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완벽한 합으로 꾸민 집을 만났다. 까다롭게 선택한 만큼 실내를 채우고 있는 사소한 것 하나에도 그들의 스토리가 담겨 있다.

거실을 가로막는 중문을 없애 부부가 일을 하면서도 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주방과 이어져 있어 음식 냄새가 날 수도 있지만 활용도를 감안해 과감히 문을 없앴다.
이국적인 멋스러움이 조화롭게 묻어나는 내수동의 한 아 파트를 찾았다. 독특한 느낌을 물씬 풍기는 이 집 은 스페인에서 건너온 건축가 다니엘 바예 Daniel Valle와 보자기 아티스트 로 활동하고 있는 아내 박은주 씨의 집이다. 고향인 스페인은 물론 여러 유 럽 국가를 경험하며 안목을 넓혀온 남편과 우리 고유의 아름다움을 전달하 는 직업을 지닌 아내가 만나서일까, 그들이 만들어낸 시너지는 대단했다. “이 집을 선택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 고민했어요. 저희 둘 다 한국의 예스 러움과 편리함이 공존하는 강북을 선호했어요. 약 2년간 5분 거리에 위치한 아파트에 살았기 때문에 이 동네가 저희한테는 아주 익숙했죠.” 부부가 설 명했다. 외국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광화문은 꾀나 매력적일 것이며, 한옥과 작은 상점을 즐겨 찾는 아내에게 내수동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지처럼 보였다.

부부가 작업을 하거나 아내의 보자기 홈 클래스가 진행되는 라이브러리 공간. 한국적인 매력을 지닌 페이퍼 조명이 은은한 빛을 낸다.

파스텔 톤과 원색적인 컬러를 적절히 믹스&매치한 거실. 세덱에서 구입한 소파에 반려묘 랄라가 앉아 있다. 식물을 좋아해 집 안 곳곳에 다양한 수종의 식물을 배치했다. 알록달록한 색상의 벽에서 밝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라이브러리의 벽 한 면에 부부의 추억이 담긴 액자를 진열했다. 아내가 무용을 배우던 시절의 모습과 남편의 전시 포스터와 작업 스케치 등으로 그들만의 스토리 벽을 만들었다.
밝은 갤러리 같은 인테리어는 우리의 취향과는 정반대예요. 우린 안락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심미적 아름다움까지 더해줄 디자인 조명을 선택했죠.
하지만 이들 부부의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가장 먼저 편의시설은 갖췄으면서도 조용할 것, 아파트 내 길목 은 잘 조성되어 있는지, 자칫 거실의 미관을 해칠 수 있는 베란다가 있는지, 마지막으로 남산 뷰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층수까지 고려했다. 그런데 부부가 그토록 원했던 모든 조건을 갖춘 집을 발견한 것이다. 이제 집의 내 부를 채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백색의 천장 조명을 뜯어내고 벽지 대신 페인트를 칠했으며, 유럽식 건식 화장실로 바꿨다. 천장 조명을 떼어 낸 자리는 은은한 노란빛을 띠는 조명을 적절히 믹스해 그 역할을 대신했 다. “밝고 갤러리 같은 인테리어는 우리의 취향과는 정반대예요. 우린 안락 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심미적 아름다움까지 더해 줄 디자인 조명을 선택했죠.” 그리고 또 눈에 뜨인 것은 카펫이다. 거실과 다이닝 테이블 그리고 부부의 작업실 테이블 아래에도 카펫이 깔려 있다. “공간을 나누는 데 카펫만 한 것이 없어요. 가구만 턱 하니 두기보다 카펫으 로 그 공간의 활용도를 알리는 거죠.” 다니엘이 설명했다. 고가의 가구와 경 제적 비용을 들여 디자이너의 손길로 완성한 갤러리 같은 집이 하나의 멋진 사례는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집이란 부부의 살아온 배경이나 의식하 지 않은 내면의 감성과 그들만의 스토리를 담아야만 진정한 의미를 지닐 것 이다. 부부는 이제 갓 집을 꾸미기 시작한 이들에게 자신만의 특색을 찾아 보길 권유했다.

한국적인 분위기의 침실. 아내가 직접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전통적인 물건으로 가득하다. 침대에 놓인 원앙 한 쌍이 앙증맞다.

정사각 구조의 주방에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다이닝 테이블과 카펫이 조화롭다.

건식 화장실이기 때문에 가능한 페인트 벽과 나무 세면대.
ABOUT HOUSE
면적 148㎡
주거 형태 아파트
구성원 부부
인테리어 및 시공 셀프 인테리어
추천 아이템 컬러풀한 포인트 벽, 디자인 조명, 용도별 카펫, 건식 화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