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이상 된 브랜드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요즘 정원에 잘 어울리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컬러를 선보이는 아웃도어 가구 브랜드 페르몹(Fermob)을 소개한다.
↑ 레트로 스타일의 컬렉션 ‘몽소(Monceau)’.
편안하면서도 즐거운 아웃도어 라이프를 위한 가구를 선보이는 페르몹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다. 정원뿐만 아니라 바비큐 파티나 해변, 작은 뒷마당 등 자연을 벗 삼아 가구와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파라다이스를 만드는 것이 페르몹의 목표다. 때문에 페르몹의 가구는 컬러풀하지만 장식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실용적인 디자인이 많다.
↑ 뉴욕 타임스퀘어에 비치된 페르몹을 대표하는 비스트로 체어.
페르몹은 디자인과 컬러에서 느껴지는 젊은 인상과 달리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브랜드다. 페르몹이 탄생한 시점은 20세기 초쯤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족 경영으로 1953년부터 정원용 가구를 선보이면서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저렴한 플라스틱 가구들이 대량생산되면서 철을 주재료로 하는 페르몹의 가구는 점차 설 자리를 잃었다. 그러던 중 페르몹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 일어났다. 1989년 지금 페르몹의 대표이기도 한 버나드 레이비가 페르몹을 인수하게 된 것. 그 이후 페르몹은 파스칼 모그(Pascal Mourgue)와 같은 유명한 산업디자이너와 함께 철을 재료로 만든 아웃도어 가구를 출시하며 혁신적인 성장을 이뤄낸다. 무엇보다도 페르몹은 파스칼 모그의 ‘듄(Dune)’ 시리즈를 시작으로 기반을 단단하게 다질 수 있었다. 듄 시리즈는 가장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좌석과 등받이의 탄성을 조절하는 데만 2년이 걸렸을 정도로 공을 들인 컬렉션이다. 페르몹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초석과도 같은 제품으로 비스트로(Bistro) 체어와 함께 지금까지도 베스트셀러다.
↑ 와이어 소재의 등받이가 경쾌한 페르몹 아이돌 컬렉션의 ‘오데온(Odeon)’.
페르몹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비스트로 체어는 19세기 말 접이식 의자인 심플렉스 체어에서 영감을 얻어 발전시킨 접이식 체어다. 그 당시 쉽게 펴고 접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카페를 비롯한 상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으며 현재 뉴욕 타임스퀘어와 브라이언트 공원에 대량으로 비치돼 있다. 이외에도 패트릭 주앙의 ‘팩토 체어(Facto Chair)’, 1923년에 룩셈부르크 정원에 놓였던 의자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디자이너 프레드릭 소피아의 ‘룩셈부르크’ 라인, 해럴드 구겐비흘러가 디자인한 ‘플라워(Flower)’와 아시아 예술에 대한 존경을 표현한 ‘오리가미(Origami)’ 등 의자뿐만 아니라 라운저, 테이블, 트롤리, 벤치, 그릴 등 야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가구를 선보이며 아웃도어 가구 시장의 선두주자로 우뚝 서게 됐다. 페르몹에서는 지금까지 14개의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그중에는 ‘1990’ 컬렉션처럼 사랑스러운 디자인의 가구도 있다. 페르몹은 몇 개의 컬렉션이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디자인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페르몹의 제품이 사랑받는 또 다른 이유는 컬러다. 트와세에 위치한 본사에서 만들어지는 페르몹의 가구는 세분화된 섬세한 컬러로 사용자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컬러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이 강점이다. 또 버려진 철과 원단의 일부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며 완성된 제품 또한 재활용이 가능해 친환경적이다. 아웃도어 가구를 만드는 브랜드로서 자연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페르몹의 철학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페르몹은 작년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서 ‘페르몹 아이돌(Fermob Idoles)’ 컬렉션을 론칭했다. 디자이너와의 컬래버레이션을 더욱 강화한 컬렉션으로 앞으로 페르몹을 이끌 디자인 혁신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아웃도어 가구를 뛰어넘는 예술 작품에 가까운 가구를 선보이는 것이 향후 페르몹이 지닌 과제이자 도전이다.
1 아시아 장인들을 향한 오마주인 ‘오리가미’ 벤치.
2 페르몹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파스칼 모그의 ‘듄 시리즈’.
3 사랑스러운 디자인의 1990 컬렉션 중 ‘앙주(Ange)’ 체어.
4 비스트로 체어와 특히 잘 어울리는 테이블 ‘오페라(Opera)’.
5 안정적인 디자인의 ‘룩셈부르크’ 테이블.
에디터 신진수│자료제공 페르몹
출처 〈MAISON〉 2014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