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nda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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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의 겨울 동화, 건축가의 테이블, 수납 완전정복, 이딸라의 겨울

↑ Paris, ma grand ville: 파리, 나의 큰 도시.

↑ Noel a Montmartre: 몽마르뜨르의 성탄절.

↑ Winter in New England: 뉴 잉글랜드의 겨울.

까르띠에의 겨울 동화
오는 12월 31일까지 까르띠에 메종 청담에서 프렌치 감성이 듬뿍 담긴 미셸 들라크루아 Michel Delacroix의 그림 작품 전시회, <그 시절의 파리>가 열린다. 그는 파리의 구석구석을 50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화폭에 담아낸 작가. 그가 온 생애를 바쳐 그린 파리의 모습은 한 편의 동화처럼 아름답다. 또한 까르띠에는 이 기간 동안 배우 지진희와 레고 동호회 브릭마스터가 함께한 레고 아트 전시회 <겨울 디오라마>도 함께 선보인다. 올겨울 까르띠에 메종 청담에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문의 1566-7277
에디터 최영은

건축가의 테이블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립한 건축 설계 회사인 포스터 앤 파트너스 Foster and Partners의 신제품인 ‘테소 TESO 테이블’. 건축가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가구답게 건축적인 디자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테소 테이블은 하나의 몰드에서 나온 스테인리스 소재의 기하학적인 그물 모양이 특징이며 투명한 유리가 끼워져 있어 어떤 각도에서도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모던하고 심플한 공간에 잘 어울리는 테소 테이블은 몰테니앤씨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02-543-5093
에디터 신진수

수납 완전정복
이탈리아의 바이렉스 Birex 사의 엑스박스 X-box 수납장은 셔터처럼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자바라 도어가 설치되어 문을 닫으면 수납장 내부가 보이지 않아 깔끔하게 연출할 수 있다. 알루미늄 소재의 손잡이가 수납장 중간과 아랫부분에 있어 손쉽게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으며 공간 효율성이 높은 것이 장점. 올해 출시한 새로운 컬러 시리즈는 느릅나무 프레임에 낮은 채도의 원색을 입힌 도어로 아이 방이나 서재, 사무실 등에 두루 적용할 수 있다. 수납장의 깊이와 너비 또한 세 종류로 구성되어 있어서 환경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문의 몰 02-543-0164
에디터 신진수

이딸라의 겨울
캔들 홀더는 평범한 불빛을 변신시키는 마법사 같다. 이딸라에서 선보이는 2가지 아이템도 마찬가지. 브랜드의 베스트 상품이기도 한 보티브 컬렉션의 ‘가스텔헬미’와 ‘기비’는 제품 겉면이 이슬방울처럼 맺혀 있는 입체적인 디자인. 매끈하게 코팅된 스틸 재질과 놋쇠로 제작된 ‘나뿌라’ 캔들 홀더는 빈티지와 현대적인 감각의 조화가 매력적이다. 빛으로 공간을 디자인하는 겨울밤. 캔들 홀더 하나로 공간에 마법을 부려본다.
문의 02-749-2002
에디터 박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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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재발견

건축의 재발견

건축의 재발견

N.E.E.D건축 김성우 소장의
건축의 재발견

한정된 대지에서 정해진 요구 조건에 맞춰 설계하는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가끔씩 답답한 마음이 든다. 그때마다 계절에 따라, 유행에 맞춰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달라지는 동네 시장을 둘러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도시에서 건축가의 역할과 한계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된다. 해외 출장 중에도 기회가 될 때마다 길거리 시장을 둘러보는데 남아프리카의 해변 도시 더반 Durban에 있는 허브 시장은 내가 다녀본 곳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

도심부 한복판을 높게 가로지르던 고속도로가 계획상의 문제로 공사가 중단된 채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는데, 길거리에서 허브를 팔던 가난한 상인들이 이 고속도로 위에 올라가서 물건을 팔기 시작하면서 더반에서 가장 큰 허브 시장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고속도로의 중앙 분리대는 매대가 되고 도로를 비추던 가로등은 어두운 시장을 밝히는 조명으로 탈바꿈했다. 밤이 되면 도로 양 옆의 구조물에 가벼운 천막을 설치해 집까지 왕래가 어려운 가난한 상인을 위한 주거지로 변신한다. 이 허브 시장은 버려지고 방치된 구조물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새롭게 접근해 활성화시킨 좋은 사례다. 이처럼 도시 속 건축물은 특정한 요구 조건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에 따라 성장하고 변화하는 하나의 생명체로 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에디터 최고은 | 사진 김성우 | 일러스트레이터 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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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소통하는 감성 의자

시간과 소통하는 감성 의자

시간과 소통하는 감성 의자

시간과 노력으로 아름다운 물건에 영혼을 불어넣는 장인의 이야기. 이번 달은 열다섯 번째 이야기로 올곧은 마음으로 가구를 만드는 목수 박홍구를 소개한다.

↑ 부드러운 잿빛으로 물든 감성 의자.

솔솔 바람이 불어오는 시월의 어느 날, 경기도 이천에서 시공간을 초월해 가구로 소통하는 가구장이를 만났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눈으로는 볼 수 없고 마음의 눈으로 보고 느껴야 하는 감성 가구를 만드는 목수 박홍구. 그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1 작업을 할 때 착용하는 천연 가죽 앞치마. 2 나무로 만든 접시들.

박홍구 씨가 목수 일을 시작한 건 스무 살이 되던 해다. 목공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가구 공장에 들어갔다. 그의 감각은 남달라 누구보다 빨리 인정받기 시작했고 이후 30년 동안 나무를 만지고 가구를 만들었다. 수많은 가구를 만들어왔지만 의자를 만드는 일이 특별히 중요하다고는 생각지 않았던 그. 하지만 7년 전,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의자에 자신의 정체성을 담기 시작했다. “누가 아픈 청춘을 위로하고 보듬어줄 것인가. 그 주체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물건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말하는 감성 의자는 의인화된 듯 말을 하고 듣기도 하는 존재가 된다. 의자를 통해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고 때로는 앉아서 쉬게 만드는 작가만의 표현 방식인 것이다.

↑ 목수 이홍구의 작업 모습.

“주거 공간에서 사람은 주인공이며 다른 사물은 자연스럽게 조연이 되어야 합니다.” 나무의 성질을 존중하며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바라보는 여유로움은 가구의 주체인 사람에 대한 배려로 설명할 수 있다. 자극적인 색감과 화려한 디자인으로 사람보다 사물이 눈에 먼저 들어오게 되면 공간의 조화가 깨져버린다. 감성 의자는 사람의 존재를 부각시켜주는 정적인 감성으로 채워져 있다. 의자를 만드는 방식은 조금 남다르다. 잘 만든 가구를 밖에 내놓고 비가 오면 비를 맞고 태풍이 오면 거센 바람을 맞게 한다. 감성 의자가 되기까지의 통과의례인 것이다. 이렇게 4~5년 자연의 시간을 견뎌낸 의자는 여느 가구와 달린 부드러운 잿빛을 띤다. 아내와 중학교 1학년인 아들은 가족이자 가구를 함께 만드는 파트너다. 가족을 통해 놓치고 있었던 시점, 색다른 관점을 가족과 상의해 하나씩 채워간다. 결국 감성 의자는 가족이 함께 만드는 가구인 셈.

↑ 강원도 산골에서 공수한 나무들이 집 앞마당에 쌓여있다.

박홍구 목수는 감성 의자 외에도 다양한 가구를 디자인한다. 강원도 산골에서 채취한 나무를 사용하며 7~8년간 말려서 가구로 제작한다. 나무에도 강약이 있어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만들어내는 것이 목수의 몫이라며 오늘도 목수는 가족과 소통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가구는 사람과 환경이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고 믿는 그는 나무에 난 구멍도 애써 막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강조한다. “돈으로 무언가를 하는 거 같지만 결국엔 시간이 주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시간에 투자하는 마음은 공예를 향한 우리 모두의 바람이자 소박한 마음이다.

글과 사진 이정민(물나무 스튜디오) | 에디터 박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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