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entic Baltic

풍경과 어우러지는 명상의 안식처

풍경과 어우러지는 명상의 안식처

 

건축가 얀 헨릭 얀센이 디자인한 덴마크의 유리 집. 세상 끝 낙원 같은 이 집은 다니엘과 앙드레에게 명상의 안식처이다.

 

땅과 바다 사이. 코펜하겐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이 집은 한쪽은 바다를, 다른 쪽은 숲을 면해있다. 건축가 얀 헨릭 얀센이 건축한 모던한 집이 풍경 속에 파묻힌다.

 

양쪽에서 사용하는 거실의 가스 벽난로 덕분에 부엌과 다이닝룸을 동시에 난방할 수 있다. 에일러센 Eilersen 카나페 앞에 있는 가죽 푸프 ‘모노 Mono‘는 비르짓 듀 Birgitte Due와 요나스 트람페다흐 Jonas Trapedach 디자인으로 프레데리시아 퍼니처 Fredericia Furniture. 안쪽에 있는 티크 의자 ‘위시본 Wishbone’은 한스 J. 베그너 Hans J. Wegner 디자인으로 칼 한센 Carl Hansen.

 

“심플한 집을 원했어요.
야생의 환경에서 자연과 하나를
이루는 집 말이에요.”

 

커다란 통유리창이 아주 가까운 바다를 주인공으로 만든다. 부엌과 다이닝룸에 있는 테이블은 건축가가 맞춤 제작했다. 테이블 위에 설치한 세 개의 검은색 펜던트 조명 ‘톨드보드 170 Toldbod 170’은 루이스 폴센 Louis Poulsen. 티크 의자 ‘위시본’은 한스 J. 베그너 디자인으로 칼 한센. 꽃병은 디테 피셔 Ditte Fischer. 세라믹 접시는 벼룩시장에서 구입.

 

“조용하고 느긋한 파티오에서 과일나무와 연못을 바라보며 하루를 보내곤 합니다. 첫 서리가 감싸는 것처럼 포근한 온기가 저를 보호해주죠.” 의사 부부인 다니엘과 앙드레는 바닷가 집에서 살기로 결정한 뒤 이동이 편한 단층집을 찾았다. 가족과 친구들을 초대할 생각이었지만 둘만 있을 때에도 텅 빈 듯한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파티오를 중심으로 연결 되는 직사각형 집을 구상했어요. 이렇게 하면 침실 두 개와 욕실이 있는 ‘날개’ 쪽 공간에 손님들이 머물 수 있거든요. 부부 공간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말이죠.” 건축가 얀 헨릭 얀센이 설명한다. 한쪽에는 숲이, 다른 쪽에는 바다가 있으며, 코펜하겐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자리한 이 대지는 부부가 원하는 바와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땅도 길고 위치도 좋았지만 기존에 있던 집은 곧 무너지기 일보직전이라 건축가는 원래의 집을 부수고 단층집을 새로 지었다. 바다를 향하는 거실에는 통유리창을 설치해 끝없이 펼쳐지는 파도를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했다. “바다가 보이는 쪽이 북향이라 서 남쪽에 큰 창을 만들었어요. 태양의 따뜻한 빛을 되찾기 위해서요.” 그 결과 심플하면서도 채광이 좋은 공간이 완성됐다. 이 집은 주변의 자연과 하나로 어우러진다.

 

바다를 향하는 공간은 건축가가 따뜻한 금빛 나무로 디자인한 벽으로 나뉜다. 바닥은 이탈리아산 트래버틴으로 마감했다. 부엌 끝에 있는 테라스에는 떡갈나무 가구를 놓았다. 루이스 폴센 Louis Poulsen. 티크 의자 ‘위시본’은 한스 J. 베그너 디자인으로 칼 한센. 꽃병은 디테 피셔 Ditte Fischer. 세라믹 접시는 벼룩시장에서 구입.

 

“거실은 열린 공간이면서
아늑해서 이곳에 있으면
기분이 좋아요.”

 

주문 제작한 나무 아일랜드에는 바닥과 조화를 이루는 이탈리아산 트래버틴 조리대를 얹었다. 황동 수전은 쿠우커 Quooker. 테이블과 벤치는 건축가가 디자인했다. 꽃병은 디테 피셔. 세라믹 접시는 벼룩시장에서 구입.

 

“침실은
그림엽서 같은 풍경으로
열려 있어요.”

 

부부 침실의 침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마치 천국 같다. 소나무 뒤로 바다가 보인다. 아주 그래픽적인 이 방은 건축가가 나무 상자처럼 디자인했다. 침대 헤드보드 뒤에 책상을 만들고 두 개의 테이블 조명(빕 Vipp)을 설치했다. 가죽으로 된 회전 암체어는 프레데리시아 퍼니처.

 

이탈리아산 트래버틴으로 마감한 욕실은 숲으로 향하는 정원을 면하고 있다. 러프한 황동 수전은 볼라 Vola.

 

자연에 파묻힌 이 집에서는 고요함과
명상을 누릴 수 있어요.”

 

소나무가 자라는 작은 길은 정원 끝의 해변으로 이어진다.

 

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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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로랑스 티에리 Laurence Thierry, 샤를로트 바이유 Charlotte Billy

photographer

얀 데레 Yann De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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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하이엔드 캐비닛

홈 바를 위한 디자인 가구 '스크리늄 캐비닛'

홈 바를 위한 디자인 가구 '스크리늄 캐비닛'

 

‘나무로 이런 가구를 만들 수 있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목재를 향한 연구와 열정을 선보여온 체코티콜레지오니에서 신제품 ‘스크리늄 캐비닛’을 소개한다. 디자이너 주세페 카사로사가 디자인한 이 캐비닛은 18세기에 유행한 접이식 책상에서 영감받은 것으로 월넛 소재와 황동 프레임으로 이뤄져 있다. 문 안쪽은 가죽으로 마감했고, LED 조명과 옻칠한 나무 서랍이 있어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간이 책상, 화장대, 장식장 등 원하는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지만 홈 바를 위한 캐비닛으로 사용할 때 가장 빛을 발할 듯하다.

 

TEL 02-6480-8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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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아카이브

공간 디자이너 조희선의 과감한 믹스&매치 홈 스타일링

공간 디자이너 조희선의 과감한 믹스&매치 홈 스타일링

 

공간 디자이너 조희선의 새로운 작업실을 찾았다.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취향이 오롯이 묻어 난다.

 

새로운 작업실의 거실 전경. 보쎄, 모로소, 아르떼미데 등 다양한 브랜드의 가구와 그가 직접 디자인한 보라색 소파가 어우러져 조희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따뜻한 온기와 가구, 가전은 있지만 촬영이 생기면 서둘러 옮기고 숨겨야 할 ‘생활감’은 존재하지 않는 공간. 어느덧 공간 디자이너로 일한 지 30년 차를 맞이한 스튜디오 조희선의 대표 조희선도 언제나 그런 공간을 꿈꿨다. 이렇다 할 사무실을 마다하고 구로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 새로운 작업실을 마련한 이유다. “4년 전 망원동 상가에 작업실을 냈어요. 그곳은 아무리 제가 집처럼 꾸며 놓아도 영혼이 없더라고요. 사실 첫 작업실이 저희 집이었는데, 돌이켜보면 많은 분이 그때 그 공간을 좋아해준 것 같아요. 어느덧 제 나이가 50대에요. 미친 듯이 달릴 나이는 아니고,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했어요.”

 

레벨월스 뮤럴 벽지로 보태니컬한 분위기를 완성한 게스트룸. 침대는 밀라노 리빙, 협탁은 씨세이.

 

그에게 주어진 새로운 도화지 같은 이곳은 취향을 집대성한 아카이브에 가깝다. 선뜻 시도하기 어려운 과감한 컬러의 벽지와 가구 등을 믹스&매치하고, 주방 상판으로만 사용하는 칸스톤 소재를 주방 벽 전체에 둘렀으며, 거실 정중앙에는 샹들리에를 연상시키는 아르떼미데 펜던트 조명을 달아 고정관념을 부순 것. 현관 입구부터 거실까지 이어지는 긴 복도는 천장을 노출하고 스폿 조명을 설치해 흡사 갤러리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무엇보다 집 안 곳곳에 그와 협업한 삼성전자, 디사모빌리, 씰리, 자코모 등 브랜드 가구와 가전을 배치해 조희선이라는 디자이너의 색깔을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이곳은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가구와 오브제를 지속적으로 바꿔갈 예정이에요. 리빙 아이템이 집이라는 공간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실질적으로 구현해놓은 공간인거죠. 제가 직접 디자인한 가구와 소품을 이곳에서 선보이고, 소수 정예로 프라이빗 클래스도 진행하고요. 모델하우스와는 달리 온기가 느껴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스튜디오나 백화점 쇼룸에서는 전달할 수 없는 메시지가 더욱 잘 전해지는 것 같아요.”

 

 

본업뿐 아니라 대학 강의,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맹활약 중인 그는 지난 4개월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냈다. 5월 중순 방영을 앞둔 채널A <하트시그널4>에서 전체 공간 스타일링을 의뢰해왔기 때문. 530㎡에 달하는 공간을 채우고 여덟 명의 커틀러리 하나까지 셀렉트하다 보니 협찬을 받는 데에만 4개월이 소요됐다. 그 결과 열 명의 넘는 작가의 작품과 케탈, 리네로제, 보쎄, 아르떼미데, 비비아 등 해외 유수 브랜드의 가구와 소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청춘 남녀들이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이전 시즌을 찬찬히 봤는데, 제가 보기에는 유행하는 이것저것을 대충 다 모아 놓은 느낌이었어요. 제가 포스터나 가품은 절대 쓰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고 직접 작가들과 함께 브랜드 하나하나를 컨택한 거죠. 힘들었지만 완성된 공간을 보니 무척 뿌듯했어요”

 

상판으로 사용하는 현대 L&C 칸스톤 소재를 벽에 둘러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주방. 여럿이 모이는 상황을 고려해 아일랜드를 넓게 디자인했다.

 

스폿 조명으로 갤러리처럼 꾸민 복도. 벽에 걸린 작품은 지속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현관 옆에 마련한 작은 쇼룸. 폴란드 유리공예가인 슬로키와 함도하 작가의 작품을 함께 배치했다.

 

그가 꾸민 공간을 유심히 보면 하나같이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믹스&매치다. 새로운 작업실도 그렇다. 20년 전 파리에서 사온 앤티크 시계부터 10년 전부터 써온 프리츠한센 의자까지 다양한 브랜드와 작가, 세월이 한데 뒤섞여 그의 취향을 오롯이 만들어낸다. “예전에 한번은 리모델링한 집 기사가 온라인에 올라가면서 제 이름이 빠졌는데, 누군가가 ‘조희선이네. 뻔하네’ 하는 댓글을 달았더라고요. 그게 분명 욕인데도 불구하고 제 것을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싫지가 않더라고요(웃음). 남과 비슷한 게 아니라 저만의 색깔이 있다는 게 참 좋아요. 제가 학생들한테도 자주 말하는데, 똑같은 재료를 30명에게 주면 30개의 다른 제품으로 나와야 한다고요. 사실 지금은 다 똑같아요. 섞여야 자기 것이 되는데, 과도기인 거죠.”

그는 요즘 아직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지 못한 이들을 위한 홈 스타일링 책을 준비 중이다.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가구와 소품은 넘쳐나지만 매번 어디선가 본 듯한 공간처럼 흉내 내는 현실이 내심 아쉬워서다. “고급 공사를 하고 명품 가구로 채우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에요. 하지만 공사 없이 기존 가구와 소품으로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거든요. 공간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큰 가구보다 작은 소품부터 하나씩 시작해보세요. 차곡차곡 모아가다 보면 어느새 취향이 되어 있을 거예요.”

 

그동안 차곡차곡 모아온 소품을 보관하는 소품실. 안쪽 베란다는 세탁실로 꾸몄다.

 

거울 속에 비친 복도. 곳곳에 거울을 배치해 공간감과 재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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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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