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에너지와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아티스트 2인을 파리에서 만났다. 1994년생 프랑스 디자이너 오드리 라지와 남프랑스 예르 지방에 본거지를 둔 디자인 스튜디오 13 디저트를 소개한다.
Scale of Infinity, AUDREY LARGE
갓 서른의 젊은 디자이너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닐루파 갤러리를 비롯해 이번 메종&오브제의 라이징 탤런트로 선정되었다. 자신만이 가진 강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물론 운도 있고, 많은 노력도 있었다. 시기 적절한 때에 나를 신뢰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 이유도 크다. 컴퓨터 디자인과 3D 프린팅이라는 매우 기술적인 분야를 다루고 있지만 그 안에 나만의 감성을 담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말을 걸고 자유로움을 전하고 싶다.
거대한 스케일감과 여태껏 보지 못한 낯선 형태와 소재가 돋보인다. 작품의 특징을 설명해달라.
우두커니 서 있는 듯한 모호한 물체 만드는 것을 즐긴다. 그것들이 기계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졌는지, 디지털인지 물질인지, 미래적인지 고대적인지, 기능적인지 조각적인지 알 수 없다. 정해진 윤곽이 없고 시작이나 끝도 없다.
제작 과정이 궁금하다. 추상적인 형태를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시작하는가?
나의 접근방식은 꽤 직감적이고 자발적이다. 개인적인 시각 언어를 구축하고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하나의 물체를 깊이 탐색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러고 나서 형태를 스케치한다. 이 과정에서 종이 혹은 3차원을 자유롭게 오가며 그림을 그린다.
기술적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는가?
주로 컴퓨터로 작업한다. 3D 모델링 프로그램에서 펜과 그래픽 태블릿을 사용해 자유롭게 3차원으로 조각하고 그린다. 디지털 조각은 파라메트릭 3D 모델링보다 훨씬 직관적이며 매우 유기적인 형태도 만들 수 있다. 이는 손으로 직접 그려낸 표면에 움직임을 전달하며 물체에 생명과 감정을 불어넣는다. 그런 다음 FDM 3D 프린팅을 사용해 PLA 필라멘트로 실체화한다.
쉽게 옮길 수 있는 무게인가?
조각품은 상당히 가볍다. 특히 금속 주조나 유리에 비해서 말이다. 그렇다고 한 손으로 들 정도로 가볍지는 않다. 작품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형 작품은 최대 70kg까지 나간다. 이처럼 작품을 직접 들어보기 전까지는 그 무게를 알 수 없다는 점도 내게는 흥미로운 점이다.
Delicious Design, 13 DESSERT
지난해 열린 밀라노 가구 박람회를 통해 13 디저트를 처음 알게 되었다. 지난 1년간 어떠한 시기를 가졌는가?
지난해 이후로 모든 것이 가속화되었다. 밀라노 가구 박람회와 메종&오브제를 연속 2회 참가하면서 국제적 발전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현재 일본, 세네갈, 덴마크, 미국 등지에서 우리 제품을 찾아볼 수 있다. 파리의 주요 백화점을 비롯해 몇몇 작품은 프랑스 국립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조만간 한국에서도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열 계획이다.
숫자 ‘13’과 ‘디저트’는 무얼 의미하는가?
13과 디저트는 우리가 남프랑스의 휴양지 마을 예르에서 시작되었음을 암시한다. 남프랑스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13가지 디저트를 즐기는 전통이 있다. 우리 제품은 프랑스 또는 이탈리아에서 제작되어 작은 시리즈 형태로 출시된다. 현지 장인들의 노하우와 우리 스튜디오만의 스타일을 살린 제품을 통해 지역을 빛내고자 한다.
자유로운 형태와 세련된 감각에서 신선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13 디저트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재료의 웅장함, 형태의 몽롱함, 색채의 찬란함을 통해 새로운 지중해를 그려낸다. 심지어 겨울에도 화창한 해변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정해진 규칙 없이 풍부하고 실험적이며 지나치게 장식적이거나 불필요한 요소는 배제한다. 스튜디오에 소속된 디자이너들에게 13 디저트만의 고유한 정체성과 미학, 감정적 울림을 일으키는 제품을 창조해낼 것을 요구한다.
현재 두 명의 파운더 클레망 루겔롯 Clément Rougelot과 케빈 돌치 Kevin Dolci를 포함해 10여 명의 디자이너가 소속되어 있다. 디자이너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
늘 강력하고 독창적인 경험을 가진 디자이너를 찾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트렌드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 산업 과정과 장인의 노하우를 결합해 나온 미학은 항상 흥미롭기 때문이다. 10여 명의 디자이너들만 봐도 꽤 다른 미학을 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3 디저트 컬렉션 안에서는 모두 일관성이 있다는 사실 또한 눈 여겨봐야 하는 강점이다.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올해는 신규 컬렉션을 개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다. 프랑스 주요 기업들과의 협업에 대한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실험, 테스트, 노하우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무엇보다 우리와 다양한 경험을 나누기 원하는 파트너를 만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