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정원 일기 (2)

나의 정원 일기 (2)

나의 정원 일기 (2)

삭막한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은 늘 자연을 꿈꾼다. 정원은 위로와 치유가 필요한 이들에게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을 내민다. 꽃과 나무를 좋아하는 3인의 작가, 저마다의 정원을 품고 사는
이들이 직접 그리고 쓴 정원에 대한 단상.


이제는 제법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바람이 분다. 가을이 오려나 보다.
매일 아침마다 우렁차게 울어대던 매미들도 어디로 사라졌는지 풀벌레 소리들만 정적을 깨운다.
무더위가 한풀 꺾인 마당엔 화려함을 뽐내던 여름날의 꽃들이 어느덧 다 지고 그 자리에
벌개미취와 쑥부쟁이가 하나, 둘 고개를 쑥 내민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연보랏빛 벌개미취가 있다는 것이 참 좋다.
8월부터 10월까지 오래도록 피고 지고 그렇게 기쁨을 주는.
이제 조금 있으면 들국화 향기 가득한 정원이 되겠지.
작년에 심은 구절초와 해죽이 올해에도 잘 피어주려나 걱정이 앞서고
조바심이 일기도 하지만 이런 기다림마저 감미로우니 정원일은 결코 지루할 틈이 없다.
호수공원 산책길에 코스모스가 하나, 둘 얼굴을 내미는 모습이 정겹다.
호숫가 옆 오솔길을 따라 핀 루드베키아는 또 어떻고!
언제 봐도 기분 좋은 꽃, 그 꽃말이 ‘영원한 행복’이라 하니 자주 들여다봐야겠다.
작년에 보았던 자리에 올해도 어김없이 오손도손
서로 의지하며 피어 있으니 그 모습이 높은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벌써부터 들국화 향기가 코끝을 스치는 것만 같다.
그래도 그 뜨겁던 여름의 날들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 아쉬운 까닭을 잘 모르겠다.
그야말로 가는 여름, 오는 가을이니까.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더 깊이 가을의 서정에 푹 빠져보리라 다짐해본다.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박상국·유승진 | 그림 호수공원의 벌개미취 2014. 8.
그림 작가 이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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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원 일기 (1)

나의 정원 일기 (1)

나의 정원 일기 (1)

삭막한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은 늘 자연을 꿈꾼다. 정원은 위로와 치유가 필요한 이들에게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을 내민다. 꽃과 나무를 좋아하는 3인의 작가, 저마다의 정원을 품고 사는
이들이 직접 그리고 쓴 정원에 대한 단상.


드디어 소원하던 마당 있는 집을 갖게 됐다.
어릴 적 아빠가 가꾸시던 장미 덩굴을 따라갈 순 없지만 소박하더라도 고전적인 아치형 덩굴과
장미 담장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아빠의 장미는 유언장에도 비칠 만큼 당신의 총애를 받던 작품이자 자존심이며 긍지였다.
하굣길 다리 위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활활 타오르는 빨간 점으로 보이던 우리 집.
아빠는 마음을 이해해주던 꽃과 마음대로 모양을 만들 수 있었던
그 덩굴장미가 얼마나 기특했을까.
꽃은 그냥 자라는 게 아니라 계속 만들어가야 해서 아빠 손엔 늘 원예 가위가 들려 있었다.
뒤란으로 가는 길, 아빠는 언제나 커다란 오동나무를 쓰다듬으며
“우리 은하 시집갈 때 장롱으로 만들어줄 테야” 하셨다.
결국 시집가는 걸 못 보셨지만, 나 태어날 때 아빠가 심은 오동나무라는 이야기를 엄마를 통해 들었을 때, 나는 두고두고 마음속에 스러지지 않는 장롱 하나를 갖게 됐다.
그런데 막상 꽃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니, 아빠가 내게 유물로 준 게 대단하다.
내가 이렇게 꽃으로 살고 있다니.
내겐 물감보다 더 익숙한 재료인 꽃. 꽃이 어느 날 사람으로 보이고, 문학을 공부한 내 마음대로 이전에 없던 식의 그림을 그리고….
그러니 아빠의 정원은 고스란히 내게 물려진 셈이다. 내 도화지 위로.
그림은 4년 전 결혼 때 청첩장을 위해 그린 것이었다. 꽃도 그림도 두 손의 사랑 때문에 피어난다.
이제 나는 우리 딸에게도 꽃과 나무, 흙을 보살피고 친해지는 시간을 만들어줘야지.
그리고 꽃이 다시 영원히 피어나는 방법,
사람에게 피어나게 하는 것 그리고 도화지 위 그림으로 피어 살게 하는 법도.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박상국·유승진 | 그림 Hands, 마른 꽃과 펜 드로잉, 2010.
꽃 그림 작가 백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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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ned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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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의 매력, 가을 카펫, 깃털 같은 의자, 이토록 다양한 문구

알루미늄의 매력
알루미늄으로 한길만을 걸어온 영광금속에서 소개하는 알루미늄 소재의 가구 브랜드 ‘알루퍼스’가 론칭했다. 그동안 알루퍼스의 가구를 알고 구입해온 이들도 있지만 공식적으로 알루퍼스를 알리고 가구를 소개하기까지 적잖은 노력과 시간이 걸렸기에 이번 론칭은 뜻깊다. 알루퍼스는 알루미늄을 사용한 모던하고 직관적인 디자인의 가구로 금속이 주는 차가움과 세련된 느낌에 편안함을 더했다. 정말 잘 만든 가구만을 소개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가구는 폐기하고 확실한 A/S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 가격도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로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대다. 지금까지 8명의 디자이너와 협업을 해온 알루퍼스의 디자인은 홍익대학교의 이상용 교수가 디렉팅을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 해외 디자이너를 비롯한 많은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진행할 예정. 알루퍼스의 쇼룸은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영광금속 내에 있지만 9월 말쯤 서울에도 쇼룸을 오픈할 계획이다.
문의 031-682-5258 www.alufus.com
에디터 신진수

가을 카펫
스위스의 프리미엄 카펫 브랜드인 룩스툴 Ruckstuhl에서 F/W를 맞이해 신제품 카펫을 발표했다. ‘말리아’는 콜롬비아에서 생산되는 피끄 Fique라는 천연섬유를 사용해 장인들이 만드는 수공예 카펫으로 풍부한 색감이 특징이다. 스위스의 디자인 그룹인 아틀리에 오이와 디자이너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도 각각 ‘스타지오네’와 ‘로렌지’라는 이름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사계절을 표현한 스타지오네와 3차원적인 디자인 작품 같은 로렌지 모두 공간에서 카펫 이상의 역할을 할 만큼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마지막으로 야자실로 만든 야외용 카펫인 ‘와이키키’와 ‘브라이드’는 실내와 실외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유일하게 야자실로 카펫을 만드는 스위스의 전통이 깃든 카펫이다. 뜨거운 여름에도 열기를 머금지 않아 시원한 것이 특징. 룩스툴의 4가지 카펫은 모두 유앤어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문의 02-547-8009
에디터 신진수

깃털 같은 의자
이탈리아 디자이너 지오 폰티가 1957년에 디자인한 초경량 의자 ‘슈퍼레게라’는 너무나 가벼워 성인 여자가 검지손가락 하나로도 가뿐하게 들 수 있을 정도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껍질을 벗긴 나무를 사용했고 시트는 두께가 18mm밖에 안 되는 등나무 줄기로 제작했다. 땅에 떨어져도 다시 튀어오를 정도로 탄력과 내구성이 강하다. 최근 카시나에서는 고급스러운 가죽과 빨강, 노랑 등 컬러풀한 시트를 적용한 다양한 버전의 슈퍼레게라를 선보였다. 더욱 경쾌한 이미지로 변신한 슈퍼레게라는 밀라노디자인빌리지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밀라노디자인빌리지 02-516-1743
에디터 최고은

이토록 다양한 문구
저마다의 개성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신제품 문구를 모았다.

1 종이 클립은 코발트샵에서 판매. 1만8천5백원.
2 선글라스 북마크는 스페인 문구 브랜드 옥타에보 제품으로 마켓엠에서 판매. 1만9천원.
3, 5 대리석 패턴의 노트와 지중해의 파도를 형상화한 노트는 옥타에보 제품으로 마켓엠에서 판매. 각 2만9천원, 2만2천원.
4 철학자의 명언이 적힌 노트는 옥타에보 제품으로 마켓엠에서 판매. 권당 1만2천원.
6, 8 유리함과 황동 트레이는 일본 문구 브랜드 타임콘셉트 제품으로 리카마켓에서 판매. 유리함 4만5천원, 트레이 3만9천원.
7, 9 빈티지풍 노트 2종은 니코앤드에서 판매. 작은 것 3천7백원, 큰 것 3천1백원.
10 센티미터와 미터를 잴 수 있는 줄자는 니코앤드에서 판매. 2만6천7백원.

에디터 최고은│포토그래퍼 안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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