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를 기본으로 조각, 가구, 설치, 건축까지 전 방위로 작업하는 도예 작가 이헌정을 그의 양평 작업실에서 만났다. 손으로 빚어낸 투박한 도자 가구와 오브제, 도자 타일 등이 가득한 작업실 곳곳에 휘슬러의 테이블웨어 솔라 리빙 컬렉션이 놓여 있었다.
↑ 도예 작가 이헌정을 대변하는 방대한 스케일의 도자 설치 작업 속에 휘슬러의 솔라 리빙 컬렉션과 스테인리스 스틸 조리 도구가 조화를 이룬다. 서로 다른 스타일과 소재의 제품들이 빚어내는 앙상블이 예술적이다.
↑ 손으로 빚어낸 투박한 도자 식기와 솔라 리빙 컬렉션이 함께하는 테이블. 도자 특유의 온기가 묻어난다.
1 달항아리 위에 뚜껑처럼 놓인 솔라 리빙 컬렉션이 위트 있다. 2 예술의 영역과 소재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즐기는 이헌정 작가.
거대한 지게차가 점토를 나르고 도자를 굽는 가마의 뜨거운 열기가 주변을 가득 메우는 양평의 공방에서 도예 작가 이헌정을 만났다. 도예를 중심으로 식기와 소품 작업을 비롯해 조각, 가구, 설치, 건축, 도자 드로잉까지 다양한 작업 세계를 쳘쳐온 작가 이헌정. 지난 2009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디자인페어 ‘디자인 바젤’에서 브래드 피트가 그의 도자 가구 3점을 구입하면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또한 빛의 작가로 유명한 제임스 터렐은 이헌정 작가의 도자 소품을, 건축가 노먼 포스터는 도자 벤치를 구입했다. 예술가들로부터 인정받는 작가 이헌정은 대중들과의 접점을 갖는 것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국내 최대 규모의 도자 벽화인 청계천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와 지하철 9호선 사평역의 도자 벽화, 양평 강하미술관의 대규모 설치 작업 등이 그 예로 잘 알려져 있다.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즐겨요. 데뷔 이래 도자 드로잉과 회화, 도판, 옻칠 작업 등 다양한 장르에 끊임없이 도전해왔고, 최근에는 건축학 박사 과정을 통과해 건축과 도자를 접목한 작업도 펼치고 있습니다.” 이헌정 작가는 굵직하고 장대한 스케일의 작품을 주로 선보여왔는데 작업의 시작은 나를 낮추는 ‘겸손’에서 비롯된다. 흙을 채토하고 밟는 일부터 물레를 돌려 그릇을 만들고 가마에 굽는 일까지 궂은일을 손수 해낸다. “도자는 오랜 노동을 요구하는 작업입니다. 노동 시간을 줄인다면 작품에서 그만큼의 공력이 빠져나오게 됩니다. 작가가 작업에 순수하게 임하고, 노동력을 아낌없이 쏟아낼 때 비로소 많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작업이 탄생한다고 믿습니다.” 이헌정 작가는 <메종>만을 위해 휘슬러 솔라 리빙 컬렉션과의 독특한 협업을 선보였다. 영역 허물기를 즐기고 새로운 소재에 마음이 열려 있어 이번 만남이 더없이 기대되었다는 그. “평소 휘슬러의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을 좋아했어요. 소재가 가진 물성과 무게감이 제대로 발현된 제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휘슬러의 솔라 리빙 컬렉션은 디자인과 컬러에서 남다른 매력이 느껴져요.”
↑ 솔라 리빙 컬렉션과 도자 접시, 손때가 묻어나는 나무 의자와 도자 스툴이 놓인 작가의 테이블.
휘슬러가 2013년에 선보인 솔라 리빙 컬렉션은 간결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테이블웨어 시리즈. 편평한 빅 플레이트와 안으로 볼록한 디너 플레이트, 수프 볼, 큰 사이즈와 작은 사이즈의 머그를 기본 구성으로 레드와 그레이 단색 제품을 비롯해 휘슬러의 상징적인 패턴인 솔라 패턴과 여기에 변화를 준 레트로 솔라 옐로, 레트로 솔라 레드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헌정 작가는 솔라 리빙 컬렉션과 자신의 작업을 색다르게 설치했다. 길쭉한 파이프 모양의 건축 도자와 추상적인 형태의 오브제 속에 솔라 리빙 컬렉션의 접시를 켜켜이 쌓아올린 것. 솔라 리빙 컬렉션은 하나의 기둥처럼 보이며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그의 달항아리 및 식기 작업과 솔라 리빙 컬렉션의 다양한 조합도 이어졌다. 달항아리의 주둥이 부분에 솔라 리빙 컬렉션의 접시를 올려 마치 뚜껑이 있는 항아리처럼 위트 있는 설치를 완성했으며, 그의 투박한 식기들과 솔라 리빙 컬렉션을 매치해 서로 다른 스타일의 도자 식기들이 빚어내는 부조화 속의 조화를 남다르게 표현해내기도 했다. “도자의 물성은 따뜻함입니다. 따뜻하기 때문에 다른 스타일이 모여도 서로 비껴가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또한 따뜻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힘도 있죠. 저는 좋은 식기란 사람을 주방으로 모으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각기 다른 형태와 색감의 도자 작품과 솔라 리빙 컬렉션,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들이 부조화 속의 조화를 이루는 색다른 풍경.
평소 지인들을 공방으로 초대해 야외 테라스에서 바비큐를 즐기는 이헌정 작가는 최근 솔라 리빙 컬렉션으로 손님상을 차렸다. 솔라 리빙 컬렉션이 투박하고 자유로운 자신의 식기와 조화를 이룰 뿐만 아니라 한식과 생각보다 잘 어울려 놀랐다고. “식기만큼 사람과 가까운 것도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식기는 인간애를 근간으로 정성들여 만들어야 해요. 솔라 리빙 컬렉션은 손으로 만들지 않고, 패턴이 강한 편인데도 왠지 모를 편안함과 정겨움이 느껴져요. 잘된 디자인이죠.” 이헌정 작가는 공방의 한 켠에 있는 도자 가마 속에 솔라 리빙 컬렉션을 보기 좋게 쌓아올렸다. 마치 가마 속에서 막 구워낸 듯한 모습이었다. 솔라 리빙 컬렉션은 주방 속에 따뜻한 감동을 불러넣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 자연 속에 휴식같이 놓여 있는 휘슬러의 제품들. 음식은 나눠 먹으며 진정한 여유와 즐거움을 누려본다.
에디터 송정림 | 포토그래퍼 임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