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정돈된 바탕 위 포개진 다섯 식구의 시간. 단 3주간의 리모델링으로 새롭게 숨을 고른 가수 김태우 가족의 집.


“전체적으로 정돈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가수 김태우와 아내 김애리 씨, 그리고 세 자녀가 6년간 거주해온 보금자리가 최근 새 단장을 마쳤다. 시공 기간은 단 3주. “오래된 아파트인지라, 에어컨을 천장형으로 바꾸는 김에 인테리어도 약간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평소 미니멀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해온 부부는 리모델링을 통해 한층 더 깨끗하고 편안한 공간을 완성했다. 인테리어는 달앤스타일 박지현 대표가 총괄했고, 시공은 맑은주택이 담당했다. 기존 뼈대는 그대로 두되, 벽과 타일은 화이트 톤으로 칠하고 커튼과 침구 등에 변화를 주며 짧은 기간 최대한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김애리 씨의 어머니는 국내 1호 컬러리스트 김민경 작가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미술 작품에 대한 안목을 길러온 덕에, 집 곳곳에는 김민경 작가의 작업을 포함한 여러 작품이 놓여 있다. 이번 리모델링에서 흰색을 중심에 둔 이유 역시 그 때문이다. 갤러리처럼 작품과 가구가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는 배경이 되기 바랐다. 우드 톤의 벽면은 화이트 톤으로 칠하고, 거실 수납장에는 흰색 도어를 더해 하나의 면처럼 정리해 깔끔한 통일감을 부여했다. 부부가 가구를 고르는 기준은 분명하다. 아이가 셋 있는 집인 만큼 쉽게 닦고 관리할 수 있는 실용성을 갖춘 동시에, 디자인적 의미를 갖춘 제품. 파넬의 모듈형 소파, 지오파토 & 쿰스의 매화 샹들리에, USM의 수납장 등 거실과 다이닝 공간 곳곳에는 가족의 생활 방식과 부부의 취향을 동시에 반영한 가구들이 놓였다. 특히 다이닝 공간의 식탁엔 특별한 사연이 있다. “뉴질랜드 소나무를 집 규모에 맞게 재단해 제작한 테이블이에요. 보통은 여러 판재를 이어 붙이거나 레이어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테이블은 통나무를 그대로 들여와 폴리싱해 식탁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13년 가까이 함께해온, 애착이 가는 가구 중 하나예요.”







거실은 자연스레 이 집의 중심이 된다. 가족이 함께 밥 먹고, 보드게임을 하거나, 자녀들이 서로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나서 거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밖에서는 만나 진득하게 대화할 시간이 많지 않은데, 집에서 함께 이야기 나눌 공간이 생기다 보니 관계가 한층 더 끈끈해지더라고요.” 여행지나 일터에서는 흩어지기 쉬운 대화가 거실에서는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어느덧 15세, 14세, 12세가 된 세 남매 역시 어느 순간 “집이 제일 좋다”고 말하기 시작했다고. 아이들이 등교한 뒤 잠시 고요해진 집 안에도 자녀들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다. 반려 거북이 세 마리부터 막내 아들이 씨앗을 심어 키운 레몬나무와 오래 품고 지낸 애착 인형까지. 집이 화이트 톤으로 정돈됐음에도 차갑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이런 생활의 조각들이 켜켜이 겹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짧은 리모델링이 남긴 변화는 어쩌면 색감과 소품의 변화보다는 익숙한 일상의 장면을 더욱 선명하게 해주었다는 데 있을 것이다. 하얗게 정돈된 바탕 위로 가족의 취향과 습관, 아이들이 자라온 시간이 포개지며 집은 비로소 온기를 갖는다. 다섯 식구의 집은 그렇게 단정한 바탕 위에, 서로의 시간을 차분히 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