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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아이들을 위해 실내외 경계를 허물고 소통을 넓힌 시드니 주택. 아렌트 & 파이크는 안과 밖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하루 종일 황금빛 온기가 머무는 가족의 무대를 완성했다.

밝은 원목 천장 아래 귀도 마에스트리의 작품 <Treehouse>가 색채감을 더한다. 벤치는 칼한센앤선의 BM0488, 양옆 스피커는 뱅앤올룹슨, 다이닝 테이블은 콜렉시옹 파티큘레르, 다이닝 체어와 바 스툴은 게브뤼더 토넷 비엔나 제품.

“빛은 이 집의 가장 중요한 재료였어요.” 오후가 되면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집 안을 천천히 가로지른다. 밝은 오크와 머스터드 컬러, 따뜻한 질감의 마감재 위로 번진 빛은 공간 전체를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호주 디자인 스튜디오 아렌트 & 파이크 Arent & Pyke에서 이 프로젝트에 ‘골든 라이트’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다. 시드니에 위치한 이 집은 2007년 지어져 여섯 가족이 살아온 보금자리다. 약 605㎡ 규모의 넉넉한 면적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기존 구조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동선은 비효율적이었고, 실내외를 연결하는 점도 부족했다. 무엇보다 부모가 집 안에서 생활하는 동안 아이들이 정원과 수영장을 자유롭게 오가며 노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살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다.

조각 같은 주방 후드 옆 벽등은 피에르 샤로. 주방 벽면과 작업대 상판은 칼라카타 보르기니 대리석으로 마감했으며, 하부장과 벽장은 유러피언 오크로 제작했다. 
 주방과 바로 연결되는 정원. 나무 아래에는 파예 투굿이 디자인한 바르니 015 피스 아웃도어 라운지 체어.
와인 래킹을 설치한 공간. 벽 선반과 다용도실 주방은 칼라카타 비올라 대리석으로 제작했다.
사이드보드 위에는 귀도 마에스트리의 작품 <The Gift>.
 비앤비 이탈리아의 카멜레온다 소파 너머로 넓은 정원이 펼쳐진다.

아렌트 & 파이크는 집 구조를 재정비해 빛과 움직임의 흐름을 새롭게 기획했다. 현관에서 정원과 수영장까지 시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출입구 동선을 조정하고, 대형 유리 도어를 설치해 집 안 깊숙이 자연광이 스며들게 했다. 거실은 골든 톤의 유러피안 오크 천장과 솔리드 우드 빔으로 마감해서 넉넉한 규모에 아늑함을 더했다. 새롭게 조성한 테라스 라운지와 다이닝 공간은 실내외의 경계를 부드럽게 흐린다. 어두운 원목 바닥은 허니 톤의 헤링본 오크 플로어와 패턴 스톤으로 교체하고, 공간을 무겁게 만들던 천장 구조도 걷어냈다. 공간 전반에는 부드러운 곡선이 반복된다. 현관에서부터 다이닝 룸, 거실을 잇는 아치형 입구와 코브 몰딩은 공간에 온화한 리듬을 더하고, 새롭게 디자인한 계단과 곡선형 원목 난간은 구조적인 요소마저 부드럽게 느껴지게 한다.

암체어 ‘Wulff’는 앤트레디션, 커피 테이블은 티그미의 X + L 01, 작은 스툴은 샬롯 페리앙이 까시나를 위해 디자인한 타부레. 
앰버 컬러로 벽을 마감한 다이닝 룸. 높은 등받이의 다이닝 의자는 미겔 메이렐리스 앤티크스, 펜던트 조명은 잉고 마우러. 

집의 중심은 단연 주방이다. 가족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만큼 단순히 조리 공간을 넘어 집 전체를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유칼립투스 컬러 원목과 월넛, 밀키 톤의 칼라카타 보르기니 대리석이 어우러져 차분하면서도 풍요로운 분위기를 완성한다. 모든 가전은 버틀러 팬트리 안에 숨겨 깔끔한 인상을 유지했고, 라껑슈 오븐과 맞춤 제작한 조각적 후드가 공간의 중심을 장식한다. 넉넉한 아일랜드는 식사 준비와 숙제, 놀이가 자연스럽게 뒤섞이는 가족의 중심 공간이다. 아일랜드 옆 카운터와 야외 브렉퍼스트 바를 연결하는 슬라이딩 창 덕분에 정원에서 놀던 아이들에게 간식을 건네는 풍경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공간 곳곳에 자리한 예술 작품과 빈티지 가구, 오브제는 집 안에 깊이와 풍성함을 더한다.

 다이닝 룸 벽에 건 수잔나 아처의 작품 <Salvage>. 
아치형 문 너머의 라운지. 정면 벽난로는 칼라카타 비올라 대리석으로 제작했다.
분홍색 소파 옆 세라믹 사이드 테이블은 플로리스 우븐.
 피에르 폴랑의 그루비 체어, 그 뒤로 보이는 조명은 하비 구치니의 ‘콰드리폴리오’.
현관 입구에 놓인 블랙 USM 할러 콘솔.

“멜버른의 니콜라스 & 알리스테어에서 공수한 빈티지 사이드보드는 편안한 거실의 핵심이에요. 위에 걸린 귀도 마에스트리 작품을 안정적으로 받쳐주고, 주방과 아이들 놀이방 사이의 복도를 어색하지 않게 연결해주는 공간처럼 느껴지게 도와줍니다.” 아렌트가 말했다. 제임스 드링크워터와 로티 콘살보 등 호주 기반 작가들의 작품이 공간에 레이어를 더하고, 까시나의 브라만테 콘솔과 비앤비 이탈리아의 카멜레온다 소파가 서로 다른 시대의 미감을 연결한다. ‘골든 라이트’라는 이름처럼, 아렌트 & 파이크에서 완성한 이 집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에만 머물지 않는다. 변화된 구조는 가족의 동선을 바꾸었고, 그 동선은 다시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의 밀도를 높였다. 창을 통해 길게 들어오는 황금빛 햇살 아래서 아이들은 자라고, 부모의 시선은 언제나 따스하게 그 뒤를 쫓는다. 시대와 스타일을 넘나드는 가구와 예술품이 집의 연대기를 채워가듯, 여섯 가족의 새로운 매일도 이 빛나는 공간 위에서 더욱 풍성하게 익어갈 것이다.

분홍빛 색조로 완성한 침실. 베딩은 소사이어티 리몬타.
비앤비 이탈리아의 라 밤볼레 암체어, 앤트레디션의 라토 사이드 테이블, 링비데의 버건디 컬러 위브 캐비닛. 

세면대 앞 스툴은 프리츠 한센의 웃손 스툴.
밝은 우드와 화이트 대리석으로 마감한 욕실. 
블랙 앤 화이트 체크 타일과 모자이크 타일로 빈티지한 분위기로 연출한 게스트 욕실.

서재 곳곳에 테라코타 컬러를 더해 따뜻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벽장 페인트는 포터의 ‘Ros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