 멋진 장식을 할 수 있다.

1 길이에 맞게 와이어를 니퍼로 자른다. 입구와 바닥 부분의 뼈대를 잡아줄 와이어는 22cm, 11cm로 잘라 U자로 만든다. 또 바닥 면을 메울 와이어 3개는 4cm, 화분의 몸통으로 쓸 와이어 9개는 9cm로 자르고 몸통으로 쓸 와이어 9개는 한꺼번에 손에 쥔 다음 S자 모양으로 만든다.2 U자로 모양을 낸 11cm 와이어 사이에 4cm 와이어 하나를 중간에 연결한다. 이때 캔버스 안에 넣을 부분 (약 2cm 정도)을 남겨둔다.
TIP 와이어를 서로 연결할 때는 걸고자 하는 와이어 끝을 펜치로 잡은 후 반원으로 돌리며 U자 모양의 고리를 만든다. 그다음 고리 안에 다른 와이어를 넣고 고리 끝을 돌려 닫는다.3 22cm와 11cm 와이어를 위아래에 놓고 좌우 양 끝과 중앙에 9cm 와이어 3개를 연결해 큰 틀을 잡는다.4 화분 모양의 뼈대를 잡았으면 몸통과 바닥에 나머지 와이어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고정한다.5 완성한 와이어 화분은 끝에 2cm 남겨둔 부분을 이용해 캔버스에 고정한다. 먼저 부착할 자리를 표시하고 와이어를 꽂는다.6 캔버스 뒷면에 튀어나온 와이어를 펜치로 잡아 아래쪽으로 구부려 고정시킨다. 아래 방향으로 와이어를 구부려야 캔버스에 완전히 걸리며, 와이어 안에 유리병을 넣고 물과 꽃을 담았을 때 빠지는 일이 없다.7 고정한 와이어 화병에 미니 유리병이나 시약병을 넣고 식물로 장식한다.
플로리스트 정혜원
일본 마미플라워디자인스쿨을 수료한 정혜원은 와이어 워크와 그린 인테리어를 결합한 플라워 어레인지먼트를 선보인다. 현재 마포구 동교동에서 플라워 숍 ‘숲울림’을 운영하고 있으며 취미반과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한다. 자세한 소식은 숲울림 블로그(www.blog.naver.com/tsubaki320)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에디터 최고은│포토그래퍼 김대형
출처 〈MAISON〉 201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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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무는 곳

마음이 머무는 곳

마음이 머무는 곳

<작은 집이 좋아>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촘촘하게 풀어낸 책 <신경옥이 사는 법>을 출간한 1세대 리빙 스타일리스트 신경옥을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작은 집이 좋아> 이후 4년 만에 <신경옥이 사는 법>을 출간하셨어요. 벌써 2쇄를 찍는다는 이야기가 들리네요.
책에서도 말했듯이 원래 책을 낼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누가 나이 든 나 같은 사람이 사는 이야기를 궁금해하겠나 싶었거든요. 출판사 식구들의 끈질긴 요청과 꾸밈없이 사는 모습을 보여주잔 얘기에 솔깃해서 책을 내고 말았네요.

책을 내면서 힘든 점이 있으셨나요?
이렇게 다 보여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내가 사는 이야기, 집, 생활의 흔적을 나들이하듯 편안하게 보여줄 수 있었어요. 신경옥이란 사람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순 없겠지만 그래도 겉치레 없는 모습을 책에서 충분히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이제 훌쩍 큰 딸 한나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어요. 책에서도 활약이 돋보이던데요?
딸이 크니 참 좋더군요. 책을 내기까지 딸의 힘이 컸어요. 서로 취향이 다르다고 생각했었는데 크면서 뭔가 만드는 것을 즐기고, 클래식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나를 점점 닮아가는 것 같아요. 프로젝트를 할 때도 딸의 의견을 물어보곤 해요. 이제 그만큼 의지가 된다는 뜻이겠지요.

집의 모습이 계속 바뀌고 있나요? <작은 집이 좋아> 이후에도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작년에 <메종>에서 촬영을 했었죠? 변화무쌍한 한나의 방은 물론이고 작업하는 방을 포함해 집이 또 바뀌었어요. 또 다른 가구가 생기기도 했고 구조도 달라졌죠. 딸과 함께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좀더 늘다 보니 공간에도 변화가 생기더군요.

사람마다 집에 힘을 주고 싶은 부분이 다르죠. 집착하는 아이템도 다를 테고요. 집에서 어떤 부분을 강조하셨나요?
글쎄요. 이젠 내 집이 제일 편해요. 욕심나는 물건도 별로 없고요. 나는 비싼 물건을 들여놓고 어쩔 줄 몰라하며 사는 것에 반대해요. 비싼 소파를 사놓고 때가 탈까봐 앉지도 못하는 것처럼요. 물건에 대한 집착이 없는 편이기도 해요. 이건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는 내 성격 때문이기도 하고요.

↑ <메종> 2013년 4월호에 소개된 리빙 스타일리스트 신경옥의 집.

그래서 누가 갖고 싶다고 하면 흔쾌히 주시는 경우가 많은가 봐요.
그러게요. 내가 갖고 있는 물건은 당장 내일이라도 버릴 수 있는 것들이에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물건에 미련을 두지 않고 살아요.

오래된 물건들을 찾아 황학동 풍물시장이나 답십리 고미술상 등을 다니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좋은 물건을 고르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책이든 영상이든 관심이 있다면 무엇이든 많이 봐야 해요. 그다음엔 실제로 시장에 나가보는 거예요. 처음에는 서툴 수 있지만 꾸준히 다니다 보면 내 취향에 맞는 물건들이 눈에 들어와요. 또 언제 시장에 가면 좋은 물건이 들어오는지도 알게 되고 합리적인 가격대를 알아보는 눈도 생기고요. 별다른 팁이 없어요. 아, 보존 상태와 만들어진 연대를 체크해봐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지금까지 집을 포함해 카페나 식당 등 많은 공간을 작업하셨는데요, 어떤 기준을 갖고 공간을 디자인하시나요?
요즘 카페에 가보면 앉고 싶은 자리가 없어요. ‘아, 저기 앉아야지’ 하는 마음이 생겨야 하는데 그런 곳이 드물더군요. 그래서 누구든지 와서 앉고 싶은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각자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서 머물다 가고 또 시간이 지나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이요.

오랜 시간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워요. 가족들의 응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겠죠?
난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에 충실한 엄마와 아내는 아니었어요. 책에도 썼지만 수험생인 딸에게 모임에 나갈 옷을 봐달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남편에게도 아침밥을 챙겨주고 출근을 봐주는 살가운 아내가 되진 못했죠. 하지만 식구들 모두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 수 있도록 믿어주고 응원해줬어요. 고마울 따름이죠.

요즘은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신가요?
레스토랑 작업도 하고 있고 올해 안으로 서울에 오픈하는 이성당 빵집 프로젝트도 있어요. 한나가 개인 비서처럼 함께 다니며 도와주고 있어서 마음이 편해요. 본인도 배울게 많다며 즐거워해서 다행이고요. 미팅도 많이 해야 하고 준비 기간도 긴 편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신진수│포토그래퍼 고대은
출처 〈MAISON〉 201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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