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무 한 그루, 손바닥만 한 정원 속에도 시간과 계절이 흐른다.
내추럴리내추럴 홈은 식물을 통해 공간을 디자인하고, 나만의 작은 정원 가꾸는 법을 제안한다.

일본 전통 건축에서 영감을 받은 도코노마 구조가 인상적인 메인 공간.

햇빛이 필요한 식물들은 창가에 모아뒀다. 이곳은 식물 병원 같은 장소다.

일본, 아프리카 모티브의 오브제로 공간을 풍성하게 연출했다.

프랑스 브랜드 칼라 Calla와 협업한 슬리퍼. 자연을 패턴화해 만들었다.
내추럴리내추럴은 자연을 디자인하는 브랜드다. 조경을 넘어 공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도록 기획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로 운영된다. 그리고 이를 좀더 시각적으로 구체화한 공간이 바로 서대문구에 자리한 플랜트 쇼룸 내추럴리내추럴 홈이다. 브랜드가 가진 철학을 공간으로 풀어내고, 식물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장소인 것. “우리 브랜드는 자연을 디자인하는 곳이고, 내추럴리내추럴 홈은 그 철학이 실현되는 공간이에요. 이곳에서 자연과 공간이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 직접 경험할 수 있죠.” 박동제, 임다연 디렉터는 모두가 나만의 자연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넓은 마당이 있는 집이라면 그에 맞는 조경을, 작은 방 한편이라도 자연을 들이고 싶다면 거기에 맞는 방식으로 자연을 제안하는 거죠.” 사실 이들의 출발점은 제품 디자인이었다. 같은 회사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하던 중, 클라이언트의 의뢰로 식물 관련 제품을 기획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시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식물과 디자인을 접목한 시장이 의외로 발전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후 조경 전문가인 가족의 도움을 받아 1년 6개월 동안 농장과 조경 현장에서 실무를 익히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경험을 쌓았다. 그렇게 독립해 성수동에 첫 쇼룸을 열었고, 점차 브랜드의 방향성을 확장해 지금의 내추럴리내추럴 홈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여름, 이곳 서대문구로 이전한 내추럴리내추럴 홈은 이들의 철학이 집약된 공간이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작은 정원을 지나쳐요. 그리고 나무 평상 위에 앉아 차 한잔을 마실 수 있죠. 자연을 관조하고, 직접 만지고,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디자인했어요.” 일본 전통 건축에서 영감을 받은 도코노마 Tokonoma 구조를 도입해, 방문객이 공간을 감각적으로 받아들이도록 설계했다.

내추럴리내추럴의 박동제, 임다연 디렉터.

분재와 식물을 비롯해 화분, 그릇, 러그 등의 라이프스타일 제품도 만나볼 수 있다.

박동제 디렉터가 가장 애정하는 분재.

높은 천고의 박공지붕 형태를 지닌 2층. 아름다운 선을 지닌 식물들을 따라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특히 2층은 햇빛이 잘 드는 곳과 반음지가 적절한 곳을 구분해 실제 생활 공간에서 식물이 어떻게 배치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누군가 구입해간 식물이 그 집에서는 잘 자라기 어렵다면 의미가 없잖아요. 자연이 있는 곳을 직접 체험하고, 자신의 공간에 알맞은 식물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었어요.” 특히 이곳에서 제안하는 식물과 분재 스타일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는 선이 아름다운 식물을 좋아해요. 가지의 흐름,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선을 가진 식물 말이에요.” 이는 단순히 잘 가꾸어진 관엽식물과는 다른 미감을 갖는다. 작은 나무 한 그루에도 사계절의 흐름이 담겨 있고, 시간이 지나며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과정 자체가 자연을 즐기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두 디렉터는 최근 분재가 유행처럼 번졌지만, 잠깐 지나쳐가는 트렌드로 소비되는 것에 대한 큰 아쉬움을 전했다. 그래서 식물과의 관계를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도록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방문객들은 조용하면서 깊이 있는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식물과 화분을 추천받고, 공간과의 조화를 고려한 스타일링을 제안받는다. 또 지속적인 관리 방법까지 안내하며 고객이 실제 식물과 자연스럽게 공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화요일, 수요일은 예약제로만 운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앞으로 내추럴리내추럴 홈은 식물 스타일링 서비스를 더욱 체계화하고, 라이프스타일과 결합한 큐레이션을 강화할 계획이다. 조경 디자인 사업 역시 확장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지속할 계획이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 되기 바랍니다. 그래서 누구나 자기만의 작은 정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내추럴리내추럴 홈은 오늘도 자연을 들이는 새로운 방식을 고민하며, 식물과 함께하는 삶을 제안하고 있다.
꼭지 윤노리
반그늘에서 잘 자라는 다년생 초본으로, 작은 잎이 빽빽하게 자라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식물이다. 습도를 좋아하지만 배수가 잘 되는 흙에서 키우는 것이 중요하며 과습을 피해야 한다. 적당한 물주기와 통풍이 좋은 환경을 유지하면 건강하게 성장한다.
백화동
덩굴성 식물로 잎이 둥글고 광택이 있어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식물이다. 햇빛을 좋아하지만 직사광선보다는 밝은 간접광이 적당하며,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 물은 겉흙이 마르면 충분히 주되, 과습을 피해야 뿌리 썩음을 방지할 수 있다.
맥문동
강한 생명력을 가진 상록 다년초로서 그늘에서도 잘 자라며 관리가 쉬운 식물이다. 햇볕이 잘 드는 곳부터 반그늘까지 적응력이 뛰어나고, 건조에도 강해 비교적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된다. 배수가 잘 되는 흙에 심고, 겉흙이 마르면 물을 주는 것이 좋다.
청짜보
마치 큰 나무를 축소해놓은 듯한 외형을 가진 식물로 작은 나뭇가지와 잎을 통해 자연스러운 나무의 느낌을 전달한다. 햇볕이 잘 드는 장소에서도 문제 없지만 반그늘에서 더 잘 자란다. 물빠짐은 좋은 흙과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