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보석상자, 패션의 전설, 블랙 앤 화이트
작은 보석상자
런던에서 건축 회사를 운영하던 건축가 벤 펜트레스는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사무실을 확장할 목적으로 러셀스퀘어 근처의 럭비(Rugby) 스트리트에 있는 작은 숍을 인수한다. 숍의 뒤쪽은 사무실로, 입구 쪽 일부는 숍으로 운영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소품 디자이너이자 오랜 친구인 브리디 홀을 런던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후 그의 생각은 바뀌었다. 며칠 동안의 아이디어 회의 끝에 결국 둘은 함께 인테리어 디자인 숍 벤트레스 앤 홀(Pentreath & Hall)을 오픈하게 된 것.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테이블웨어, 조명, 가구 등을 취급하며 벌리, 리즈 포터리 등 영국의 전통 브랜드뿐만 아니라 임스, 존 데리안 등 뉴욕을 대표하는 인테리어 브랜드까지 두루 만날 수 있다.
주소 17 Rugby Street, Bloomsbury, London WC1N 3QT 문의 +44-(0)20-7430-2526
↑ Peter MacDiarmid Getty for somerset House
패션의 전설
지금은 고인이 된 디자이너 알렉산더 매퀸, 모자 디자이너 필립 트레이시의 뮤즈이자 슈퍼 모델인 스텔라 테넌트, 터키 출신 디자이너 후세인 샬라얀 등 수많은 디자이너와 모델을 발굴한 영국의 대표적인 패션 디렉터 이사벨라 블로우의 개인 컬렉션 전시가 오는 3월 2일까지 서머셋 하우스에서 열린다. 1980년대 초, 미국 <보그>에서 편집장 안나 윈투어의 어시스턴트로 패션계에 첫발을 디딘 이사벨라는 런던으로 돌아와 각종 패션지의 패션 에디터와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한 인물. 편집증적일 만큼 패션에 집착했던 이사벨라는 뛰어난 심미안으로 항상 화려한 스포라이트를 받으며 살았지만, 만성적인 우울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2007년 48세를 일기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사벨라의 사후, 20세기와 21세기 초반의 가장 중요한 개인 소장 컬렉션으로 인정받게 된 그녀의 컬렉션은 친구이자 모델인 다프네 기네스가 통째로 구입함으로써 보존될 수 있었고, 이번 전시로 이어졌다. 아사벨라의 출생 배경부터 그녀가 패션에 미친 무궁한 영감과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특히 마지막 방을 이사벨라에게 헌정한 알렉산더 매퀸과 필립 트레이시가 합작한 2008 S/S 알렉산더 매퀸 컬렉션으로 꾸며 의미가 크다.
왼쪽 Isabella Blow and Philip Treacy, 2003© Donald Mcpherson
오른쪽 Isabella Blow 1997 © Mario Testino
주소 Somerset House, Strand, London WC2R 1LA 문의 +44-(0)20-7845-4600
블랙 앤 화이트
쇼디치 중심 지역을 살짝 벗어난 해크니 로드에 새로 오픈한 와인 숍 새거 플러스 윌데(Sager + Wilde). 높은 천장에 블랙과 화이트를 테마로 한 심플한 인테리어 속에 찾아보기 힘들 만큼 작은 로고는 이곳을 특징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젊은 주인 마이클과 셜롯 커플의 의지를 반영하는 듯 하다. 2013년 초에 오픈한 팝업 와인 숍의 반응이 너무 좋아 정식 숍으로 다시 오픈했으며, 세계 각지의 와인을 글라스로 마실 수 있는 것이 컨셉트. 소호의 유명한 칵테일 바 밀크 앤 허니에서 바텐더로 실력을 쌓은 주인 마이클이 만드는 칵테일도 훌륭하다. 치즈 보드와 그릴 샌드위치 등 간단한 식사 메뉴가 항상 준비되어 있는 것도 특징. 영국 펍 문화의 대안으로 최근 몇 년 새 급증하고 있는 와인 바 중에서도 가장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마실 수 있는 숨겨진 보물과도 같은 장소이다.
주소 193 Hackney Rd, London E2 8JL 문의 www.sagerandwilde.com
글&사진 정지은(런던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