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ER HARMON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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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알레시아 가리발디는 끊임없이 여행하는 친구 비토리오를 위해 평온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연출했다. 19세기 밀라노 주택은 비토리오의 행복한 안식처가 되었다.

아시아의 숨결을 불어넣은 거실. 상하이에서 13년을 보낸 비토리오를 위해 알레시아는 벽지 ‘뱀부 포레스트 Bamboo Forest’(미샤 Misha) 한 폭을 붙여 활기를 주었다. 벽에 칠한 페인트는 패로&볼 Farrow&Ball. 카나페와 데다 Dedar 패브릭으로 커버링한 암체어는 벼룩시장에서 구입. 낮은 테이블 ‘벨 커피 테이블 Bell Coffee Table’은 세바스티안 헤르크너 Sebastian Herkner 디자인, 클래시콘 Classicon(맨 앞). 그 뒤에 있는 테이블은 포스토 Fausto. 태피스트리는 씨씨타피스 CC-Tapis. 플로어 램프 ‘삼페이 Sampei’는 다비데 그로피 Davide Groppi. 주문 제작한 수납 가구 위에는 테이블 조명 ‘아톨로 Atollo’(비코 마지스트레티 Vico Magistretti 디자인, 올루체 Oluce)와 꽃병(밀라노의 페넬로페 Penelope), 중국에서 가져온 얼굴 조각상을 올려놓았다.

친구 비토리오의 거실에 있는 건축가 알레시아 가리발디.

역사에 푹 빠진 비토리오는 밀라노 인기 쇼핑가인 코르소 베르첼리 Corso Vercelli 근처에 있는 이 밀라노 주택의 매력에 압도될 수밖에 없었다. 이 집은 19세기 본래 모습을 잘 간직한 동네에 자리한다. 밀라노 주민은 잘 보존된 이 동네를 관광객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러운 장소로 생각한다.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늘 어딘가 이동 중인 비토리오는 이 집을 비행과 비행 사이에 들러 충전할 수 있는 평화의 안식처로 만들고 싶었다.

회색 벽과 호박색 가구,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는 주방은 밤에 빛나는 별을 연상시킨다. 주문 제작한 테이블은 가리발디 아키텍츠 Garibaldi Architects. 의자는 스클럼 Sklum. 유리잔은 리빙 데코 Living Deco. 테이블 조명은 파올로 도나텔로 Paolo Donatello. 펜던트 조명은 다비데 그로피.

조각품 같은 테이블은 주문 제작, 가리발디 아키텍츠. 이 테이블이 식사 공간에 활기를 준다. 빈티지 의자는 프라텔리 레바기 Fratelli Levaggi. 꽃병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거울은 주문 제작. 사진은 파올라 소시오 Paola Sosio 갤러리. 커튼은 엘리티스 Elitis.

건축가 알레시아 가리발디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친구였어요. 나는 그가 원하는 것과 생활 방식을 잘 알고 있죠. 우리는 함께 조화로운 균형을 찾으려고 했어요. 여행에서 얻은 영감과 편안한 세상이 이어지도록 했죠.” 각 방의 메인 컬러는 고요하고 정적인 팔레트에서 가져왔다. 우선 현관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올리브그린 컬러로 정했다. 부드러운 에메랄드 톤의 거실에는 비토리오가 13년간 살았던 상하이를 연상시키는 아시아 감성의 벽지 한 폭을 매치했다. 회색 주방은 호박색을 가미한 가구로 포인트를 주어 ‘밤에 빛나는 달’처럼 꾸몄다.

벽에 칠한 녹색 페인트는 패로&볼, 금갈색 헤드보드 ‘오리가미 Origami’는 피에르 프레이 Pierre Frey. 쿠션은 플루 Flou. 50년대 벽등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벽에 건 그림은 파트리지아 무사 Patrizia Mussa(왼쪽), 에도아르도 피에르마테이 Edoardo piermattei(오른쪽)의 작품.

“각각의 방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타일(마라치 Marazzi)과 주문 제작한 벽 장식(오르솔라 폰타나 Orsola Fontana)으로 꾸민 욕실은 단색이다. 바닥은 레진으로 마감했다. 의자(플루)의 빨간색만이 색을 더한다. 세면볼은 빈티지. 수전은 스텔라 Stella. 펜던트 조명과 벽등 ‘메르카티노 Mercatino’는 밀라노의 페넬로페.

파란 톤의 욕실은 몸을 편히 이완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다소 정적인 인테리어에 리듬감을 주기 위해 알레시아는 조각품 같은 가구를 매치했다. 현관의 콘솔과 다리가 여러개인 다이닝룸의 테이블, 그리고 복도의 멋진 조명 설치 작품까지. 비토리오와 알레시아는 감각적인 분위기를 함께 완성했다.

비토리오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중국 패널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 패널이 상하이를 떠오르게 하기 때문이다. 벽에 설치한 빛나는 조각이 벽에 리듬감을 준다.

“현관에 건 조각들에서 감압실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etc.

1 패브릭을 입힌 나무의자 ‘프리다 Frida’는 베제뉴트렌드 VGnewtrend 제품으로 아르테메스트 Artemest. 49×58.5×94.5cm, 2개, 1665유로.

2 나오토 후카사와의 스틸 조명 ‘파오 Pao’는 헤이 제품으로 라이트온라인 Lightonline. 23×23cm, 149유로.

3 함석과 크리스털 유리 소재 사이드 테이블 ‘플리 Pli’는 빅토리아 빌모트 Victoria Wilmotte 디자인. 클라시콘 ClassiCon. 56×42×65cm, 2084유로.

4 무라노 유리 거울 ‘콰드라티 Quadrati’는 프라텔리 토시 Fratelli Tosi 제품으로 아르테메스트. 92×120cm, 6235유로.

5 메탈 옷걸이 ‘에프터룸 Afteroom’은 오도 코펜하겐 Audo Copenhagen 제품으로 실베라 Silvera. 21×34cm, 135유로.

6 폴리에스터와 면 혼방 쿠션 ‘바르톨로 Bartolo’는 마두라 Madura. 28×47cm, 35.20유로.

7 너도밤나무와 소나무 소재에 벨벳 커버링한 카나페 ‘베가스 Vegas’는 마리스 코너 Marie’s Corner. 180×91×84cm, 가격 문의.

8 페인트 ‘존 앙브레 Jaune Ambre’는 오퓌르 O’pur 컬렉션으로 리폴랭 Ripolin. 2L에 44.90유로부터.

9 페인트 ‘아쿠아마린 미드 284 Aquamarine Mid 284’는 리틀 그리니 Little Greene. 1L, 54유로.

CREDIT

editor

발레리 샤리에 Valerie Charier, 샤를로트 바이 Charlotte Bailly

photographer

베네딕트 드뤼몽 Benedicte Drummond

stylist

비르지니 뤼시-뒤보스크 Virginie Lucy-Duboscq

TAGS
집 안에 온기를 불어넣을 나무의자

집 안에 온기를 불어넣을 나무의자

집 안에 온기를 불어넣을 나무의자

저마다의 방식과 디자인으로 나무를 다루는 세계의 디자이너들. 집 안에 온기를 불어넣을 나무의자를 모았다.

피에르 아우구스틴 로즈, 다피네
독특한 곡선 형태가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느낌을 자아내는 다피네 체어. 참나무 소재와 의자의 다리를 감싼 가죽 스티치가 고급스럽다.

오스발도 보르사니, 체어
이탈리아 모던 디자인사를 이끈 디자이너 오스발도 보르사니의 우드 체어. 마치 리본을 묶은 듯한 섬세한 나무 디테일이 돋보인다.

인디아 마다비, 캡 마틴
1950년대 프랑스 리비에라에 위치한 호텔을 연상시키는 라탄 소재 컬렉션. 다양한 컬러와 소재의 패브릭으로 선보인다.

로라 곤잘레즈, 마우 체어
나팔 모양의 다리와 볼 디테일이 돋보이는 의자. 골든 오크 소재로 원하는 패브릭과 목재를 선택할 수 있다.

크리스티나 댐, 스컬프추럴 체어
엄선된 소재로 미니멀리즘과 아트를 접목시키는 덴마크 디자이너이자 건축가인 크리스티나 댐의 참나무 의자. 심플하면서도 조각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올더, 스카펫
지속 가능성을 모토로 활동하는 덴마크/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모든 작품은 토스타나의 장인이 제작하며 파우더 코팅된 세 개의 철제 기둥에 둥근 나무 좌석을 용접해 만든다.

줄리아나 리마 바스콘셀로스, 지라프 체어
브라질의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건축 디자이너가 된 그의 예술적 감성이 담긴 의자. 마치 한 마리의 우아한 기린이 서 있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유크로니아, 써니
언제나 평범하길 거부하는 유크로니아다운 디자인 체어. 꽃잎 모양의 좌판, 등받이의 물결 디테일은 물론 프렐과 협업한 다양한 시트 디자인도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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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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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의 시선

김희원의 시선

김희원의 시선

누군가의 집, 누군가의 작업실, 누군가의 사무실. 김희원 작가는 그곳에 머무는 이가 바라볼 시선을 다른 공간에 옮겨놓는 작업을 한다. 마치 막혀 있는 공간에 또 다른 창을 여는 것처럼.

‘누군가의 창문’ 시리즈. 김희원 작가는 이곳에서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낸다. 바닥에 깔린 카펫은 모오이와 함께 협업해 만든 제품이다.

사진과의 인연은 언제부터였나요?

열 살 때쯤, 아버지가 쓰시던 필름 카메라를 저에게 물려주셨어요. 당시 집이 아주 잘사는 것도 아니었는데 아버지는 방학이 되면 학원 대신 여행을 보내면서 필름 10통을 쥐어주셨어요. 뭐든 찍어 오라고요. 정답이 없으니 틀릴 것도 없는 교육이었던 거죠. 그 덕분에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지금은 사진을 하지만 디자인을 전공하고 멘디니 스튜디오에서 디자이너로 일하셨죠.

밀라노 도무스 아카데미에서 공간,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했어요.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면 자신만의 의자와 테이블 같은 자체적인 언어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죠. 사진이나 멀티미디어 쪽을 일한다고 했을 때 오히려 한국에서 그 분야의 경계를 분명하게 나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당시에는 제가 하는 작업을 꼭 파인 아트라고 구분 짓는 것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고요. 단지 저는 사진과 영상이라는 매체를 이용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수집한 각종 디자인 서적과 팸플릿을 모아놓은 작업실.

미팅이 있을 때만 오픈하는 1층 공간. 곳곳에 놓여 있는 체스보드가 눈에 띈다.

로산나 올란디에서 전시한 ‘누군가의 창문 시리즈’로 첫 주목을 받으셨습니다.

도무스를 다닐 때 밀라노에서 개최한 한 공모전에서 1등을 했어요. 멘디니 할아버지에게서 상을 받고 그 계기로 인턴을 하다가 입사까지 한 거죠. 그때 회사에서 외부 활동을 허락해줘서 사진을 찍으러 다녔는데, 로산나 올란디 측에서 먼저 뭐라도 해보자며 제안해주었어요. 그때 ‘누군가의 창문 시리즈’를 가져간 거죠. 처음에는 갤러리에 안 걸고 레스토랑 한쪽 벽에 걸어주더라고요. 그런데 첫날 세 작품이 다 팔린 거예요. 그 다음해부터는 갤러리 지하, 또 그 다음해는 1층, 2층으로 올라왔어요.(웃음)

유독 디자이너들의 공간이 많아요.

누군가는 벽에 명화를 걸기도 하고 누군가는 좋아하는 가수 포스터를 붙이기도 하는데, ‘나는 무엇을 걸어놓고 바라볼까’ 고민하다 시작했어요. 아킬레 카스틸리오니나 비코 마지스트레티처럼 제가 가장 멋있다고 생각하던 디자이너들의 아틀리에부터 찾아간 거죠. 주중에는 회사를 다니고 주말마다 찾아다녔어요. 파리에 가서는 그 대상이 르코르뷔지에가 됐고요. 하도 자주 가니까 나중에는 저를 알아보고 작업도 보여주고 그랬던 것 같아요.

조선의 왕이 바라본 풍경을 떠올리며 한국의 궁에서 찍은 시리즈. 한지에 프린팅했다.

작업실의 김희원 작가. 3 작가가 수집한 샹들리에와 ‘누군가의 초’ 작품들. 확장 가능한 테이블은 핀율.

같은 공간을 굉장히 여러 번 찍으신다고요.

인물도 그렇잖아요. 오늘 처음 본 사람과 1년, 3년, 10년을 알고 지낸 사람에게서 나오는 표정이 다 달라요. 그 안에는 당시 유행한 음악이나 영화, 산업 등 그때 시대상이 다 담겨 있고요. 물론 사진 자체에서는 그 차이를 못 느낄 수 있어요. 단순히 계절이나 날씨의 변화 정도일 텐데, 저에게는 그게 태도의 문제인 거죠. 제가 찍은 공간의 주인에게 보여줬을 때 혼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그 공간은 충분히 찍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잉가 상페를 비롯해 파리지앵의 공간을 엮어서 <파리의 사생활>이라는 책을 펴내셨죠.

지금은 부끄러워서 절판을 시켰는데요,(웃음) 당시 한 100명의 공간을 찍은 것 같아요. 그때는 제가 궁금한 사람이다 싶으면 무조건 연락했어요. 매거진 편집장이나 디자이너, 포토그래퍼, 브랜드 대표 등이었어요. 물론 거절당할 때도 많았지만, 직접 사진도 찍고 인터뷰도 했죠.

작가가 수집한 샹들리에와 ‘누군가의 초’ 작품들. 확장 가능한 테이블은 핀율.

이어 선보인 작업이 촛불과 샹들리에 시리즈예요.

사람들이 시대상이에요. 어둑어둑해지면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전구의 스위치를 켜죠? 그 전에 역사를 따라가보면 초가 있고요. 2011년쯤 초에 불을 붙여 타 들어가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찍는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다들 미쳤다고 말했어요. 짧으면 4시간 30분에서 6시간이 넘는 때도 있어요. 4K, 8K로 촬영하기 때문에 한 영상만 해도 용량이 몇 테라가 돼요. 처음에는 돈이 없어서 샹들리에를 빌려서 찍었어요. 나중에 한국으로 가지고 올 때는 샹들리에 판매하는 데서 한 달간 일하면서 어깨너머로 배워 샹들리에를 하나하나 분해해서 배낭에 메고 들어왔어요. 무게가 20kg 정도 되더라고요.

‘누군가의 창문 시리즈’ 아래 일본 건축가 사나 Sanna가 디자인한 암리스 체어가 놓여 있다.

1층에도 2층에도 체스보드가 있는 게 인상적이에요.

미국 사진작가 듀안 마이클이 벨기에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창을 찍으면서 함께 체스를 자주 뒀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들의 공간을 찍으려면 체스 정도는 둘 줄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 해서 그때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파리에는 체스보드 파는 곳이 세 군데 있어요. 공원에 체스 두는 사람들을 보러 가기도 하고, 체스클럽에도 찾아갔어요. 체스 영화를 보기도 했고요. 그러다 보니 체스시계가 눈에 띄는 거예요. 그럼 또 체스시계 만드는 사람들을 찾아가보고 ‘저건 왜 저렇게 예쁜 거지?’ 하면서. 예부터 프랑스, 러시아, 미국의 체스시계는 모양이 다 달라요. 이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보면서 어떤 시대의 어떤 작업이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일까 고민하는 거죠. 마치 블라인드 테스트처럼 하나를 고르고 왜 이것이 좋은지 나 자신에게 계속 질문을 던져요.

김 작가님은 인간의 흔적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누가 디자인했다는 사실보다 그 원형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예를 들어 바카라에서 필립스탁과 컬래버레이션해서 촛대를 만들었다면, 저는 그보다는 과거 유럽에서 사용하던 빈티지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거죠. 유럽에서 살 때 주말에 빈티지 시장을 가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실제 초가 타는 모습을 그대로 모니터에 담은 ‘누군가의 초 시리즈’.

페어 때문에 주로 해외에 머무는 때가 많은데, 한국에서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작업실에는 오전 9시 출근해서 오후 6시면 퇴근해요. 작업실은 함께 일하는 김유신 실장, 이승재 작가가 같이 사용하고 있어요. 종종 액자 판매하는 데도 가고 작품 설치도 가고요. 날씨가 좋으면 무조건 궁에 가서 맨날 똑같은 후원을 찍어요.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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