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EXIBLE TABLE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에서 빠질 수 없는 가구 테이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에서 빠질 수 없는 가구 테이블

공간과 사람들의 관계를 재정립해주는 테이블 이야기.

BD Barcelona Design-Table B

공간을 설계할 때 사람들이 모이는 영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바로 테이블이다. 크기, 형태, 비율에 따라 다양한 용도를 나타내며, 의도에 따라 기능이 나뉜다. 테이블은 사람 간의 관계를 정의하고 제어하여 공간에 다양한 특성을 부여할 수 있다. 이와 달리 기본적인 요소는 상판과 다리라는 단순성이 있어 새로운 형태로 표현하기 어려운 제품 중 하나다. 단순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이 공간에 적용되었을 때에는 배치나 방향으로도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잘 디자인된 테이블 구조는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주변의 마감재와도 잘 어울린다. 이는 구조적인 요소만으로도 디자인 특성을 부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간과의 연계성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이처럼 다양한 요소가 조화된 제품이 우리가 말하는 좋은 가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화려하고 럭셔리한 대리석이나 금도금이 되어 있는 고가의 수입 가구가 다 좋고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일 수 있다. 카탈로그나 웹사이트에 있는 사진을 보고 그 제품이 자신의 공간에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넓은 공간에 그림처럼 어울리도록 디자인된 가구는 현실적인 주거 환경이나 사무 공간에 어울리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 필자는 아주 큰 테이블에 혼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한다. 좌우로 펼쳐진 커다란 랜드스케이프는 독자들을 무한의 세계로 끌어들일 것이다. 좁은 환경에서는 상당한 사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경험을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 창조적 환경의 끝판왕이 아닐까? 콘스탄틴 그리치치의 테이블 B의 디자인 의도를 보면 이 꿈을 현실화하는 데 있다. 5m의 기다란 형태의 테이블 상판을 휘지 않도록 구조적으로 만들기 위해 알루미늄을 압출해 비행기 날개처럼 만들어 구조뿐 아니라 미학적으로도 기쁨을 주는 이 테이블은 연속적인 5m 길이에 감동을 준다.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겠는가? 이 연속성이 있는 길게 뻗은 테이블은 공간의 경험치를 극대화할 것이다. 독자분들도 식탁 위의 모든 것을 치우고 책 한 권과 노트를 펼쳐놓고 넓게 펼쳐진 테이블의 자유를 만끽해보자. 이보다 더 멋진 작업 테이블은 없을 것이다.

 

JtKLab 강정태-table 107&clo

 

UNIC French Architect Drawing Table

공간이 좁다고 걱정하며 작은 테이블을 배치할 필요는 없다. 시각적으로 확장되기 쉬운 유리 재질을 쓴다면 자연스럽게 공간감을 살리며 실내와 어울릴 뿐만 아니라 유지 보수도 편하다. 거실과 주방 중간에 중립적인 성격의 테이블을 놓아 상시 이용해보자. 평상시에는 서재 테이블로도 좋다. 도서관의 큰 퍼블릭 테이블 같은 느낌이 날 수도 있다. 노만 포스터가 디자인한 테크노사의 노모스는 필자가 10년 이상 사용하던 데스크다. 건물이나 공간을 설계하는 사람에게는 테크니컬한 구조의 달착륙선을 연상시킨다. 메뚜기의 긴 다리와 몸체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고 한다.  본인의 건축 프로젝트와 연상된다.  미학적인 접근이 하이테크 건축양식(구조표현주의)과도 같은 테크니컬 구조의 미학적인 접근이 보여진다. 이런 복잡한 이야기를 뒤로하고도 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디자인은 시각적인 쾌감을 가져다준다. 대량생산되는 가구와 달리 커스텀 제작을 하는 원목 상판으로 된 테이블을 원할 때는 자칫 전체적인 디자인보다 원목을 쓴다는 개념만으로 만든 다리에 올려놓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앉아 있을 때에는 상관없다고 믿겠지만, 실제는 공간의 일부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필자도 여러 번 원목으로 된 테이블을 만들어봤지만 가장 힘든 부분은 다리였다. 구조적으로도 문제가 없어야 하지만 형태와 재료의 물성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상판과도 자연스럽게 디자인하는 것이 가장 힘든 과정 중 하나이다. 특히 원목 같은 자연 소재는 재료의 특성도 강하고 환경에 민감하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위에서 언급한 테이블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필자가 컬렉션하는 가구가 있는데, 1960~70년대의 드로잉 테이블이다. 구조와 마감을 보면 지금의 테이블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훌륭하며 순수하고 정직한 형태는 시각적으로나 기능적으로 구조의 미학이 가져오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사용에 필요한 각도와 높이가 조절되는 드로잉 테이블은 사용자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설계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활용도가 높지 않을까? 이렇듯 테이블은 공간과 사람들의 관계를 재정립해주는 것 같다. 테이블을 놓을 때 공부방 책상이나 주방에 한정하지 말고 거실과 주방의 사이에 배치해보자. 멋진 식탁 겸 사무 공간이 만들어질 것이다. 주방 식탁을 공격적으로 쓰고 싶다면 바 형태의 테이블로 거실과 연계성을 주어 갇혀 있는 느낌을 벗어날 수 있다. 테이블 위의 조명과 같이 배치한다면 멋진 홈 오피스로의 변신도 가능하다.

CREDIT

포토그래퍼

임태준

writer

강정태(JTK LAB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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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시간

예술 작품으로 보는 가족이라는 존재의 소중함

예술 작품으로 보는 가족이라는 존재의 소중함

팬데믹을 겪으며 그 소중함을 더욱 알게 된 가족이란 존재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작품을 둘러봤다.

모리스 드니의 ‘Breakfast(1901)’ ©Staedelmuseum

 

‘White Maternity(1943)’. ©Wikimedia

장기간의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건 가족이 아니었을까?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존재이기에 그리 애틋하지 않았던 가족끼리의 만남조차 법적으로 제한되는 경우를 맞자 가족의 모습을 그린 화가들의 그림이 더욱 눈에 들어온다. 크리스마스에 흔히 보는 아기 예수의 탄생을 그린 작품도 외국에서 태어난 손자의 얼굴을 돌이 되도록 보지도 못했다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문득 뭉클한 작품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사람들이 어울려 춤을 추고 노는 르누아르의 그림도 늘 익숙했던 것이지만, 테이블에 두 명 이상 마주 앉지 못하는 시대가 되자 달라 보이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모리스 드니 Maurice Denis(1870~43)의 작품을 재발견한 것은 큰 기쁨이다. 알고 있던 작가였지만 그리 중요한 작가는 아니라고 오판했던 인상주의 시대의 프랑스 화가다. 일상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그린 그의 작품은 더없이 매력적이고 ‘인스타그래머블’하여 유독 눈이 간다. 드니는 피아노를 잘 치던 아름다운 아내를 스무 살에 만나 3년간의 뜨거운 연애 끝에 결혼했고, 이후 가족은 작품의 주요 모티프가 된다. 아내가 음악을 연주하고, 일곱 아이들을 돌보고 기르는 모습을 그림으로 옮겼을 뿐 아니라 시와 기록으로 남겨 <우리의 영혼, 느린 움직임>이라는 책으로 펴냈다. 삶을 사랑하고 아내에 대한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한 드니의 부지런한 삶이 어떠했을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장식미술에 대한 재능을 십분 발휘하여 러시아의 부호 이반 모로조프의 집에 벽화를 그려준 사례비로 신혼을 보냈던 브루타뉴에 별장을 마련하기도 한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나갔지만 드니가 49세가 되던 해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고, 자신도 73세에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한 건 안타까운 일이다. 그에 대한 평가도 그리 오래가진 않았다.

 

앙리 마티스의 ‘The Family of the Artist(1911)’.

 

오스틴 리의 ‘Family(2019)’.

동시대에 활동했던 마티스나 고갱의 작품과 비슷한데 그들만 못한 ‘비주류’ 작가라는 평가 속에 드니는 뚜렷이 기억되는 작가로 남지는 않았다. 그러나 재주 많은 드니가 요즘에 태어났더라면? 장르의 위계를 뛰어넘어 일러스트레이터나 디자이너가 되어 더 큰 명성을 얻었을지 모른다. 바로 그런 현상을 요즘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러스트 베이스의 매력적인 이미지로 수많은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거느린 작가들이 이제 주요 갤러리와 미술관으로 진입하고 있다. 오스틴 리 Austin Lee(1983~)는 그중 가장 주목받는 작가다. 디지털 스케치를 3D 렌더링 조각으로 바꾸고, 스프레이로 칠해 마감하는 독특한 방식을 사용한다. 오큘로스 헤드셋을 착용하고 가상의 공간에 그림을 그린 후 이를 그림이나 조각으로 치환하기도 한다. 덕분에 관객들은 실재 조각을 보고 있는 것인지, 가상의 이미지를 AR 기술로 보고 있는 것인지 착각하게 만들 만큼 오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초현대적 기법을 사용하지만 작품에는 일상적인 사람, 식물, 동물 등이 등장하는데 우리 주변을 둘러싼 가장 흔한 데이터에서 주제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가족’도 바로 그러한 맥락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좁은 좌대 위에 옹기종기 발을 모으고 서 있는 다섯 인물로 구성된 ‘가족’은 어린이 만화영화에 나오는 주인공 가족 같다. 전통적인 개념의 아빠, 엄마, 첫째, 둘째, 셋째의 모습이 아니지만, 서로를 보듬으며 떨어지지 않도록 꽉 붙잡고, 힘든 시간을 보낸 당신이 머물 수 있는 마지막 피난처는 바로 가족임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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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롯데백화점 아트비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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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COLLECTION

올해가 가기 전에 주목해야 할 가구 브랜드의 신규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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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이 가기 전에 주목해야 할 가구 브랜드 신규 컬렉션.

1 프리츠한센, 옥스퍼드 체어&플러라리스 테이블

야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옥스퍼드 체어는 미니멀한 디자인에 각진 팔걸이와 고급스러운 가죽의 조합이 특징으로 홈 오피스나 다이닝룸, 회의실 등 모든 공간에 잘 어우러진다. 세련된 다이닝 테이블부터 넉넉한 업무 테이블로 사용하기 이상적인 플러라리스 테이블은 전원 공급 옵션과 케이블을 관리할 수 있는 실용적인 시스템을 갖췄다.
web fritzhansen.com

 

2 보컨셉, 베르가모 소파&피오렌티나 다이닝 테이블

베르가모 소파는 퍼스널 커스터마이징 옵션이 강화된 것이 특징으로 다양한 원단과 오픈엔드형 모듈을 이용해 클래식하거나 모던한 느낌을 모두 연출할 수 있다. 피오렌티나 다이닝 테이블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모르텐 게오르그센의 작품으로 마치 조각품 같은 조형미로 새로운 인테리어 경험을 선사한다.
tel 02-545-4580

 

3 드 세데 신규 컬렉션

장인의 손길을 통해 완성된 탄탄한 스티치와 패치워크 패턴 그리고 차별화된 가죽의 결이 특징인 스위스 브랜드 드 세데. 스포츠카처럼 매우 낮은 시트와 뒤로 젖혀진 쿠션이 특징인 DS-57 암체어를 비롯해 긴 치마를 입은 듯한 형태의 DS-615/91B 커피 테이블, 고급스러운 가죽으로 둘러져 있는 원형 테이블 DS-5020/62 등을 선보였으며, 이는 에이치픽스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tel 02-4656-0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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