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소우주

건축가의 소우주

건축가의 소우주

공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건축가 마승범과 공간 디자이너인 아내의 철학과 감각이 녹아든 집. 재료와 구조, 가구 하나까지도 설계자의 깊은 고민과 애정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마승범 건축가의 디자인 철학이 담긴 OP 시리즈 가구. 거대한 건축 서적을 보관하기 위해 시작된 책장 디자인이 OP 시리즈로 발전했다. 모듈형 구조로 여러 개를 쌓거나 나란히 배치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따스한 햇살이 스미는 거실. OP 시리즈 가구를 중심으로 단순한 형태의 기성 가구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장 푸르베 다이닝 체어와 함께 배치된 다이닝 테이블 역시 제작한 것.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마승범 건축가. 사이드 테이블 위의 작품은 민준홍 작가의 작품으로 공간에 예술적 깊이를 더한다.

서울 이태원의 한 조용한 골목길. 스튜디오 SMA의 대표이자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건축학부 교수로 활동 중인 마승범 건축가는 건축과 디자인의 경계를 허물며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창작자다. 공간 인테리어는 물론 가구와 오브제 디자인까지 아우르며, 그의 작업은 기능과 미학의 조화를 통해 독창적인 건축적 해석을 선보이고 있다. 그런 그와 그의 아내는 이곳에서 새로운 삶의 장을 열었다. “집은 나를 편안하게 하고, 다시 에너지를 재충전하며, 사소한 걱정을 내려놓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해요. 그리고 그런 공간은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고, 진정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공간과 형태를 통해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탁월한 감각을 지닌 마승범 건축가의 철학은 그의 작업에서, 그의 삶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결혼 후, 부부가 처음 머물렀던 집은 서울 이화여대 근처의 작고 아늑한 아파트였다. 이후에 좀 더 넓고 편리한 환경을 찾아 한남동으로 옮겼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자신들만의 색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갈망을 품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태원의 오래된 아파트를 발견했다. 50년의 세월을 머금은 이 건물은 그들에게 주거 공간 이상의 가능성을 품고 있었고, 부부의 삶의 새로운 시작을 여는 장소로 더 없이 완벽했다. “우리의 삶을 담아낼 수 있는 곳이어야 했어요. 단순히 사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그리는 이상을 구현할 수 있는 캔버스 같은 집을 원했어요. 똑같은 아파트 레이아웃에서 살아가는 대신, 이곳에서 우리만의 색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이태원 집은 부부의 결혼 생활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건축가와 공간 디자이너라는 전문가 커플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집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오래된 건물의 구조적 특성과 현대적 감각을 조화시키며, 그들의 삶의 철학을 집 안 곳곳에 담아냈다.

시각적 불필요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납 디자인에 세심하게 신경 쓴 주방.그 덕분에 간결한 선과 면이 더욱 돋보인다.

수납장은 천장 끝까지 올리지 않고 상단은 글라스로 마감해 답답함을 덜고 시각적 개방감을 더했다.

집의 중심에는 마승범 건축가가 직접 디자인한 OP 시리즈 가구가 있다. OP는 ‘Opus’의 약자로, 음악에서 작품 번호를 의미한다. “OP 시리즈는 단순히 기능적인 가구가 아닙니다. 음악에서 비례와 리듬이 조화를 이루듯, 건축에서는 구조와 형태를 통해 공간에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오브제예요. 기둥, 보, 바닥판 같은 기본적인 건축 요소를 응용해 형태를 만들어냈고, 사용자가 그 형태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능도 달라지죠. 단순히 책장을 넘어, 작은 건축물 같은 존재감을 가진 가구로 디자인하고 싶었어요.” 그의 말처럼 OP 시리즈의 책장은 단순한 수납 가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자작나무 합판에 도장된 표면은 견고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전달하며, 기성 가구와 함께 배치해 집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묶어내는 역할을 했다. 이 집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다양한 소재의 조화로 다층적인 매력을 자아낸다는 것이다. 마승범 건축가와 그의 아내는 바닥에 따뜻한 원목 마루를 깔아 기본 톤을 만들고, 단순한 흰색 벽면을 통해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주었다. 여기에 금속, 유리, 나무 소재를 활용한 디테일을 더하며 각각의 재료가 가진 특성을 조화롭게 결합했다. “재료 자체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했어요. 단순히 재료를 채워 넣기보다, 불필요한 요소를 줄이고 재료 본연의 느낌으로 공간을 완성하고 싶었어요. 그래야 공간이 주는 경험이 더 깊어지고,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집의 첫인상이라 할 수 있는 현관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스테인리스 소재로 천장을 마감해 겨울 호수의 얼음처럼 은은하게 반사되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스테인리스는 그 자체로 공간의 깊이를 확장시키는 매력이 있어요. 천장이 빛을 은은하게 반사하면서, 현관에서부터 집 안으로 이어지는 특별한 감각을 만들고 싶었어요.” 주방 역시 부부가 애정을 담아 설계한 공간이다. 기본적인 레이아웃을 직접 구상한 뒤, 주방 가구 브랜드 보비아 Vobia와 협업하여 디테일을 완성했다. 대리석 대신 유지 관리가 용이한 스테인리스 아일랜드는 특히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스테인리스의 반사되는 빛은 공간에 깊이감을 더해줄 뿐 아니라, 현관과 마찬가지로 겨울철 호수에 낀 얼음을 떠올리게 하는 감각적인 요소까지 더했기 때문이다. 이태원 집은 단순히 부부의 취향을 반영한 공간을 넘어, 그들의 삶과 철학 그리고 이야기가 담긴 장소다. 불필요한 것은 덜어내고 진정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한 마승범 건축가 부부.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을 애정과 철학이 담긴 안락한 보금자리는 두 사람의 삶을 온전히 담아낸 작은 우주 같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화사한 주황빛 그림은 채지민 작가의 작품으로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태원의 풍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테라스.

거실장 한쪽을 채우는 아내의 취미인 어린이 동화책 수집품. 다양한 동화책이 공간에 따뜻함을 더한다.

천장 끝 상단을 글라스로 마감해 구조적 단조로움을 해소하며 디테일에 재미를 더했다.

마승범 건축가의 홈 오피스. 실용성을 고려해 디자인한 OP 시리즈 가구가 공간을 채운다. 벽면에는 현관과 같은 채지민 작가의 작품이 걸려 있다.

공간 디자이너인 아내의 서재. 잉고 마우러의 조명을 포인트로 활용해 세련된 감각을 더했다.

아늑하면서도 절제된 부부 침실. 침대 프레임 역시 맞춤 제작으로 공간에 조화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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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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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ers of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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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 중 하나로 손꼽히는 갤러리 크레오. 예술과 삶에 대한 철학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크젠토프스키 부부의 집을 소개한다.

피에르 구아리슈 Pierre Guariche의 CA21 캐피톨 Capitol 소파, 피에르 폴랑의 1인 라운지 체어, 콘스탄틴 그리치치 Konstantin Grcic의 히에로니무스 우드 Hieronymus Wood 체어 등 1인용 사이즈의 작은 라운지 체어 여러 개로 꾸민 거실. 커피 테이블은 프랑수아 보셰 François Bauchet의 켈라 Cellae, 왼쪽 벽면에 놓인 금속 작품 위 더 피플 워크 We The People Work는 단 보 Danh Vo, 천장 조명은 지노 사르파티 Gino Sarfatti의 2109/24, 벽에 걸린 사진 작품은 바바라 크루거 Barbara Kruger, 오른쪽 구석에 걸린 네온 사인 조명은 제이슨 로즈 Jason Rhoades의 스니즐, 블랙, 박스, 벨벳 Snizzle, Black Box, Velvet.

독특한 형태의 플로어 조명 체인 미네랄 트리플 Chaînes Mineral Triple은 로낭 & 부홀렉 디자인, 개미를 떠올리게 하는 엠브료 Embryo 체어는 마크 뉴슨 Marc Newson, 커튼 앞에 놓인 조각 작품은 데이비드 누난 David Noonan. © Alexandra de Cossette/Galerie Kreo

갤러리 크레오를 이끌고 있는 클레멘스와 디디에 부부. © Alexandra de Cossette/Galerie Kreo

파리의 한복판, 고전적인 벨 에포크 건물 안에 자리 잡은 클레멘스 Clémence와 디디에 크젠토프스키 Didier Krzentowski 부부의 아파트는 예술과 삶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하나의 캔버스 같다. 이곳은 시간이 겹겹이 쌓인 흔적과 생동하는 현재가 서로 대화하며 조화를 이루는 무대다. 클레멘스와 디디에는 1999년에 갤러리 크레오 Galerie Kreo를 설립하며 디자인과 예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갤러리를 열기 전, 디디에는 명망 높은 스키 의류 회사 킬리 KILLY에서 가족 사업을 지원했으며, 스포츠 비즈니스 분야에서 활동했다. 클레멘스는 1992년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유명 디자이너 필립 스탁 Philippe Starck에게 성화 디자인을 의뢰하며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주도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은 두 사람에게 디자인과 예술을 결합하는 안목을 길러줬고, 이는 곧 갤러리 크레오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 갤러리는 에이전시로 시작해 로낭 부홀렉 Ronan Bouroullec, 마크 뉴슨 Marc Newson, 피에르 샤르팽 Pierre Charpin 등과 협업한 뒤, 1999년 파리 13구에 첫 갤러리를 열었다. 이러한 활동은 그들의 철학이 반영된 삶의 공간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여러 가지 색상의 조명 갓이 인상적인 벽 조명은 지노 사르파티, 앞에 놓인 커피 테이블은 마크 뉴슨, 평화를 상징하는 로고를 새겨넣은 벤치는 버질 아블로, 푸른 색이 인상적인 라운지 체어는 알라인 리차드 Alain Richard. © Alexandra de Cossette/Galerie Kreo

콘스탄틴 그리치치의 천장 조명 트랜스포머스 LS4와 유리 테이블 반자이 Banzai. 레드 컬러의 좌판이 돋보이는 다이닝 체어는 로빈 데이 Robin Day, 오른쪽 벽면 가장 상단에 걸린 페인팅 작품은 A.R 펭크 Penck의 푸추라 Futura 2000. © Alexandra de Cossette/Galerie Kreo

알록달록 다채로운 색상으로 가득한 부부 침실. 지구본을 여러 개 이어 만든 천장 조명 워크 Work는 앙게 레치아 Ange Leccia, 허전한 침실 벽면을 가득 채운 문 형태의 작품 플라스터스 서로게이트 Plasters Surrogates는 알란 맥콜럼 Allan McCollum, 모듈형 유닛 수납장 쿠오버스 Quobus는 마크 뉴슨. © Alexandra de Cossette/Galerie Kreo

오른쪽 벽면 가장 상단에 달린 벽 조명은 피에르 폴랑, 침실과 동일한 마크 뉴슨의 수납장 쿠오버스, 바닥에 누워 있는 핑크색 하마 쿠션은 카스텐 휠러 Carsten Höller. © Alexandra de Cossette/Galerie Kreo

오랜 시간 부부의 감각적인 안목으로 수집해온 그림 작품들을 전시한 복도 공간. © Alexandra de Cossette/Galerie Kreo

두 개의 천장 조명은 사르파티, 체스판 모양의 거울은 알레산드로 멘디니, 세면대 위에 놓인 화병은 에릭 올로브손 Olovsson, 돗단배 형태의 욕조 바스 보트는 스튜디오 웨이키 소머스 Wieki Somers. © Alexandra de Cossette/Galerie Kreo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것이 모이는 곳”이라며 자신의 집을 소개한 부부의 아파트는 마치 자화상처럼 두 사람의 철학과 감각이 여실히 들어나 있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도움 없이 본능적으로 꾸며진 이 집은 빈티지 가구와 현대 작품, 그리고 선사 시대의 운석 같은 독특한 물건으로 가득하다. 고전적인 벨 에포크 건물의 기둥에 석고를 벗겨내고 금속 지지대를 드러낸 거칠면서도 독특한 매력은, 표백된 나무 마루와 어우러져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층층이 쌓인 듯한 느낌과 차분함, 그리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길 원했어요. 대화와 사물 속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는 따뜻하고 초대받은 듯한 분위기로요. 텍스처, 미학, 직물을 믹스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이를 통해 아늑함과 과감한 미학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어갑니다.” 부부는 자신의 집을 묘사했다. 최근 부부는 리퍼니싱을 통해 조명의 배치를 새롭게 했다. 오랜 시간 같은 위치에 머물던 주요 조명들에 변화를 줘 공간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조명은 단순히 공간을 밝히는 역할을 넘어, 그 자체로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죠.” 이들 부부에게 리퍼니싱 과정은 미학적 변화를 꾀하기보다는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안정적인 공간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색상 역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페라리 Ferrari 레드 테이블과 초록 카펫처럼 대담한 색상은 공간의 중심을 잡으면서도 전체적인 조화를 유지한다. 이러한 과감한 시도는 부부의 창의성과 자신감을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디디에가 소중히 여기는 선사 시대의 운석은 단순히 예술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부부가 추구하는 독창성과도 맞닿아 있다. “우리는 모방할 수 없는 고유한 물건에 끌립니다. 중세 이탈리아 램프가 현대 디자이너의 테이블 옆에 놓이고, 선사 시대 유물이 조용히 선반에 놓여 있는 모습 등 과거와 현재의 긴장감은 생동감을 주고 활력을 불어넣죠. 그것이 우리가 갤러리와 집에서 모두 지향하는 철학입니다.” 부부가 강조해 말했다.

민트색으로 색상에 변화를 준 공간. 네온 조명과 하이메 아욘의 벽 거울을 달았다. © Alexandra de Cossette/Galerie Kreo

소파와 스툴은 로낭 & 부홀렉 디자인, 커피 테이블은 피에르 샤르팽. 비교적 색감을 덜어낸 공간이지만 소파 위 컬러 패치 하듯 올린 다채로운 색감의 패브릭이 인상적이다. © Alexandra de Cossette/Galerie Kreo

침실의 작은 독서 공간처럼 상대적으로 단순한 코너도 부부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곳은 독특한 조명과 빈티지 가구로 꾸며진 고요하고 아늑한 휴식처로서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우리 집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간입니다. 새로운 발견과 취향이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진화하죠. 하지만 그 안에는 언제나 일관된 이야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최근 콘스탄틴 그리치치 Konstantin Grcic의 작품을 집에 추가한 것도 그 일환이다. 그의 LED 조명은 부부가 수년 전에 소장한 테이블과 어우러지며 새로운 대화를 만들어냈다. 갤러리 크레오 역시 이들의 비전을 반영하며 진화하고 있다. 부부는 앞으로도 꾸준히 젊은 디자이너의 새로운 작품을 소개하면서도, 역사적인 작품의 가치를 기념하는 데 주력하리라 다짐했다. 파리의 이 특별한 집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대화를 나누는 장소다. 부부는 집을 통해 삶과 예술이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집은 열정과 기억, 타협하지 않는 철학이 모이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이곳은 온전히 우리의 것이죠. 집이란 우리의 이야기와 철학이 깃든 삶의 무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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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라 드 코세트 Alexandra de Coss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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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ulent Curves

Opulent Curves

Opulent Curves

인테리어 디자이너 베로니크 코트렐은 젊은 가족이 원하는 대로 오스망 양식의 이 아파트를 모던하게 리노베이션했다. 알코브와 벽감, 곡선, 컬러를 사용해 컨템퍼러리한 스타일로 세심하게 매만졌다.

아르데코 스타일의 현관. 아르질 Argile의 페인트 ‘루시옹 Roussillon’을 칠해 올드 로즈 톤을 입혔다. 태피스트리는 세르주 르사주 Serge Lesage. 패브릭 벤치는 피에르 프레이 Pierre Frey. 쿠션은 마두라 Madura. 벽장에는 아르질의 ‘시엔 브륄레 Sienne Brulee’를 칠했다.

 

주문 제작한 스테인드글라스 아래 배치한 아늑한 식사 공간. 벤치는 메타포르 Metaphores, 패브릭은 에덴 Eden. 테이블 위의 볼은 레 뮈르 블랑 Les Murs Blancs 갤러리.

 

거실로 통하는 아치 복도. 태피스트리는 샘 라익 Sam Laik. 긴 의자는 사바 이탈리아 Saba Italia, 그 위의 쿠션은 베랑제르 르로이 Berengere Leroy와 아오미 Haomy. 낮은 테이블 ‘믹스 Mix’는 볼리아 Bolia, 그 위의 꽃병은 카롤린 앙드레오니 Caroline Andreoni. 카나페 ‘로미 Lomi’는 볼리아. 암체어 ‘펠릭스 Felix’는 레마 Lema. 벽에 건 <Koralion#9>은 라록 그라노프 Larock Granoff 갤러리. 몰딩은 오베르레 & 로랑 Auberlet & Laurent과 귀미에르 Guimier 제작.

 

여러 개 모빌로 구성된 펜던트 조명은 로니 플레슬 Rony Plesl 디자인, 보마 Bomma. 테이블은 주문 제작. 의자는 타치니 Tacchini, 실베라 Silvera에서 구입. 촛대는 자라 홈 Zara Home. 꽃병 ‘라 메르 La Mere’는 마리 미켈센 Marie Michielssen 디자인, 세락스 Serax.

옛날 스타일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제 위시 리스트 중 첫 번째였어요.” 제인이 말한다. 제인과 남편 카림은 두 살, 네 살배기 두 아들과 런던에서 살던 중 오스망 양식의 집에서살고싶어졌다. 단, 오스망 양식에 종종 동반되는 위압적인 격식은 원치 않았다. 파리 리브 고슈 Rive Gauche에 위치한 이 아파트(150㎡)의 상태는 좋지 않았지만 ‘2.9m 높은 천장의 5층 집에서 내려다보이는 시원한 전망’이 부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열정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이 부부는 집 구매를 확정하기 전에 ‘재택 근무를 마치면 숨길 수 있는 책상 두 개를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노후한 인테리어와 복도 끝에 숨어 있는 주방을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어서 인테리어 디자이너 베로니크 코트렐과 함께 방문했다. 그후 천장부터 바닥까지 재구성한 아파트는 멋진 모습을 되찾았다. “벼룩시장에서 구한 나무 벽난로에는 대리석 난로를 더해 벽난로가 원래 있던 것처럼 만들었어요.” 베로니크가 말한다. “코니스와 장식적인 몰딩 프레임 등 공들여 매만진 오스망 양식의 미학을 ‘비틀기 위해서’ 컨템퍼러리한 요소로 만든 아치가 전체적인 공간에 일관성을 부여합니다.” 감싸안는 곡선과 알코브는 주문 제작한 호두나무 가구와 올드 로즈와 시에나 황토 같은 여성적인 색조로 인해 따뜻함이 배가 된다.

새 오픈 키친에 만든 호두나무 아일랜드. 수전은 악소르 Axor, 작업대는 파타고니아 석영암으로 만들었다. 꽃병은 라 르두트 앵테리외르 La Redoute Interieurs, 꽃병 ‘웨이브스 Waves’는 세락스. 오래된 거울이 펜던트 조명(아누르 Anour)을 돋보이게 한다.

 

많은 선으로 이뤄진 침실. 엘리티스 Elitis의 벽걸이 천 ‘라탕트 L’Attente’와 회색 모래 톤(아르질 페인트)으로 꾸몄다. 앤티크 사이드 테이블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가구로 페인트를 칠했다. 벽장 문에는 황동 손잡이(라 켕카이유리 La Quincaillerie)를 달았다. 황토색 벽등 ‘돈나 Donna’는 폴크 Pholc. 침대 헤드보드 ‘카프리 Capri’는 라트모 Latmo. 담요는 카라반 Caravane. 쿠션은 라 르두트 앵테리외르와 메종 드 바캉스 Maison de Vacances.

 

스위트룸 분위기의 부부 욕실. 호두나무 거울은 주문 제작. 상판은 알래스카 흰색 대리석으로 제작. 욕조 ‘러브 Luv’는 듀라빗 Duravit. 세면볼은 인바니 Inbani. 수전은 트림 Treemme. 세라믹 사암 바닥 ‘펄프 Pulp’는 41제로42 41zero42. 벽을 마감한 폴리시 콘크리트는 마리우스 아우렌티 Marius Aurenti. 펜던트 조명 ‘84.1’은 보치 Bocci.

 

호두나무 책상을 만들어놓은 알코브. 이동식 상판이 있어 일이 끝나면 화장대로 바꿀 수 있다. 암체어 ‘마래 Marais’는 엠마누엘 갈리나 Emmanuel Gallina 제품으로 AMPM. 커튼은 니아 노르디스카 Nya Nordiska, 패브릭은 브루더 Bruder.

 

두 번째 책상(앳킨 앤 타임 Atkin and Thyme)이 있는 현관에 드리운 부드러운 베일. 커튼 ‘일리아드 Iliade’(메타포르 Metaphores)가 책상을 숨겨준다. 의자 ‘T-체어 T-chair’는 칼 한센 & 선 Carl Hansen & Son. 펜던트 조명 ‘플레이트 앤 스피어 Plate and Sphere’는 아레티 Areti. 천장 몰딩은 스태프 데코 Staff decor.

 

짚을 엮어 상판을 만든 물푸레나무 테이블 ‘페이지 Page’는 아르마니 카사 Armani Casa. 아르트메스트 Artemest에서 판매. 270 ×10 × 75cm, 가격 문의.

블로잉해서 손으로 깎아 만든 크리스털 펜던트 조명 ‘메타모르포시스 Metamorphosis’는 로니 플레슬 디자인으로 보마. 8.6 ×17cm, 가격 문의.

면과 아크릴 혼방 패브릭 ‘에덴 시라 Eden Syrah’는 메타포르. 폭 135cm, 374유로.

세라믹 꽃병 ‘베르소 루즈 Verso Rouge’는 안토니오 사포리토 Antonio Saporito 디자인으로 트라베르티니 & 피에트르 Travertini & Pietre, 아르트메스트에서 판매. 18 ×12 × 36cm, 515유로.

너도밤나무와 떡갈나무로 된 의자 ‘오블리크’는 후프시 제품으로 웨스트윙에서 판매. 55 × 51× 80cm, 419유로.

면과 히말라야 양모, 실크로 짠 태피스트리 ‘블리스 월 Bliss Wall’은 메이 엥겔기어 Mae Engelgeer 디자인, CC-타피스 CC-Tapis. 85 ×150cm, 2448유로.

대리석 상판을 얹은 낮은 떡갈나무 테이블 ‘믹스 Mix’는 스튜디오 구드 Studio Gud 디자인으로 볼리아. 65 × 35cm, 1530유로.

합판과 단단한 나무에 패브릭을 입힌 카나페 ‘치프리아 러브시트 Cipria Loveseat’는 소프트하우스 Softhouse 제품으로 아르트메스트에서 판매. 200 ×102 × 72cm, 6590유로.

CREDIT

에디터&스타일리스트

마리-모 르브롱 Marie-Maud Levron

WRITER

이자벨 수앙 Isabelle Soing

포토그래퍼

얀 드레 Yann De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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