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th SALONE DEL MOBILE(2)

54th SALONE DEL MOBILE(2)

54th SALONE DEL MOBILE(2)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는 가구를 중심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디자인 축제다. 5박6일간 축제의 일원이 되어 앞으로 우리의 삶과 연동될 라이프스타일 동향을 내다보고 흥겨웠던 축제의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9 미학적인 차단막, 아르퍼
아르퍼는 다양한 환경에서 소음을 줄일 수 있는 벽 모듈 시스템 파렌테싯 Parentesit를 선보였다. 디자이너 리보레 알테 몰리나가 디자인한 이 제품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카페나 사색과 집중을 위한 개인 공간 그리고 음향 시설이 설치된 뮤직룸 등 소음을 차단하고 싶은 공간의 벽에 가볍게 부착할 수 있는 시트 형태이다. 모양은 사각형과 원형, 타원형이 있으며 크기와 색상을 선택해 디자인할 수 있다.

10 젊은 클래식을 위하여, 비트라
지난 1월에 열린 파리 메종&오브제에서 비트라는 홈 컬렉션 분야만을 단출하게 보여줬지만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서는 거대한 설치 전시를 방불케 하는 압도적인 규모로 모습을 드러냈다. 켜켜이 쌓은 나무 패널과 철제 망사 캐비닛, 창고에서나 볼 법한 거대한 운반 자동차도 등장해 흡사 비트라의 실제 창고를 엿보는 기분이었다. 부룰렉 형제가 라인을 강조한 ‘벨빌’ 라인을 선보였고 그 외에는 기존에 선보인 헬라 융게리우스의 ‘폴더 소파’와 임스의 플라스틱 체어, 바버&오스거비의 ‘마리포사 소파’에 감각적인 컬러를 입힌 ‘영 클래식’이 주목할 만했다.

11 클래식 명가, 카시나&카펠리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을 비웃듯 매년 규모에 맞는 탄탄한 기획을 보여주고 있는 카시나와 카펠리니. 카시나는 LC 컬렉션의 50주년을 맞이해 진행한 경연 대회의 우승 팀인 스튜디오 칼비&브람빌라의 프로젝트를 화려하게 공개했고 하이메 아욘, 마리오 벨리니, 피에로 리소니 등 세계적인 건축가와 디자이너와 함께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제품을 풍성하게 선보였다. 카펠리니는 카시나의 부스 바로 옆에서 신제품을 대거 소개했다. 파올라 나보네는 ‘판다 랜드스케이프’라는 이름의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강렬한 팝아트적인 디자인과 파올라 나보네의 탁월한 색감이 어우러진 2015년 카펠리니의 주요 컬렉션이다. 신진 디자이너들을 위한 넥스트 카펠리니에서도 제작 과정과 요소에 집중한 작품을 선보여 카펠리니만의 대담하고 실험적인 제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12 소파로 만든 작은 건축, 알플렉스
알플렉스는 패브릭 소재를 다루는 노하우가 남다른 브랜드로 디자이너 마르코 자누소를 비롯해 프랑코 알비니, 카를로 콜롬보, 치니 보에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파트너와 협업해왔다. 올해 알플렉스는 건축가 클라에손 코이비스토 루네와 손잡고 맨골드 Mangold라는 소파 시스템을 선보였다. 3개의 모듈로 나뉘는 소파는 좌석과 등받이의 깊이와 높이를 서로 다르게 만들어 조합하는 형식에 따라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

13 생일을 축하합니다!
몰테니는 80주년, 톨릭스는 A 체어가 80주년을 맞았고 USM 모듈러 시스템인 할러가 50주년을 맞이했다. 몰테니는 재스퍼 모리슨과 함께 몰테니의 80주년을 축하했다. 재스퍼 모리슨은 밀라노의 현대 아트 갤러리에서 몰테니와 우니포, 다다, 치테리오 등 4개 브랜드의 프로토타입 제품과 아이코닉한 제품을 큐레이팅했다. 톨릭스는 대표적인 의자인 A 체어 탄생 80주년을 맞이해 8명의 아티스트와 함께 다양한 버전의 의자 전시를 진행했고 모듈 가구로 유명한 USM은 ‘프로젝트 50’이란 타이틀로 모듈에 관한 전시를 푸오리 살로네에서 진행하는 한편, 로 피에라의 워크 플레이스 3.0에서는 높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 ‘키토스’를 선보여 새로운 오피스 가구 라인을 소개했다.

14 폐기물의 변신, 에메코
재스퍼 모리슨이 에메코를 통해 새로운 의자 ‘알피’를 선보였다. 알피는 간결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제안하는 에메코와 재스퍼 모리슨의 이상적인 만남을 증명하는 의자다. 버려진 산업 폐기물을 활용해 만들어 친환경적인 알피는 3개의 의자로 이뤄진 벤치와 의자, 바스툴 3가지 버전으로 만나볼 수 있으며 밝은 오크색 다리가 산뜻함을 더한다. 등받이의 각도와 좌석 부분 역시 부드럽게 디자인돼 한번 앉으면 일어나기 싫을 정도다.

15 건축가의 가구, e15
정직하고 기교를 부리지 않는 직관적인 디자인의 가구를 소개하고 있는 e15는 영국의 스타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와 손을 잡았다. e15와 치퍼필드는 정제된 소재의 선택과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서로 닮았다. 나무로 만든 테이블 ‘페이랜드’와 벤치, 스툴이 그 결과물로 대지 위에 지은 견고한 나무 소재의 건물처럼 단단하고 올곧은 디자인이 돋보이는 시리즈다.

16 아릭 레비가 만든 톤 의자
톤 Ton은 독일 출신의 목재 기술자 겸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미하엘 토넷에 의해 설립된 150년의 역사를 가진 브랜드. 증기로 나무를 쪄서 나무를 휘게 만드는 벤트 우드 공법으로 만든 디자인이 유명하다. 올해는 아릭 레비와 손잡고 스프릿&블룸을 테마로 신제품을 선보였다. 의자, 바 의자, 암체어, 라운지 체어로 구성된 스프릿과 테이블과 티 테이블로 구성된 블룸 이렇게 두 가지 컬렉션을 출시했다. 의자도 카테고리별로 형태감은 모두 다르지만 이중 홀치기염색을 한 듯한 의자를 추천한다.

17 이것이 카르텔 스타일
카르텔은 올해로 로 피에라 전시장과 야외 전시에서 각각 다른 제품군을 선보이며
빅 브랜드의 위상을 드높였다. 로 피에라 전시장에서는 ‘Kartell Contemporary Lifestyle’이라는 타이틀로 다양한 신제품과 기존 가구가 어우러진 라이프스타일은 제안했는데 짙은 청록색의 벽과 카르텔의 컬러풀한 가구와 조명이 어우러져 주목을 받았다. 카르텔은 밀라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에토레 소사스 컬렉션을 발표했다. 밀라노를 시작으로 뉴욕 시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도 전시될 이번 컬렉션에는 에토레 소사스가 카르텔을 위해 디자인한 미출시 제품을 소개하는 자리라 더욱 뜻깊었다. 미켈레 데 루키,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 필립 스탁 등이 디자인한 카르텔의 대표적인 가구에 에토레 소사스가 이끌었던 디자인 그룹 멤피스의 패브릭이 입혀졌고 에토레 소사스가 디자인한 꽃병과 조명도 볼 수 있었다.

거장의 자연주의 디자인, 미켈레 데 루키
미켈레 데 루키 Michele de Lucci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건축가 겸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젊은 시절 포스트 모던 디자인 그룹인 멤피스 그룹의 멤버로 알레산드로 멘디니와 에토레 소사스와 더불어 이탈리아 디자인계를 이끈 리더 중 한 명이다. 기능적인 디자인보다는 자유롭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추구했지만 1980년대 아르떼미데에서 출시한 톨로메오 조명을 시작으로 인간과 자연을 생각한 기능적인 자연주의 디자인으로 방향키를 돌렸다. 올해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서는 카시나와 협업한 ‘298 폴딩 체어’를 비롯해, 사무용 가구 전시관 워크 플레이스 3.0에서는 <더 워크> 전시의 디렉팅을 맡았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가 멘토로 꼽을 만큼 디자이너들이 사랑하는 디자이너, 미켈레 데 루키. 그를 카시나 부스에서 만났다.

젊은 시절 멤피스 디자이너로 활동했는데,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그때는 30대였고, 지금은 60대가 됐습니다. 그때와 나는 다른 사람이에요. (웃음) 멤피스 그룹으로 활동할 당시에는 정말 뭐든지 다 디자인한 것 같아요. 그리고 모든 것이 긍정적이었습니다. 지금도 긍정의 힘으로 살아가지만 한 가지 걱정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연이 파괴될 것에 대한 우려인데, 인간은 자연 없이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연 파괴에 대한 우려가 디자인 철학이 된 셈인가요?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디자인을 합니다. 미니멀한 디자인이 주축을 이루지만 여기에는 상상을 기술로 실현시킨 디자인이 접목됩니다. 당신의 디자인 철학이 이탈리아 디자인이 나가야 할 미래라고 생각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이것은 세계적인 트렌드입니다.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스타일이 있지만 이것은 단순한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 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298 폴딩 체어는 여느 폴딩 체어와 달리 편안한 착석감이 뛰어납니다. (의자를 접어 보이며) 재료 사용을 최소화해 디자인했습니다. 프레임으로는 비치 우드를 사용했고, 좌석과 등받이에는 열 성형시킨 폴리우레탄 원단을 입혔습니다. 착석 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건 압력을 지탱하는 고강도 이녹스 Inox 스틸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카시나를 통해 당신이 출시한 첫 번째 가구라고 들었습니다. 특별히 폴딩 체어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오는 7월에 개장할 포르타 누오바 시티에 건축한 유니크리딧 파빌리온에 놓을 의자가 필요했습니다. 우연히 친구로부터 카시나를 소개받게 되었는데요. 카시나는 타임리스 디자인을 많이 생산하는 브랜드로 298 폴딩 체어도 타임리스 디자인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협업하게 되었습니다. 사무 공간의 미래를 제시한 의 컨셉트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사무실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하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일을 창조하려면 사무실에도 자유가 주어져야 하고 걸어다니며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네잎클로버처럼 생긴 공간 구성이 독특합니다. 직원들이 소통할 수 있는 라운지 개념의 ‘클럽’, 작은 미팅룸과 개인 사무실로 구성한 ‘프리맨’, 많은 인원이 함께 회의를 하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광장, ‘아고라’, 물건을 만드는 작업실 `랩’으로 구성해 유려한 곡선 형태로 이어지도록 디자인했습니다. 공간을 나누는 파티션은 밝은 원목을 얇게 잘라 디자인해 서로 소통하면서도 차단될 수 있게 했습니다. 디자인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수첩을 꺼내 보이며) 길을 걷거나 누군가를 기다릴 때, 문득 머리에 스치는 형상이 있으면 바로 그림을 그려 수첩에 남깁니다. 일상의 아주 사소한 것들이 디자인의 원천이 됩니다. 수많은 작품 중에서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나요? 사실 성공적으로 진행된 작품보다. 실패한 프로젝트에 더 애착이 갑니다. 나는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그것이 디자인 초석이 되고 다른 사람이 아이디어를 보태 진화시킬 수 있는지를 더 많이 생각합니다.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Alberto Strada

이딸라에서 만난 부룰렉 형제
이번 로 피에라 전시장에서 가장 바쁜 디자이너였다는 부룰렉 형제를 이딸라 부스에서 만났다. 이딸라의 대표적인 꽃병 알토 시리즈를 이을 꽃병이자 부룰렉 형제가 디자인한 ‘루투’는 이미 국내에서도 선보인 제품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부룰렉 형제는 이딸라를 통해 마름모꼴의 루투 꽃병을 선보였는데 유리를 잘 다루기로 유명한 이딸라의 기술력과 부룰렉 형제의 감성이 더해진 수채화 같은 느낌의 꽃병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딸라 부스에서 에르완 부룰렉을 만나 루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리로 만들 수 있는 모양이 많았는데 왜 마름모꼴을 선택했나요? 이딸라는 단순한 모양에 실용적인 기능을 부여하는데 이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누구나 두루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고요. 나 역시 단순하면서도 다른 제품과도 잘 어울릴 꽃병을 생각했습니다. 정확한 양의 유리를 사용해 입으로 불어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공정이 보기보다 까다로웠어요. 이딸라의 많은 제품군 중 꽃병을 선택한 이유는요? 이딸라 쪽에서 제안을 했습니다. 알바 알토의 알토 꽃병이 큰 성공을 거두었기에 부담스럽기도 했고 제조 과정에서 실수가 생기거나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까봐 걱정도 됐습니다. 하지만 이딸라가 독특한 꽃병을 만들어달라고 했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것도 아닌 꽃병 디자인을 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을까요? 사실 꽃병은 만들기가 어려운 소품입니다. 꽃병 디자인은 굉장히 다양하지만 새롭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만들기는 어렵죠. 그런 점에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성공한다면 그 보람과 기쁨이 아주 클 테니까 말이죠. 디자인을 할 때 어떤 점을 염두에 두나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염두에 둘 것이 많지만 마치 요리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상황, 예측하지 못한 변수, 재료, 시장, 사용자 등 모든 것을 고려해서 정확한 조합을 만들어내야 하죠. 디자이너는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마치 요리할 때 소금을 너무 많이 넣으면 안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모양이나 색깔이 아무리 좋아도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면 좋은 디자인이라 할 수 없죠.

당신의 집 안 인테리어가 궁금하네요. 사실 나는 많은 것을 집에 두지 않고 삽니다. 집에서는 디자인으로부터 벗어나고 싶고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창문이 많지만 아담한 공간입니다. 단순한 공간이고 조명도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소품이 아니라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입니다. 사실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파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주말마다 파리를 떠나 있었는데 지금 사는 아파트는 마음에 들어서 주말에도 머물고 있어요. 루투의 메이킹 비디오를 보면 유리는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유리를 입으로 불어서 만들고 온도를 식힐 때 약간의 긴장감이 생기는데 여기서 조금만 실수해도 작품을 망칩니다. 먼지가 들어가거나 모양이 잘 나오지 않으면 실패 위험은 더 커지죠. 유리는 특히 작품을 만들 때의 상황이 그대로 반영됩니다. 그래서 유리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는데 도자기처럼 뭔가 중요한 것을 안에 숨긴 것 같기도 하고요. 당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요? 아름다움에는 정해진 규칙이 없습니다. 단순한 것을 통해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합니다. 아름다움은 꼭 완벽해야 하는 건 아니죠. 삶을 통해 무엇을 하느냐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고요. *부룰렉 형제는 비트라와 아르텍, 글라스 이탈리아, 케탈, 마지스 등 다양한 나라의 브랜드에서 신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아르텍을 통해 선보인 핀란드어로 아치를 뜻하는 ‘카리’ 컬렉션과 비트라에서 발표한 ‘벨빌’ 의자와 테이블은 선을 강조한 간결하고 모던한 컬렉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에디터 신진수
에디터 박명주 · 신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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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남과 숨김 사이

드러남과 숨김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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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로 완성된 가구는 투명 플라스틱 가구에서 느낄 수 없는 아슬함, 두툼한 두께에서 오는 묵직함이라는 상반된 감각을 품고 있다. 주변 환경을 투과시키며 어우러지지만 아찔한 매력으로 존재감을 발하는 유리 소재 가구 이야기.

↑ 네오/크래프트에서 출시한 아이솜은 옆으로 길게 매치하거나 위로 올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현대 디자인의 시초였던 바우하우스의 철학은 미스 반 데 로에의 명언 “Less is more”를 통해 정점을 찍었다. “간결한 것이 더 아름답다”는 그의 말은 디자이너들에게 꽤 오랫동안 디자인의 십계명으로 받아들여졌고 여전히 유효하다. 그 간결함의 끝은 어디일까? 최신 기술의 집약체인 전자제품, 특히 스마트폰 디자인의 경우 더 이상 뺄 것이 없어 보인다. 여기저기 튀어나왔던 버튼도 아주 최소한만 남겨놓고 액정 안으로 숨겨버렸으니 말이다. 디지털 기기와는 방식이 좀 다르지만 가구들도 모습을 감추고 있다. 나무, 철 등으로 이루던 몸체를 유리로 바꾸면서부터다. 테이블의 상판이나 수납장의 일부만을 이루는 게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유리로 된 가구 말이다. 곧 깨져버릴 것같이 아슬아슬한 매력을 지닌 이 유리 가구를 보면 소재의 투명한 특성에서 오는 긴장감이 느껴진다. 두근거리고 설레게 만드는 무언가 때문에 요즘 디자이너들이 유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

1,2 콘스탄틴 그리치치가 디자인한 맨 머신 컬렉션 중 의자와 테이블. 3 콘스탄틴 그리치치가 맨 머신 테이블을 살펴보는 모습.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디자이너 세바스티안 셰러 Sebastian Scherer는 최근 디자인 브랜드 ‘네오/크래프트 Neo/Craft’를 론칭하고 유리 재질의 사이드 테이블 ‘아이솜 Isom’을 출시했다. 아이솜은 육각형의 유리 상판과 하부의 다리 역할을 하는 3개의 유리 판재가 겹쳐지는 구조로, 하나의 상판이 미묘하게 다른 3가지 색상으로 제작된 듯한 착시를 만들어낸다. 또 육각형의 특징인 자유로운 확장성을 지녀 아이솜 유닛들을 활용하면 긴 테이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적인 묘미가 있다. 아이솜은 전통적 판재 유리에 CNC 기술을 적용해 제작되며, 가구 제작을 위한 네오/크래프트의 혁신적 노력은 ‘인테리어 이노베이션 어워드 2015 Interior Innovation Award 2015’로 연결되는 기쁨을 가져다주었다.

1 벽에 기대어 사용하는 시머 거울은 아랫면으로 갈 수록 투명하게 제작되었다. 2 빛에 따라 그러데이션 색상이 달라지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3 네오/크래프트에서 출시한 아이솜은 옆으로 길게 매치하거나 위로 올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4 여성스러운 곡선이 특징인 시머 컬렉션.

디터 람스 이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세계적 명성의 독일 디자이너 콘스탄틴 그리치치 Konstantin Grcic도 유리 가구를 선보였다. 프랑크푸르트의 전통 유리 기술자와 협업해 선보인 ‘맨 머신 Man machine’ 컬렉션은 파리의 ‘갤러리 크레오 Galerie kreo’를 위해 8개만 제작된 한정판이다. 맨 머신은 건축과 인테리어에서 주로 사용되는 유압 피스톤 방식의 구조를 적용해 유리가 기능적 가구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의 근육 움직임과 유사함을 가진 무빙 구조는 판재 유리를 접이식 테이블, 등받이 조절 의자, 여닫이 수납장 등 기능적인 가구로 재탄생시켰고 그리치치는 독일의 냉철하고 혁신적인 디자인 정체성을 이 작품에 그대로 반영했다.
스페인 태생으로 밀라노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 Patricia Urquiola는 이탈리아 유리 브랜드 글라스 이탈리아 Glas Italia와 함께 2015년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서 ‘시머 Shimmer’ 컬렉션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합판 유리 소재로 테이블, 콘솔, 선반을 만들었는데 보는 각도에 따라 유리 표면에 미묘하게 생기는 컬러 그러데이션이 아주 환상적이다. 빛과 각도에 따라 변화하는 색상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들인다. 뿐만 아니라 가까이에서 보면 살며시 드러나는 미세한 도트 패턴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최소한의 곡면만이 지면과 벽에 맞닿게 디자인했으며 단순한 곡면의 형태가 가볍고 투명한 유리의 재질로 완성되며 당장이라도 공중으로 떠오를 듯한 감정을 이끌어낸다. 유리 소재의 아름다움과 기능적 측면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시킨 디자인 작업을 선보인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에게 유리 소재에 대한 가능성을 물었다.

INTERVIEW
글라스 이탈리아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유리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유리 재질의 투명함을 강조할 수 있는 제품을 떠올렸다. 최종적으로 유리 표면의 빛반사와 굴절을 통해 감각적인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려고 했다. 시머의 표면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 그러데이션과 패턴이 달라지고 일상적인 공간을 감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

최근 바카라, 카르텔, 글라스 이탈리아 등 투명한 재료를 사용하는 많은 브랜드와 협업했는데 각 브랜드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 프랑스의 크리스털 브랜드 바카라는 250년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현재까지 이뤄온 고무적인 결과물과 오랜 역사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동시에 현재 그들의 기술과 고객들에 대해서도 많이 연구해야 한다. 반면 새롭게 시장에 도전하는 브랜드는 그들만의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이런 브랜드와 일할 때는 자유롭게 디자인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기술의 발달로 강화유리를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특별한 기술이 필요할 거 같다. 당신이 가진 아이디어를 얼마나 구현할 수 있었는가? 우리는 테크놀로지가 어디에서 시작되었으며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이러한 예상과 달리 작고 사소한 문제에서 시작된다. 나는 늘 중요하게 여기고 지키려 하는 것이 ‘엄격함’이다. 우리는 언제나 디자인을 위한 작은 과정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반면 손쉬운 방법이나 지름길을 통한 프로세스는 지양한다. 이번에도 쉽지 않았지만 잘 해결되었고 결과물도 아주 만족스럽다.

이번 신제품 ‘시머 shimmer’의 테이블, 선반을 사각형이 아닌 타원형으로 디자인한 이유가 있나? 유리 재질을 가구 디자인에 적용시키려고 할 때 가장 첫 번째 난관이 강도라고 생각한다. 곡선 형태는 분명 기술적 어려움을 동반하지만 이전에 직선 형태의 유리 가구가 주는 공격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여성스럽고 아주 부드러운 이미지를 전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무, 패브릭, 금속, 세라믹 등 다양한 소재들 가운데 유리만의 매력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유리는 매우 다루기 어려운 소재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또 하나의 문장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다양한 감각의 뒤섞임을 전해주는 재질이다. 이렇게 감각이 복합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깨지기 쉬운 유리의 특성과 이와 반대되는 강성, 반사, 투명함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구로서 유리의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유리공예는 오랜 전통을 지녔다. 그만큼 다양한 기법이 있는데 아직까지 그 기술이 가구에 모두 적용되지는 못한 것 같다. 유리 가공 기법을 계속적으로 발전시킨다면 기존의 제작 한계가 극복될 것이고 그에 따라 디자인 결과물도 더욱 세련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진식(가구디자이너) | 에디터 최고은

CREDIT
54th SALONE DEL MOBIL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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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는 가구를 중심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디자인 축제다. 5박6일간 축제의 일원이 되어 앞으로 우리의 삶과 연동될 라이프스타일 동향을 내다보고 흥겨웠던 축제의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Viva Milano!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지난 4월 17일부터21일까지 열린 ‘2015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 Salone del Mobile’. 세계 유명 가구 브랜드의 행보와 푸오리 살로네에서 만난 전시 공간을 통해 새로운 인테리어의 흐름을 짚어본다.

1 로 피에라에서 열린 살로네 델 모빌레 전시장. 2 미켈레 데 루키의 설치 전시 <더 워크>부스. 3 아르떼미데의 쇼윈도를 장식한 카를로 라티의 프리 픽셀 조명.

Review
에디터 신진수가 본 살로네 델 모빌레
매년 4월에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살로네 델 모빌레 기간을 전후해서 열리는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건축가, 기자 그리고 디자인에 관심 있는 모두에게 열려 있는 축제의 장이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 동안 로 피에라역에 위치한 전시관에서 열리는 살로네 델 모빌레는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브랜드의 신제품을 발표하는 자리이자 각국에서 몰려든 바이어와 일반 관람객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다는 비유를 실감케 한다. 살로네 델 모빌레는 언제부턴가 바이어와 업체를 위한 상업적인 전시에 충실해 디자인에 대한 순수한 접근의 의미는 다소 퇴색했지만 여전히 세계적인 국제가구박람회다운 위용을 갖추고 있다. 올해는 2년에 한 번 열리는 조명 전시인 에우로 루체 Euro Luce관이 가장 신선했다. 스타 디자이너로 자리를 굳힌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를 비롯해 굵직한 조명 브랜드가 전시장을 밝게 비췄고 가구 디자인보다는 의미를 확장해 조명 디자인의 장점을 살린 각 브랜드의 제품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가구 전시관은 브랜드마다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전시 인테리어에 힘쓴 모습이 역력했다. 카시나와 카펠리니는 늘 그래왔듯 클래식한 전시 부스를 꾸몄고 비트라는 창고를 개방한 듯한 넓은 면적의 부스를 자랑했다. 거대한 원숭이 램프로 발걸음을 멈추게 한 BD바르셀로나, 바닥재로 큰 오브제를 만든 볼론, 겨울 왕국 못지않은 투명한 아름다움을 선사한 글라스 이탈리아 등 자신의 제품을 한껏 돋보이게 만든 부스 인테리어가 볼 만했다. 또 여전히 작년에 이어 식물이 인테리어의 요소로 자리 잡았는데 컨셉트의 격전장 같은 전시장에 녹색 식물이 데커레이션 요소로 곁들여져 편안한 축제 분위기를 돋우었다. 에우로 루체와 마찬가지로 2년에 한 번꼴로 열리는 오피스 가구 전시관인 워크 플레이스 3.0에서는 단연 미켈레 데 루키의 설치 전시 가 주목할 만했다. 설치된 길을 따라 걸으면서 볼 수 있도록 사무 공간과 작업 공간을 꾸민 거장 미켈레 데 루치의 저력이 느껴지는 전시였다. 24개의 관을 가득 채운 디자인을 눈과 가슴에 담느라 피곤하고 발바닥이 뻐근했지만 디자인 축제의 일원이라는 자각은 피곤함을 지우기에 충분했다.

1 파올라 나보네가 디자인한 판다가 서 있는 카펠리니 부스. 2 아웃도어 가구 브랜드 파올라 렌티의 야외 전시장. 3 색색의 pvc를 엮어 만든 마르니의 팔로케마오 시리즈. 4 구프람의 오브제 ‘메타카투스’. 5 디젤홈의 ‘코스믹 디너 문’ 접시. 6 카펠리니의 행잉 ‘스크린’ 시스템.

에디터 박명주가 본 푸오리 살로네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 기간에 개최되는 장외 전시 푸오리 살로네는 밀라노 시내에 포진되어 있는 다양한 숍과 전시장, 박물관에서 일제히 열린다.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운 전시 형태 그리고 내실 있는 전시는 엄청난 흡입력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올해는 밀라노 엑스포가 2주 뒤에 열릴 예정이라 작년보다 대규모 전시가 많이 열렸다.
프랑스, 일본, 브라질, 호주, 독일 등 국가를 대표하는 디자인과 산업 전반에 걸친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장도 눈길을 끌었다. 푸오리 살로네에서 가장 먼저 발걸음을 옮길 만큼 중요한 곳은 스파지오 로산나 오를란디. 올해 로산나의 앞마당에는 구프람의 팝 디자인 전시를 중심으로 셀레티와 선 브렐라의 유쾌한 디자인들이 첨가돼 유머 감각을 더한 디자인에 대한 유행을 예감할 수 있었다. 수많은 갤러리 가운데 닐루파 Nilufar 갤러리 전시는 엄지손가락을 들어줄 정도로 단연 압도적이었다. 20세기 디자인의 마스터 피스와 현대 작가와 디자이너들의 새로운 가구가 함께 전시된 이 공간에서는 럭셔리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읽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이케아 컨템포러리 팝업 스토어에서는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이상적인 컬래버레이션이 단연 돋보였고, 생활의 중심이 되고 있는 주방 트렌드를 극명하게 드러낸 전시였다. 작년부터 불어온 식물 데커레이션의 바람은 올해 그 방점을 찍었다. 방문하는 숍마다 약속이라도 한 듯 화분으로 공간을 단장했으며 키친 가든을 둔 공간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식물을 성장시키는 LED 조명과 가든 용품들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분야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로 피에라를 벗어나 푸오리 살로네로 향하는 발걸음은 언제나 가볍게 들떠 있었다. 가구과 인테리어 용품에 집중하여 분석하는 전시장과 달리 한층 폭넓은 시각으로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흐름을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 판도를 뒤흔드는 파격적인 혁명은 없었지만 내년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던 것만으로도 말이다.

1 기하학을 입은 나니 마르키나
스페인의 대표적인 카펫 브랜드 나니 마르키나는 기하학적인 패턴의 멜란지 Melange 컬렉션을 선보였다. 디자이너 시비라는 여러 가지 패턴과 색을 섞어 만든 20여 가지의 리듬감 넘치는 그래픽 요소를 고안했다. 파키스탄 장인들이 섬세한 전통 기술로 짠 카펫은 러그 이상의 예술품 같았다.

2 대리석 꽃병, 치코
이탈리아의 대리석 회사인 치코는 자하 하디드와 함께 대리석 소재의 테이블과 꽃병을 선보였다. 자하 하디드는 반쯤 벌어진 꽃송이 모양의 꽃병 ‘타우’를 여러 가지 크기와 색깔로 선보였다. 소재는 대리석이지만 종이나 패브릭처럼 섬세하게 주름 잡힌 모양을 표현하기 위해 정교한 기계 작업이 필요했다고. 또 다리가 액체가 흐르는 듯 유연하게 내려오는 ‘쿼드’ 시리즈를 선보여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 특성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3 모듈에 빠진 까사마니아
까사마니아는 식물과 두 가지 신제품을 디스플레이해 푸르고 싱그러운 전시 풍경을 연출했다. 이번 신제품인 소파 ‘서밋’과 커피 테이블 ‘릴리’는 모듈 형식을 채용한 제품으로 까사마니아는 이번 시즌 작은 집, 꼭 필요한 것만 갖춘 집을 위해 편안하면서도 실용적인 컬렉션을 완성했다. 줄리오 라케티가 디자인한 소파 ‘서밋’은 원하는 형태로 조합할 수 있는 소파 뒤에 가죽 끈이 달려 있어서 이동이 편리하다. 커피 테이블 ‘릴리’는 사이드 테이블로 트레이 등을 올려 활용하거나 발받침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공간 효율성이 높다.

4 론 아라드의 힘, 모로소
모로소의 디자이너 군단이 만든 가구들은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가 설계한 나무 막대로 만든 숲 속에서 마치 휴식이라도 취하듯 군데군데 놓여 있었다. 모로소의 부스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디자인은 론 아라드의 글라이더 소파였다. 등받이와 시트 팔걸이가 하나로 이어진 불륨감 넘치는 이 소파는 앉았을 때 흔들의자처럼 앞뒤로 움직이는 반전의 재미가 있다. 보라색에서 붉은색으로 물든 원단은 독일의 텍스타일 회사 페브릭 Febrik의 제품으로 밝은 회색에서 짙은 회색으로 물드는 원단을 입은 소파도 선보였다. 또 한 가지 주목받았던 디자인은 길거리에 버려진 구겨진 매트리스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매트리지아’ 소파로, 상식을 깨는 디자인으로 많은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5 벌써 가을, 마리메꼬
핀란드를 대표하는 브랜드 마리메꼬는 올해도 로산나 오를란디를 자신들의 컬렉션 발표 공간으로 선택했다. 단독주택처럼 예쁜 창문과 식물이 가득한 오를란디의 공간에서 마리메꼬는 2015년 F/W 컬렉션을 선보였다. 화려한 디스플레이는 없었지만 마리메꼬의 그래픽적인 패턴을 입은 식기류와 쿠션 등을 작지만 알차게 소개했다. 밝고 화려한 원색이 주를 이룬 S/S 시즌에 비해 톤 다운된 붉은 계열의 색깔을 주로 사용한 고급스러운 느낌의 마인드 스케이프 F/W 컬렉션으로 바쁜 현대인들이 휴식과 에너지를 집 안에 들일 수 있도록 제안했다.

6 젊어진 CH88, 칼 한센&선스
물소의 뿔을 닮은 곡선이 살아 있는 등받이가 멋진 디자이너 한스 베그너의 CH88 의자가 다채로운 색감의 옷을 입고 등장했다. 원목과 스틸의 조화로움에 겹쳐서 보관할 수 있는 편리함까지 갖췄다.

7 가든을 위한 제안, 세라룽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아웃도어 브랜드인 세라룽가에서도 풍성한 신제품을 발표했다. 정원이나 테라스를 구성할 가구와 오브제, 조명이 주를 이뤘는데 세라룽가의 대표주자이기도 한 조명군에서 특히 시선을 사로잡는 아이템이 많았다. 꿀단지 같은 모양의 조명 ‘허니’, 3개의 다리로 안정적인 디자인의 조명 ‘바바’의 새로운 버전, 콘크리트 베이스로 다시 선보인 조명 ‘플로렛’ 등이 대표적이었고 실내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벤치인 플레이 우드와 오브제 겸 조명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병아리 모양의 조명 ‘펄치노’와 강아지 모양의 스툴 겸 오브제인 ‘도기’ 그리고 테이블과 라운지 체어 등이 조금씩 달라진 버전으로 출시됐다. 윗부분은 조명으로 활용 가능하고 철제 구조물을 따라 식물을 자연스럽게 연출할 수 있는 수직 정원 형태의 ‘네트라이트’도 신선한 디자인의 아웃도어 가구였다.

8 귀여운 동물 왕국, 보사
보사는 고전적인 도자 기술을 바탕으로 위트 있는 세라믹 오브제를 선보이는 브랜드다. 올해 신제품의 주제는 동물 모습을 재해석한 애니멀리타 ANIMAlitá로 디자이너 샘 바론, 하이메 아욘, 세바스찬 헤커. 니카 주판크 등의 디자이너가 해석한 재미있고 컬러풀한 세라믹 오브제를 선보였다.

에디터 박명주 · 신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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