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슨강의 탁 트인 전망을 배경으로, 기능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담아낸 맨해튼 펜트하우스.
컬렉터블 디자인과 맞춤 가구가 조화를 이루며 가족과 손님을 위한 완벽한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허드슨강이 보이는 패밀리 룸. 소파와 벽면 스틸 책장은 줄리 힐만이 직접 제작한 것. 책장 앞 하프 체어는 요르겐 회벨스코브 Jørgen Høvelskov, 커피 테이블은 휴고 프란카 Hugo Franca.

인테리어 디자이너 줄리 힐만.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그 속에서도 우아함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공간은 단연 돋보인다. 어퍼 웨스트 사이드의 고급 주거 개발 지역인 워터라인 스퀘어 38층에 자리한 이 펜트하우스는 허드슨강의 탁 트인 전망을 배경으로 가족과 손님을 위한 완벽한 안식처로 거듭났다. 이 특별한 공간을 디자인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줄리 힐만 Julie Hillman은 컬렉터블 디자인을 강조하며, 실용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 집의 주인은 에미상 수상 경력이 있는 저널리스트이자 앵커인 캠벨 브라운 Campbell Brown으로, 남편과 십대 두 아들이 함께 이곳에 거주한다. 힐만은 클라이언트의 신뢰를 바탕으로 기존 스타일에서 한발 나아간 새로운 시도를 제안했고, 브라운은 이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며 열린 마음으로 변화를 받아들였다. 첫눈에 반할 만큼 아름다운 채광이 인상적인 펜트하우스. 4개의 침실과 5개의 욕실을 갖춘 이 집은 전면 개조를 거쳐 새로운 파우더 룸과 홈 바, 두 개의 소형 홈오피스를 추가하면서 실용성과 세련미를 동시에 만족 시키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여기에 수납 공간과 복도, 출입구 위치를 전략적으로 조정해 더욱 효율적인 동선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대규모 모임을 즐기는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개방적인 구조도 최대한 살렸다. 4.9m에 달하는 높은 천장은 공간의 개방감을 극대화하며, 모든 거실 공간 에서 허드슨강의 장엄한 전망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모든 공간에 세심한 디테일을 더했지만 특히 거실, 다이닝 룸, 패밀리 룸, 주방이 하나로 연결되는 오픈 플로어 개념을 강조했어요. 이런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었죠.” 세 개의 거실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자연스레 연결될 수 있도록 힐만은 맞춤 제작한 패브릭과 경매에서 찾은 특별한 작품들, 그리고 컬렉터블 디자인을 조화롭게 믹스하여 공간을 완성했다. 거실과 가족실에는 맞춤 제작한 4.5m 높이의 스틸 책장을 설치해 시각적으로 연결했으며, 세 개의 거실에는 천장부터 바닥까지 이어지는 동일한 커튼을 사용해 통일감을 주었다. 거실 입구와 다이닝 룸까지 이어지는 벽면에는 우드 패널링을 사용해 시각적 연결성을 높였으며, 각기 다른 스타일의 러그를 배치해 컬러 팔레트를 유지하면서도 변화를 주었다.

집의 중심에 자리한 거대한 다이닝 테이블. 테이블 하부 조각과 의자는 에릭 슈미트. 샹들리에는 나초 카르보넬 디자인으로서 카펜터스 워크숍 갤러리.

소파는 라파엘 나보 디자인으로서 프리드먼 벤다. 데이베드는 릭 오웬스. 피에르 폴랑 암체어는 랄프 푸시.
힐만은 기존의 비정형적 구조를 조화롭게 정리하기 위해 맞춤 제작 가구도 적극 활용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요소는 집의 중심이 되는다이닝 테이블이다. “이 집은 네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지만, 동시에 많은 손님을 초대하는 공간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단순히 대형 디너 파티를 위한 테이블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하는 저녁 식사에도 어울리는 유연한 형태를 원했습니다.” 어두운 복도를 지나 채광이 밝은 거실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맞이해주는 독특한 형태의 테이블이다. 에릭 슈미트 Eric Schmitt가 디자인한 세 개의 독특한 받침대 위로 기하학적 형태의 스톤 상판을 얹은 구조인데, 필요에 따라 개별적으로 활용하거나 하나의 대형 테이블로 결합할 수 있다. 바퀴가 장착되어 이동이 용이하며, 사용하지 않을 때는 책과 오브제를 전시하는 디스플레이 테이블로도 기능한다. 그 위로는 나초 카르보넬 Nacho Carbonell에게 의뢰해 제작한 조명을 설치했다. 강렬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허드슨강의 멋진 전망과 저녁 노을을 가리지 않도록 아치형으로 설계되었다. 넓은 공간을 채우기 위해 큰 가구가 필요했지만, 건물 규정상 리깅(대형 가구를 들어올려 반입하는 작업)이 금지되어 있어 일부 가구는 조립되지 않은 상태로 들여와 현장에서 완성해야 했다. 이러한 제약 속에서도 힐만은 클라이언트의 라이프스타일을 충분히 반영한 맞춤형 공간을 구현해냈다.

주방과 연결되는 패밀리 룸. 주방 가구는 보피. 창가의 레진 테이블은 스튜디오 누클레오.
“집은 가장 편안해야 하는 공간이에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들로 둘러싸여 있고,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죠.” 힐만은 독창적인 맞춤 디자인과 유연한 가구 배치를 통해 이 가족의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냈다. 낮에는 자연광이 가득한 휴식 공간으로, 저녁에는 도시의 야경과 어우러지는 우아한 공간으로 변모하며 그 안에서 다양한 순간이 축적된다. 아름다움과 기능, 개인적인 취향과 개방성이 조화를 이루는 이 펜트하우스는 단 한 주거 공간을 넘어 삶을 담아내는 특별한 무대로 존재한다.

따뜻한 화이트 톤과 부드러운 패브릭으로 꾸민 침실. 침대는 줄리 힐만이 제작한 것. 소파는 블라디미르 카간. 의자는 메종 제라드.

화이트 대리석으로 마감한 욕실. 조명은 루이스폴센.

연두색이 돋보이는 게스트 룸. 창가의 라운지 체어는 피에르 폴랑.

베르너 팬톤과 조 콜롬보의 체어를 둔 아들의 방. 송치를 사용한 침대는 줄리 힐만이 직접 제작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