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향긋한 커피 한잔을 위해서 카페를 찾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커피 맛 못지않게 인테리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카페에서 분위기를 마신다.
플럭스앤컴퍼니에서 디자인한 보버 라운지는 남산 스테이트 타워 빌딩 1층에 위치한 다이닝 카페다. 금색을 포인트로 사용하고 부드러운 회색으로 벽을 마감했으며 큰유리창으로 자연광이 들어와 고전적인 공간이지만 화사해 보인다.
IEDA1 중심을 잡아준 조명
보버 라운지에 들어서면 한눈에 들어오는 조명은 디자이너 최중호가 디자인했다. 천고가 아주 높은 공간에서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장치로 조명을 선택한 것. 벽에는 크리스털 느낌의 반짝이는 브래킷 조명을 달고 앞쪽과 뒤쪽 천장에는 금색의 화려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샹들리에 스타일의 펜던트 조명을 설치했다.
맨 위) 보버 라운지에서 사용하는 금속 잔.
IEDA2 금색 포인트
이 공간을 구성하는 두 가지 색이라면 단연 금색과 회색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금색 자재를 봤지만 원하는 반사값을 지닌 제품을 찾기가 어려웠던 디자이너는 결국 고급 골드 색상의 스프레이를 뿌려서 샘플을 만들었다. 중요한 부분은 스프레이로 도포를 하고 다른 곳은 독일제 금분으로 도포해 적당히 반짝이는 금색을 얻을 수 있었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간결한 회색 공간에서 감초 역할을 한 것은 물론이다.
IEDA3 보버 라운지만의 몰딩
몰딩을 활용한 공간은 많지만 보버 라운지의 몰딩에는 고민한 흔적이 깃들어 있다. 원하는 제품을 찾을 수 없어 직접 디자인했는데 몰딩으로 인해 지나치게 고전적인 공간으로 기울지 않으면서 현대적인 분위기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 또 햇빛이 잘 들어오는 공간의 특성을 고려해 몰딩의 그림자도 생각했다. 그림자가 너무 날카롭거나 넓게 퍼져 분위기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IEDA4 작가의 벽
보버 라운지 입구를 장식한 검은색 벽은 스테이트 타워 빌딩 로비에도 적용된 작가 홍동희의 벽면 작품인 ‘Layer of Time’이다. 디자이너는 이 벽과 공간이 어울릴지 고민했지만 결국 벽면을 그대로 살렸다. 로비와 카페가 완전히 구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고 입구 쪽 파티션을 천장 높이까지 올리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다. 로비라는 큰 공간에서 이어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카페라는 반전을 꾀한 것.
오는 3월로 오픈 1주년을 맞이하는 자그마치는 기존 공간을 보존하면서 묵묵하게 자그마치만의 스타일을 담았다. 이곳은 건국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정강화 교수와 텍스타일 디자이너 김재원이 꾸민 공간으로 인쇄소였던 공간을 개조한 것. 전공을 살려 카페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며 전시와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활용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IDEA1 공간에 포인트가 된 조명
슬램프, 아르떼미데, 아르텍 등 유명 브랜드의 펜던트와 테이블 조명을 자유롭게 연출해 밤이면 더욱 분위기가 살아난다. 이처럼 작은 조명 여러 개를 이용하면 장식적인 효과와 아늑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IDEA2 색다른 테이블
자그마치에는 프로젝터 빔을 흰색 테이블 상판에 쏘아 영상을 볼 수 있게 만든 인기 테이블이 있다.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나뭇잎이 테이블에 그려져 실내에 앉아 있지만 마치 나무 그늘 아래에서 차를 마시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벽에만 쏘는 프로젝터 빔을 테이블에 활용해 실내에서 유일한 야외용 테이블이 되었다.
왼) 운영자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포르나세티 접시. 오) 컵에 담가둔 몬스테라 가지.
IDEA3 재활용 가구의 활용
원래 인쇄소였던 이곳은 그 당시 사용했던 가구를 훌륭한 카페 가구로 재활용하고 있다. 종이를 보관하던 캐비닛은 테이블과 책을 올려두는 책장으로 변신했고 공사할 때 사용하던 바퀴가 달린 비계도 그대로 두었다. 강의가 있을 때마다 사용하는 학교 의자, 녹색으로 통일한 플라스틱 박스도 멋스럽게 쌓아올려 그 자체로 인테리어 효과를 준다.
IDEA4 사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장식
카운터 쪽과 큰 메인 테이블 위에는 삼각형 모양의 금속 오브제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금속 소재의 유행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작년에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만들었던 것. 금속판을 원하는 모양으로 자르고 뒤에는 ‘Zagmachi’ 글자를 부식시켜 음각으로 표현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색다른 장식 요소로 활용할 수 있으며 이후에도 한동안은 장식으로 계속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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