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서 봤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아이템 탐구.
옆에서 봤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아이템 탐구.
어시스턴트 에디터
강성엽
금속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여 기능과 심미적 아름다움 사이에서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는 윤여동 금속공예가를 만났다.
금속은 차갑고 거칠다는 인상이 강하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작업 방식으로 따스함을 불어넣는 윤여동 금속공예가의 작업실을 찾았다. 프랑스에서 오브제 디자인을 전공하고 한 가지 물성에 대해 심도 있게 탐구해보고자 서울대학교 금속공예 석사 과정을 밟은 윤여동 작가가 금속의 성질에 대해 설명했다. “금속은 장단점이 확실한 소재예요. 우선 깨지지 않으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죠. 표면을 잘 닦아내면 거울에 버금갈 만큼 반짝거리게 처리할 수 있고, 또 반대로 불투명한 질감도 구현할 수 있어요. 금색, 은색, 동색 등 색상도 다 양하거니와 철,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등 종류도 많아요. 표면 위로 장식을 입힐 수도 있고요.”
금속은 무엇을, 누가, 어떻게 다루는지에 따라 무한하게 표현될 수 있다. 은은 가장 뽀얗게 처리할 수 있어 예부터 귀한 재료로 여겨왔으며, 로즈 골드 색상을 띠는 적동은 무른 성질이 있어 성형하기에 편안한 장점이 있다. 때문에 주로 식기를 만들 때 쓰이는 소재다. 황동은 적동에 아연을 섞어 만든 합금으로 샛노란색을 띠는데, 이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변색 되어 빈티지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제가 평소 잘 차려놓고 먹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음식이 옷이라면 음식을 담는 테이블웨어는 액세서리라고 생각해요. 음식을 보다 빛나게 할 수 있도록요.” 윤여동 작가는 틀에 넣고 응고시켜 모양을 만들어내는 주물 방식과 직접 손으로 두드려 형태를 만드는 단조 혹은 레이저 커팅 등 다양한 성형 방식을 통해 폭넓은 디자인을 선보인다.
“아이스 바스켓이나 화분 표면에 드러난 오돌토돌한 망치의 질감이 특징이에요. 디자인을 할 때도 저만의 시그니처 포인트를 담아내려고 하는데, 예를 들어 구슬이 달린 머그의 경우 균형을 맞추기 위해 덧붙인 기능적인 이유에서도 있지만, 마침표를 찍은 듯 시각적으로 유쾌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신경 썼어요. 또 차갑고 날이 서 있는 금속의 끝 부분을 보완하고 싶어 일부러 용접 자국을 내어 조금 더 유기적이고 자연스러운 질감을 구현하고자 해요. 금색과 은색을 조화롭게 섞는 것을 즐기기도 하고요.”
오브제 디자인을 전공했기 때문일까. 그녀는 특별히 기능하는 것은 없지만 공간 속에서 심미적 아름다움을 주는 비기능적인 작업도 즐긴다. 이러한 작품을 작업실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천장에 달린 물고기 형태의 오브제와 문에 달린 풍경, 벽에 건 아트 월 등 판매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옛것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풀어낸 작품들이다. “고요한 가운데 움직임이 있다를 뜻하는 정중동의 개념을 대입했어요. 언젠가 박물관에서 본 신라시대 금관에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얇은 금판인 ‘달개’가 시각적으로 크게 다가왔어요. 달개의 이미지를 어떻게 현대적으로 구현해볼까 생각했고, 정중동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바람에 살랑살랑 일렁이는 풍경을 만들었어요.” 서로 다른 패턴을 입은 얇은 금판이 바람이 불자 반짝이며 아름다운 빛을 만들어냈다. 청각적인 요소 없이도 바람에 살랑거리는 시각적인 요소만으로도 충분했다.
금속을 주 재료로 시작해 작은 주얼리부터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테이블웨어와 커틀러리, 촛대뿐 아니라 비기능적인 오브제까지 다양한 형태를 번갈아 작업하고 있노라면 해방되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고. 최근에는 가구의 다리라든지 스툴 등 덩치가 큰 작업을 시도해보고 있다. 한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범주를 넘나드는 윤여동 작가의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다.
SPECIAL GIFT
윤여동 금속공예가에게 증정한 끌레드뽀 보떼의 더 세럼은 피부 본연의 힘을 일깨워 생기있고 매끄러운 피부를 완성시켜준다. 또한 피부에 고르게 퍼지고 빠르게 흡수되어 24시간 보습 효과를 유지시키고 피부의 길을 열어 다음 단계 제품의 흡수를 높여준다. 50ml, 30만원.
동일한 목표와 야망을 가진 세 명이 만났다.
그들의 이름을 내건 프랑스 기반의 가구 브랜드 피에르 오귀스탱 로즈는 이상을 뛰어넘어 현실에서 펼쳐낸 결과물이다.
2016년 프랑스 빈티지 딜러인 피에르 베나르 Pierre Bénard와 오귀 스탱 들뢰즈 Augustin Deleuze는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벼룩시장인 폴 베르 시장에서 처음 만났다. 그들은 디자인에 대한 열정과 취향을 서로 공유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소유하고 싶었지만 그간 가구 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상적인 가구를 머릿속으로 그렸고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가구 브랜드를 론칭하기로 결심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력자가 필요했다. 프랑스 장인 정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유럽의 숙련된 장인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니나 로즈 Nina Rose가 적임자였다. 그녀의 합류는 본격적인 가구 생산을 가속화하는 촉진 기점이 되었다.
피에르 오귀스탱 로즈는 20세기의 위대한 거장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심플하지만 클래식하고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라운드 셰이프에 풍부한 부피감이 돋보이는 190, 240, 280, 370 소파가 있으며 1인용 암체어 카딜락, 르 미니토레, 르 벤돔을 비롯한 패브릭과 나무 소재의 조합이 어우러진 체어와 커피 테이블, 선반, 조명 등 다양한 품목을 갖추고 있다. 흠 잡을 데 없는 최고의 품질과 세련된 디테일로 새로운 클래식을 정의 하는 피에르 오귀스탱 로즈에게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 명이 함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피에르 오귀스탱 로즈의 탄생 스토리를 들려달라. 모든 것은 파리의 벼룩시장에서 시작되었다. 몇 해 전,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폴 베르 벼룩시장에서 나는 피에르를 만났는데, 그는 전 광고 회사 임원으로 훌륭한 빈티지 갤러리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금세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이는 단지 시간 문제일 뿐 당시 가구 시장에서는 볼 수 없는 가구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이후 장인 정신에 대한 진정한 지식을 지닌 또 다른 디자인 애호가인 니나 로즈가 합류했고, 그녀만의 노하우와 대담한 아이디어는 우리가 꿈꾸는 완벽한 가구를 만들기 위한 촉진제가 되었다.
브랜드 컨셉트에 대해 설명해달라. 젊은 하우스는 시작할 당시 세련된 프랑스 스타일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20세기의 위대한 거장들의 유산에 경의를 표하는 디자인으로 말이다. 시대를 초월한 대담함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는 파리지앵, 냉철함,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의 3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겠다.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나? 1940년대에서 1950년대 사이의 골동품 가구를 비롯한 각종 소품과 한 시대를 대표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장 미셸 프랭크 Jean Michel Frank와 같은 프랑스 디자이너에 대한 공통된 취향에서 비롯된다.
전체적으로 각이 없는 둥근 형태와 풍부한 부피감이 돋보인다.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무엇인가? 단순하고 곡선적인 선은 우리의 디자 인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다. 풍부한 볼륨감은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취급되기도 하며 주변의 오래된 것과 충돌하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가구 자체가 주는 이미지도 있지만, 고대 그리스 로마의 건축물과 조각상 등을 배경으로 한 브랜드 이미지가 돋보인다. 사실 숨겨진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우리의 취향과 우주 그리고 고대와 현대가 하나가 되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준다. 또한 피에르와 나는 빈티지 미술품 딜러였기 때문에 고대 조각상은 우리 DNA의 일부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젊은 브랜드로 앞으로도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생산하며 컬렉션을 더욱 풍성하게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