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ie but Go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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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집이라고 해서 무조건 뜯어내고 새로 고치는 경우가 많은 요즘 박혜진, 전승철 씨 부부의 신혼집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 낡은 아파트도 어떤 아이템을 두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니 말이다.

크기 86.94㎡ 타입 아파트 구성원 부부, 반려견 예산 1000만원 이하 (가구 700만원, 셀프 페인트 50만원)

박혜진, 전승철 씨는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한 신혼부부다. 결혼한 지 6개월 된 부부는 최근 노릇노릇한 털을 지닌 반려견 장군이를 가족으로 맞아 더욱 돈독해진 신혼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신혼집은 손을 대자면 끝도 없을 만큼 오래된 아파트였지만 부부는 큰 욕심을 내지 않았다. 대신 마음에 들지 않았던 방문 색깔을 모두 흰색 페인트로 직접 칠했고 벽지를 바르는 정도로 전체 공사를 마무리했다. “공사를 시작하자니 이것저것 손볼 것이 많았어요. 창호는 물론이고, 벽의 수평, 수직을 바로잡거나 주방 공사 등 일이 커질 것 같았죠. 집 안 대부분은 그대로 두고 대신 깔끔하게 정리만 하기로 했어요.” 아내인 박혜진 씨는 코스메틱 브랜드에서 경력을 쌓다가 인테리어 디자인에 푹 빠져 공부한 뒤 두 번째 직업으로 전향을 준비하고 있다. 작품을 좋아해서 액자를 많이 걸었고, 거실에는 TV 대신 부부가 좋아하는 음악을 위한 오디오 시스템을 두었다. 침실 외에 방 두 개는 각자의 서재 겸 작업하는 방으로 사용하고 있다. 책과 그래픽적인 요소가 많은 남편의 서재와 흰색 위주의 정갈한 아내 서재가 마주보고 있는 점이 재미있다. 방 두 개를 서재로 사용하면서 옷방을 따로 둘 수 없었기에 부부 침실에 짙은 그레이 컬러 옷장을 둬 수납을 해결했고 확장 공사를 하지 않아 베란다에도 짐을 수납할 수 있었다. 좁을 수도 있는 주방과 거실도 채도가 낮은 컬러와 간결한 디자인의 아이템들로 채워 편안하다. 지나치게 유명한 디자인 아이템은 없지만 컬러와 디자인까지 하나하나 신경 써서 고른 것들이다. 부엌 벽에 붙어 있는 오래된 타일도 컬러가 마음에 들어 그대로 두었는데 지금 집의 분위기와 썩 잘 어울린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발을 내딛은 아내에게 이 집은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무엇이든 새것을 선호하는 요즘, 박혜진, 전승철 씨의 신혼집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간의 넓이는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어떻게 두는지가 중요할 뿐. 이것이 진정한 셀프 인테리어의 첫걸음이 아닐까.

1 TV 대신 오디오
TV를 잘 보지 않는 부부는 거실과 침실 어디에도 TV를 두지 않았다. 대신 음악을 좋아해 거실에 오디오 시스템을 마련했다.

2 아내의 서재
흰색 이동식 수납장인 보비 트롤리에는 CD를 가득 수납했다. 주로 무채색 가구로 꾸민 아내의 서재는 화사하고 단정한 분위기다.

3 남편의 서재
라운지 체어와 그래픽적인 액자가 걸린 남편의 서재. 맞은편엔 컴퓨터 책상을 두었다. 스타일이 다른 두 개의 서재가 마주 보고 있어 재미있다.

4 침실을 채운 옷장

방 2개를 서재로 사용하면서 부족해진 수납공간은 이케아에서 구입한 옷장을 침실 한쪽에 두어 해결했다. 검은색 발뮤다 선풍기와도 잘 어울리는 공간.

5 넓지는 않지만 편안한 거실
주방과 거실의 경계가 모호하지만 최소한의 가구와 장식으로 공간을 꾸몄다. 냉장고도 두 사람의 식생활에 맞는 작은 것으로 구입했다.

6 반려견 장군이
시바견인 장군이를 가족으로 맞이해 부부 사이가 더욱 돈독해졌다. 거실에는 좌식 방석을 두어 손님이 오면 앉거나 장군이가 잠을 잘 수 있다.

7 장군이와 한 컷
장군이와 포즈를 취한 박혜진 씨. 오래전부터 있던 녹색 주방 타일을 그대로 두었는데 민트색 무토 조명과 잘 어울린다.

8 빈티지한 그릇
아내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소품과 그릇들. 가구는 모던한 것을 좋아하지만 그릇이나 주방 도구는 빈티지한 디자인 제품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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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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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frican Road

The African Road

The African Road

역시 이번 여름에도 아프리칸 스타일의 패브릭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 낙타색, 모래색, 황갈색 가죽 톤과 결합한 아프리카 패브릭에서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반짝이는 캠핑 트레일러가 떠오른다.

Fabric Market
(위에서 부터)1,2,3 자수를 놓은 화려한 패턴의 면 쿠션은 CSAO 제품. 69유로. 4,5,7 유기농 면 이불은 CSAO 제품. 124유로부터. 6 다이아몬드 패턴을 프린트한 면 이불 ‘귀자라 Gujarat’는 카라반 Caravane 제품. 280유로. 8 스틸 프레임의 자전거 ‘카고 바이크 Cargo Bike’는 르 프티 포퇴르 Le Petit Porteur 제품. 640유로. 9 블루 컬러의 친환경 면 쿠션 ‘사디니안 폼폼 Sardinian Pompom’은 앙토넬로 테드 Antonello Tedde 제품으로 더 콘란 숍 The Conran Shop에서 판매. 285유로. 10,11 레트로풍 패턴의 유기농 면 베개 커버는 CSAO 제품. 18유로부터.

벽에 칠한 매트한 친환경 식물 아크릴 페인트는 퓨어&페인트 Pure&Paint의 ‘C1 4-f’ 컬러. 바닥에 칠한 매트한 아크릴 페인트는 톨랑스 Tollens의 ‘T 2159-1 파피에 다르메니 Papier d’Armenie’ 컬러.

 

African Salon
(위에서 부터)1 메탈 프레임에 면을 커버링한 펜던트 조명 ‘시디 Sidy’는 AM.PM. 제품. 39유로. 2 프린트가 화려한면 쿠션은 홈 오투르 뒤 몽드 Home Autour du Monde 제품. 60유로. 3 플라스틱 끈을 손으로 엮어 만들었고 앉아서 대화를 나누기에 좋은 벤치 ‘카리브 비 아비 Caribe Vis a Vis’는 세바스티안 헤르크너 Sebastian Herkner 디자인으로 에임스 Ames 제품. 2490유로. 4 모로코에서 짠 양모 태피스트리 ‘스트라이프 Stripe’는 더 콘란 솝 제품. 1395유로. 5 파이앙스 피처 ‘자자 Zaza’는 플뢰 Fleux 제품. 37유로. 6 섬유 줄기로 짠 수공예 바구니 ‘로셰 Rocher’는 메르시 Merci 제품. 290유로. 7 버들가지로 짠 스툴 ‘온도로 Ondoro’는 AM.PM. 제품. 89유로.

벽에 칠한 매트한 친환경 식물 아크릴 페인트는 퓨어&페인트 pure&paint의 ‘C1 4-e’ 컬러. 바닥에 칠한 매트한 아크릴 페인트는 아르질 Argile의 ‘테르 드 시엔 Terre de Sienne’ 컬러.

Moroccan Lounge
(왼쪽에서 부터) 1 메탈 프레임에 가죽을 커버링한 암체어 ‘론도 Rondo’는 루시 쿠렌 Lucy Kurrein 디자인으로 더 콘란 숍 제품. 5250유로. 2 기하학적인 패턴의 면 쿠션은 홈 오투르 뒤 몽드 제품. 60유로. 3 스틸 소재의 펜던트 조명 ‘랑프 아상블레 N° 22 Lampe Assemble N° 22’는 마크 에덴 슐리 Mark Eden Schooley 제품. 260유로. 4 등나무 껍질을 손으로 엮어 만든 조명 ‘아마니타 Amanita’는 움베르토&페르난도 캄파나 Humberto&Fernando Campana 형제가 알레시 Alessi를 위해 디자인한 제품. 실베라에서 판매. 429유로. 5 재활용 패브릭으로 짠 모로코 핸드메이드 태피스트리는 카라반 제품. 780유로. 6 나무 상판에 뿌리 모양의 다리를 단 테이블은 메르시 제품. 260유로. 7 프린트된 나무 트레이 ‘왁스 Wax’는 상투 Sentou제품. 85유로. 8 멜라민 접시 ‘왁스’는 상투 제품. 4개 세트 8유로부터. 9 생분해성 대나무 섬유로 만든 주황색 숟가락 ‘구스토 Gusto’는 상투 제품. 10유로. 10 손으로 자수를 놓은 리넨 쿠션 커버 ‘커브드 대시 Curved Dash’는 더 콘란 숍 제품. 75유로.

벽에 칠한 매트한 친환경 식물 아크릴 페인트는 퓨어&페인트의 ‘C1 4-e’ 컬러. 바닥에 칠한 매트한 아크릴 페인트는 아르질의 ‘테르 드 시엔’ 컬러.

Roses of the Sands
1,5 시트를 아프리칸 스타일의 패브릭으로 씌운 묵직한 떡갈나무 의자 ‘이자벨 왁스 Isabelle Wax’는 상투 제품. 개당 270.25유로. 2 아프리카 가면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양모 태피스트리 ‘누도 Nudo’는 세바스티안 헤르크너 디자인으로 에임스 제품. 680유로. 3 플라스틱 줄을 엮어 만든 암체어 ‘에임스 카리브 Ames Caribe’는 세바스티안 헤르크너 디자인으로 에임스 제품. 680유로. 4 청록색 크로셰 장식의 양모 쿠션 ‘니도 Nido’는 세바스티안 헤르크너 디자인으로 에임스 제품. 106유로. 6 검은색 라인이 그려진 면 쿠션은 홈 오투르 뒤 몽드 제품. 60유로. 7 바둑판 모양의 테라코타 꽃병은 메르시 제품. 개당 165유로. 8 블로잉 기법으로 만든 조명 ‘글라스 드롭 Glass Drop’은 패션 브랜드 디젤 Diesel이 포스카리니 Foscarini와 함께 디자인한 제품. 실베라 바스티유 Silvera Bastille에서 판매. 950유로.

벽을 칠한 매트한 친환경 식물 아크릴 페인트는 퓨어&페인트의 ‘C1 4-f’ 컬러. 바닥에 칠한 매트한 아크릴 페인트는 톨랑스의 ‘T 2159-1 파피에 다르메니’ 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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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에덴 슐리 Mark Eden Schoo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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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 a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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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색으로 벽에 온통 페인트를 칠했다. 그리고 컬러풀한 바탕 안에 디자이너인 남편의 작품과 우리가 아끼는 물건들을 툭툭 놓았다. 컬러가 지배하는 우리의 신혼집은 마치 그림 같았다.

크기 86.94㎡ 타입 빌라 전세 구성원 부부 예산 4000만원

남편은 우리 집을 보고 ‘그리스 산토리니’ 같다고 했다. 나는 푸른색을 배경으로 한 정물화 같다고 느낀 적이 있다. 짙은 프루시안 블루, 청보라에 가까운 하늘색, 아주 밝은 회색 세 가지 색 페인트를 실내에 적극 사용해서도 그렇지만 의도치 않게 예산 문제로 목공으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시멘트로만 벽을 마감해 울퉁불퉁한 질감이 그대로 남았기 때문이다. ‘조금 불편한 것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우리 부부는 3층 규모의 빌라 전체를 신혼집으로 얻은 것을 행운으로 여기고 각 층을 오갈 때마다 외부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핸디캡마저도 재미로 받아들이는 중이다. 한 층당 9평 정도의 면적으로 이루어진 이 건물은 원래 각 층에 한 가구씩 살았던 오래된 빌라였기에 개조가 필수였다. 지인인 집주인은 세입자인 우리가 원하는 대로 집을 고치도록 허락했고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소개해주었다. 그리고 지하는 남편의 작업실, 1층은 주방과 거실, 2층은 드레스룸과 침실로 구조를 변경하고 공사를 진행했다. 예산은 4천만원. 빌라 전체를 수리하기에는 빠듯한 금액으로 철거, 섀시 교체, 페인트 도장, 전기 공사, 각 층마다 있는 욕실을 수리하고 주방을 새로 시공했다. 또 1, 2층의 바닥에는 데코 타일을 깔았다. 꽤 많은 부분을 수정했지만 최소한의 금액으로 진행된 탓에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챙겨야 하는 디테일한 부분은 우리 몫이었다. 집을 고치면 누구나 겪는 마음고생을 처음으로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좁은 집에 일반적으로 권하는 흰색을 추천했지만 여느 집과 달라 보이고 싶었던 우리는 컬러를 포기할 수 없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흑백사진을 보는 듯한 모노톤의 인테리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인간이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색이 대략 천만 가지라는데, 자연이 준 이런 특혜를 저버리고 싶지 않다고나 할까. 디자인 전공자인 나와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남편은 이런 점에서 의견이 잘 맞았다. 컬러를 한껏 머금은 벽면은 채광에 따라,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색이 달라 보인다. 어느 때에는 더없이 화사해졌다가 어떤 때에는 한껏 차분해지는데 그 작은 공간이 아주 변화무쌍하다. 아무튼 결론은 하나다. 컬러를 어려워하지 말 것!

1 색과 소재의 대비
하늘색 벽과 갈색 유리 조명, 시어 커튼. 우리는 색과 소재에서 오는 대비감을 좋아한다. 대리석 오브제는 남편의 작품, 현무암 문진과 북엔드는 서정화 작가에게 선물 받은 것이다.

 

2 밖이면서 안
1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엄밀히 말하면 야외이지만 실내처럼 벽시계를 걸고 선인장 화분을 두었더니 온실 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3 블루 그리고 블루

침실로 이어지는 공간은 두 가지의 블루 컬러가 극명하게 만나는 곳이다. 색이 점차 어두워지도록 배색한 것인데, 덕분에 공간감이 한층 깊게 느껴진다.

 

4 문 없이도 다른 공간
반지하에 마련된 서재. 바깥은 짙은 파랑으로 방 안은 밝은 회색으로 칠했더니 문이 없어도 공간이 나뉘어 보이는 효과가 생겼다.

 

5 파란 대문 앞에서
남편인 김진식 작가와 나. 푸른색의 공간은 검은색 대문을 열면서부터 시작된다.

 

6 물건의 재구성
다이닝 공간 겸 거실. 하늘색 배경을 중심으로 흰색 커튼과 이케아에서 산 원형 테이블, 카르텔의 루이 고스트 체어를 두었다. 커튼을 제외한 모든 물건들은 서로가 결혼 전 가지고 있던 것으로, 이 공간에 재조합해놓았다.

 

7 에메랄드색 주방

주방에는 파랑과 초록의 중간색인 에메랄드 컬러를 메인으로 사용했다. 단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라는
이유로 골랐는데, 덕분에 주방에 자주 오고 싶어지는 효과가 생겼다.

 

8 바닷속 침실
침실에는 어두운 색을 사용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짙은 파란색 벽으로 칠한 침실에는 붉은색 산호가 그려진 침구를 선택해 대비를 주면서도 ‘바다’라는 테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연출했다. 침구는 모두 자라홈, 벽에 걸어놓은 오로라 그림은 강연지 작가의 작품, 플로어 조명은 아르떼미데 제품으로 두오모에서 구입했다.

 

9 어둠에서 밝음으로
서재 맞은편에 있는 작업 공간. 짙은 파랑으로 칠한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시선이 열리도록 했다.

 

10 좁고 긴 욕실
2층 욕실은 폭이 좁아서 일자로 길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했다. 긴 타원형의 욕실 거울은 남편이 디자인한 것. 벽에 걸어놓은 오래된 그림은 신혼여행에 갔을 때 취리히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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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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