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으로 만든 키친

알루미늄으로 만든 키친

알루미늄으로 만든 키친

덴마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빕 VIPP이 알루미늄 키친 V3를 출시했다. 앞서 2011년 미니멀하고 기능적인 미학의 모듈형 주방 V1을 2021년 유기농 소재의 우드로 V2 주방을 선보인 바 있다. 빕이 호텔로 운영 중인 굴뚝 하우스에서 영감은 얻은 이번 컬렉션은 빕의 트레이드마크 소재 중 하나인 압출 알루미늄으로서 세련된 미학을 선보인다. 수직적인 패턴의 알루미늄 캐비닛 위로 손잡이가 눈에 띄지 않도록 통합된 형태로 마감한 것이 특징. 조리대 가장자리는 둥글게 처리해 산업용 소재인 알루미늄을 좀 더 부드럽게 표현했다. 특히 네 개의 다리 위로 떠 있는 듯한 모듈 형태는 그 자체로 조각품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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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넘나드는 집

경계를 넘나드는 집

경계를 넘나드는 집

건축과 인테리어,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프랑스 디자이너 부부의 실험실 같은 리스본 하우스.

“우리에게 집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받아들이는 곳이에요. 단순한 보금자리를 넘어 예술과 디자인을 홍보하는 플랫폼이죠.” 예술과 건축적 요소, 빈티지 가구를 혼합해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선보이는 프랑스 디자인 듀오 올리비에 가체 Olivier Garcé와 클리오 디모프스키 Clio Dimofski. 2021년 뉴욕에서 활동하던 부부는 갑작스런 코로나19 시대를 맞게 되었다. 그래서 갤러리에서 전시를 열 수 없는 지역 아티스트들을 위해 자신의 뉴욕 레지던스를 오픈했다. 아파트 구석 자투리 공간조차 놓치지 않고 공예품을 두며 생활 깊숙이 스며든 예술과 집의 역할에 주목한 이들이 다음으로 향한 곳은 포르투갈 리스본. 일과 삶의 균형을 잡아가며 여유로운 삶 자체를 즐기는 포르투갈에 매료되어 이주를 결심했다.

빈티지 가구와 공예품이 어우러진 거실. 데이베드는 샬롯 테일러 Charlotte Taylor, 암체어는 악셀 에이나르 요르트 Axel Einar Hjorth.

 

클리오 디모프스키가 앉아 있는 의자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국 작가 김민재와 협업한 의자. 올리비에 가체 앞에 놓인 데스크 역시 직접 제작한 것.

“처음 이 집을 봤을 때, 19세기 흔적에 매료되었어요. 폼발린 시대(18세기 포르투갈 건축 양식)에 지어진 건물인데, 천장 장식과 몰딩 데커레이션 등 신고전주의 양식이 흥미로웠죠.” 부부의 집이 위치한 아로이오스 지역은 리스본의 오래된 동네이면서도 언제나 새로운 활기를 띠는 곳이다. 오래된 건물이 많은 곳이라 전통을 고수하는 오랜 노하우의 수리공들도 흔히 볼 수 있다. 구조적 제약이 많았지만 부부 역시 이 지역의 역사를 존중하며 과거 흔적을 최대한 많이 보존하고 싶었다.

포르투갈 장인들의 타일로 벽을 마감한 주방.

“기존 구조를 유지하며 보강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했어요. 천장 몰딩도 최대한 복원하고 싶어 파손된 부분은 새로 만들어 과거의 것과 연결했죠. 보수 과정 자체가 우리의 철학을 보여줄 수 있는 여정 같았어요.” 솜씨 좋은 포르투갈의 장인과 협업하고 현지 재료를 사용하며, 집을 채워나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포르투갈의 아이덴티티를 담아 세라믹에 집중한 점이다. 건물 외관에는 리스본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아줄레주(포르투갈 타일 장식)를 보존했고, 안쪽으로 이어지는 복도에는 대리석을 베이스로 한 회화 타일을 붙여 액자처럼 연출했다.

다이닝 테이블은 악셀 에이나르 요르트. 김민재 작가의 의자와 펜던트 조명을 함께 배치했다.

 

강렬한 테라코타색으로 칠한 복도. 대리석 조각 위의 레진 아트는 벤스 마그야라키 Bence Magyarlaki.

거실에 놓인 헬리오스 Helios 소파와 미미 Mimi 커피 테이블은 부부가 직접 디자인한 것이다. 포르투갈 현지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유약 처리한 세라믹 다리를 사용했다. 거실과 다이닝 벽면의 걸레받이도 타일로 만드는 현지 전통 방식을 고수했다.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인 욕실에는 오묘한 보라색이 매력적인 세라믹 욕조를 두었다. 장인정신을 담은 맞춤형 가구와 시대를 초월한 공예품으로 가득한 리스본 하우스는 그들의 철학과 예술적 감성을 가득 담은 새로운 실험실이 되었다.

포르투갈 전통 벽난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올레 헤르만손 Olle Hermansson의 벽난로.

 

강렬한 테라코타색으로 칠한 복도. 대리석 조각 위의 레진 아트는 벤스 마그야라키 Bence Magyarlaki.

가장 사적 공간인 집을 예술과 디자인 가구를 선보이는 무대로 만들기까지 자신의 한계를 정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한다. 건축과 예술, 가구 디자인까지 폭넓은 디자인을 하기에 상상력을 발휘하는 가운데 경계를 그려가는 것이 중요했다. “어떤 순간이든 절충안을 찾는 과정이 가장 중요했어요. 이 장소가 가진 시간의 유산과 현 시대의 감각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필요했죠. 집이 갖는 특유의 편안함과 그곳에서 숨쉬는 우리만의 이야기 속에 포르투갈의 예술을 담고 싶어요. 그 경계를 찾아가는 과정이 이 집의 존재 이유죠.”

부부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쓴 욕실. 세라믹 타일로 욕조를 제작했다.

 

밝은 톤의 밤나무로 제작한 침대 프레임. 옆에는 악셀 에이나르 요르트의 오리지널 체어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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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a Denis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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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르 아벨의 끝없는 모험

오메르 아벨의 끝없는 모험

오메르 아벨의 끝없는 모험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드넓은 초원 위에 자리한 어느 부부의 주택은 디자이너 오메르 아벨의 실험 정신이 빗어낸 결과다.

나뭇잎을 연상케 하는 보치의 16.15 트리 조명이 어두운 밤하늘을 밝힌다. 겉보기에는 직사각형의 단조로운 외관이지만 그 안에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마치 초원에 살고 있는 토끼가 굴을 파 만든 것 같은 모습의 외관.

혁신적인 비전을 지닌 건축가가 이뤄낸 결과를 먼 발치에서라도 바라보는 일은 늘 즐겁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조명 브랜드로 잘 알려진 보치 Bocci의 설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오메르 아벨 Omer Arbel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오메르 아벨 오피스’를 통해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그런 그가 최근 10여 년의 기나긴 여정 끝에 대형 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었다. 밴쿠버 남부의 건초 농장 지형과 산림 환경을 적극 활용해 주택을 설계한 것이다. 보치 조명을 포함해 자신의 프로젝트를 연대순으로 기록해 이름 짓는 그의 철학에 따라 이 프로젝트 이름을 ‘75.9’로 명명했다.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집 안의 중심을 잡고 있다.

836㎡의 드넓은 초원에 고고학 유적처럼 우아하게 존재하고 있는 이 주택은 조 Joe와 키라 헤일리 Keira Hailey 부부가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한 주택을 오메르 아벨에게 의뢰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들의 요청은 간단했어요. 가족과 함께 살 주택을 지어달라는 것. 몇 해 전 실험적인 설계를 시도했던 23.2 프로젝트를 본 클라이언트가 지난 프로젝트를 능가할 만한 독특한 주택을 지어달라고 의뢰했어요.” 아벨이 말했다.

따스한 원목으로 마감한 욕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아름답다.

 

몽글몽글한 구름을 연상케 하는 보치의 100 시리즈 펜던트 조명으로 주방 공간을 장식했다.

얼핏 보면 아주 오래전부터 땅속 깊이 뿌리 내린 거대한 나무가 집 안을 통과하고 있는 모습 같기도 하고, 묵직한 코끼리 다리가 연상되기도 한다. 이 프로젝트에 사용된 기술은 방사형으로 배열된 경량 합판 리브(고딕 건축에 주로 사용된 독특한 지붕 구조)를 둘러싼 직물에 콘크리트를 부어 만든 방법이다. 그 결과, 뒤집어둔 나팔 형태의 대형 구조물이 집 안의 중심을 잡고 있으며 구조적 흥미로움이 느껴지는 드라마틱한 공간이 연출되었다.

뒤집어둔 나팔 모양을 닮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중심으로 보치의 조명과 식물, 큰 창을 통해 보이는 나무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직물에 강한 저항력을 가하지 않도록 콘크리트를 매우 천천히 붓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그로 인해 효율적인 구조 라인을 따르는 유연한 형태가 되어 기존 거푸집 작업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이나 다운사이클링뿐 아니라 필요한 콘크리트와 강철, 불필요한 노동력까지도 감소시킬 수 있었어요.” 아벨이 75.9 프로젝트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에 대해 말했다.

창을 활짝 열어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다이닝 공간.

내부 벽면을 둘러싸고 있는 우드 프레임도 주목해야 한다. 서로 다른 높이로 타공된 우드 기둥은 아벨이 ‘릴리패드 Lillypads’라 이름 붙였는데, 이는 주변 자연 환경을 품는 화분과 같은 역할을 한다. “마치 자연으로 둘러싸인 시골 마을에 원래부터 자리 잡고 있던 유적을 발견한 것처럼 자연과 하나 된 듯한 모습을 구현하고 싶었어요. ‘자연’이라는 개념은 점점 더 인공적으로 변해가고 있어요. 이른바 ‘훼손되지 않은 자연’이라고 불리는 것조차 이미 인간에 인해 기후 변화가 시작되었기에 그 배후에는 분명 인간이 개입되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 세상에서 저는 ‘자연’을 초현실주의의 기회와 경이로움의 순간을 창조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욕실과 마찬가지로 원목으로 마감해 단조로운 모습의 침실. 유리구슬 모양의 84 시리즈 조명을 달았다.

 

조명 브랜드 보치의 설립자이자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오메르 아벨 오피스를 이끌고 있는 장본인.

75.9는 물질에 대한 실험 결과로 오메르 아벨이 이제껏 선보인 프로젝트 중에서도 가장 야심 찬 작품이다. 자연 경관을 품은 이 주택은 현대적인 동시에 시대를 초월한 기념비적 건축물이다.

건초 농장의 언덕 지형을 그대로 살린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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